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 A에게 51,667,050원, 원고 B에게 14,795,075원, 원고 C에게 29,770,322원, 원고 D에게 40,308,406원, 원고 E에게 42,547,225원, 원고 F에게 47,322,156원, 원고 G에게 45,244,515원, 원고 H에게 33,106,379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2014. 8. 18.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용인시 처인구에서 'J'라는 상호의 기숙학원(이하 '이 사건 학원'이라 한다)을 운영하는 회사이다. 이 사건 학원은 입시학원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응시하려는 재수생들을 모집하여 일정 인원으로 구성된 재수종합반을 편성한 다음, 매년 1, 2월경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시행되는 11월 중순경까지 수강생들에게 정해진 수업시간표에 따라 위 시험에서 출제되는 여러 과목의 강의를 일괄하여 제공하고, 진학상담, 모의고사, 자습감독 등을 제공하는 형태로 운영되어 왔다.
원고 A, D, E, F, G, H는 2007. 12. 31.부터, 원고 C은 2009. 2. 16.부터, 원고 B은 2011. 12. 12.부터 각 이 사건 학원의 종합반 전임강사로 근무하였고, 원고 D는 2012. 11. 8., 원고 A, B, G, F은 2013. 11. 7., 원고 H는 2011. 11. 10., 원고 C은 2013. 4. 29., 원고 E는 2013. 5. 25. 이 사건 학원에서 퇴직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 제1호증(가지번호 각 포함)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피고와 사용종속관계에서 이 사건 학원에서 강사로 근무하다가 퇴직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자에 해당한다.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9조에 의하면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하는데 피고는 원고들이 퇴직한 이후 현재까지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으므로, 원고들에게 퇴직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① 피고는 원고들과 대등한 지위에서 강의협약을 체결하였고,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한 점, ② 원고들은 피고의 업무지시를 받지 않고 자율적으로 강의를 하였고, 강의 외 시간에는 다른 학원에서 강의를 하거나 휴식을 취하는 등 자유롭게 사용한 점, ③ 원고들은 4대 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았고 취업규칙과 복무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설령 원고들이 근로자라고 하더라도 피고는 원고들과 체결한 강의협약에 따라 급여와 별도로 퇴직금을 지급하였고, 현행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이 시행되기 전인 2011년도까지 지급한 부분에 대하여는 퇴직금 중간정산이 완료되었다고 할 것이며, 2012년도부터 지급한 부분에 대하여는 적법한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원고들은 위 금액 상당의 이익을 법률상 원인 없이 얻은 것으로 피고에게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할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들에 대한 위 부당이득반환채권으로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퇴직금 채권과 상계한다.
판단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인지 여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위의 요소들 중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들에 대하여 근로소득세가 아니라 사업소득세가 원천징수되었고, 4대 보험료 등 사회보장제도와 관련하여 근로자로 신고되지 아니하였다는 점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나, 이러한 사항들은 피고가 우월적 지위에서 임의로 정할 수 있는 사항들로서 원고들과 피고 간 근로관계의 실질을 평가함에 있어서 부차적인 요소에 불과하므로 근로관계의 실질을 판단하는 중심적인 요소라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갑 제1 내지 6, 9 내지 13호증(가지번호 각 포함)의 각 기재, 증인 K의 증언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들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피고는 학기가 시작될 때 강사들로부터 강의가 가능한 시간을 파악한 후 그에 맞추어 강의시간과 강의실을 정하여 강의일정을 수립하였고, 강의시간과 강의실 등을 변경하려면 원장 K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했다.
이 사건 학원의 출근시간은 오전 8:30, 퇴근시간은 오후 6:00로 정해져 있고 강의가 없더라도 출근시간에 출근을 해야 했으며 이를 지키지 않는 경우 원장이 해당 강사에게 주의를 주었다. 퇴근시간의 준수는 권고사항이었지만 사실상 오후 6시 이전에 원장의 허가 없이 다른 업무를 보거나 퇴근을 할 수 없는 분위기였고, 야간 당직이 있는 날은 오후 10:20부터 11:40까지 당직 근무를 하였다.
피고는 원고들에게 강의내용이나 방법에 대하여 세부적으로 지시하지는 않았으나, 피고는 L 주식회사의 지점으로 강의교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L 주식회사의 교재를 사용해야 했고, 원고들은 매주 월요일 오전 8:30에 교무회의에 참석하여 원장 K로부터 주간 행사와 학생관리 지침, 학생들로부터 접수된 불만사항 등을 전달받고 개선할 것을 지시받고는 하였다.
피고는 강의실마다 CCTV를 설치하였고, 강사평가를 통해 학생들의 선호도가 떨어지는 강사의 경우 계약을 해지하였다.
피고는 원고들에게 강의 외에 학생관리 및 행정업무 처리를 위한 직책을 부여하였는데 원고 A는 2007. 11.경 교무실장으로서 강사관리 등의 업무를 수행하다가 2010. 1.경부터 부원장으로서 원장의 지시에 따라 학원 업무를 총괄하였고, 원고 F은 국어 학과장, 원고 E는 수학 학과장을 담당하였으며, 그 외 원고들도 각 반의 담임 또는 학과담임의 직책을 담당하면서, 강의일정에 정해진 정규 강의 외에 학습상담, 학생관리, 주말에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진학상담 등의 업무를 하였다.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매년 정해진 강의시간당 강사료에 월 강의시간을 곱한 강사료, 교재비, 질문비, 특강비 및 담당하였던 직책에 따른 직책수당을 지급받았고, 그 중 특강비는 특강을 실시한 경우에만, 교재비는 L 주식회사의 교재 외에 다른 교재를 만들었을 때에만 지급되었다.
원고 A, C은 매년 11월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나고 강의가 없는 시기에도 다음 연도의 수강생 모집을 위한 광고 및 학생 상담을 위해 출근하기도 하였고, 일부 강사들이 이 사건 학원 외에 다른 학원에서의 강의 및 개인 과외 등을 하기도 하였으나 이는 퇴근시간 이후에 이루어졌다.
피고는 교무실에 원고들의 자리를 배정하고 업무에 사용하는 컴퓨터, 문구류, 책상 등의 비품을 제공하였고, 강사들은 다른 제3자를 고용하여 강의를 대행하게 할 수 없었다.
퇴직금의 계산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1항,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6호에 따라 갑 제1, 2호증(가지번호 각 포함)의 기재에 의하여 인정되는 원고들의 퇴직 전 3개월간의 임금 총액을 기준으로 산정한 퇴직금은 아래 표 기재와 같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위 표 기재 각 퇴직금 및 이에 대하여 원고들의 각 퇴사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날 이후로서 원고들이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인 2014. 8. 18.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항변 등에 관한 판단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면, 그 약정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 소정의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같은 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도8248 판결 등 참조). 한편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퇴직금 지급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임금 지급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수 있다. 따라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해당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사용자가 퇴직금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하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 내용이 종전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2다77006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체결된 2010년 강의협약서에 피고가 강사료로 강의시간당 60,000원을 지급하고, 퇴직금으로 강의시간수당 6,000원을 곱한 금액을 12월 5일에 지급하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는 사실이 인정되기는 하나, 한편 위 증거들에 의하면 ① 실제 피고가 원고들에게 지급하기로 한 시간당 강사료는 2008년 62,000원, 2009년 64,000원, 2010년 66,000원, 2011년부터 2013년까지 70,000원인 사실, ② 피고는 일부 강사들이 강의가 없는 12월에 소득이 없으므로 1월부터 11월까지 월 강사료에서 약 10%씩을 떼어내어 12월에 퇴직금 형식으로 지급받을 것을 원하자 2009년을 제외하고는 2008년부터 2013년까지 기간 동안 1월부터 11월까지 월 강사료로 책정된 금액에서 약 10%를 공제한 나머지 금액만을 지급하고, 매년 12월에 위와 같이 공제한 10%의 금액을 합쳐 퇴직금 명목으로 한꺼번에 지급한 사실, ③ 위와 같은 형식의 강의계약 체결 및 급여지급은 당시 종합반 학원 강사들의 일반적인 계약 형태였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가 원고들에게 명목상 퇴직금을 별도로 지급하기는 하였으나 이는 원고들의 평균임금을 고려하지 않은 채 원고들의 월 급여액에서 10%에 해당하는 금액을 퇴직금으로 항목을 구분하여 지급한 것으로서 그 실질은 임금을 지급한 것에 불과하고, 사용자가 퇴직금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으로서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취지에도 반하므로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들에게 임금과 실질적으로 구별된 퇴직금을 추가로 지급하였음을 전제로 한 피고의 항변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영호(재판장) 김세준 강하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