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1963. 8. 1. 설립되어 상시 약 25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시내버스 운수업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참가인은 2020. 10. 30. 원고 회사에 기간제근로자로 입사하여 시내버스 운전기사로 근무하였다.
원고는 2020. 11. 24. 참가인에 대한 난폭운전 민원이 접수되었다는 이유로 참가인에게 승무정지명령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승무정지명령’이라 한다).
참가인은 2020. 12. 2. ‘이 사건 승무정지명령은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 경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1. 28. ‘이 사건 승무정지명령은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아 부당하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2021. 2. 24.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1. 4. 21. 위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호증, 을가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승무정지명령은 참가인의 난폭운전을 방지할 업무상 필요성에 의하여 행한 인사명령으로서 징계가 아니므로, 구제신청의 대상인 징벌에 해당하지 않는다.
D 주식회사의 운전기사 E은 2020. 11. 24. 참가인이 난폭운전을 하는 것을 목격하고 이를 참가인의 노동조합과 다른 노동조합의 지부장 F에게 제보하였고, F은 원고의 영업이사 G에게 전화하여 위 사실을 신고하였다. 원고의 민원에 관한 진술이 그 동안 일관성이 없었던 것은 E이 실명공개를 거부했기 때문인바, E이 실명공개에 동의함에 따라 뒤늦게 제보자 신원을 밝히게 되었다.
원고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27조의3 제5항, 개인정보 보호법 제15조 제1항 제2호에 따라 법령상 의무를 준수하기 위하여 불가피한 경우 영상기록을 이용할 수 있으므로, 도로교통법 제56조에 따른 소속 운전기사의 안전운행 여부에 대한 관리․감독 의무를 이행하기 위하여 CCTV 영상기록을 열람 및 이용할 수 있다. 원고는 CCTV 영상기록을 통해 참가인의 난폭운전 사실을 확인하고 난폭운전을 방지할 업무상 필요성에서 이 사건 승무정지명령을 하였으므로, 이 사건 승무정지명령은 정당하다.
관계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사실
참가인은 2018. 11. 26. H(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을 설립하였다. 참가인은 이 사건 노동조합의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참가인은 2020. 10. 30. 원고와 사이에 계약기간을 2020. 10. 30.부터 2021. 4. 29.까지로 정하여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시내버스 운전기사로 근무하였다.
참가인은 원고를 상대로 체불임금의 지급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하기 위하여 2020. 11. 15.경부터 체불임금 소송단 약 70명을 모집하였다. 참가인은 위 소송단 모집 과정에서 원고의 근로자들에게 이 사건 노동조합에의 가입을 권유하였다.
참가인은 2020. 11. 23. 원고 회사의 본사를 방문하여 단체협약서 등을 요청하고 후생복지기금 공제, 휴일근로 가산수당 지급, 법정 근로시간 등에 관하여 질문하였다. 참가인은 그 과정에서 원고의 상무 I와 다음과 같이 언쟁을 하였다.
원고는 2020. 11. 24. 참가인에 대한 난폭운전 민원이 접수되었다는 이유로 참가인에게 이 사건 승무정지명령을 하고 참가인이 운행하던 버스에서 CCTV 영상기록이 저장되어 있는 메모리칩을 확보하여 해당 CCTV 영상기록을 열람하였다. 원고는 위 CCTV 영상기록 열람을 통해 참가인이 신호를 위반하거나 신호대기 중 책을 읽는 모습 등을 확인하였다.
원고는 2020. 11. 26. 참가인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의 호출통보서를 보냈다.
원고는 2020. 12. 9.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참가인의 경력 고의누락, 경력허위기재, 교통법규 미준수 등 안전운행의무 위반, 시민들의 교통이용 불편 발생 및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반, 마스크 미착용 운행으로 인한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을 이유로 참가인에 대한 2020. 12. 10.자 징계해고를 의결하고, 위 결과를 참가인에게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징계해고’라 한다).
참가인과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21. 2. 19.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승무정지명령 및 이 사건 징계해고는 불이익취급 및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라고 주장하면서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경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5. 18. 참가인과 이 사건 노동조합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 참가인과 이 사건 노동조합은 이에 불복하여 2021. 6. 10.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21. 8. 3. ‘이 사건 승무정지명령 및 이 사건 징계해고는 참가인의 체불임금 소송단 모집, 이 사건 노동조합에의 가입권유 등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부당노동행위 의사에 기인하여 행하여진 것으로서 불이익취급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라는 이유로 참가인과 이 사건 노동조합의 재심신청을 인용하였다(이하 ‘관련 구제신청 사건’이라 한다).
참가인은 2020. 11. 24. ‘G는 참가인에 대한 난폭운전 민원이 접수된 사실이 없음에도 민원이 접수되었다는 이유로 이 사건 승무정지명령을 하여 참가인의 버스운행 업무를 방해하였다’는 이유로 G를 경찰에 업무방해죄로 고소하였다. 창원지방검찰청 진주지청 검사는 2021. 7. 29. ‘G의 행위는 원고 측의 부당정직이라는 일련의 과정 중 하나의 행위에 해당하여 G의 행위만을 따로 떼어 단독의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등의 이유로 G에게 혐의없음 처분을 하였다(이하 ‘관련 형사사건’이라 한다). 해당 불기소결정서에는 원고 회사에 참가인에 대한 난폭운전 민원이 접수된 사실이 있는지 여부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기재되어 있다.
원고가 이 사건 승무정지명령 이전에 난폭운전 민원이 접수되었음을 이유로 즉시 해당 운전기사의 CCTV 영상기록을 확인하여 승무정지명령을 내린 선례는 없다.
원고 회사에는 민원접수 대장이 존재하나, 참가인에 대한 민원 전화에 대한 기록은 없다.
2020. 11. 24.자 CCTV 영상기록에서는 참가인이 신호대기 중 독서를 하는 모습, 지정차로를 위반하는 모습 등이 확인되었으나, 참가인이 도로교통법 제46조의3에서 규정하는 난폭운전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는 모습은 확인되지 않았다.
참가인은 이 사건 승무정지명령 기간 동안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다.
원고는 중앙노동위원회 심문회의 당시 ‘이 사건 승무정지명령과 관련된 민원전화는 G가 받았다’, ‘버스 운행에 관한 민원신고는 일반적으로 해당 버스가 운행된 당일에 이루어지는 것이 보통이다’라고 진술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3호증, 갑 제8호증의 1, 2, 을가 제2 내지 5호증, 을나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이 사건 승무정지명령이 구제신청의 대상에 해당하는지 여부
운송사업체에 있어서의 승무정지처분은 사용자가 경영권 행사의 일환으로 업무수행을 위하여 근로자에 대하여 행하는 업무명령인 승무지시의 소극적 양태라 할 것이고, 이러한 승무정지처분이 경영상의 필요나 업무수행의 합리적인 이유에 기인한 경우에는 이는 정당한 업무명령에 속한다고 할 것이므로 비록 단체협약에 승무정지가 징계사유로 열거되어 있다고 하여도 징계로서의 승무정지와는 별도로 업무명령으로서의 승무정지도 가능하다(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6두11644 판결 참조).
이 사건 승무정지명령은 참가인에 대한 난폭운전 민원이 접수되어 참가인의 난폭운전을 방지할 업무상 필요성이 있다는 이유로 내려진 점, 이 사건 승무정지명령 이후 참가인에 대한 징계절차가 진행되어 이 사건 징계해고가 이루어진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승무정지명령은 징계처분이 아니라 참가인으로 하여금 일시적으로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잠정적 조치로서 대기발령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한편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제28조 제1항은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을 구제신청의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는바, 원고는 ‘그 밖의 징벌’이 징계처분으로 한정됨을 전제로 이 사건 승무정지명령은 징계처분이 아니므로 구제신청의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① 근로의 종류ㆍ내용ㆍ장소 기타 조건을 변경하는 인사처분은 근로자에게 실질적으로 징계처분과 다름없는 불이익을 가할 수 있는 점, ② 참가인은 이 사건 승무정지명령 기간 동안 임금을 지급받지 못한 점, ③ 인사처분에 관한 사용자의 재량권에도 일정한 한계가 있으므로, 그 한계를 벗어났는지 여부를 심사할 필요가 있는 점, ④ 인사처분과 징계의 구분이 반드시 용이한 것은 아닌 점, ⑤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의 ‘해고’에는 징계해고 뿐만 아니라 근로자의 비위행위와는 무관한 통상해고나 정리해고가 포함된다고 해석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승무정지명령은 구제신청의 대상이 되는 ‘그 밖의 징벌’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승무정지명령이 부당한지 여부
관련 법리
대기발령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 여부는 대기발령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그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과의 비교교량, 근로자와의 협의 등 대기발령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 등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2. 12. 26. 선고 2000두8011 판결 등 참조).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과 갑 제6, 12, 1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승무정지명령은 업무상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한 참가인의 생활상 불이익이 적지 아니하므로, 원고의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는 2020. 11. 24. 참가인에 대한 난폭운전 민원이 접수되었다는 이유로 이 사건 승무정지명령을 하였으나, ① 원고의 민원접수 대장에는 참가인에 대한 민원 기록이 없는 점, ② 2020. 11. 24.자 CCTV 영상기록에서는 참가인이 신호대기 중 책을 읽거나 지정차로를 위반하는 등의 모습이 확인되었을 뿐 도로교통법 제46조의3에서 규정하는 난폭운전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는 모습은 확인되지 않은 점, ③ 원고가 2020. 11. 26. 참가인에게 보낸 호출통보서에는 2020. 11. 2.부터 2020. 11. 16.까지의 위반행위만 기재되어 있는 점, ④ 원고는 참가인에 대한 난폭운전 민원 전화를 받은 직원이 누구인지에 대하여 일관성이 없는 진술을 한 점, ⑤ 수사기관에서 G의 휴대 전화와 원고의 업무용 전화에 대한 통화내역을 조사한 결과 민원 전화로 보이는 통화기록은 확인되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 회사에 참가인에 대한 난폭운전 민원이 접수된 사실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E이 2020. 11. 24. 10:18경 진주 N초등학교 근처에서 참가인이 운행하는 (차량번호 1 생략) 시내버스가 E이 운행하던 시내버스를 추월하고 위험하게 운전하는 것을 목격하여 이를 F에게 제보하였고, F이 같은 날 10:23경 G에게 위 사실을 유선으로 신고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이에 대한 증거로 F과 E의 진술서(갑 제12, 13호증)를 제출하였다. 그러나 관련 형사사건 불기소결정서의 기재에 의하면 F은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을 당시 G에게 (차량번호 1 생략) 시내버스가 난폭운전을 한다고 민원전화를 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한 점, 원고가 CCTV 영상기록을 통해 확인한 참가인의 교통법규 위반 내역(갑 제6호증)에는 참가인이 2020. 11. 24. 10:18경 N초등학교 인근에서 다른 시내버스를 추월하고 위험하게 운전하였다는 내용은 포함되어 있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의 위 주장은 쉽게 믿기 어렵다.
참가인은 2020. 11. 15.경부터 체불임금 소송단을 모집하고 원고의 근로자들에게 이 사건 노동조합에 가입하도록 권유하였던 점, 참가인은 2020. 11. 23. 단체협약서 등 자료를 요구하기 위해 원고 회사의 본사를 방문하였다가 I와 언쟁을 하였던 점, 원고는 참가인과 I가 언쟁을 한 바로 다음날인 2020. 11. 24. 참가인에 대한 난폭운전 민원이 접수되었다는 이유로 참가인에게 이 사건 승무정지명령을 하고 CCTV 영상기록을 열람하였던 점, 관련 구제신청 사건에서 중앙노동위원회는 이 사건 승무정지명령과 이 사건 징계해고는 참가인의 체불임금 소송단 모집, 이 사건 노동조합에의 가입권유 등 참가인의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부당노동행위 의사에 기인하여 행하여진 것으로서 불이익취급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승무정지명령은 참가인의 난폭운전을 방지할 업무상 필요성에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참가인을 업무에서 배제하고 징계할 목적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참가인은 이 사건 승무정지명령 기간 동안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등 이 사건 승무정지명령으로 인하여 상당한 생활상 불이익을 입게 되었다. 그럼에도 원고는 참가인과 아무런 협의를 거치지 않고 이 사건 승무정지명령에 이르렀다.
소결
이 사건 승무정지명령은 부당하므로 이와 같은 전제에서 내려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유환우
판사 김재경 신은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