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3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판결
사건
2023고단798
판결선고
2024. 10. 22.
수원지방법원안양지원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은 안양시 동안구 B, 3층에 있는 주식회사 C(이하 'C'라고 한다)의 대표이사로서 상시 3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부동산 개발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근로기준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20. 12. 1.경부터 2022. 3. 31.경까지 근로하다 퇴직한 D의 2021. 8. 임금 617,420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합계 19,105,630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당사자 사이의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20. 12. 1.경부터 2022. 3. 31.경까지 근로하다 퇴직한 D의 퇴직금 3,994,521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당사자 사이의 합의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제4회 공판조서 중 증인 D의 진술기재
증인 E의 일부 법정진술
미지급급여정리내역, 입출금거래내역(기지급분), 급여명세서,
각 등기사항전부증명서, 주주명부
고용보험이력조회, 이사사임 및 주식명의신탁 관련 지시문자, 이사사임서, 문자내역(증거목록 순번 27), 피진정인에게 보낸 메일내역, 메일내역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임금 미지급의 점),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퇴직금 미지급의 점)
상상적 경합
형법 제40조, 제50조(죄질이 더 무거운 근로기준법위반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
형의 선택
벌금형 선택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의 요지
D은 C의 임원(이사)의 지위에 있었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볼 수 없다.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근로제공관계의 실질이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가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회사의 임원이더라도, 업무의 성격상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것으로 보기에 부족하고 실제로는 업무집행권을 가지는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면서 그 노무에 대한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 임원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에 해당할 수 있다(대법원 2023. 8. 31. 선고 2023도6323 판결 등 참조).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채용과정, 근무장소 및 근태관리에서 D을 다른 직원들과 차별하여 처우한 점을 감안하더라도 D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구체적 이유는 다음과 같다.
D은 C의 이사로 등기되었다. 그러나 이는 D이 수행한 업무가 임원에 걸맞은 것이어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D이 C에서 수행한 업무는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고, 주민에게 재개발 관련 내용을 설명하며, 지방자치단체에 지구단위계획 인허가를 신청하고, 사무실 임대료 납부 자료를 본사에 전달하는 등이었는데, 이는 C의 경영을 위하여 해당 업무를 총괄하여 책임을 지고 독립적으로 운영한 것이라거나 D 스스로 제3자를 고용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진행한 것과는 거리가 멀다. 반면에 C가 안양시 동안구 F 일대의 재개발 관련 업무를 진행하기 위하여 설립되었고, D이 그 과정에서 주민들을 상대로 재개발 관련 설명 업무를 맡았던 점에 비추어 보면, 주민들을 상대하려면 이사 정도의 지위를 갖추어야 설득하기가 수월하다고 판단한 피고인이 D에게 '이사' 칭호를 부여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D은 C 설립 당시 주주명부에 주식 중 5%(30,000주)의 주주로 기재되었다. 그러나 D이 실제로 5%에 상당하는 15,000,000원(= 1주당 500원 × 30,000주)을 납입하지는 않았다. 게다가 피고인은 D이 퇴사할 무렵인 2022. 2. 7. D에게 '위 주식 5%는 차명보유로서 권리가 없음을 확인함'이라는 내용이 포함된 이사사임서를 작성할 것을 지시하여 이를 제출받았다. 이는 상당 기간 임금이 미지급되어 D에게 C에 대한 채권이 발생하였음에도 피고인이 자신의 지분 일부를 대물변제 명목으로 제공하기는커녕 오히려 위 주식이 그동안 차명보유였음을 전제로 D이 아무런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는 사정을 문서화하여 확인한 것으로, D이 C의 임원으로 실제 주주였다면 벌어지기 힘든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법인을 설립할 때 주식이 있는 자만 발기인이 될 수 있다며 주식을 명의신탁한 것이다. 자신은 소유하고 있는 주식이 몇 %인지도 몰랐다'라는 취지의 D 진술에 설득력이 충분하다. 따라서 D이 C에 자신의 자금을 투자하거나 C의 일부 지분을 실제로 소유한 적은 없었다고 할 수 있다.
D은 C에서 근무한 2020. 12. 1.경부터 2022. 4. 1.경까지 사이에 피고인이 지정한 업무장소인 '안양시 동안구 F 소재 현장사무실에 출근하였다. 이는 서울 동작구 G 소재 건물에서 근무하면서 자금유치 업무 등을 담당한 C의 나머지 임원들과 구분된다(2022. 8.경 기준으로 유일하게 이사로 등기되어 있는 H은 피고인의 아들이다).또한 피고인은 D이 C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필요한 물품을 모두 제공하였고, D의휴가 사용일을 조정한 적이 있다.
D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업무를 수행하지 않았다. 즉 D은 C에서 근무하는 동안 세전 월 3,000,000원의 임금을 고정적으로 지급받았을 뿐 그 외 사업 성공 여부 등에 따른 인센티브 지급을 약정하지 않았다. 위 기간 동안 C의 상시직 근로자로 4대 보험에 가입되어 있기도 하였다.
여기에 더하여, D은 C에서 근무하기 이전인 2019. 1. 2.경부터 2020. 9. 29.경까지 사이에도 피고인이 운영하는 다른 법인인 주식회사 I와 J에서 상시직으로 근무하면서 월급을 지급받은 경력이 있는데, 위 각 법인 역시 C와 유사한 K 재개발 관련 업무를 진행하였던 것으로 보일 뿐 D의 지위가 C 설립과 함께 근로자에서 임원으로 변경되었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자료도 없다.
D은 피고인과 사이에 구두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으며, 출퇴근 시간 등 근태관리를 엄격하게 받지는 않았다. 그러나 D은 업무수행을 하면서 피고인에게 비교적 구체적인 부분에 대하여도 진행과정 및 결과를 보고하였고, 피고인으로부터 이와 관련한 지시를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D이 C의 경리과장 L와 나눈 카카오톡 대화내역, D의 이메일 자료 등에 의하면, 피고인이 재개발관련 사업계획서, 설명자료 작성, 지구단위계획 인허가 신청, 사무실 임대료 납부 등의 업무수행 과정에서 D에게 상당한 지휘·감독을 행사한 사실이 확인된다.
피고인 스스로도 2022. 3. 29.경 D에게 미지급 급여 29,105,630원뿐만 아니라 퇴직금 3,986,301원 등 합계 33,904,231원을 지급할 책임이 있음을 인정하는 취지의 'D 이사 미지급급여 외 정리내역' 서면에 서명하였고, 2022. 3. 31. 그중 일부로서 10,000,000원을 지급하였다.
양형의 이유
아래와 같은 사정들 및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가족관계, 이 사건 범행의 동기와 수단 및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을 통하여 알 수 있는 양형의 조건이 되는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불리한 정상: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D에 대하여 임금 및 퇴직금 합계 약 2,300만 원가량을 미지급한 것으로 죄질이 가볍지 않다. D에게 미지급 임금 등을 변제하거나 용서받지 못하였다.
유리한 정상: 피고인은 D에게 미지급 임금을 변제할 책임이 있다는 사실관계 자체는 인정하고 있다. 피고인은 K 재개발 관련 사업 등이 지지부진하자 자금압박으로 임금 등을 지급하지 못하게 된 것으로, 애초부터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않을 의사였던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피고인에게 동종 또는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초과하는 전과가 없다.
판사 정기종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