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분진 발생 사업장인 B 주식회사(이하 'B'이라 한다), 대한석탄공사 C(이하 'C'라 한다)에서 근무하였고 각 사업장에서의 근무기간은 아래와 같다.
원고는 2013. 12. 12. 진단받은 진폐(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를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받아 진폐장해등급 제13급 결정을 받고, 2014년 1월부터 기초연금에 진폐장해연금을 더한 금액으로 진폐보상연금을 수급하고 있는데, 피고는 위 진폐장해연금액의 산정시 진폐고시임금을 적용하였다가 원고의 평균임금 정정 신청에 따라 원고가 마지막으로 근무한 C를 평균임금 적용사업장으로 하여 2015. 6. 30. 보험급여 차액을 지급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2020. 8. 14. 피고에게 원고의 장해급여 산정에 적용되는 평균임금 적용사업장에 대하여 C가 아닌 B으로 변경하여 평균임금을 정정하고 그에 따라 증액된 보험급여 차액을 지급하여 달라고 청구하였다.
피고는 2021. 9. 9. 원고에 대하여 '원고의 경우, 분진사업장 근무이력은 최초 B에서 굴진선산공으로 근무하여 최종적으로 C에서 전차공으로 근무한 이후의 근무이력은 없는 상태로 모두 광업소에 근무하면서 탄분진 및 결정형 유리규산 등에 노출될 수 있는 작업환경이 재해자의 진폐증 발생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판단되나, 진폐 발생에 미친 개별 사업장의 영향정도를 산업의학 및 산업위생학적으로 구분하는 것이 불가능하므로, 원고가 근무했던 어느 하나의 사업장을 진폐증 발생의 주된 사업장으로 명확히 판단하기는 어려운 상태로, 원고의 적용사업장은 최종분진사업장인 C로 봄이 타당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불승인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피고에게 심사 청구를 하였으나 2022. 4. 8. 기각되었고,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에 재심사 청구를 하였으나, 2022. 11. 23. 기각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원고가 B에서 근무한 기간은 연속하여 22년 3개월인 반면에, C에서의 근무기간은 1년 7개월 정도에 불과하고, 원고가 장기간 근무한 B에서의 업무는 굴진선산부로 분진 및 가스 노출이 빈번한 반면, C에서의 업무는 전차공으로 노출정도가 상대적으로 약한바, 이 사건 상병의 발병과 가장 상당인과관계가 높은 사업장은 B이다.
피고의 '요양결정시 적용업무 관련 판단에 관한 처리지침'(이하 '이 사건 지침'이라 한다)이 적용사업장의 판단기준에 대하여 "① 전문기관 심의의뢰 결과 질병발생과 가장 상당인과관계가 높은 사업장이 확인된 경우, ② 조사결과 근무기간, 작업환경, 유해요인 노출정도 등을 고려하여 질병발생의 주된 사업장이 명확히 판단되는 경우, ③ 발병일시 또는 증악 시점 당시 근무하고 있던 유해(분진 등) 사업장이며 적용사업장의 판단 우선순위는 ① > ② > ③ 으로 함. 다만, 위 경우에 해당되지 않아 재해자가 근무했던 유해사업장 중 하나의 사업장을 질병발생 주된 사업장으로 명확히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마지막으로 유해요인에 폭로된 사업장을 적용사업장으로 함."이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원고의 이 사건 상병 발병에 가장 많은 영향을 주었을 것임이 분명한 B에서의 임금을 기초로 하여 평균임금을 산정하여야 한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하는바, 피고는 원고에 대한 적용사업장을 B으로 변경하고, 퇴직 당시 평균임금은 실임금인 폐광대책비로 산정하여 그에 따른 평균임금 정정 및 보험급여 차액을 지급하여야 한다.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판단
평균임금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 제5조 제2호에 따라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6호에서 정한 평균임금, 즉 산정하여야 할 사유가 발생한 날 이전 3개월 동안에 그 근로자에게 지급된 임금의 총액을 그 기간의 총일수로 나눈 금액을 말하고, 근로자가 취업한 후 3개월 미만인 경우도 이에 준하며,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52조,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25조 제3항, 제2항 제2호, 제1항 제2호에 따르면이 사건 상병의 경우 평균임금 산정 사유 발생일은 진단에 따라 질병이 발생되었다고 확정된 날이 된다.
한편,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2조 제1항은 수습을 시작한 날부터 3개월 이내의 기간,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휴업한 기간, 출산전후휴가 기간,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으로 요양하기 위하여 휴업한 기간, 육아휴직 기간 등 일정한 기간과 그 기간 중에 지급된 임금을 평균임금 산정기준이 되는 기간과 임금의 총액에서 제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일정 기간과 그 기간 중 지급된 임금을 평균임금 산정 기간과 임금 총액에서 제외하는 이유는,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근로기준법, 산재보험법 등의 각종 급여를 산정하면서 그 근로자의 생활임금을 사실대로 반영함으로써 통상적인 생활수준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통상 생활임금의 사실적 반영이라는 평균임금 제도의 취지와, 업무상 질병 등과 같은 평균임금 산정 사유는 근로관계 존속 당시 업무 수행 중 업무가 원인이 되어 발생한 것이라는 점 등을 고려하면, 퇴직한 근로자에게 직업병 진단이 확정되어 그 직업병 진단 확정일을 평균임금 산정 사유 발생일로 하여 평균임금을 산정하고 이에 따라 산재보험법상 보험급여를 지급하는 경우, 그 근로자의 퇴직일 이후 평균임금 산정 사유 발생일, 즉 진단 확정일까지 기간 역시 평균임금 산정 기간에서 제외하여야 한다. 한편 근로자가 여러 사업장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후 진폐 등 직업병 진단이 확정되어 평균임금을 산정할 때 그 기준이 되는 퇴직일은, 원칙적으로 그 직업병의 발병 또는 악화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업무를 수행한 사업장들 중 직업병 진단 확정일에 가장 까운 마지막 사업장에서 퇴직한 날을 의미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7. 4. 26. 선고 2005두2810 판결, 대법원 2023. 6. 1. 선고 2018두60380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바에 따르면, 원고는 1993. 5. 27.부터 C에서 근무하다가 1994. 12. 31. 퇴직하였고, 퇴직 후인 2013. 12. 12. 이 사건 상병을 진단받았으므로, 원고의 퇴직일 이후부터 이 사건 상병 진단일까지의 기간을 제외하면 그 제외기간 직전에 원고가 근무한 분진사업장은 C라 할 것이다.
더하여 살피건대 앞서 본 증거들, 앞서 인정한 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의 장해급여 산정 기준이 되는 평균임금 산정 사업장은 B이 아닌 C라 봄이 타당하다.
산재보험법령은 퇴직한 근로자에게 직업병 진단이 확정된 경우 그 직업병 진단 확정일을 평균임금 산정 사유 발생일로 하여 평균임금을 산정하도록 하고 있다. 즉, 직업병 발병과 상당인과관계 있는 사업장인지와 관련 없이 평균임금 산정 기준일을 '직업병이 확인된 날'로 삼고 있는 것이다. 다만 그 경우, 그 근로자의 퇴직일 이후 진단 확정일까지의 기간을 평균임금 산정기간에서 제외하도록 한 것은 그 직업병이 근로관계 존속 당시 업무 수행 중 업무가 원인이 되어 발생한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였기 때문이므로, 근로자가 그 직업병의 원인이 된 사업장을 퇴사한 후 직업병과 무관한 사업장에서 근무하였다는 우연한 사정으로 인하여 평균임금 산정기간에서 제외되는 기간이 달라지는 것은 부당한바, 여러 사업장에서 근로를 제공하던 근로자가 퇴직 후 직업병 진단을 받은 경우에는 해당 근로자가 유해요인의 피폭으로 작업능률이 떨어져 최종사업장에서의 임금수준의 저하가 현저하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직업병의 원인을 제공한 사업장, 즉 업무와 직업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사업장 중 마지막사업장의 퇴직일을 평균임금 산정 사유 발생일로 보아야 할 것이고, 이 사건 지침의 경우에도 이와 같은 취지로 이해하여야 한다.<1>
산재보험법령과 판례는 근로자의 업무와 발생한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요구하나, 보험급여의 기준이 되는 평균임금의 산정 기준과 관련하여 발생한 재해와 작업 사업장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요구하지는 않는다. 이는 산재보험법령과 판례가 근로자의 보호를 위하여 법령상 제외 기간 외에 판례상 제외기간을 둔 것도 명문규정인 '산정하여야 할 사유가 발생한 날'을 기준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직업병의 특성상 근로자의 업무와 발생한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지를 입증하는 것은 실무상 어려운 쟁점인데, 여기에 더 나아가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경우에도 그중 직업병과 가장 많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사업장을 찾는다는 것은 사실상 곤란한 경우가 많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사정 등을 감안하면 평균임금은 근로자의 재해 당시 통상 생활임금을 사실대로 산정하는 것을 기본원리로 하고 있고, 산재보험법령에서 그 기준을 '산정하여야 할 사유가 발생한 날'로 규정한 이유를 충분히 수긍할 수 있다.
원고의 B에서의 근무기간이 22년 3개월로 장기간이나 C에서의 근무기간도 1년 7개월로 짧지 않고, C 역시 B과 마찬가지로 분진사업장으로 동일한 유해요인에 노출되었을 것이므로, 각 사업장에서의 작업환경, 유해요인 노출정도 등을 정확히 알 수 없는 이상 근무기간만으로 '이 사건 상병 발병의 주된 사업장이 명확히 판단되는 경우'라고 보기 어렵다. 한편 제출된 자료에 따를 때 B이 이 사건 상병의 발병 또는 악화된 시점에 근무하던 사업장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는바, 이 사건 지침에 의하더라도 B을 원고에 대한 적용사업장으로 볼 수 없다.
원고는 2023. 6. 1. 선고 대법원 2018두60380 판례를 들며 C가 원고 근무의 마지막 사업장이라 하더라도 적용사업장으로 보아서는 안된다고 주장하나, 위 판례는 '진단 시점과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직업병에 원인을 제공하지 않은 사업장에서 받은 임금을 기초로 평균임금을 산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취지로, 원고가 C에서 전차공으로 근무하였다 하여 분진 등에 노출되지 않았다고 볼 증거가 없는 이상, C가 원고의 직업병(이 사건 상병)에 원인을 제공하지 않은 사업장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위 판례를 적용한다 하여 이 사건에서 C가 적용사업장에서 배제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가 근무했던 분진사업장 중 마지막 사업장인 C를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적용사업장임을 전제로 하여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고, 이와 달리 B을 기준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하여야 한다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성화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