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2. 5. 20. 선고 2020구합77343 판결

주문

1.

피고가 2020. 4. 10. 원고에게 한 감봉 1월의 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2002. 12. 11. 기능 10급(집배원)으로 신규 임용되어 2017. 9. 1. 우정주사보로 승진하여 B우체국 우편물류과에서 집배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자이다.

나.

피고는 2020. 2. 7. 원고가 국가공무원법 제57조에 따라 소속 상관의 직무상 명령에 복종할 의무가 있음에도 총 4차례에 걸쳐 피고의 토요일 근무명령을 거부하였음을 이유로 서울지방우정청 보통징계위원회(이하 ‘징계위원회’라 한다)에 원고에 대한 경징계 의결을 요구하였다.

다.

징계위원회는 2020. 3. 25. 아래와 같은 징계사유(이하 ‘이 사건 징계사유’라 한다)가 국가공무원법 제57조의 복종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보아 원고에 대하여 감봉 1월의 징계를 의결하였고, 피고는 이에 따라 2020. 4. 10. 원고에게 감봉 1월의 징계처분(이하 ‘이 사건 징계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라.

원고는 이 사건 징계처분에 불복하여 2020. 4. 30.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회(이하 ‘소청심사위원회’라 한다)에 심사청구를 하였으나, 소청심사위원회는 2020. 7. 22. 원고의 소청심사를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3, 4, 5, 6, 9호증, 을 제1, 2, 4, 5, 6, 20, 35호증(각 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징계처분의 적법 여부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원고의 주장

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과 D노동조합<1>은 2018. 11. 27. 우정단체협약(이하 ‘이 사건 쟁점 단체협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이 사건 쟁점 단체협약 제22조 제1항<2>, 제116조<3>에 의하면 조합원 동의가 없는 한 토요일은 휴무함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므로, 피고가 원고의 동의 없이 토요일 근무를 명령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이 사건 쟁점 단체협약의 내용에 반하는 위법·부당한 명령으로서 원고가 이 사건 근무명령에 응하지 아니하였더라도 공무원이 준수하여야 할 복종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나)

국가공무원법 및 국가공무원 복무규정의 추상적·일반적 규정만으로 이 사건 단체협약의 내용에 반하는 직무상 명령을 내릴 수 있다고 보게 되면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 등 헌법상 보장된 근로3권이 본질적으로 침해되게 되므로 위와 같은 직무상 명령은 허용될 수 없고, 나아가 이 사건 쟁점 단체협약의 체결로 인해 국가공 무원 복무규정 제11조 제1항에 따른 토요일 근무명령에 관한 사용자(대한민국)의 재량권이 제한 내지 유보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다)

D노동조합이 C본부와 사이에 2015. 9. 1. ‘긴급 우정노사협의회 협정’(이하 ‘이 사건 2015. 9. 1.자 긴급협정’이라 한다) 및 2019. 7. 8. ‘긴급 우정노사협의회 협정’(이하 ‘이 사건 2019. 7. 8.자 긴급협정‘이라 하고, 위 2015. 9. 1.자 긴급협정과 통틀어 지칭할 경우 ’이 사건 각 긴급협정‘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하더라도, 이 사건 각 긴급협정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이라 한다)에서 규정한 단체협약으로서의 효력을 갖지 못하여 이 사건 쟁점 단체협약의 내용을 변경하거나 대체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각 긴급협정 역시 토요일 근무를 원칙적으로 금지한 이 사건 쟁점 단체협약을 구체적으로 실행하기 위한 내용을 담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

라)

설령 이 사건 징계사유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징계사유와 같은 원고의 행위로 인해 우편물 배달 업무에 어떠한 지장이 초래되지 아니하였고, 원고가 미리 이 사건 쟁점 단체협약에 따라 토요일 근무를 할 수 없음을 고지하였던 이상 피고로서도 업무공백을 최소화할 방안을 마련할 시간적 여력이 충분하였던 점, 원고는 이 사건 쟁점 단체협약에 정하여진 권리를 행사하였을 뿐이므로 이 사건 징계사유는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경과실인 경우‘에 해당하는 점, 원고가 18년 동안 근무하면서 징계나 경고처분 등을 받은 적이 없는 반면 이 사건 징계처분으로 인해 보수 및 각 수당이 감액되며, 승진 등에 불이익이 발생하게 되는 점, 질병·피로·가정사 등으로 토요일 근무를 하지 않은 집배원들에 대하여는 징계처분이 이루어진 적이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징계처분에는 비례의 원칙 및 평등의 원칙을 위반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

2)

피고의 주장

가)

이 사건 쟁점 단체협약은 근본적으로 계약에 불과하므로 법령의 위임에 따라 규정된 국가공무원 복무규정에 우선할 수 없고, 공무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이하 ’공무원노조법‘이라 한다) 제10조 제1항은 법령·조례 또는 예산에 의하여 규정되는 내용과 법령 또는 조례에 의하여 위임을 받아 규정되는 내용은 단체협약으로서의 효력을 가지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공무원의 근로관계에 관한 내용으로서 강행법규성을 지니고 있는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11조 제1항의 규정에 저촉되는 이 사건 쟁점 단체협약 제116조(이하 ’이 사건 쟁점 규정‘이라 한다)는 무효인 규정에 해당한다.

나)

공무원노조법 제8조 제1항에 따라 법령 등에 따라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그 권한으로 행하는 임용권의 행사 등 그 기관의 관리·운영에 관한 사항(이하 ’비교섭사항‘이라 한다)은 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음에도, 이 사건 쟁점 규정은 위와 같은 비교섭사항에 관한 내용을 규정하고 있으므로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다)

이 사건 각 긴급협정은 그 명칭에도 불구하고 단체협약 체결권을 보유한 ’사용자‘인 C본부와 교섭대표노동조합인 D노동조합 사이에 체결된 것으로서 노조법상의 단체협약과 동등한 효력을 가지고 있다고 보아야 하고, 나아가 이 사건 각 긴급협정의 당사자인 C본부와 D노동조합은 이 사건 2019. 7. 8.자 긴급협정을 통해 이 사건 쟁점 규정의 적용을 유예한 것으로 보아야 할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쟁점 규정이 토요일 근무를 원칙적으로 허용하고 있는 이 사건 2015. 9. 1.자 긴급협정의 내용을 배제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도 없다.

라)

원고가 의도적으로 이 사건 근무명령을 거부함에 따라 다른 집배원들이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게 되었고, 그로 인해 국민을 위한 우편 서비스의 질적 저하가 발생할 우려가 상당하였는바, 이 사건 징계사유는 비위의 정도가 심한 경우에 해당하고, 나아가 유사 징계 사례 및 감봉의 징계처분 선례들과 비교해 보아도 원고에 대한 감봉 1월의 징계처분이 결코 과중하다고 볼 수 없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인정사실

앞서 본 증거들에 갑 제1, 8, 22호증, 을 제3, 10, 14, 16, 17, 24, 25, 28, 29, 30, 31, 32, 3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가)

원고가 소속된 J노동조합을 포함하여 E노동조합, F노동조합, G노동조합 H지부·I지부 등을 대표하는 D노동조합은 2018. 11. 27.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과 사이에 이 사건 쟁점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는데, 이 사건 쟁점 단체협약 중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나)

이 사건 쟁점 단체협약이 체결되기 이전부터 토요일 근무로 인한 우체국 집배원들의 업무량이 지나치게 과다하나는 지적이 계속되어 왔고, 결국 D노동조합은 집배인력 충원, 집배원 토요일 근무 폐지를 위한 쟁의행위 및 총파업을 선언하기에 이르게 되자, C본부에 설치된 ‘우정노사협의회’(이하 ‘노사협의회’라 한다)는 2019. 7. 8. 아래와 같은 내용의 이 사건 2019년 긴급협정을 체결하게 되었다.

다)

D노동조합은 2013. 2. 12. 지식경제부장관과 사이에 우정단체협약(이하 ‘이 사건 2013년 단체협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이 사건 2013년 단체협약도 이 사건 쟁점 단체협약과 마찬가지로 ‘조합원의 1주간의 근무시간은 점심시간을 제외하고 40시간으로 하며, 1일의 근무시간은 9시부터 18시까지로 하되, 토요일은 휴무함을 원칙으로 한다’(제23조 제1항), ‘갑(사용자)은 연장·야간·휴일근무를 시키고자 할 때에는 조합원 동의 및 교섭대표노동조합을 통한 사전 협의를 하여야 한다’(제111조)고 규정하고 있었다.

라)

D노동조합은 2015. 12. 24.에도 미래창조과학부장관<4>과 사이에 우정단체협약(이하 ‘이 사건 2015년 단체협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이 사건 2015년 단체협약에서도 ‘조합원의 1주간의 근무시간은 점심시간을 제외하고 40시간으로 하며, 1일의 근무시간은 9시부터 18시까지로 하되, 토요일은 휴무함을 원칙으로 한다’(제22조 제1항), ‘사용자는 연장·야간·휴일근무를 시키고자 할 때에는 조합원 동의 및 교섭대표노동조합을 통한 사전 협의를 하여야 한다’(제111조)고 규정하고 있다.

마)

한편 노사협의회는 이 사건 2013년 단체협약을 체결한 이후 2013. 12. 26. ‘2014. 1. 1.부터 원칙적으로 집배원의 토요일 휴무를 실시하고(2014. 6. 30.까지 준비기간), 급격한상황변경 등 필요할 경우 집배원의 토요일 휴무에 대한 재협의를 실시할 수 있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된 ‘긴급 우정노사협의회 협정’(이하 ‘이 사건 2013년 긴급협정’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가, 2015. 9. 1. 국민 불편 해소와 우편사업의 건실한 성장을 위해 ‘2015년 9월 12일부터 토요일 택배배달 업무를 실시’(제2조)하고, ‘집배원 결원과 부족인력은 충원하고, 배정된 집배원 M은 각 우정청에서 자체적으로 관리’(제3조)하며’, ‘우정사업 종사원의 근로조건 개선과 복지 증진에 관하여는 별지와 같이 추진’(제4조)하기로 하는 내용의 이 사건 2015년 긴급협정을 다시 체결하였는바, 이 사건 2015년 긴급협정에 첨부된 ‘세부 추진 사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바)

B우체국장은 2019. 10. 12., 2019. 11. 23., 2019. 12. 7., 2019. 12. 21. 등 총 4차례에 걸쳐 원고에게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11조에 근거하여 토요일 근무(각 08:00~12:00까지 4시간)를 명하였으나, 원고는 이 사건 쟁점 단체협약에 따라 토요일 근무를 거부한다는 의사를 명시하였고, 이에 B우체국장은 원고에게 ‘토요근무 명령 거부사실 확인문’을 송부하였다.<5>

사)

근로자와 사용자 쌍방이 참여와 협력을 통하여 노사 공동의 이익을 증진함으로써 우정사업의 발전과 근로자 복지 증진을 위해 2018. 10. 10. 우정노사협의회 규정(이하 ‘이 사건 노사협의 규정’이라 한다)이 제정되었는데, 이 사건 노사협의 규정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아)

이 사건 2019년 긴급협정을 체결함에 있어 C본부측에서는 C본부장으로부터 긴급 우정노사협의회 체결권을 위임받은 K이 대표위원으로 참석하였고, D노동조합측에서는 D노동조합 L가 대표위원으로 참석하였으며, 그 외에도 각 8명의 위원과 각 1명의 간사가 협의위원으로서 이 사건 2019년 긴급협정에 체결에 참여하였다.

자)

한편 원고가 소속되어 있던 B우체국에서는 집배원 토요일 근무와 관련하여 C 본부측의 일방적인 토요 근무명령이 아닌 희망자를 우선적으로 선정하고, 희망자가 없을 경우 순번제로 토요일 근무를 실시하고 있다.

2)

구체적 판단

가)

이 사건 쟁점 단체협약의 효력에 대한 판단

(1)

관련 법리

단체협약은 그 내용이 강행법규나 사회질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이상 단체협약으로서의 효력이 인정된다(대법원 2014. 3. 27. 선고 2011두20406 판결 등 참조). 한편 공무원의 경우 민간부문과 달리 근무조건의 대부분이 국회 또는 지방의회에서 법률, 예산 또는 조례의 형태로 결정되는 것으로서, 그 범위 내에 속하는 한 정부 또는 지방자치단체와 공무원노동단체 간의 자유로운 단체교섭에 의하여 결정될 사항이라 할 수 없으므로 노사 간 합의로 체결된 단체협약이라 하더라도 법률·조례 및 그의 위임에 따르거나 그 집행을 위한 명령·규칙에 규정되는 내용보다 우선하는 효력을 인정할 수는 없다[헌법재판소 2008. 12. 26. 선고 2005헌마971, 1193, 2006헌마198(병합)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위 각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관련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쟁점 단체협약 내지 이 사건 쟁점 규정이 강행법규에 위배된다거나, 법률·조례 또는 그의 위임에 따라 규정되는 내용을 규율하고 있는 것으로서 그 효력이 부인된다고 보기 어렵다.

㉠ 피고는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11조 제1항<6>이 강행규정에 해당함을 전제로 휴일근무를 명함에 있어 해당 공무원의 동의가 있을 것을 요구하는 이 사건 쟁점 단체협약이 무효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강행규정이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관한 규정으로서 당사자의 의사에 의하여 그 규정의 적용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을 의미하는바, 공무원의 근무시간은 직무의 성질, 지역 또는 기관의 특수성에 따라 변경될 수 있고, 특히 원고와 같이 현업기관<7>의 작업 현장에 종사하는 우정직 공무원의 근무시간과 근무일은 그 기관의 장이 소속 중앙행정기관의 장의 승인을 받아 따로 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토요일 또는 공휴일(이하 ‘토요일 등’이라 한다) 근무를 명하는 것 역시 재량행위로 규정되어 있는 점(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10조, 제11조, 제12조, 제28조 등) 등에 비추어 보면,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11조 제1항 규정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관한 규정이라거나, 당사자들의 의사에 의하여 그 적용을 배제할 수 없는 강행규정으로서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없다.

㉡ 나아가 국가공무원 복무규정에 의하더라도 토요일은 원칙적으로 휴무일로 하는 것이 원칙이고(제9조 제1항), 특별한 사정, 즉 ‘민원 편의 등 공무 수행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야 비로소 토요일 등 근무를 명할 수 있는 것인바(제11조 제1항), 이 사건 쟁점 규정은 근로자의 근로조건 결정권을 보장하고 기본적 생활을 보장하기 위하여<8> 사용자가 위와 같이 포괄적 개념으로 규정된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11조 제1항에 따리 자의적으로 토요일 등 근무를 명하는 것을 제한하기 위한 최소한의 수단이라고 보아야 하지, 이 사건 쟁점 규정이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11조 제1항에 배치되는 내용을 규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

㉢ 앞서 본 바와 같이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11조 제1항에서는 공무원의 토요일 등 근무를 명하기 위한 요건을 포괄적으로만 규정하고 있고, ‘국가공무원 복무·징계 관련 예규’에서도 토요일 등에 대한 근무의 필요성을 판단하는 기준이나 요건 등에 대하여 별다른 규정을 마련하고 있지 아니한바, 이 사건 쟁점 단체협약에서 이 사건 쟁점 규정을 통해 토요일 근무를 명하기 위한 요건으로 조합원(공무원)의 개별 동의를 규정하였다고 하여 법률·조례 또는 그의 위임에 따라 규정되어야 하는 내용을 이 사건 쟁점 단체협약이 규정하고 있다거나, 법률·조례 또는 그의 위임에 따라 규정된 내용에 위배되는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고 할 수도 없다.

㉣ 피고는 또 이 사건 쟁점 규정이 공무원노조법 제8조 제1항 단서<9> 및 공무원노조법 시행령 제4조 각 호<10>에서 정한 ‘비교섭사항’에 해당한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공무원의 토요일 근무를 명하기 위한 조건에 관한 이 사건 쟁점 규정이 C본부의 정책결정 또는 임용권의 행사에 관한 사항, 기관의 조직 및 정원에 관한 사항, 예산·기금의 편성 및 집행에 관한 사항 등에 해당하지 아니함이 분명할 뿐만 아니라, 공무원의 근무조건과 직접적<11>으로 관련되는 사항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쟁점 규정이 이른바 ‘비교섭사항’에 관한 내용을 규정하고 있는 것으로도 볼 수 없다.

(3)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쟁점 규정 및 이를 내용으로 하고 있는 이 사건 단체협약은 모두 유효하다.

나)

이 사건 2013년, 2015년, 2019년 각 긴급협정에 대한 검토

(1)

관련 법리

단체협약은 노동조합이 사용자 또는 사용자단체와 근로조건 기타 노사관계에서 발생하는 사항에 관한 협정(합의)을 문서로 작성하여 당사자 쌍방이 서명·날인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이고, 그 협정(합의)이 반드시 정식의 단체교섭절차를 거쳐서 이루어져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므로 노동조합과 사용자 사이에 근로조건 기타 노사관계에 관한 합의가 노사협의회의 협의를 거쳐서 성립되었더라도, 당사자 쌍방이 이를 단체협약으로 할 의사로 문서로 작성하여 당사자 쌍방의 대표자가 각 노동조합과 사용자를 대표하여 서명·날인하는 등으로 단체협약의 실질적·형식적 요건을 갖추었다면 이는 단체협약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5. 3. 11. 선고 2003다27429 판결 등 참조). 한편 노조법 제2조 제2호는 ‘사용자라 함은 사업주, 사업의 경영담당자 또는 그 사업의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동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면서, 같은 법 제29조 제1항에서 ‘노동조합의 대표자는 그 노동조합 또는 조합원을 위하여 사용자나 사용자단체와 교섭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권한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같은 법 제81조 제3호에서는 사용자가 노동조합의 대표자 또는 노동조합으로부터 위임을 받은 자와의 단체협약체결 기타의 단체교섭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거나 해태하는 행위를 부당노동행위의 하나로 규정함으로써 사용자를 노동조합에 대응하는 단체교섭의 당사자로 규정하고 있는바, 위와 같은 법 조항에 규정한 ‘사용자’라 함은 근로자와의 사이에 사용종속관계가 있는 자, 즉 근로자와의 사이에 그를 지휘·감독하면서 그로부터 근로를 제공받고 그 대가로서 임금을 지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명시적이거나 묵시적인 근로계약관계를 맺고 있는 자를 말한다(대법원 2008. 9. 11. 선고 2006다40935 판결, 대법원 1997. 9. 5. 선고 97누3644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위 각 인정사실 및 앞서 본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관련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2013년, 2015년, 2019년 각 긴급협정은 비록 노사협의회의 협의를 거쳐 성립된 것이라 하더라도 공무원노조법 제8조에서 규정하는 단체협약으로서의 실질을 갖추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 이 사건 2013년, 2015년, 2019년 각 긴급협정은 모두 C본부 사무분장 및 위임전결 규정 제8조 제2항에 따라 C본부장으로부터 긴급 협정 체결권한을 위임받은 대표위 원 및 D노동조합의 대표위원(대표자)과 C본부측 및 D노동조합측 각 노사협의회 위원들이 참석하여 모두 서명·날인함으로써 체결되었다.

㉡ 2014. 7. 2.자 집배원 토요배달 휴무 시행 및 업무처리지침(을 제31호증), 2015. 9. 12.자 우체국택배 토요배달 시행 공문(을 제32호증), 2019. 7. 8.자 긴급 우정노사협의회 협정서 체결 경위 보고서(을 제29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C본부와 D노동조합은 토요일 근무 외에도 근무조건·근무인원 등 여러 가지 쟁점에 관하여 장기간의 협의를 거쳐 위 각 긴급협정을 체결한 것으로 보인다.

㉢ 원고와 같은 우정직 공무원에 대한 임용권한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으로부터 C본부장에게 위임되어 있고(우정사업 운영에 관한 특례법 제7조의3), C본부장은 소속 공무원의 근무성적이나 능력과 자질을 평가하며, 소속 기관 및 우편업무를 취득한 자에 대한 상여금 내지 보상금을 지급하는 등 C본부 소속 공무원에 대한 전반적인 지휘·감독권한을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C본부 소속공무원 인사관리 규정 제36조 제1항, 제40조의3 제1항, 우정사업 운영에 관한 특례법 제15조, C본부 직제 제3조 제3항 등 참조),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근로계약이 합의해지되었음을 전제로 하는 명예퇴직수당의 지급 결정·취소, 환수 등에 권한 역시 C본부장에게 부여되어 있는 점(C본부 소속공무원 인사관리 규정 제45조) 등에 비추어 보면, C본부장에게도 소속 공무원에 대한 사용자 지위가 인정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3)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2013년, 2015년, 2019년 각 긴급협정이 근로자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에 의한 협의서에 불과하다고 볼 수 없고, 공무원노조법 제8조 및 노조법 제31조에서 정한 단체협약으로서의 효력을 지니고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다)

이 사건 쟁점 단체협약과 이 사건 각 긴급협정과의 효력에 대한 검토

이 사건 쟁점 단체협약 및 이 사건 각 긴급협정이 모두 단체협약으로서의 효력을 지니고 있다고 보게 되는 경우, 이 사건 쟁점 단체협약 및 이 사건 각 긴급협정 사이의 관계가 문제되는바, 위 각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적어도 공무원들의 토요일 근무와 같이 근로조건·근로관계에 관한 내용을 정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이 사건 쟁점 단체협약의 내용이 이 사건 각 긴급협정의 내용보다 우선적으로 적용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각 긴급협정이 이 사건 쟁점 단체협약을 대체하고 있음을 전제로 한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①

이 사건 쟁점 단체협약은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9조 제1항에서 정하고 있는 ‘토요일 휴무’ 원칙을 그대로 선언하면서, 예외적으로 토요일 근무가 정당하게 이루어지기 위한 요건을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단체협약에 정한 근로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한 내용은 단체협약 체결 당사자들을 구속하는 강행적 효력이 있는 점, 일반 공무원들의 경우 주 5일 근무제가 이미 제도적으로 정착되어 있는 사정까지 더하여 살펴보면, 이 사건 쟁점 단체협약은 공무원의 근로시간 내지 근로조건에 관한 본질적이고 기본이 되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②

그에 반하여 이 사건 2015년 긴급협정은 ‘세부 추진 사항’에서 주 5일 근

12)

구체적으로는 이 사건 쟁점 규정과 이 사건 각 긴급협정과의 관계가 될 것이나, 결국 원고에게 이 사건 징계사유가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는 이 사건 각 긴급 협정으로 인해 원고에게 이 사건 쟁점 단체협약의 적용이 배제되는지 여부에 달려있으므로, 이하에서는 이 사건 쟁점 단체협약 전체를 대상으로 검토하기로 한다.

무원칙을 준수하기 위하여 토요일 근무 희망자를 우선적으로 근무토록 하되, 토요일 근무 희망자가 부족할 경우 순번제로 운영하도록 하고 있고, 이 사건 2019년 긴급협정에서도 주 5일 근무를 위해 집배인력을 추가로 배정하도록 하고 있는바, 이러한 이 사건 각 긴급협정의 내용에다가 앞서 본 바와 같은 이 사건 각 긴급협정의 체결 경위 및 목적 등을 더하여 보면, 이 사건 각 긴급협정은 이 사건 쟁점 단체협약에서 선언하고 있는 ‘토요일 휴무’ 원칙을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한시적·보충적 방안을 규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일 뿐, 이 사건 쟁점 단체협약에 배치되거나 단체협약의 내용을 배제하고 있는 것으로는 보이지 아니한다.

③

더욱이 C본부장과 D노동조합은 단체협약의 내용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사용자 혹은 근로자에게 불측의 피해를 야기한다거나, 사회 일반의 가치관 내지 근로 환경의변화가 발생하였을 경우 단체협약의 내용을 보완하거나 구체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긴급협정을 체결하여 온 것으로 보이는바,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보아도 노사협의회를 통해 제정된 이 사건 각 긴급협정에 이 사건 쟁점 단체협약을 전면적으로 배제하거나 대체할 수 있는 효력까지 부여하기는 어렵다.

④

비록 이 사건 2015년 긴급협정에서는 ‘토요일 근무 희망자가 부족한 관서는 순번제 근무조를 편성·운영한다’고 하고 있으므로, 일응 토요일 근무를 희망하지 않더라도 토요일 근무를 명할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할 수는 있으나, 이러한 경우라 하더라도 순번제 근무 일자에 대한 협의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사용자가 지정한 날짜에 토요일 근무를 명하는 것은 이 사건 쟁점 단체협약의 의의나 취지를 잠탈하는 것으로서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보아야 한다.<13>

13)

한편 이 사건 2015년 긴급협정이 단체협약과 동일하다고 보아야 하는 이상 공무원노조법 제17조 제2항, 구 노 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2021. 1. 15. 법률 제1786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2조 제1항, 제2항에 따라 그 라) 이 사건 근무명령의 적법·유효성 판단

(1)

노조법 제33조 제1항은 ‘단체협약에 정한 근로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한 기준에 위반하는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의 부분은 무효로 한다’고 하고 있고, 같은 조 제2항으로 ‘근로계약에 규정되지 아니한 사항 또는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무효로 된 부분은 단체협약에 정한 기준에 의한다’고 규정하여, 노동조합이 당사자로서 체결한 단체협약의 내용 중 ‘근로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한 기준’을 정하고 있는 부분은 협약 체결의 직접 당사자가 아닌 노동조합 구성원인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를 직접 규율하고, 그것도 취업규칙이나 근로계약에 우선하여 강행적·보충적으로 적용됨을 규정하고 있는바, 이와 같이 단체협약 체결 당사자 사이에 구속력 있는 합의로서 단체협약에 고유하게 인정되는 특수한 법적 효력을 단체협약의 ‘규범적효력’이라 하고, 그와 같은 ‘규범적 효력’은 공무원으로 구성된 노동조합이 체결하는 단체협약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보아야 한다(공무원 노조법 제17조 제2항 참조).

(2)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각 긴급협정의 체결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쟁점 단체협약이 근로조건 및 근로관계에 대하여 우선 적용되어야 하고, 나아가 B우체국장은 이 사건 쟁점 단체협약에도 불구하고 원고의 동의 없이 원고에게 토요일 근무를 명하는 내용의 이 사건 근무명령을 하였으며, 원고는 여러 차례에 걸쳐 토요일 근무에 대하여 동의하지 아니한다는 의사를 표시하였음은 분명한바, 이 사건 근무명령은 근로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한 기준을 규율하는 규정으로서 ‘규범적 효력’을 지니는 이 사건 쟁점 단체협약의 내용에 저촉되는 것으로서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는 근무명령에 해당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유효기간은 2년을 초과할 수도 없으므로, 이 사건 징계사유가 발생할 당시 이 사건 2015년 긴급협정이 원고에게 적용되는 긴급협정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볼 여지도 있다.

라.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근무명령이 적법·유효하게 이루어졌음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원고의 나머지 주장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것 없이 이 사건 징계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동혁(재판장) 김용환 정세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