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의 피고 주식회사 E에 대한 부분 중 아래에서 추가로 지급을 명하는 원고의 피고 주식회사 E에 대한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 주식회사 E는 원고에게 73,179,881원 및 이에 대하여 2025. 3. 20.부터 2026.1. 14.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피고 주식회사 E에 대한 나머지 항소, 원고가 당심에서 추가한 피고 F에 대한 청구 및 피고 F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원고와 피고 주식회사 E 사이에 생긴 소송총비용 중 20%는 원고가 부담하고, 나머지는 피고 주식회사 E가 부담하며, 원고와 피고 F 사이의 항소제기 이후에 생긴 소송비용은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제1항의 금전지급 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이 법원의 심판범위
피고 주식회사 E(이하 '피고 E'라 한다)에서 근무하였던 원고는 제1심에서 피고 E와 피고 E의 실운영자인 피고 F을 상대로 피고들은 공동하여 ① 원고에게 지급하기로 약정한 정산금 97,623,321원, ② 원고가 부정수급 하였으나 반납한 실업급여 10,800,000원 상당의 미지급 임금, ③ 미지급 퇴직금 48,006,265원, ④ 피고 E가 미납한 원고의 국민연금 12,198,610원의 합계 168,628,196원을 지급할 것을 구하였다.
제1심법원은 피고 E에 대한 청구 중 위 ①의 정산금 중 10,443,440원, 위 ②의 실업급여 부정수급액 상당 임금 중 4,080,000원, ③ 퇴직금 48,006,265원의 합계62,529,705원(= 10,443,440원 + 4,080,000원 + 48,006,265원)을 인용하였고, 위 ①, ② 의 각 나머지 청구와 위 ④의 청구를 각 기각하였으며, 피고 F에 대한 청구는 모두 기각하였다.
원고는 피고들에 대한 청구 중 위 ①의 정산금 청구의 패소 부분 87,179,881원(= 청구금액 97,623,321원 - 제1심 인용금액 10,443,440원)에 대하여 그 일부인 74,483,935원의 범위에서 불복하는 한편, 피고 F에 대한 위 ①의 정산금 청구에 대한 청구원인으로 ㉮ 종전의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에 더하여 ㉯ 법인격부인에 따른 책임 이행청구와㉰ 병존적 채무 인수에 따른 채무 이행청구를 각 추가하였다.
따라서 제1심판결 중 위 ①의 정산금 청구 부분을 74,483,935원의 한도에서 살펴보고 피고 F에 대하여는 종전의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에 더하여 당심에서 추가한 청구원인인 법인격부인에 따른 책임 이행청구 및 병존적 채무 인수에 따른 채무 이행청구에 관하여 살펴본다.
기초사실
주식회사 G(이하 'G'라 한다), 주식회사 H(이하 'H'라 한다), 피고 E(G, H, 피고E를 통칭하여 '이 사건 회사들'이라 한다)는 같은 주소지에서 같은 영업을 영위하는 회사들로 피고 F은 이 사건 회사들 모두를 실질적으로 운영한 사람이다.
원고는 피고 F의 지시에 따라 2010. 9. 1.부터 G에서 근무한 이래 H, 피고 E에서 근무하다가<2> 2019. 9. 20. 피고 E에서 퇴직하였다. 2019. 5. 24.경부터 2019. 9. 20.까지 원고 D의 월 급여는 5,416,290원이었다.
피고 E는 2018. 6. 22. 반도체장비 제조 및 판매, 유통업을 목적으로 설립되었다.
설립당시 법인등기부상 대표이사는 피고 F의 딸인 I이었고, 피고 F은 2024. 7. 4.에 2024. 6. 25.자 대표자 사내이사 취임을 원인으로 법인등기부에 대표자로 등재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0, 34, 4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2, 1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회사들은 모두 피고 F이 경영한 개인 회사이고, 원고는 피고 F의 지시에 따라 이 사건 회사들에서 근무하였다.
원고는 피고 E로부터 임금 일부, 각종 경비 등을 지급받지 못하였는바 2017. 10.부터 피고 F에게 수시로 원고가 받아야 할 정산금(이하 '이 사건 정산금'이라 한다)을 정리하여 보고하였고, 피고 F은 이를 모두 인정하였다.
2019. 9. 16.자 기준 원고가 지급받아야 할 이 사건 정산금의 액수은 97,623,321원에 이른다.
따라서 피고 E는 원고에게 이 사건 정산금 합계 97,623,321원을 지급하여야 하고, 피고 F은 ㉮ 피고 E의 실질적 운영자이므로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책임의 이행으로, 또는 ㉯ 피고 E는 피고 F의 개인영업에 지나지 않는 상태로 법인격이 형해화 되어 그 법인격이 부인되어야 하므로 그에 따른 책임의 이행으로, 또는 ㉰ 피고 E의 이 사건 정산금 지급 채무를 병존적으로 인수하였음을 원인으로 이 사건 정산금을 지급하여야 하므로, 피고들은 공동하여 이 사건 정산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피고 E에 대한 이 사건 정산금 청구에 관한 판단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 5, 38, 40, 43, 44, 46, 49, 54, 55, 56호증, 을 제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 F은 피고 E의 피용자였던 원고와 사이에 피고 E를 대표하여 미지급 임금, 각종경비 등에 관하여 정산 및 지급을 약정을 할 권한이 있었다고 인정되고, 원고와 사이에 피고 E가 지급하여야 하는 금액을 정산한 후 이를 지급하기로 약정하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 E는 원고에게 그 정산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구체적인 액수에 관하여는 다음 항에서 본다).
원고는 2010년경부터 피고 F이 운영하던 G에 입사하여 근무한 이래 2019.10. 20. 피고 E에서 퇴직하기까지 약 10년간 피고 F의 지시에 따라 이 사건 회사들에 근로를 제공하였다.
피고 F은 2019. 4. 원고를 비롯한 피고 E 직원들에게 '피고 E에서 퇴사한 것으로 처리하고 실업급여를 받게 해주고, 실업급여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임금을 지급하겠다'면서 실업급여 부정수급을 제안하였다. 원고를 비롯한 직원들은 이에 동의하여 2019. 5.경부터 수 개월간 실업급여를 부정수급 하였다. 이로 인하여 피고 F과 원고를 비롯한 직원들은 고용보험법위반죄로 형사처벌을 받았다(수원지방법원 2021고단7127호). 피고 F은 위 사건에서 피고 E의 실운영자로 인정되었고 이에 대하여 다툰 바 없다.
또한 피고 F은, '피고 F은 피고 E의 실운영자로 이 사건 회사들은 사실상 동일한 사업장인데 위 사업장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한 원고를 비롯한 근로자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공소사실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로 기소되었고(수원지방법원 2024고단5284호), 위 사건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였다.
나아가 피고들은 이 사건에서도 피고 E가 피고 F이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회사이고 이 사건 회사들이 사실상 동일한 사업장이라고 인정하였다(2025. 3. 17.자 준비서면 제1면).
피고 F은 자금 사정을 이유로 원고를 비롯한 피고 E 직원들에게 제때 임금, 경비 등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이에 원고는 2017. 10.경부터 2019. 9.경까지 피고 F에게 자신을 포함한 피고 E의 직원들에 대한 미지급 임금, 경비 등을 '정산금'으로 정리하여 이메일로 송부하였고, 위 이메일에 각 직원별 '자금지출결의서' 엑셀 파일을 첨부하였다.
정산금의 주요항목은 ㉮ 월 급여 중 미지급된 100만 원, ㉯ 월별 자동차 할부금대납분, ㉰ 위 차량에 대한 자동차세 및 보험료, ㉱ 월별 정산비 등이다<3>. ㉯, ㉰의 항
목은 원고가 업무용으로 운행하던 차량과 관련된 비용들로, 피고들은 이를 피고 E가 지급하기로 하였다는 점에 관하여는 다투지 아니하는 전제에서, 피고 E가 원고 명의로 구입하여 할부금을 지급한 것인데 원고가 위 차량을 반납하지 않고 여전히 운행하고 있다고만 다투고 있다(2025. 10. 28.자 준비서면 제3면). ㉱의 정산비 항목은 사 비품구입비, 중 · 석식비, 택배비, 출장경비 등이다. 이메일에 첨부된 파일에 그 명목과 액수가 상세히 기재되어 있고, 그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피고 E의 업무를 수행하는데 소요된 비용으로 보이는바, 그 명목과 액수의 합리성이 인정되며, 피고 F이 위 정산내역을 보고 받은 후 이에 관하여 다툰 사실이 없다.
피고들은 원고의 이 사건 정산금 청구에 대하여 피고 F이 정산에 관하여 피고 E를 대표할 권한이 없다고 다툰바 없다. 당시 피고 E의 법인등기부상 대표이사인 I(피고 F의 딸)이 피고 E의 운영에 실제로 관여하였음을 알 수 있는 어떠한 자료도 없다. 피고들은 이 사건에서 정산금의 세부 내역이 정확하지 않다거나 지급금이 미반영되었다거나 원고가 구체적인 금액을 입증하지 않았다고 다투었을 뿐이다.
원고는 2019. 5. 20.에 피고 F에게 2019. 4. 까지 산정한 원고에 대한 정산금액은 62,956,707원이라고 이메일로 보고하였다(갑 제49호증의 13).
원고는 2019. 7. 22. 피고 F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로 "직원들 정산비용 첨부드립니다."라고 하면서 "7월 28일 회사 지급비용", "원고 : 59,023,530원"으로 기재된 표를 첨부하고, "원고는 위의 비용을 제외하면 정산비 잔금이 36,445,071원입니다."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갑 제43호증). 이에 의하면, 2019. 7. 28. 지급이 예정되어있던 59,023,530원이 지급되면 잔액이 36,445,071원이 되는 상황으로 당시 정산금의 액수는 95,468,601원(= 59,023,530원 + 36,445,071원)이다. 그런데 원고는 예정과는 달리 2019. 7. 31. 10,000,000원만 지급받았다(다만, 그 이후의 정산 메일에서 위 지급금 10,000,000원이 반영되지는 아니하였다).
원고는 2019. 8. 7. 피고 F에게 근저당권 설정에 필요한 등기권리증, 인감증명서 등 서류 목록을 정리하여 카카오톡 메시지로 보냈고(갑 제46호증), 2019. 8. 11. 피고 F에게 "근저당설정금액 92,000,000원 J 법무사 (전화번호 1 생략) 입니다"라고 보냈는데, 이에 대하여 피고 F은 "그래"라고 답장하였다(갑 제44호증). 원고는 2019. 9.16. 피고 F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로 위 2019. 9. 16.자 정산금 내역을 사진 파일로 첨부하면서, "사장님 직원들 정산내용 메일로 전송했습니다"라고 했는데, 피고 F은 이에 대하여 "그래"라고 답하였다(갑 제49호증의 16). 원고가 "사장님 그리고 내일 근저당 설정 해주시기로 하신 날인데요 몇시쯤 뵈러가면 될까요?"라고 했고, 이에 대하여 피고 F은 "두시쯤"이라고 대답하였다(갑 제46호증). 그러나 피고 F이 원고에게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주겠다고 하였던 부동산은 경매가 진행 중이었고 위 경매절차에서 매각됨에 따라 원고는 위 부동산에 관하여 근저당권을 설정 받지 못하였다.
원고는 2019. 9. 16. 피고 F에게 2019. 8. 까지 산정한 정산금액이 97,623,321원이라는 이메일을 자금지출 결의서를 첨부하여 보고하고(갑 제49호증의15), 2019. 9. 20. 피고 E에서 퇴사하였다.
원고와 피고 F은 2019. 9. 22. 피고 E의 사무실에서 대화했는데, 원고는 계속하여 미지급된 정산금을 언제까지 지급할 수 있는지 물으며 독촉하던 중, "그럼 제가받을 거는 어떻게 해 주실 건가요?"라고 물었다. 이에 피고 F이 말을 흐리자 원고는 "그럼 혹시 생각도 안 해보신 건가요?"라고 추궁했고, 피고 F은 "했어 그거는"이라고 하면서 "한 2년은 나눠야 될 것 같더라. 금액이 너무 많아서 지금"이라거나, "그래, 이제 어쨌든 나도, 어? 최선을 다할 테니까, 어? 그게 왜 그런가 하면 금액이 너무 커. 한꺼번에 지금 하기에는. 니도 이거, 이거 적어놓고 저거 적어놓고 많이 적어놨잖아, 지금. 그치? 어? 그러니까 그런 부분은, 어? 내가 다 인정해 줄 거야. 어, 그런 거 갖고 너하고는 예를 들면 내가 솔직히 얘기하면 한 푼도 깎고 싶은 생각 없어."라거나, "그러니까 예를 들면 그거 갖고 시시비비를 가르고 싶은 생각은 없고, 그 부분에 대해서 예를 들면은, 어? 나눠 갖고 있잖아. 어? 내년 1년하고 후에 2년 내로 이 정도 해서, 그러면 내가 볼 때는, 쓰읍, 뭐 한 예를 들면 프로젝트 몇 건만 되면, 어? 그거 나눠갖고 내가 볼 때 한 2년 정도 하면은 조금 될 것 같아."라고 대답하였다(갑 제55호증).2) 정산금의 액수 및 지연손해금에 관한 판단
정산금 원금 부분
원고가 피고 F에게 보낸 정산메일에 위 1)의 ⑥항에서 본 2019. 7. 31.자 지급금 10,000,000원이 반영되지 않았고(이에 원고는 2024. 12. 11.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당시에는 위 10,000,000원을 공제하고 나머지 금액만을 구하기도 하였는데, 그 후 청구취지를 변경할 때에는 이를 공제하지 않았다), 원고는 제1심에서 2019. 9. 18. 1,000,000원을 지급받았음을 자인하였고, 2019. 10. 2. 3,000,000원을 지급받았음을 자인하였다<4>.
최종 변제일인 2019. 10. 2. 기준 이 사건 정산금의 액수는 퇴사 직전 이메일로 보고한 위 97,623,321원에서 위 1)의 ⑥항에서 본 정산금에 미반영 된 지급금인 10,000,000원과 원고가 지급받았음을 자인한 2019. 9. 18.자 지급금 1,000,000원 및
2019. 10. 2.자 지급금 3,000,000을 뺀 83,623,321원(= 97,623,321원 - 10,000,000원 -1,000,000원 - 3,000,000원)이다<5>.
한편, 피고들은 일부 지급금이 반영되지 아니하였음을 근거로 이 사건 정산금전체를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로 다투나,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약 2년에 걸친 정산보고의 구체적인 내용, 피고 F이 위 각 보고 당시 이에 관하여 다투지 아니하였고, 정산금 채무를 인정하는 전제에서 채권최고액 92,000,000원의 근저당권까지 설정하여 주기로 약정하였으며, 구두로도 그 지급을 약정하는 등의 모든 사실관계를 고려하면, 일부 지급금이 정산금에 반영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정산과 이에 따른 지급약정 자체를 부인할 수 없다.
지연손해금 부분
이 사건 정산금 채권은 이행기의 정함이 없는 채권이므로 원고가 이 사건 정산금 채권의 이행을 최고하였다고 볼 수 있는 2025. 3. 14.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변경신청서<6>가 피고 E에게 송달된 다음날인 2025. 3. 20.부터 피고 E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이 판결선고일인 2026. 1. 14.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7>.
한편, 제1심은 피고 E에 대하여 이 사건 정산금 채권 중 일부인 10,443,440원만을 인용하면서 이에 대하여 2019. 10. 5.부터 2025. 7. 10.까지는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인용하여 그 지연손해금 기산일 및 지연손해금율에 관한 지연손해금 인정 부분이 위 가)에서 인정하는 것보다 많으나, 원고만이 항소한 이 사건에서 지연손해금의 기산일 및 지연손해금율에 관한 부분을 원고에게 불리하게 변경할 수 없으므로 이 법원에서 추가로 인정되는 73,179,881원(= 83,623,321원 - 10,443,440원)에 대하여만 위 가)항에서 본 바 에 따라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명함이 타당하다.
결국 이 사건 정산금 청구에 관하여 피고 E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하는 금원은 83,623,321원 및 그 중 제1심에서 인정된 10,443,440원에 대하여는 2019. 10.5.부터 2025. 7. 10.까지는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 이 법원에서 추가로 인정되는 73,179,881원에 대하여는 2022.5. 26.부터 2026. 1. 15.까지는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이 된다<8>.
피고 F에 대한 이 사건 정산금 청구에 관한 판단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는 피고 F이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여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으로 공소제기 되었음을 근거로 들어 임금을 포함한 이 사건 정산금 미지급이 불법행위라면서
불법행위 손해배상으로 이 사건 정산금 상당액을 배상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용자란 근로자를 사용종속관계 아래에 두어 근로를 제공받고 그 대가로 임금을 지급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한 자를 의미하므로, 원칙적으로 근로계약에 있어 임금지급의무를 지는 사용자는 근로자가 일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사업주'이다.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2호는 사업경영담당자를 근로기준법상 '사용자'의 개념에 포섭하고, 근로기준법 및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하 '퇴직급여법'이라 한다)은 사업경영담당자의 위 각 법률 위반 행위에 대하여 형사처벌을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사업주 이외의 다른 자에게도 근로기준법 및 퇴직급여법 준수의무를 부과하여 근로자를 보호하고 노동현장에 있어서 근로기준법, 퇴직급여법의 각 조항에 대한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함이다(대법원 1997. 11. 11. 선고 97도813 판결 등 참조).
근로기준법 및 퇴직급여법은 위와 같은 정책적 고려에서 사업경영담당자에게 근로기준법 준수의무를 부과하는 것이므로, 근로기준법 및 퇴직급여법상 사용자의 개념에 사업경영담당자가 포함된다고 하더라도, 사업경영담당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임금지급의무를 부담하는 '근로계약상' 당사자가 되는 것은 아니고(대법원 2007. 3. 30. 선고 2004다8333 판결의 취지 참조), 사업경영담당자가 근로기준법 제43조 및 퇴직급여법 제9조를 위반하여 임금 및 퇴직금을 체불한 행위로 형사처벌을 받는다 하더라도 이로써 곧바로 근로자에 대한 불법행위가 성립한다고 할 수 없다.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당사자인 사업주는 이 사건 회사들이고, 피고 F은 이 사건 회사들을 실질적으로 경영한 사업경영담당자이므로, 이 사건 정산금에 일부 임금이 포함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 F이 원고에게 직접 이 사건 정산금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한다거나, 이를 지급하지 않았다고 하여 이로써 곧바로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가 성립한다고 할 수는 없고, 달리 피고 F의 불법행위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피고 F에 대한 이 부분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
법인격부인에 따른 책임 이행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는, 피고 E는 실질적으로 피고 F의 개인 회사에 불과하므로 법인격부인 이론에 따라 배후자인 피고 F에도 피고 E의 행위에 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주식회사는 주주와 독립된 별개의 권리주체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독립된 법인격이 부인되지 않는 것이 원칙이고, 다만 회사가 외형상으로는 법인의 형식을 갖추고 있으나 법인의 형태를 빌리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않고, 실질적으로는 완전히 그 법인격의 배후에 있는 개인의 개인기업에 불과하거나, 회사가 개인에 대한 법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함부로 이용되고 있는 예외적인 경우까지 회사와 개인이 별개의 인격체임을 이유로 개인의 책임을 부정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므로, 이러한 경우에만 회사의 법인격을 부인하여 그 배후에 있는 개인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을 뿐이다(대법원 2008. 9. 11. 선고 2007다90982 판결, 대법원 2023. 2. 2. 선고 2022다276703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회사들이 실질적으로 동일한 회사라는 점을 비롯하여 원고가 들고 있는 사정들이나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 회사가 실질적으로 완전히 피고 F의 개인기업에 불과하거나, 피고 F의 개인적인 법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보기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피고 F에 대한 이 부분 청구도 받아들일 수 없다.
병존적 채무 인수에 따른 채무이행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는 피고 F이 피고 E에 대한 채무를 병존적으로 인수하였다고 주장하고,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피고 F이 피고 E가 원고에 대하여 부담하는 정산금 채무의 담보를 위하여 그 가족 명의의 부동산에 관하여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주겠다고 약속하고 원고와의 대화 중 이 사건 정산금을 지급하겠다고 말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정들, 즉 원고가 구하고 있는 정산금은 피고 E의 업무 수행에 관하여 발생한 금원인 점, 피고 F이 피고 E를 대표하는 지위에서가 아닌 개인 지위에서 위 채무에 대한 변제 책임을 인정하였다고 볼 자료가 없는 점, 피고 F이 가족 명의의 부동산에 관하여 근저당권 설정을 약속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고 E의 채무를 물상보증 하겠다는 취지로 볼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이나 들고 있는 사정들만으로 피고 F이 피고 E의 원고에 대한 채무를 병존적으로 인수하였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결론
따라서 원고의 피고 E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그 나머지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판결의 피고 E에 대한 부분은 이와 일부 결론을 달리하여 그 범위에서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원고의 피고 E에 대한 패소 부분 중 해당 부분을 취소하고, 그 부분에 관한 원고의 피고 E에 대한 청구를 추가로 인용한다.
원고의 피고 F에 대한 청구 및 당심에서 추가한 청구들은 모두 이유 없는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피고 F에 대한 항소 및 당심에서 추가한 청구는 모두 기각한다.
판사 차지원(재판장) 김건우 류희상
각주1) 원고의 예비적 청구는 주위적 청구와 동일한 목적물에 관해 동일한 청구원인을 내용으로 하면서 주위적 청구를 양적·질적으로 일부 감축하여 하는 청구로서 주위적 청구에 흡수될 뿐 소송상 예비적 청구라고 할 수 없으므로(대법원 2017. 10. 31. 선고 2015다65042 판결 등 참조) 별도로 기재하거나 판단하지 않는다.
각주2) 피고 F은 원고에게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여 주지 아니하였다. 원고는 이에 관하여 피고 F을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고용노동청에 진정한바 있으나, 공소시효 도과로 인하여 내사종결 되었다(갑 제40호증 제2면).
각주3) 한편, 제1심은 원고의 정산금액에 국민연금보험료 미납액이 포함되어 있다고 판단하였으나 갑 제94호증의 12, 13을 비교하여 보면 위 미납액은 정산금액에 포함되지 아니하였음이 확인된다.
각주4) 원고는 제1심에서는 위 3,000,000원 공제를 인정하다가, 당심에서 위 돈은 원고가 퇴사한 이후 별도로 제공한 업무(아르바이트)에 대한 대가이므로 미지급 임금에서 공제할 수 없다고 다투고 있는데, 원고와 피고 F의 2019. 9. 30.자 대화 내용을 보더라도 원고는 당초 피고 E의 직원으로서 수행하던 업무와 관련하여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일 뿐이고, 피고 F이 별도로 비용 지급을 약속한 것으로 보이지 아니하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각주5) 한편, 피고들이 정산금에서 공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금액 중 2019. 5. 29.자 12,987,182원은 원고를 포함한 직원들의 월 급여 변제를 위하여 원고에게 지급한 돈으로 보인다(갑 제56호증). 원고는 월 급여 5,416,290원 중 1,000,000원(위 1,000,000원은 이 사건 정산금에 포함되었다)을 뺀 나머지는 이를 지급받았는바 이 사건 정산금에 포함시키지 아니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각주6) 원고는 제1심에서 수차례에 걸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을 변경하였는데, 이 사건 정산금 청구 부분에 관하여 정산(약정)에 따른 청구로 그 청구원인을 명확히 한 것은 '2025. 3. 14.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에서 이다.
각주7) 이 사건 정산금에 미지급 임금 중 일부가 포함되어 있기는 하나 그렇다 하더라도 오랜 기간 동안 임금 외 다른 성격의 금원들을 합하고, 변제금을 공제하여 정산한 '정산금 채권'은 그 성질을 '약정에 의한 채권'이라고 볼 것이므로 이 사건 정산금 채권이 임금임을 전제로 하는 지연손해금 기산일 및 지연손해금율에 관한 청구 부분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원고는 수차례에 걸친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 끝에 각주 6)에서 본 바와 같이 청구원인을 정산에 따른 청구로 명확히 하였고, 항소이유서에서도 매달 정산에 관한 보고에 의하여 정산이 이루어졌다면서 정산금을 인정하여야 한다는 주장을 하였는데, 다만 그 말미(제13면)에서 정산금에 임금이 포함되어 있다면서 항소취지를 정정하겠다고 한바 있으나, 그 후 임금으로 청구원인을 변경또는 추가하거나 항소취지를 정정하지 아니한 채 변론종결을 구하였다(뿐만 아니라 갑 제40호증의 기재 등에 비추어 볼 때¦
각주8) 원고 제출 증거들만으로는 항소이유서 말미 부분에서 주장한 미지급 임금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각주9) 제1심이 원고의 피고 E에 대한 청구 중 인용한 62,529,705원(제1심판결 주문 제1의 라.항)은 이 사건 정산금 중 10,443,440원, 실업급여 부정수급액 상당의 임금 중 일부 4,080,000원, 퇴직금 48,006,265원의 합계인데, 그 중 실업급여 부정수급액 상당의 임금 청구 중 일부와 퇴직금 부분은 쌍방 항소하지 아니하여 이 법원의 심판대상이 아님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고, 이 법원의 심판대상인 이 사건 정산금은 83,623,321원이 인정되므로 제1심판결이 원고에 대하여 인정한 금액 외에 추가로73,179,881원이 인정되는 것이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