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1997.7.22. 설립되어 상시 약 3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피혁, 의류 제조 및 도·소매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19.5.31. 원고와 아래와 같은 내용의 용역계약을 체결하고(이하 ‘이 사건 용역계약’이라 한다), 원고의 방글라데시 현지법인 설립과 관련된 업무를 수행하였다. <아래 생략>
원고의 방글라데시 현지법인인 D회사(이하 ‘D’라 한다)가 2019.10.경 설립되었고, 참가인은 2019.10.1.부터 D의 등기이사이자 상무로 근무하였다.
원고 부사장 E는 2020.10.16. 참가인에게 2020.10.31.자로 고용관계를 종료한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이하 ‘이 사건 통보’라 한다).
참가인은 2021.1.12. 이 사건 통보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구제신청’이라 한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1.3.11. ‘원고가 참가인의 사용자이고, 이 사건 통보는 참가인에 대한 해고이며, 이 사건 통보에 합리적 이유가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이 사건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F).
원고는 2021.4.9. 초심판정서를 송달받고, 이에 불복하여 2021.4.15.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 그러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1.6.15. 초심판정과 같은 취지로 원고의 재심 신청을 기각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원고는 재심판정서를 2021.7.12. 송달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6, 7호증, 을나 제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준거법 결정의 위법
원고는 해외에 거주 중인 참가인을 채용하였고, 참가인은 방글라데시에서 원고에게 일상적으로 노무를 제공한 대가로 원고로부터 현지화폐로 급여를 지급받은 뒤 소득세를 방글라데시에 납부하였으며, 준거법을 정한 이 사건 용역계약 제6조(이하 ‘이 사건 조항’이라 한다)는 기간 만료로 종료되었으므로, 이 사건의 준거법은 구 국제사법(2022.1.4. 법률 제1867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8조제2항에 의하여 대한민국 법이 아닌 방글라데시 법이 된다.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에는 구 근로기준법(2021.5.18. 법률 제1817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8조제1항에 의하여 이루어진 이 사건 구제신청이 적법하다고 판단한 초심판정의 결론을 그대로 유지한 위법이 있다.
근로자 및 사용자 해당 여부에 관한 판단의 위법
참가인은 이사회의 승인을 거쳐 정식으로 D의 이사로 등재되었고, 경영권 전반에 관한 주요 의사결정을 하였으며, 재량에 기해 이사로서의 업무를 수행하고 직원들에게 업무지시를 하거나 소속 직원을 채용하는 등 인사권을 행사하였고, 직원들의 10배에 달하는 급여와 차량을 제공받았으며, 취업규칙에 의한 제약·통제를 받지도 않았고, 달리 근무시간이나 근무장소가 지정된 바도 없으므로, 구 근로기준법 제2조제1항제2호의 사업 경영 담당자에 해당할 뿐 같은 항 제1호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에는 참가인이 근로자에 해당함을 전제로 이 사건 구제신청이 적법하다고 판단한 초심판정의 결론을 그대로 유지한 위법이 있다.
가사 참가인이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참가인의 근로조건은 원고가 아닌 D가 결정한 것이고, 원고는 자회사인 D에 자금을 지원하고 D의 주주로서 상법 제385조제1항에 따른 이사 해임 권한에 기초해 참가인에게 이 사건 통보를 한 것일 뿐이며, D는 원고의 노무대행기관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원고와는 독립된 별개의 법인이므로, 참가인의 사용자는 원고가 아닌 D라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에는 참가인의 사용자가 원고임을 전제로 원고에 대한 이 사건 구제신청이 적법하다고 판단한 초심판정의 결론을 그대로 유지한 위법이 있다.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별지 생략>
인정사실
원고와 참가인의 이 사건 용역계약 체결
참가인은 2008.5.26.부터 2019.6.10.까지 서울 성북구 G, H호에, 2019.6.11.부터 이 사건 변론종결일 현재까지 서울 성북구 I, J호에 각 주민등록상 주소를 두고 있으나, 위 기간 동안 대부분 해외에 체류하였고, 국내에 실제로 체류한 기간은 1년에 약 10일 내지 30일 정도에 불과하다.
참가인은 2019.1.5.부터 2019.5.31.까지 해외에 체류하다가 2019.5.31. 국내에 입국하여 원고와 이 사건 용역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 부사장 E는 2019.6.4. 원고 대표이사 K에게 ‘방글라 근무예정자 관련 협의사항 보고’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통해 이 사건 용역계약과 관련한 협의 내용을 보고하였다(이하 ‘이 사건 보고’라 한다). 이 사건 보고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아래 생략>
원고는 2019.6.20. 서울 성동구 L, M호에 위치한 원고의 사무실에서 이사회를 개최하였는데, 원고의 등기임원(대표이사 K, 감사 E, 사내이사 N) 중 대표이사 K만 참석하였고, 원고의 상무 O과 참가인이 참석하였다. K는 이사회 의장으로서 이사회를 진행하여 O을 D의 상무이사(Managing Director)로, 참가인을 이사(Director)로 각 선임할 것을 의결하였다.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른 참가인의 업무 수행 및 D 설립
참가인은 2019.6.25. 방글라데시로 출국하여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라 D 설립 관련 업무를 수행하기 시작하였다.
참가인은 2019.8.5. K에게 방글라데시 공장 공사 일정이 지연될 수 있음을 이메일로 보고하였고, K는 2019.8.6. 참가인에게 공장 공사 독려를 부탁한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참가인은 2019.8.20. K에게 현지 직원 채용과 관련한 인사자료를 첨부하여 ‘K가 방글라데시 출장 시 면접 볼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하겠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고, K는 2019.8.21. 참가인에게 ‘조만간 자신이 방글라데시에 방문하여 직접 현지 직원 면접을 보도록 하겠다.’는 취지의 이메일을 보냈다.
참가인은 E에게 2019.9.9. 방글라데시 공장 공사 현장 사진을 첨부하여 공사 진행 상황을 이메일로 보고하였고, 2019.9.12. 및 2019.9.27. D 설립에 소요된 경비 내역을 이메일로 보냈다.
D는 모회사인 원고가 발주하는 의류를 생산하고, 현지 업체의 발주를 수주하여 의류를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여 2019.10.경 설립되었다. D의 총 발행주식수는 5,300주인데, 원고는 법인 설립 요건 충족을 위해 자신이 보유한 D의 전체 주식 5,300주 중 2주를 O 및 참가인에게 각 1주씩 명의신탁 하였고, O 및 참가인을 D의 등기임원으로 등재하였다.
참가인의 D 근무 및 업무 수행
2019.10.1.부터 참가인은 D의 상무로 근무하였고, O은 D의 법인장으로 근무하였는데, O은 D의 법인장으로 근무하면서도 원고 상무의 지위를 계속 유지하였다.
원고 부사장 P은 2019.12.11. O에게 ‘앞으로 월례회의 자료 보고시 이메일 참조인에 참가인을 넣어 달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P은 2019.12.12.부터 2020.5.경까지 참가인에게 D의 업무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은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이하 통틀어 ‘이 사건 이메일’이라 한다). <아래 생략>
참가인은 2019.12.2. 및 2019.12.24. 원고에게 D의 경비 지출 내역을 발송하였다.
K는 2020.4.28. 참가인을 포함한 원고 소속 전 직원들에게 ‘위기극복방안’이라는 제목으로 아래와 같은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이하 ‘이 사건 방안’이라 한다). <아래 생략>
E는 2020.4.29. O에게 이 사건 방안에 따른 임금 삭감과 관련하여 ‘위기극복방안(임금조정) 시행건’이라는 제목으로 아래와 같은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고, 참가인은 2020.5.경부터 2020.10.경까지 이 사건 보고에 명시되어 있는 기존 급여 월 4,500달러에서 20% 삭감된 월 3,600달러를 급여로 지급받았다. <아래 생략>
참가인은 2020.7.17. E에게 2020.7.30.부터 2020.8.26.까지(코로나19로 인한 자가격리기간 2주 포함) 서울 출장 재가를 요청하는 이메일을 보냈는데, K는 같은 날 참가인에게 ‘휴가 자체는 좋습니다. 생산에 차질은 절대 용납될 수 없습니다. 확산하고 스스로 결정하십시오.’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참가인은 2020.8.3. E에게 2020.8.21.부터 2020.9.20.까지(코로나19로 인한 자가격리기간 2주 포함) 서울 출장 재가를 요청하는 이메일을 보냈다. 이에 대해 E는 참가인에게 2020.8.4. ‘까르만 오더 선적을 완료한 후 스케줄대로 출장 계획을 잡으시기 바란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고, 2020.8.5. ‘출장 포함한 모든 업무는 O에게 보고·협의하고 결재를 받은 뒤 진행하라.’는 취지로 아래와 같은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아래 생략>
E는 2020.10.13. 참가인에게 참가인의 급여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은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아래 생략>
원고의 참가인에 대한 이 사건 통보
E는 2020.10.16. 참가인에게 아래와 같이 2020.10.31.자로 고용관계를 종료한다는 내용의 이 사건 통보를 하였다. <아래 생략>
참가인은 2020.10.18. 이 사건 통보와 관련하여 E에게 ‘일방적인 해고이니 타 직장을 구하기 전에는 3개월치 급여를 일시불로 계산해주기 바란다. 이렇게 된 마당에 저번에 논의한 개인 세금도 같이 처리해 달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고, E는 2020.10.20. 참가인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아래 생략>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6 내지 9, 16호증, 을나 제1, 3 내지 7, 10, 15, 16, 19 내지 2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준거법의 결정
관련 법리
구 국제사법 제25조, 제26조는, 계약은 당사자가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선택한 법에 의하되, 당사자가 준거법을 선택하지 아니한 경우에 계약은 그 계약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국가의 법에 의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근로계약의 당사자 사이에 준거법 선택에 관한 명시적인 합의가 없는 경우에는 근로계약에 포함된 준거법 이외의 다른 의사표시의 내용이나 소송행위를 통하여 나타난 당사자의 태도 등을 기초로 당사자의 묵시적 의사를 추정하여야 하고, 그러한 묵시적 의사를 추정할 수 없는 경우에도 당사자의 국적, 주소 등 생활본거지, 사용자인 법인의 설립 준거법, 노무 급부지, 직무 내용 등 근로계약에 관한 여러 가지 객관적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시 당사자가 준거법을 지정하였더라면 선택하였을 것으로 판단되는 가정적 의사를 추정하여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국가의 법을 준거법으로 결정할 수 있다(대법원 2004.6.25. 선고 2002다56130, 56147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참가인은 원고의 방글라데시 현지법인인 D에서 노무를 제공하다가 자신의 의사에 반하여 이 사건 통보를 받게 되자 이 사건 통보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이 사건 구제신청을 하였으므로, 이 사건은 외국적 요소가 있는 법률관계에 관한 분쟁이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에 적용될 준거법을 정하여야 할 것인데,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는 참가인의 방글라데시 현지법인에서의 근무에도 불구하고 근로계약에 관한 준거법을 이 사건 용역계약과 마찬가지로 대한민국 법률로 유지하기로 하는 묵시적 합의가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참가인은 구 근로기준법 제28조제1항에 의하여 이 사건 통보에 대해 이 사건 구제신청을 할 수 있으므로, 이 부분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원고와 참가인은 참가인이 방글라데시에서 원고에게 D 설립 관련 용역을 제공한다는 내용의 이 사건 용역계약을 체결하면서도 이 사건 조항을 통해 준거법을 대한민국 법률로 정하였다. 참가인이 원고와 이 사건 용역계약을 체결할 당시에도 국내에 주민등록만 둔 채 대부분 외국에서 생활하고 있었던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참가인은 참가인이 원고에게 용역을 제공하는 장소 및 참가인이 실제 생활하는 장소가 외국인지 여부에 관계없이 D와 관련한 분쟁이 발생할 경우 그 준거법을 대한민국 법률로 할 의사를 가지고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뒤에서 살펴볼 바와 같이 참가인이 이 사건 용역계약이 기간 만료로 종료된 이후 D에서 근무하는 기간 동안에도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관계가 단절되지 않았고, 달리 참가인이 D에서 근무하기 시작하였을 당시 원고와 참가인이 이 사건 조항과 달리 D에 관한 준거법을 대한민국 법률에서 방글라데시 법률로 변경할 의사가 있었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참가인의 노무제공지가 방글라데시이긴 하나 참가인의 주된 업무는 모회사인 원고가 국내에서 발주하는 의류를 생산하고, 현지 업체의 발주를 수주하여 의류를 생산하는 것으로서, 사실상 원고의 업무와 연속성이 있다.
뒤에서 살펴볼 바와 같이 D는 원고의 완전자회사일 뿐만 아니라 그 법인장인 O이 원고의 상무 직위를 겸직하고 있는 등 원고와 별개의 독립한 법인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가 국내에서 참가인에 대한 근로조건을 결정하고, 인사 및 노무관리를 직접 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참가인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및 원고가 참가인의 사용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보다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에 대한 종속적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이 적용되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 시간·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되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를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도록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해 스스로 이윤을 창출하거나 손실 등 위험을 부담하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가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져 있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는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 인정되는지 등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해야 한다. 다만 사용자가 정한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이 적용되는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져 있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되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해서 그것만으로 근로자가 아니라고 쉽게 단정해서는 안 된다. 어떤 근로자에게 누가 임금 등의 지급 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인가를 판단할 때에도 실질적인 근로관계를 기준으로 해야 하고, 이때 위와 같은 여러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대법원 2022.3.31. 선고 2019도10297 판결 등 참조).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므로, 회사의 이사 또는 감사 등 임원이라고 하더라도 그 지위 또는 명칭이 형식적·명목적인 것이고 실제로는 매일 출근하여 업무집행권을 갖는 대표이사나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관계에 있다거나 또는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외에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러한 임원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대법원 2003.9.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에 갑 제10 내지 13, 15호증, 을나 제11 내지 14, 1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고, 참가인의 사용자는 D가 아닌 원고라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부분 원고의 주장 또한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참가인은 원고와 이 사건 용역계약을 체결할 당시부터 이 사건 용역계약 기간이 종료된 이후 원고에 정규직으로 입사할 것이 예정되어 있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E가 2019.6.4. K에게 한 이 사건 보고에는 참가인이 2019.10.1.부터 월 4,500달러의 급여를 받는 조건으로 원고의 정규직으로 근무할 예정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원고 또한 참가인을 원고 소속 근로자로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① E가 2020.10.13. 참가인에게 보낸 이메일에는 ‘O이 부임 후 근로계약서를 만들자고 하였으나 시행하지 못하였다. 향후 근로계약서(1년 단위)를 검토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고, ② D가 아닌 원고가 부사장 E를 통해 2020.10.16. 참가인에게 이 사건 통보를 하였으며, ③ E가 2020.10.20. 참가인에게 보낸 이메일에는 ‘원고의 정년은 만 60세이며 그 이후 계속 근무시에는 1년 단위로 고용계약을 체결한다. 이러한 회사 기준을 적용하면 실제 참가인의 고용계약기간은 2019.9.1.부터 2020.8.31.까지였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이와 관련하여 원고는 D의 모회사이자 주주로서 상법 제385조제1항에 따라 언제든지 주주총회 결의로 참가인을 해임할 수 있고, 이에 따라 E가 참가인에게 D의 이사에서 해임되었다는 사실을 통보하였을 뿐이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D 주주총회에서 상법 제385조제1항에 따라 등기이사인 참가인에 대한 해임을 의결하였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이러한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참가인이 D 등기이사로 등재된 것은 법인 설립 요건을 충족하기 위하여 형식적·명목적으로 이루어진 것에 불과하다고 판단된다. 상법 제382조제1항에 따르면 이사는 주주총회에서 선임하는데, 참가인은 D 주주총회가 아닌 원고 이사회를 통해 D의 이사로 선임되었고(심지어 원고 이사회는 원고 이사 중 K 1인만 출석한 상태에서 개최되어 적법하게 안건을 의결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D 법인등기부에도 ‘방글라데시 법인 설립에 필요한 최소 인원(이사)과 주식 분산을 위한 등기(상법)’라고 기재되어 있다. 이는 D의 주주총회를 원고 이사회로 갈음할 수 있는 등 D가 독립된 법인이라기보다는 원고의 완전자회사로서 단순한 노무대행기관에 불과하다는 점을 잘 보여주는 사정이다.
D가 아닌 원고가 참가인의 D에서의 근로조건을 결정한 것으로 판단된다. 앞서 본 이 사건 보고에 따르면 원고가 참가인이 D에서 지급받을 급여 액수(월 4,500달러)를 결정하였고, 원고 소속 모든 임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이 사건 방안을 통해 참가인이 D에서 지급받을 급여 액수를 20% 삭감된 월 3,600달러로 결정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상법 제388조에 따라 D 정관을 개정하거나 주주총회를 거쳤다고 볼 만한 사정은 발견할 수 없다.
원고는 자신의 계산으로 참가인에게 급여를 지급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D는 외형상 원고와 별개의 법인으로서 원고와 별도로 회계처리를 하기는 하였으나, 참가인이 E에게 D 소속 직원들의 임금을 포함한 구체적인 경비 내역을 보고하면 원고로부터 돈을 송금받아 참가인을 비롯한 직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였다. 뿐만 아니라 원고는 방글라데시에 대한 세금 납부를 회피하고자 D로 하여금 참가인 및 O의 급여를 공사비로 회계 처리하도록 하기도 하였다.
참가인은 이 사건 용역계약 당시뿐만 아니라 D에서 근무할 당시에도 원고의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아 업무를 수행하였다. 앞서 본 이 사건 이메일에 따르면, 참가인은 D의 이사로서 독자적인 권한과 책임 하에 자율적으로 업무에 관한 의사결정을 한 것이 아니라 일일이 원고의 구체적인 지시를 받아 업무를 처리하였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이는 참가인이 원고로부터 D의 모든 업무를 처리함에 있어 법인장이자 원고의 상무인 O에게 보고·협의하고 결재를 받으라는 지시를 받기도 하였던 점, 참가인이 국내 출장 일정을 결정하는 과정에서도 원고의 재가를 받았고, 그 출장 경비는 모두 원고가 부담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더욱 그러하다.
이와 관련하여 원고는, 참가인이 현지 직원들에게 업무상 지휘명령을 발령하였고, 대외적으로 상무 직함을 사용하며 거래처와 이메일을 주고받았으며, 지출결의서 등 내부 결재서류에 서명하였고, 직원 채용을 위한 면접을 진행하는 등 독자적으로 업무를 수행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① 참가인의 원고 내에서의 직급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이 현지 직원들에게 업무상 지시를 하고 행정적인 결재를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점, ② 달리 참가인이 D의 최종적인 의사결정권자임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는 점, ③ 참가인이 대외적으로 상무 직함을 사용해 거래처와 이메일을 주고받은 것과 참가인이 원고의 지휘·감독 하에 업무를 처리한 것이 양립 불가능한 관계에 있는 것은 아닌 점, ④ 참가인은 이 사건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D의 설립 업무를 담당하였을 당시 K의 최종 면접을 거쳐 D의 직원을 선발하였던 점, ⑤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참가인이 D 직원 선발에 관한 최종적인 의사결정권자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참가인이 D나 원고의 다른 직원들에 비해 보수 및 처우에 있어 차별화된 처우를 받았다고 보기도 어렵다. 원고는 참가인의 월 급여 4,500달러는 D 소속 다른 직원들 급여의 10배 이상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원고가 비교 대상으로 삼은 D 소속 직원들은 모두 방글라데시 국적의 외국인 근로자들로서 우리나라 근로자들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인건비를 지급받는 사람들이므로, 참가인이 다른 직원들과 보수에 있어 차별화된 처우를 받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다.
이 사건 통보의 정당성 여부
결국 이 사건 통보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인 참가인의 의사에 반하여 이루어진 것으로서 해고에 해당하고, 구 근로기준법 제31조에 의하여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을 다투는 소송에서 해고의 정당성에 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사용자가 부담하므로(대법원 2019.11.28. 선고 2017두57318 판결 등 참조), 참가인의 사용자인 원고는 이 사건 통보가 정당하다는 점에 대한 증명책임을 부담한다.
그러나 원고는 이 사건 통보의 정당성에 관하여 아무런 주장·증명을 하지 않고 있으므로, 원고가 참가인에 대하여 이 사건 통보를 한 것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할 수 없다.
소결론
결국 이 사건의 준거법은 대한민국 법률이고, 참가인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며, 참가인의 사용자는 원고이고, 이 사건 통보는 참가인에 대한 해고로서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위법하다. 따라서 이와 결론을 같이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정용석
판사 최승훈
판사 김규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