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제조업(종목: 이벤트 전시 방송세트 목공제작업) 등으로 사업자등록을 마치고 주로 공연장에서 사용되는 무대장치(행사 부스, 덧마루, 계단 등)를 설계 · 제작 ·조립 · 설치하는 사업을 영위한 회사이다.
원고가 2023. 9. 20.경 'B' 행사의 야외 무대세트 바닥설치를 진행하던 중 구조물이 무대세트로 무너져 근로자들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피고는 피해를 당한 근로자로부터 요양급여 신청을 받고, 이 사건 사고가 산업재해보상보험(이하 '산재보험'이라 한다) 미가입 재해에 해당하는지 여부 등과 관련하여 원고의 사업장 실태 등에 관한 조사를 실시하였다.
당초 원고의 산재보험업종은 '사업서비스업', 고용보험업종은 '전시, 컨벤션 및 행사 대행업'으로 신고되어 있었으나, 피고는 조사 결과 원고가 제조업을 수행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이유로 2023. 12. 14. 사업개시시점인 2015. 2. 2.자로 소급하여 원고의 산재보험업종을 '목재 및 나무제품제조업'으로, 고용보험업종을 '기타 나무제품 제조업'으로 변경하였다.
그리고 피고는, 원고가 현장에서 수행한 무대설치공사가 건설공사에 해당하므로 원고에게 건설업에 관한 산재보험료와 고용보험료가 제조업에 관한 것과 별도로 부과되고, 원고의 경우에는 그에 대한 예외로 생산제품의 설치공사가 제조업에 포함되는 것으로 간주될 수 있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약칭: 산재보험법) 시행규칙 제4조 본문의 '사업주가 상시적으로 고유제품을 생산하여 직접 설치하는 경우'에 해당하지도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피고는 이에 따라 2023. 12. 12. 및 2024. 1. 2. 원고에게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약칭: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제17조, 제19조에 근거하여 아래와 같이 2020년도~2023년도 각 건설업에 관한 고용 · 산재보험료 징수처분을 하였다(2020년도~2022년도는 확정보험료, 2023년도는 개산보험료이다. 이하 통틀어 '이 사건 각 처분'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3호증, 을 제6, 8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각 처분의 위법 여부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무대 설비 등을 제작 · 운송 · 설치하는 방식으로 제조업을 영위하는 회사이지건설업을 영위하는 회사가 아니고, 원고가 제작하는 무대설비 등은 모두 구매자인 공연기획업체의 요청에 따른 맞춤형 제품으로 상시적으로 제조되었으며, 원고는 설치만을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독립된 부서를 두지 않고 구매자와의 계약에 따라 부수적으로 제조한 물품을 직접 설치하였을 뿐이다. 따라서 이 사건 공사에 관하여 원고가 건설업을 영위하였음을 전제로 내려진 이 사건 각 처분은 위법하다.
관련 법리
산재보험관계의 적용단위가 되는 산재보험법 제6조 소정의 '사업 또는 사업장'이란 일정한 장소를 바탕으로 유기적으로 단일하게 조직되어 계속적으로 행하는 경제적 활동단위를 의미한다. 따라서 장소적 분리 여부는 산재보험관계 적용단위로서의 독립한 '사업 또는 사업장'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는 우선적인 기준이다. 다만 사업에 수반되는 업무상 재해의 위험 정도에 따라 사업주 간 보험료 부담이 공평하여야 하는 산재보험제도 고유의 특수성과 법의 취지를 고려하면, 비록 장소적으로 분리된 복수의 경제적 활동단위가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이를 동일한 사업주가 운영하는 경우에는 각 조직의 규모, 업무의 내용 및 처리방식 등을 종합하여 각 단위별 경제활동의 내용이 보험가입자의 최종적 사업목적을 위하여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는지, 장소적 분리가 독립된 별개의 '사업 또는 사업장'을 두어야 할 업무상 필요성에서 기인한 것인지, 각 경제적 활동단위가 전체적으로 재해발생의 위험도를 공유한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 등을 추가적으로 고려하여 독립한 '사업 또는 사업장'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3. 12. 선고 2012두5176 판결 등 참조). 고용보험관계의 적용단위가 되는 고용보험법 제8조 제1항의 '사업 또는 사업장'도 마찬가지이다.
판단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4~11호증, 을 제1~12호증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가 기본적으로 무대설비 등에 관한 제조업을 영위하였더라도 별도의 현장에서 수행한 무대설치공사는 독립된 별개 사업장에서 이루어진 건설공사에 해당하고, 원고에게는 산재보험법 시행규칙 제4조 본문의 특례 규정도 적용되지 않으며, 요율 적용 및 보수총액 인정 등 보험료 산정 역시 적법하게 이루어졌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는 양주시에 소재한 공장에서 목재 등을 가공하여 무대설비를 제작하였지만 해당 무대설비는 실제 공연장이 위치한 현장에서 따로 설치가 진행되었으므로, 원고의무대설비 '제조'와 무대설비 '설치'가 이루어지는 장소는 물리적으로 명확하게 분리되어 있다. 또한, 원고는 제작한 무대설비 등을 그대로 현장에 가져가 단순한 설치작업만을 한 것이 아니라, 대규모 공연이 이루어질 수 있는 무대를 조성하기 위해 각종 설비 등을 유기적으로 조립 · 연결하는 등의 방식으로 설치공사를 진행한 것은 물론, 더 나아가 기존 작업에 사용하였던 조립재들(레이어, 덧마루, 가림판, 계단 등)을 현장에 가지고 가 조립 · 설치하다가 규격이 맞지 않는 경우 공장 또는 현장에서 직접 절단 · 가공등을 거쳐 설치작업을 진행하기까지 하였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대규모무대설치공사의 내용, 진행 방식 등에 비추어 원고 공장에서 이루어지는 목재가공 등의 제조행위에 비해 재해발생의 위험도가 현저히 높다는 것도 분명하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가 현장에서 수행한 무대설치공사에 관하여는 원고가 영위하는 제조업과 별개의 독립한 '사업 또는 사업장'으로서 고용 · 산재보험관계의 적용단위가 성립한다고 보아야 한다.
산재보험법 시행규칙 제4조 본문은 "사업주가 상시적으로 고유제품을 생산하여 그 제품 구매자와의 계약에 따라 직접 설치하는 경우 그 설치공사는 그 제품의 제조업에 포함되는 것으로 본다."라고 규정하여 생산제품의 설치공사가 이루어지는 경우에도 별도의 고용 · 산재보험관계 적용단위를 인정하지 않을 수 있는 특례 규정을 두고 있다. 이는 비록 제품의 제조와 설치가 물리적으로 분리된 장소에서 따로 이루어지더라도 이미 사업주로서 고용 · 산재보험료를 부담하고 있는 근로자를 그대로 사용하여 제품 생산에 부수적인 설치를 진행하는 경우에까지 고용 · 산재보험료를 별도로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에서 마련되었다. 그러나 원고가 수행한 무대설치공사는 앞서 살펴본 것처럼 공장 내에서 제조된 무대 설비 등을 단순히 그대로 설치하는 것만이 아니라 대규모 공연 무대를 완성하기 위해 각종 설비, 목재 등을 유기적으로 조립 · 연결해야 하는 것이었고, 이를 위해 기존에 보관하고 있던 조립재를 여러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활용한 것은 물론 규격이 맞지 않는 경우 공장과 현장에서 직접 가공 · 절단 등의 공정을 진행하였으며, 무엇보다 원고는 무대를 설치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공연이 끝난 이후 이를 해체하는 작업까지 수행하였다. 위와 같은 방식으로 수행한 무대설치공사가 단순히 제조된 무대설비의 부수적인 설치 정도에 그치는 것이라고 볼 수 없음은 분명하다. 나아가 원고는 직접 고용한 근로자만이 아니라 'C'이라는 업체를 통해 소개받은 일용직 근로자들을 현장에서 함께 활용하여 무대설치공사를 진행한 다음 'C'을 통해 인건비를 지급하면서 이를 외주비로 처리하기도 하였다. 이에 관하여 원고는 'C'에 건설공사 하도급을 준 것이 아니라 위 근로자들이 사실상 원고에 의해 직접 채용된 근로자와 다름없으므로 원고가 제조한 제품을 직접 설치한 경우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그러한 경우라면 해당 인건비가 '외주비'가 아닌 '노무비'로 처리되었어야 한다. 해당 근로자들에 대해 원고가 별도로 고용 · 산재보험료를 부담하지도 않았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가 수행한 무대설치공사에 관하여 산재보험법 시행규칙 제4조의 특례 규정이 적용될 수 없다.
고용보험료 산정을 위한 고용보험료율은 사업종류와 무관하게 정해지고(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제14조 제1항, 같은 법 시행령 제12조), 산재보험료 산정을 위한 산재보험료율은 '사업종류'별로 구분하여 고용노동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한다(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제14조 제3항, 같은 법 시행령 제13조, 같은 법 시행규칙 제12조). 그 위임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이 정한 산재보험 사업종류예시표에 의하면, 원고가 수행한 무대 설치공사는 '무대세트 제작, 조립, 도색, 도배, 철거공사'로서 사업종류가 '건설업'(사업 세목: 40004 기타건설공사)에 해당하므로, 피고가 건설업에 관한 요율을 적용하여 산재보험료를 산정한 것은 적법하다. 원고는 무대설비 등의 설치만을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부서를 독립적으로 두고 있지 않으므로 통계청장이 고시하는 한국표준산업분류표에 따를 때 원고의 업종이 건설업으로 분류되지 않고 제조업으로 분류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의 기본적인 업종이 무엇인지와 상관없이 원고가 수행한 무대설치공사에 관하여 별도의 고용 · 산재보험관계가 성립한다는 것은 앞서 본 바와 같고, 그중 산재보험료 산정을 위해 적용될 요율이 무엇인지는 앞서 본 규정의 체계에 따라 고용노동부고시로 정한 연도별 「사업종류별 산재보험료율」에 따르는 것이며, 원고가 들고 있는 '한국표준산업분류표'는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제9조 제1항에서 정한 '도급사업 일괄적용의 대상이 되는 건설업'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적용될 뿐이어서(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두18905 판결 참조) 이 사건과는 전혀 무관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서 있는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피고는 추가로 부과할 보험료 산정을 위해 원고에게 무대설치공사에 소요된 비용등의 자료 제출을 요청하였으나, 원고가 이에 응하지 않자 원고의 과거 신고내역 및 재무제표 등에서 외주용역비, 일용급여, 외주가공비(거래처를 'C'으로 한정)를 발췌하여 그 합계액을 건설공사 관련 근로자들의 보수총액으로 보고 이 사건 각 처분의 고용 ·산재보험료를 산정하였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자체 공장과 별개의 장소에서 원고 인력만이 아니라 'C'을 통해 연결된 추가 일용직 근로자까지 활용하여 무대설치공사를 수행하였음을 고려할 때, 피고의 위와 같은 보수총액 결정 및 각 보험료 산정은 충분히 합리적인 것으로서 수긍할 수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패소한 원고가 부담하도록 정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덕(재판장) 오민관 방민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