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5. 5. 16. 선고 2024구단79074 판결

주문

1.

피고가 2024. 10. 11. 원고에게 한 미지급보험급여(진폐) 부지급처분을 취소한다.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30%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의 배우자 B(C 생 남자)

-

광업소 근무 분진직력 15년 9월 (1969. 9. 13. ~ 1985. 6. 30.)

-

진폐정밀진단 판정이력

-

2022. 1. 22. D(이하 '고인') 사망

나.

피고의 2024. 10. 11. 자 미지급 보험급여 및 장해위로금 부지급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

-

원고의 청구이유 : 고인이 사망하기 전인 2021. 1. 14. 자 심폐기능 검사 결과상 심폐기능이 F1(경도 장해)에 해당하여 장해등급을 상향하여야 하므로, 장해등급 상향에 따른 장해급여 및 장해위로금 차액 청구

-

피고의 처분사유 : 심폐기능 검사 결과의 신뢰도 부족하여 장해등급 변동 없고, 미지급 위로금의 경우 소멸시효(3년)가 도과하였음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1 내지 29,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가.

관계 법령 : 별지 기재와 같다.

나.

고인의 진폐 장해등급에 관한 판단(진폐보상연금, 진폐장해위로금)

1)

원고의 주장

고인이 사망하기 전 E병원에서 실시한 2021. 1. 14. 자 폐기능 검사 결과(이하 '이 사건 폐기능 검사 결과'라 한다)에 의하면, 고인의 심폐기능은 경도장해(F1) 상태로서 진폐 장해등급이 상향되어야 함에도, 이와 다른 전제에서 장해등급 변동이 없음을 전제로 피고가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2)

판단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이 법원의 국립경찰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고인의 진폐 장해등급은 고인의 심폐기능이 경도장해(F1)에 해당함을 전제로 상향되어야 하는바, 이와 전제를 달리하여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가)

고인이 요양을 시작한 이후 사망하기 전까지 E병원에서 실시한 폐기능 검사(이 사건 폐기능 검사 포함) 결과는 다음과 같다.

나)

이 법원의 감정의는 E병원에서 실시한 고인에 대한 이 사건 폐기능 검사 결과를 포함한 위 각 폐기능 검사가 모두 "2016 폐기능검사 지침"에 따라 3회 이상의 검사가 실시되고, 적합성 및 재현성이 모두 충족되어 신뢰할 만하다는 소견을 밝힌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법원의 촉탁에 의한 감정인이 전문적인 학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 감정 과정을 거쳐 제출한 감정결과는 그 과정에서 상당히 중한 오류가 있다거나 상대방이 그 신빙성을 탄핵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다면 이를 쉽게 배척할 수 없고 현저한 잘못이 없는 한 이를 존중하여야 하는바(대법원 2009. 7. 9. 선고 2006다67602, 67619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감정의의 의학적 소견이 합리적이지 않은 것이라고 배척할 만한 사유를 찾아보기 어렵다.

다)

이 사건 폐기능 검사 결과와 위 나)항 기재 의학적 소견을 종합하여 보면, 고인에 대한 이 사건 폐기능 검사 결과는 신뢰할 수 있어 이에 따라 망 F의 심폐기능을 판정할 수 있고, 고인은 사망 전에 일시적으로 악화된 상태가 아니라 평상시 심폐기능이 경도 장해(F1)로 악화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3)

소결론

그렇다면, 고인의 이 사건 폐기능 검사가 신뢰도가 부족하여 장해등급의 변동이 없음을 전제로 하는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법하다.

다.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는 처분사유에 관한 판단 (진폐장해위로금)

1)

소멸시효의 완성

가)

소멸시효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부터 진행하고(산재보험법 제112조 제2항, 민법 제166조 제1항), 여기서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라고 함은 그 권리행사에 법률상의 장애사유, 예컨대 기간의 미도래나 조건불성취 등이 있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고, 사실상 그 권리의 존부나 권리행사의 가능성을 알지 못하였거나 알지 못함에 과실이 없다고 하여도 이러한 사유는 법률상의 장애사유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는바(대법원 2012. 11. 15. 선고 2010두13012 판결 참조), 구 산재보험법(2018. 6. 12. 법률 제1566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산재보험법'이라 한다)에 따른 보험급여를 받을 권리 및 구 진폐의 예방과 진폐근로자의 보호 등에 관한 법률(2010. 5. 20. 법률 제1030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진폐예방법'이라 한다)에 따른 장해위로금을 받을 권리의 소멸시효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재해근로자의 업무상 재해가 법령이 규정한 지급요건에 해당하여 피고에게 보험급여 등을 청구할 수 있는 때부터 진행한다.

나)

원고의 주장에 의하면 고인은 2021. 1. 14. 자 심폐기능검사 결과에서 경도장해(F1) 진단을 받아 장해등급이 상향되었다는 것인바, 그때부터 그에 따른 장해급여 및 장해위로금을 청구할 수 있었으므로, 이 사건 청구권의 소멸시효가 그때부터 진행된다고 보아야 한다. 이는 고인의 유족인 원고가 고인의 사망 후 고인에게 지급되지 않은 미지급 보험급여 등을 청구하는 경우에도 다르지 않다.

다)

결국 원고의 이 사건 진폐장해위로금에 관한 소멸시효기간은 늦어도 2021. 1.14.부터 구 진폐예방법 제28조에서 정한 3년이므로 원고가 2024. 6. 20. 이 사건 진폐장해위로금 청구를 하기 전에 소멸시효기간이 경과하였음이 역수상 분명하고,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청구권 중 진폐장해위로금 청구권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시효가 완성되어 소멸하였다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원고의 2022. 4. 28. 자 진폐장해위로금 지급청구로 인한 시효중단 주장 판단

가)

원고는 2022. 4. 28. 진폐장해급여와 진폐장해위로금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22. 5. 4. 부지급 결정을 하였는바, 산재보험법의 소멸시효 중단에 관한 제113조가 구 진폐예방법이 정한 장해위로금의 소멸시효에도 유추적용됨을 전제로 원고의 진폐장해위로금 청구에 따른 시효중단은 근로복지공단의 2022. 5. 4. 자 부지급 결정이 있은 때 중단사유가 종료되어 새로이 3년의 시효기간이 진행되므로 원고가 위 부지급결정으로부터 3년 내에 장해위로금 지급청구를 하고 이 사건 소를 제기한 이상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아니하였다고 주장한다.

나)

살피건대, 산재보험법과 진폐예방법의 입법 취지 및 지급요건 등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진폐예방법에 따른 진폐재해위로금 지급청구의 경우 산재보험법의 소멸시효 중단에 관한 제113조가 준용 내지 유추적용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진폐재해위로금의 지급청구에는 민법 제174조에 따른 최고의 효력만 인정된다고 보아야 한다.

(1)

산재보험법이 제112조에서 보험급여청구권의 소멸시효를 규정하면서 제113조에서 '제112조에 따른 소멸시효는 제36조제2항에 따른 청구로 중단된다.'고 규정하고 있는 반면, 진폐예방법은 제28조에서 '제24조에 따른 위로금을 받을 권리는 3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시효가 완성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별도로 소멸시효 중단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고, 산재보험법상 제113조를 준용하는 규정도 두고 있지 아니하다.

(2)

진폐예방법에 정한 진폐재해위로금과 산재보험법에 정한 진폐보상연금의 성격에 관하여 본다. 진폐예방법 제26조는 '진폐재해위로금은 근로자 또는 그 유족이 민법이나 그 밖의 법령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를 갈음하여 진폐재해위로금의 지급을 청구하는 경우에만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는 제정 진폐예방법 이래 마찬가지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진폐재해위로금의 본질은 민사상 손해배상청구권을 갈음한 지급청구권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산재보험법 제80조 제2항은 '수급권자가 동일한 사유에 대하여 이 법에 따른 보험급여를 받으면 보험가입자는 그 금액의 한도 안에서 민법이나 그 밖의 법령에 따른 손해배상의 책임이 면제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이중배상의 지급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고, 민사상 손해배상청구권을 갈음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진폐보상연금의 입법취지나 위 규정에 비추어 볼 때, 산재보험법상 진폐보상연금은 일종의 보험급여에 해당하여 사업주에 대한 민사상 손해배상청구권을 갈음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보장제도의 일환으로, 민사상 손해배상청구권과 양립이 가능한 금액이다.

따라서 진폐예방법상 진폐재해위로금은 피고의 지급결정을 구하게 되면서 공법상 의사표시를 거치기는 하나, 그 본질이 민사상 손해배상청구권을 갈음한 지급청구권으로 산재보험법상 보험급여와는 법적 성질이 상이하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진폐예방법상 진폐재해위로금과 산재보험법상 진폐보상연금은 중복하여 지급받을 수 있는 금액에 해당하는데도, 마치 진폐예방법을 산재보험법과 특별법 관계에 있다고 보아 진폐예방법에도 소멸시효 중단에 대한 특칙인 산재보험법 제113조를 준용 내지 유추적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아니하다.

다)

결국 원고의 2022. 4. 28. 자 진폐장해위로금 지급청구가 민법상 최고의 효력에 그치는 이상, 원고가 2024. 6. 20. 다시 진폐장해위로금을 지급청구한 때에 그 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어 소멸되었다고 할 것이다.

3)

소결론

피고의 이 사건 처분 중 진폐장해위로금 부지급 처분 부분은적법하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 중 미지급보험급여(진폐) 부지급처분 취소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진폐장해위로금 차액 부지급 처분 취소청구 부분은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신세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