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3. 10. 27. 선고 2022구단73812 판결

주문

1.

피고가 2022. 9. 20. 원고들에 대하여 한 부당이득징수결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들은 H(I생, 2011. 2. 23. 사망)과 그 배우자인 J(K생, 2016. 10. 17. 사망) 사이에 태어난 자녀들이다.

나.

L탄광에서 선탄부로 근무하였던 H은 1993년경 진폐로 인한 장해등급 제11급 판정을 받아 피고로부터 장해보상일시금을 지급받았고, 2002. 5. 22.경 진폐정밀 진단 결과 '진폐병형: 4A, 심폐기능: 경도장해(F1), 합병증: 기관지염'으로 진단받아 그 무렵부터 요양하다가 2011. 2. 23. 사망하였다(이하 H을 '망인'이라 한다).

다.

망인의 배우자인 J은 망인이 사망한 이후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에 따른 선순위 유족으로서 유족보상일시금을 지급받았고, 유족보상연금을 지급받던 중 2016. 10. 17. 사망하였다(이하 J을 '망 J'이라 한다).

라.

망인과 망 J의 자녀들인 원고들은 2019.경 피고에게 '망인의 2002. 5. 22.경 당시의 진폐장해등급이 제5급에 해당하므로, 진폐장해등급이 제5급으로 상향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기존 장해등급과의 차액에 해당하는 미지급 보험급여의 지급을 청구하였고, 피고는 2019. 10. 15. 원고 A에게 6,258,490원, 원고 B, C, D, E, F, G에게 각 6,258,430원의 보험급여를 지급하였다.

마.

피고는 2022. 9. 20. 원고들에 대하여 「2019. 10. 15. 지급한 망인의 미지급 보험급여(장해급여)와 관련하여 보험급여 수급권자인 J(배우자, 2016. 10. 17. 사망)님의 사망으로 당시 수급권이 소멸하였으나 고인의 자녀 7명에게 착오 지급된 사실이 확인되었다」 는 이유로 위 라.항과 같이 지급된 미지급 보험급여(장해급여)를 부당이득으로 징수한다는 결정(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의 주장 및 관계 법령

가.

원고들의 주장

1)

망인의 2002. 5. 22.경 진폐정밀진단 결과에 의하면, 망인은 진폐장해등급 제5급에 해당하므로, 망인은 기존의 진폐장해등급과의 차액에 해당하는 미지급 보험급여(장해급여)를 지급받을 권리가 있고, 산재보험법 제81조는 수급권자가 사망한 경우 지급되지 아니한 보험급여가 있을 경우 그 수급권자의 유족의 청구에 따라 그 보험급여를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수급권자의 유족이 청구할 수 있는 미지급 보험급여는 산재보험법 제36조 제1항이 규정한 독립적인 보험급여의 한 종류가 아니고, 수급권자에게 이미 발생한 보험급여청구권을 수급권자의 사망으로 그 유족이 승계취득하여 사망한 수급권자를 대신하여 자기 이름으로 청구할 수 있는 것을 인정한 것에 불과한 것일 뿐, 수급권자의 사망으로 인해 유족에게 새로운 권리가 창설되는 것이 아닌 점, 산재보험법 제81조도 미지급 보험급여를 '유족의 청구에 따라'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미지급 보험급여의 경우 그 '청구 당시'에 누가 수급권자(근로자, 재해자, 수급권자)의 선순위 유족으로서 미지급 보험급여에 관한 권리를 가지고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고, 위와 같이 미지급 보험급여의 경우에는 선순위 유족이 보험급여 청구 전 사망하였다면 그 선순위 유족은 수급권자가 될 수 없고 후순위 유족이 보험급여를 청구함으로써 수급권자가 되는 것이므로, '수급권자인 유족이 사망한 경우'를 상정할 수 없어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77조에서 산재보험법 제65조 제3항을 준용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원고들이 피고에게 미지급 장해급여를 청구할 당시 망인의 배우자가 이미 사망하였으므로, 자녀들인 원고들이 망인의 선순위 유족으로서 미지급 보험급여를 수급할 권리가 있다.

또한 보험급여 청구권은 피고가 지급결정을 할 때 비로소 구체적 청구권으로 발생하는 것인 점, 피고의 위법한 업무지침으로 인해 요양 중인 진폐증 환자에게 장해급여를 지급하지 않다가 진폐 합병증 요양을 이유로 장해등급 판정을 거부해서는 안된다는 2006. 11. 25.자 2016두48485 대법원 판결의 판시에 따라 장해급여를 지급하게 되어 선순위 유족의 사망 이후 장해급여를 청구하게 된 이 사건의 경우와 같은 사안에까지 사망 시점의 유족만이 미지급 보험급여 청구권을 갖는다고 해석하는 것은 부당힌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미지급 보험급여의 수급권은 피고가 보험급여 지급결정을 할 당시의 유족이 선순위 유족으로 수급권을 갖는다고 보아야 하고, 피고가 망인에 대한 장해급여의 지급을 결정할 당시의 선순위 유족은 원고들이었으므로, 원고들은 이러한 점에 있어서도 망인이 지급받을 미지급 보험급여의 수급권을 가진다.

나아가 설령 미지급 보험급여의 수급권자를 망인의 배우자인 망 J으로 본다 하더라도, 미지급 보험급여 수급권은 재산권으로서 일신전속권이 아니고, 산업재해보상보험제도의 책임보험적 성격 등을 아울러 고려하여 보면, 민법에 따라 망 J의 사망으로 그 수급권이 망 J의 상속인인 원고들에게 상속되었다고 보아야 하므로, 원고들은 망 J의 상속인으로서 미지급 보험급여를 수령할 권리도 있다.

그럼에도 이와 달리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77조가 산재보험법 제65조 제3항을 준용하지 않아 망인의 사망을 기준으로 선순위 유족인 배우자 망 J이 미지급 보험급여(장해급여)의 수급권자이고 망 J의 사망으로 수급권이 소멸하였다는 것을 전제로 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2)

그리고 산재보험법 제84조에 따른 부당이득징수를 하기 위해서는 당사자에게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어야 하고, 부당이득징수를 해야 하는 공익상 필요와 침해되는 당사자 사익을 비교 · 교량하여 제한되는 사익에 비하여 달성되는 공익이 커야 하는데, 망인이 진폐증으로 진단된 이후 생전에 장해급여를 받지 못한 것은 진폐증으로 인한 요양 중에는 장해급여를 지급하지 않는다는 피고의 위법한 업무지침에 의한 것으로, 원고들은 망인이 생전에 지급받지 못한 장해급여를 자녀인 원고들이 지급받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하였을 뿐이므로 그 미지급 보험급여를 청구한 것에 원고들의 고의나 중과실이 있다고 할 수 없고, 피고가 부당이득징수결정을 통하여 달성하려는 재정상 이익이 원고들이 갖고 있는 신뢰보호 및 법률생활의 안정 등과 같은 사익보다 중요하거나 크다고 함부로 단정할 수 없으므로, 원고들에게 부당이득징수결정을 한 이 사건 처분은 신뢰보호원칙에 위배되는 위법한 처분이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들의 수급권에 관한 판단

1)

산재보험법 제36조는 제1항에서 보험급여의 종류로 '요양급여, 휴업급여, 장해급여, 간병급여, 유족급여, 상병보상연금, 장례비, 직업재활급여'를 규정하면서 제2항에서 '위 보험급여는 제40조, 제52조부터 제57조까지, 제60조부터 제62조까지, 제66조부터 제69조까지, 제71조, 제72조, 제91조의3 및 제91조의4에 따른 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이하 '수급권자'라 한다)의 청구에 따라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산재보험법 제5조 제3호는 '유족이란 사망한 자의 배우자(사실상 혼인 관계에 있는 자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 · 자녀 · 부모 · 손자녀 · 조부모 또는 형제자매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산재보험법 제81조는 제1항에서 '보험급여의 수급권자가 사망한 경우에 그 수급권자에게 지급하여야 할 보험급여로서 아직 지급되지 아니한 보험급여가 있으면 그 수급권자의 유족(유족급여의 경우에는 그 유족급여를 받을 수 있는 다른 유족)의 청구에 따라 그 보험급여를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2항에서 '제1항의 경우에 그 수급권자가 사망 전에 보험급여를 청구하지 아니하면 같은 항에 따른 유족의 청구에 따라 그 보험급여를 지급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77조는 '법 제81조에 따른 미지급 보험급여 수급권자의 결정에 관하여는 법 제65조 제1항 · 제2항 및 제4항을 준용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산재보험법 제65조 제3항을 준용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77조에 따라 준용되는 조항인 산재보험법 제65조 제1항은 '제57조 제5항 · 제62조 제2항(유족보상일시금에 한한다) 및 제4항에 따른 유족 간의 수급권의 순위는 다음 각 호의 순서로 하되, 각 호의 사람 사이에서는 각각 그 적힌 순서에 따른다. 이 경우 같은 순위의 수급권자가 2명 이상이면 그 유족에게 똑같이 나누어 지급한다'고 규정한 다음 제1호에서 '근로자가 사망할 당시 그 근로자와 생계를 같이 하고 있던 배우자 · 자녀 · 부모 · 손자녀 및 조부모'를, 제2호에서 '근로자가 사망할 당시 그 근로자와 생계를 같이 하고 있지 아니하던 배우자 · 자녀 · 부모 · 손자녀 및 조부모 또는 근로자가 사망할 당시 근로자와 생계를 같이 하고 있던 형제자매'를 각 규정하고 있고, 준용되지 않은 조항인 산재보험법 제65조 제3항은 '수급권자인 유족이 사망한 경우 그 보험급여는 같은 순위자가 있으면 같은 순위자에게, 같은 순위자가 없으면 다음 순위자에게 지급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2)

우선 원고들은, 미지급 보험급여의 수급권자인 유족을 원수급권자의 사망시점이 아니라 미지급 보험급여의 청구시점 내지 피고의 미지급 보험급여 지급결정 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① 산재보험법상 규정 체계, 산재보험법 제81조의 문언 등에 비추어 보면, 산재보험법 제81조가 정한 미지급 보험급여는 수급권자의 유족에 대하여 독자적인 권리를 인정한 것이라기보다는 사망한 수급자가 받을 수 있었던 보험급여 자체를 수급권자의 유족이 승계하도록 한 것으로 보이므로,<1> 사망 시점을 기준으로 산재보험법 제65조 제1항, 제2항, 제4항이 정한 순서에 따라 수급권이 승계되는 유족을 결정함이 타당한 점, ② 원고들의 주장에 따르면 원수급권자 사망 이후에도 수급권이 승계되지 않은 상태로 존속하고 있다가 유족이 청구하는 시점에 비로소 승계된다는 것인바, 이는 절차적 요건에 불과한 '청구'에 의하여 승계 여부가 결정된다는 것으로, 법률관계를 불명확하게 하고 법적 안정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점, ③ 원고들의 주장과 같이 해석할 경우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77조 제1항이 명시적으로 배제하고 있는 산재보험법 제65조 제3항을 준용하는 것과 사실상 동일한 결과가 되어 위 규정 자체가 사실상 형해화될 우려가 높은 점, ④ 산재보험법상의 수급권은 산재보험법의 목적, 제도의 본질 등에 비추어 산재보험의 보험가입자인 사업주와 근로계약관계의 존재를 전제로 업무상 재해가 생겼을 때 자동적으로 발생하는 것인 점(대법원 1992. 5. 12. 선고 91누10466 판결 등 참조) 등을 고려하여 보면, 미지급 보험급여의 청구시점 및 결정시점을 기준으로 수급권이 승계되는 선순위 유족을 결정하여야 한다는 원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2>

3)

그러나 한편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미지급 보험급여의 수급권자인 근로자가 사망한 이후 산재보험법 제81조, 제65조 제1항, 제2항, 제4항에 따른 선순위 유족이 사망한 경우,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77조가 후순위 유족에게 보험급여의 수급권을 인정하는 산재보험법 제65조 제3항을 준용하지 않고 있다 하더라도, 다시 재산권의 상속에 관한 일반법인 민법의 규정에 따라 그 선순위 유족의 상속인에게 미지급보험급여의 수급권이 상속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가)

산업재해보상보험제도는 주로 보험가입자(사업주)가 납부하는 보험료와 국고부담을 재원으로 하여 근로자에게 발생하는 업무상 재해라는 사회적 위험을 보험방식에 의하여 대처하는 사회보험제도로서 이에 따른 산재보험수급권은 산재보험법에 의하여 구체적으로 형성되는 권리로서 사회적 기본권과 재산권적 요소가 혼합되어 있는 이 중적 성격을 갖고 있고, 특히 장해급여에 관한 제도는 본질적으로 소득재분배를 위한 제도가 아니고, 손해배상 내지 손실보상적 급부인 점에 그 본질이 있는 것으로, 산업재해보상보험이 갖는 두 가지 성격 중 사회보장적 급부로서의 성격은 상대적으로 약하고 재산권적인 보호의 필요성은 보다 강하다고 볼 수 있다[헌법재판소 2009. 5. 28. 선고 2005헌바20, 22, 2009헌바30(병합)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그런데 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산재보험수급권은 재산권적인 보호의 필요성이 강한 장해급여이고, 망인 및 그 배우자인 망 J이 사망할 당시 이미 장해급여 지급요건도 충족되어 있었던 상태이므로, 그 장해급여 수급권은 금전채권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보아야 하는 점(대법원 2001. 7. 27. 선고 2000두4538 판결 등 참조), 위 2) ①항에서 본 바와 같이 미지급 보험급여 수급권은 유족이 그 수급권 자체를 새롭게 취득하는 성격의 권리가 아니고, 유족이 그 보험급여의 수급권을 수급권자로부터 승계하는 성격의 권리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망인 및 망인의 사망 당시 선순위 유족이었던 배우자 망 J에게 지급되지 않은 미지급 장해급여 수급권은 오로지 근로자의 일신에만 전속하는 권리가 아니라 승계의 대상이 되는 비일신전속적 재산권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

공무원연금법 제33조, 군인연금법 제12조, 사립학교 교직원연금법 제38조는 각 수급권자가 사망한 경우 급여를 받을 유족이 없는 경우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한도의 금액을 유족이 아닌 직계존속 또는 직계비속에게 지급하도록 하고, 직계존속 또는 직계비속이 없을 때에는 그 사망한 사람을 위하여 사용할 수 있다는 취지로 규정하여 상속을 제한하는 특별규정을 두고 있으나, 산재보험법령 자체에 미지급 보험급여 수급권의 상속을 제한하는 규정을 찾아볼 수 없다(산재보험법 시행령 제77조는 미지급 보험급여 수급권자 결정에 관한 규정으로, 위 조항이 미지급 보험급여 수급권의 상속을 제한하는 규정이라 보기는 어렵다). 또한 산재보험법 제58조 제1호, 제64조 제1호는 장해보상연금, 유족보상연금 등의 수급자격의 상실사유로 '사망'을 규정하고 있으나, 산재보험법령 자체에 미지급 보험급여 수급권의 소멸사유로 '수급권자의 사망'을 명시적으로 규정하는 조항을 찾아볼 수 없다. 입법자가 직접 근거 법률에서 특별한 규율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의도적으로 명확한 규정을 두지 않은 이상, 법원이 일반법을 제쳐두고 다른 규정을 우선 적용하여 권리관계에 변동을 가하는 것은 신중하여야 하는바(대법원 2020. 9. 24. 선고 2020두31699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이 재산권적 성격을 갖는 미지급 보험급여 수급권에 관하여 수급권자가 사망하였을 경우 그 상속을 제한하거나 수급권을 소멸시키는 특별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면, 원칙적으로 일반법인 민법에 따라 미지급 보험급여 수급권은 상속의 대상이 되어 사망자의 상속인에게 포괄승계되는 것으로 봄이 합당하다.

다)

산재보험법 제81조,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77조의 규정은 보험급여의 수급권자가 사망하는 경우 그 수급권자에게 귀속되어 있었던 보험급여 수급권이라는 권리의 승계상대방과 방법에 관하여 특별히 정하고 있는 조항으로, 위 규정은 미지급 보험급여 수급권의 상속을 배제하는 규정이 아닌, 수급권자를 명확히 판단하고 신속한 보상을 위한 목적에서 미지급 보험급여 수급권의 상속성을 전제로 일정한 범위의 근친자에 대하여 민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상속인에 우선하여 수급받을 수 있는 지위를 부여하기 위한 상속의 특칙 규정으로 해석할 여지가 상당하다.

라)

미지급 보험급여는 본래 원수급권자 생전에 지급되었어야 할 것으로, 원수급권자가 미지급 보험급여를 수령하지 못함으로써 사망 당시 선순위 유족이 생활보장을 제대로 받지 못한 측면이 크므로 그 생활보장을 위해 그로 인한 수급권을 선순위 유족에게 승계되도록 한 것으로 보이고, 선순위 유족이 사망한 경우 기존 생활보장이 제대로 되지 아니하여 발생한 채무는 상속인에게 상속되었을 가능성이 크므로[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 제28조의3은 상속인들에게 보험료 등의 징수금 등을 납부할 의무를 부담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미지급 보험급여 수급권을 선순위 유족의 상속인에게 상속되도록 하는 것이 산재보험법의 입법취지에 반한다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선순위 유족에게 상속되도록 하는 것이 형평의 원칙에 부합하는 것으로 보인다.

4)

결국 앞서 본 사실관계를 위 3)항의 법리에 비추어 보면, 망인이 2011. 2. 23. 사망할 당시 생계를 같이 하고 있던 배우자인 망 J이 산재보험법 제81조, 산재보험법 제77조 제1항에 따라 선순위 유족으로서 망인에게 지급되지 않은 미지급 장해급여의 수급권을 승계하였고, 망 J이 2016. 10. 17. 사망함으로써 원고들이 민법에 따라 망 J의 미지급 보험급여 수급권을 상속하였다 할 것이므로, 원고들은 망 J이 지급받지 못한 미지급 장해급여를 수급할 권리를 가진다고 보아야 한다. 이와 달리 망 J의 사망으로 미지급 보험급여 수급권이 소멸하였다는 전제 아래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

신뢰보호원칙 등에 관한 판단

1)

산재보험법 제84조의 규정 내용과 취지, 사회보장 행정영역에서의 수익적 행정처분 취소의 특수성 등을 종합하여 보면, 산재보험법 제84조에 따라 보험급여를 받은 당사자로부터 잘못 지급된 보험급여액에 해당하는 금액을 징수하는 처분을 함에 있어서는 그 보험급여의 수급에 관하여 당사자에게 고의 또는 중과실의 귀책사유가 있는지, 잘못 지급된 보험급여액을 용이하게 원상회복할 수 있는지, 잘못 지급된 보험급여액에 해당하는 금액을 징수하는 처분을 통하여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상 필요의 구체적 내용과 그 처분으로 말미암아 당사자가 입게 될 불이익의 내용 및 정도와 같은 여러 사정을 두루 살펴, 잘못 지급된 보험급여액에 해당하는 금액을 징수하는 처분을 하여야 할 공익상 필요와 그로 인하여 당사자가 입게 될 기득권과 신뢰의 보호 및 법률생활 안정의 침해 등의 불이익을 비교 · 교량한 후, 그 공익상 필요가 당사자가 입게 될 불이익을 정당화할 만큼 강한 경우에 한하여 보험급여를 받은 당사자로부터 잘못 지급된 보험급여액에 해당하는 금액을 징수하는 처분을 하여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14. 4. 10. 선고 2011두31697 판결 등 참조).

2)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설령 원고들을 미지급 보험급여의 수급권자로 볼 수 없다 하더라도, 앞서 본 사실관계, 앞서 든 각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들에 대한 보험급여의 착오 지급을 이유로 피고가 이미 지급한 보험급여를 부당이득금으로 징수하는 이 사건 처분으로 얻게 될 공익상의 필요가 위 처분으로 원고들이 입게 될 기득권과 신뢰보호 및 법률생활 안정의 침해 등 불이익을 정당화할 만큼 강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가)

원고들에 대한 미지급 보험급여 지급에 있어 피고의 착오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고의 업무상 과실이나 내부 문제에 불과할 뿐이고, 그에 관하여 원고들에게 어떠한 귀책사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

나)

원고들은 피고의 지급 결정을 신뢰하고 미지급 보험급여를 수령하였는데, 피고는 그로부터 약 3년이 임박한 무렵에서야 이를 부당이득금으로 징수한다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다)

이 사건 처분에는 잘못 지급된 미지급 보험급여를 부당이득금으로 징수함으로써 형성되는 재정상 이익 이외에 특별한 공익상 필요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어느 모로 보나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우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