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징역 4년에 처한다.
배상신청인들의 배상신청을 각하한다.
사건정보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
판결
사건
2022고합288,2023
판결선고
2023. 9. 15.
수원지방법원평택지원
제1형사부
판결
범죄사실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피고인은 평택시 F에 있는 주식회사 G, 주식회사 H의 대표이사로서 상시근로자 400여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경비 및 미화 서비스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근로기준법위반(임금미지급의 점)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7. 1. 2.부터 2021. 10. 31.까지 근무하고 퇴사한 근로자 I의 2021. 10월 임금 468,030원을 비롯하여 별지1 범죄일람표의 체불금품 부분 기재와 같이 퇴직 근로자 218명의 임금 및 연차미사용수당 합계 372,821,172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당사자 사이의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퇴직금미지급의 점)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7. 1. 2.부터 2021. 10. 31.까지 근무하고 퇴사한 근로자 I의 퇴직금 8,833,580원을 비롯하여 별지1 범죄일람표의 퇴직금 부분 기재와 같이 퇴직 근로자 97명의 퇴직금 합계 655,496,584원을 당사자 간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근로기준법위반(해고예고수당미지급의 점)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고자 할 때는 적어도 30일 전에 그 예고를 하여야 하며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할 때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21. 1. 1.부터 2021. 11. 30.까지 미화원으로 근로한 근로자 J을 2021. 11. 30. 예고 없이 해고하면서 통상임금의 30일분에 해당하는 해고예고수당 2,373,590원을 해고일에 즉시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업무상횡령
피고인은 평택시 F에 있는 피해자 주식회사 G 대표이사로, 상시근로자 400여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경비 및 미화 서비스업을 경영하는 사람으로서 위 회사의 사업내용, 회계, 자금관리 등 경영에 관한 의사를 결정하고 업무전반을 총괄하는 사람이다.
피고인은 위 피해자 회사를 운영하던 중 세금, 4대 보험 등을 체납하고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지 못할 상황에 처하게 되자 자신이 대표이사 지위로 회사 자금을 관리를 하고 있음을 이용하여 피해자 회사가 거래처로부터 지급받은 용역대금을 임의로 사용하기로 마음먹었다.
이에 피고인은 2021. 10. 7.경 피해자 회사의 거래처인 K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로부터 피해자 회사의 용역 대금 21,971,360원을 피고인 명의의 L조합 계좌(계좌번호 1 생략)로 지급받아 보관하던 중, 같은 날 그 중 10,000,000원을 피고인이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피고인 명의 M조합 계좌(계좌번호 2 생략)에 임의로 이체한 다음 개인적 용도로 사용함으로써 이를 횡령한 것 비롯하여, 2021. 10. 7.경부터 2022. 2. 4.경까지 피해자 회사가 거래처들로부터 지급받은 피해자 회사 소유의 용역대금 합계 897,700,169원을 피해자 회사를 위하여 업무상 보관하던 중, 별지2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2021. 10. 7.부터 2022. 2. 24.까지 14회에 걸쳐 합계 221,000,000원을 현금으로 인출하거나 개인사용 계좌로 이체 후 임의로 사용함으로써 이를 횡령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업무상 보관하던 피해자 회사의 운영자금 합계 221,000,000원을 임의로 소비함으로써 이를 횡령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J의 법정진술
각 진정서, 각 진정인 진술서류 및 제출서류, 임금 및 퇴직금 체불확인서, 경비 및 청소용역 계약서, 용역계약종료 공문, 근로계약서
수사보고[(주)G, A 명의 계좌 주요 거래내역 확인], 수사보고(A 횡령금액 확인), 수사보고(A 횡령금액 추가 확인)
용역업체현황, 각 법인등기부등본, 계정별원장, 재무상태표, 손익계산서, 매출장
수사협조의뢰에 대한 회신(순번 235)
계좌거래내역 CD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각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임금 등 금품미지급의 점), 각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 제1항(퇴직금미지급의 점), 근로기준법 제110조 제1호, 제26조(해고예고수당미지급의 점), 형법 제356조, 제355조 제1항(업무상횡령의 점, 포괄하여)
상상적 경합
형법 제40조, 제50조(퇴직시 임금과 퇴직금을 모두 지급하지 않은 근로자들에 대한 각 근로기준법위반죄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 상호간, 각 범정이 더 무거운 체불액수가 큰 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
형의 선택
각 징역형 선택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형이 가장 무거운 업무상횡령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가중)
배상명령신청의 각하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2조 제1항 제1호, 제25조 제1항(근로기준법위반죄는 배상명령의 대상이 되는 범죄가 아니므로, 그 죄에 관하여 유죄판결을 선고하더라도 배상명령을 할 수 없다)
피고인과 변호인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업무상횡령죄의 범죄사실과 같이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의 용역대금 221,000,000원을 피고인 명의 N은행, O은행 계좌로 이체하거나, 현금으로 인출한 사실은 인정하나, 위 금원 중 62,411,288원을 사무실 임대료, 렌트비, 세금 등 피해자 회사 운영자금으로 사용하였으므로, 이와 같이 운영자금으로 사용한 부분에 대하여는 불법영득의사가 없어 업무상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관련 법리
회사의 대표이사 혹은 그에 준하여 회사 자금의 보관이나 운용에 관한 사실상의 사무를 처리하여 온 자가 회사를 위한 지출 이외의 용도로 거액의 회사 자금을 가지급금 등의 명목으로 인출, 사용하면서 이자나 변제기의 약정이 없음은 물론 이사회 결의 등 적법한 절차도 거치지 아니하는 것은 통상 용인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 대표이사 등의 지위를 이용하여 회사 자금을 사적인 용도로 임의로 대여, 처분하는 것과 다름없어 횡령죄를 구성한다(대법원 2006. 4. 27. 선고 2003도135 판결, 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4도11263 판결 등 참조).
한편 횡령죄에 있어서 불법영득의 의사라 함은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꾀할 목적으로 임무에 위배하여 보관하는 타인의 재물을 자기의 소유인 경우와 같이 처분을 하는 의사를 말하고, 사후에 이를 반환하거나 변상, 보전하는 의사가 있다 하더라도 불법영득의 의사를 인정함에는 지장이 없으며(대법원 2006. 11. 10. 선고 2004도5167 판결 등 참조), 그와 같이 사후에 변상하거나 보전한 금액을 횡령금액에서 공제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10도3399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판시 범죄사실 제2항 기재와 같이 피해자 회사의 용역대금을 피고인 명의 계좌로 송금하거나 현금으로 인출한 행위(이하 ‘이 사건 이체, 인출행위’라 한다)는 대표이사의 회사자금 보관 및 운용 방법으로서 통상 용인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 회사 자금을 사적인 용도로 임의로 처분하는 것과 다름없는 행위라고 판단되고, 이에 대한 피고인의 불법영득의사도 인정되므로 업무상횡령죄가 성립한다.
피고인은 피해자 회사의 경영악화에 따른 세금체납으로 인해 기존에 사용하던 피해자 회사 명의 계좌들이 압류될 것을 우려하여 2021. 7. 29.경 피고인 명의 L조합 계좌(계좌번호 1 생략)를 개설하고(이하 ‘이 사건 L조합 계좌’라 한다), 위 계좌로 피해자 회사의 용역대금을 송금받고, 임금 등 각종 경비를 지출하는 등 업무용 계좌로 사용해 왔다. 피고인이 이 사건 L조합 계좌에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금원을 이체한 피고인 명의 N은행 계좌(계좌번호 2 생략), O은행 계좌(계좌번호 3 생략)는 주로 피고인이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는 계좌인데, 피해자 회사 자금을 이체함으로써 피고인의 개인자금과 회사 자금이 구별되지 않고 혼재하게 되었다. 결국 피고인이 업무용 계좌인 이 사건 L조합 계좌에서 해당금원을 피고인 명의 계좌로 이체하거나, 현금으로 출금한 이 사건 이체, 인출행위는 피고인이 금원을 사적인 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그 보관방법을 변경한 것에 해당한다.
실제 피고인이 피고인 명의 위 N은행, O은행 계좌로 이체한 금원을 살펴보면, ① 2021. 10. 7.경과 같은 달 12.경 피고인 명의 N은행 계좌로 합계 3,400만 원을 이체한 뒤(2021. 10. 7. 1,000만 원, 2021. 10. 12. 2,400만 원, 별지2 범죄일람표 순번 1, 3 내지 6), 피고인의 대출금을 변제하고(2021. 10. 7. O은행대출 994,741원), 남은 이체금원을 모두 현금으로 인출하거나, P(피고인은 2021. 10. 13.경 피해자 회사의 M조합계좌에서 P에게 송금하였다가<1> 곧바로 P로부터 피고인 명의 M조합계좌로 송금받은 1,945만 원에다가 피고인이 2021. 10. 12.자 범죄사실과 같이 위 피고인 명의 M조합계좌로 이체한 2,400만 원을 합한 돈에서 3,480만 원을 2021. 10. 19.경 P에게 송금하였다), EY(2021. 10. 12. 960,000원) 등 회사 운영과 관련성을 찾기 어려운 인물들에게 송금하였고, ② 피고인은 2021. 10. 15.경 피고인 명의 O은행 계좌로 1,500만 원을 이체한 뒤(500만 원씩 3차례에 걸쳐 이체하였음, 별지2 범죄일람표 순번 8 내지 10), 같은 달 19.경부터 25.경까지 대부분의 금원을 현금으로 인출하였다.
피고인은 이 사건 이체, 인출행위를 하기 전에 자금 지출을 위한 피해자 회사의 내부 승인절차 또는 회계처리 절차(피고인은 각 이체, 인출내역을 ‘가지급금’으로 처리하였으나, 가지급금의 지급에 관한 이자나 변제기의 약정이 없었던 것은 마찬가지이다)를 전혀 거치지 않은 채 자신이 일방적으로 정한 금액을 임의로 이체하고, 인출하였다. 라. 피고인은 자금 인출 경위에 대하여 수사기관에서 “이 사건 L조합 계좌가 압류될 것 같아 돈을 미리 빼 둔 것이다”라고 진술하였으나, 피고인은 이미 피해자 회사 명의 계좌에 대한 압류를 피하기 위해 이 사건 L조합 계좌로 거래처의 용역대금을 지급받아 보관 중이었고, 이 사건 이체, 인출 전후로도 위 L조합 계좌에서 급여와 퇴직금 등 회사 경비를 정상적으로 지출하고 있었던 점을 볼 때, 피고인이 단지 압류를 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관 중인 회사 자금을 피고인 명의 다른 계좌로 이체하거나, 현금으로 출금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반면,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인출한 자금 중 일부를 자신의 급여로 책정하여 개인적으로 사용한 적도 있었음을 인정한 바 있고(증거기록 1188, 1189쪽 피의자신문조서), 현금으로 출금한 금원의 보관처가 불분명하고, 그 사용내역, 정산내역을 별도로 정리해두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동은 회사 자금을 사적인 용도로 임의로 사용하기 위한 의도에서 비롯되었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판단된다.
한편, 피고인은 아래와 같이 14차례에 걸쳐 62,411,288원을 사용한 내역과 그 증빙자료를 제출하였고(2023. 8. 14.자 변론요지서 참조), 해당 사용 내역들은 피해자 회사의 운영과도 일정부분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2>
<3>
그러나, ① 이 사건 이체, 인출행위와 위 사용내역은 그 지출시기와 금액이 서로 상이하여, 위 사용내역 중에서 이 사건 이체, 인출행위와 결부된 사용처가 무엇인지 특정할 수 없는 바, 피고인이 위와 같은 지출상황을 예상하고 해당 금액을 피고인 명의 계좌로 이체하거나 현금으로 인출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② 이 사건 이체, 인출행위로 출금한 돈으로 위와 같은 회사 경비를 지출하였다는 피고인의 주장과는 달리 일부 사용내역은 이 사건 이체, 인출행위의 마지막 인출 시점인 2022. 2. 24.경으로부터 한달 내지는 수개월이 지난 뒤에 발생한 것이고, 위 사용내역 중 이 사건 이체, 인출행위가 있던 기간 중에 이루어진 일부 내역(순번 5-➊, 5-❷, 6-➊ 내지 ➍)은 그 자금의 원천이 이 사건 이체, 인출행위로 출금된 돈이 아닌 이 사건 L조합 계좌에 송금된 피해자 회사 거래처의 용역대금으로 확인되는 점(증거기록 976 계좌 거래내역 CD)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이체, 인출행위로 출금된 돈이 위 사용내역에 기재된 사용처에 사용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더욱이 앞서 살핀 바와 같이 이 사건 이체, 인출 행위 자체만으로도 피고인이 관리하는 피해자 회사의 용역대금을 피고인의 소유인 것 같이 처분하려는 불법영득의 의사가 이미 객관적으로 명백히 외부에 표현됨으로써 횡령죄가 기수에 이르렀다고 봄이 상당한 점 등을 고려하면, 설령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이 사건 이체, 인출행위로 출금된 돈 중 일부가 피해자 회사를 위해 사용되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이체, 인출행위 당시 이미 성립된 횡령죄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양형의 이유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징역 1개월∼15년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4>
제1범죄(업무상횡령)
[유형의 결정]
횡령·배임범죄 > 01. 횡령·배임 > [제2유형] 1억 원 이상, 5억 원 미만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기본영역, 징역 1년∼3년
제2범죄(근로기준법위반)
[유형의 결정]
근로기준법위반범죄 > 02. 임금 등 미지급 > [제3유형] 1억 원 이상
[특별양형인자] 없음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기본영역, 징역 8개월∼1년6개월
[일반양형인자] 없음
제3범죄(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유형의 결정]
근로기준법위반범죄 > 02. 임금 등 미지급 > [제3유형] 1억 원 이상
[특별양형인자] 없음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기본영역, 징역 8개월∼1년6개월
[일반양형인자] 없음
다수범죄 처리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징역 1년∼4년3개월(제1범죄 상한 + 제2범죄 상한의 1/2 + 제3범죄 상한의 1/3)
선고형의 결정
아래에서 열거하는 사정들과 피고인의 나이, 환경, 성행, 범행의 동기와 수단, 범행 후 정황 등 이 사건 기록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들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피고인은 피해자 회사의 용역대금을 보관하던 지위를 이용하여 합계 2억 2,000만 원을 횡령하였다. 이와 같이 횡령한 금액이 적지 아니하고, 그로 인해 상당수의 근로자들이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결과에 이르게 되었다.
한편, 피고인의 각 근로관계법위반 범행의 경우 피해 근로자가 다수이고, 체불한 임금과 퇴직금의 액수도 10억여 원에 이른다. 피해 근로자들은 피고인의 엄벌을 탄원하고 있고, 피고인에게는 과거 동종의 근로기준법위반 범죄전력도 있다.
피고인은 이 사건 각 근로관계법 위반 범행과 일부 횡령 범행을 자백하였다.
무죄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피해자 주식회사 G의 대표이사로서 판시 범죄사실 2항 기재와 같이 피해자 회사의 용역 대금을 피고인 명의의 L조합 계좌(계좌번호 1 생략)로 지급받아 업무상 보관하던 중, 2021. 10. 12.경 U 명의 V은행 계좌(계좌번호 4 생략)로 2억 9,050만 원<5>을 송금하여 개인 채무를 변제함으로써 이를 횡령하였다.
피고인과 변호인 주장의 요지
U 명의 계좌로 이체한 내역은 피고인이 U으로부터 차용한 회사 운영자금을 변제한 것이므로 피고인에게는 불법영득의사가 없어 업무상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관련 법리
주식회사의 대표이사가 회사의 금원을 인출하여 사용하였는데 그 사용처에 관한 증빙자료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고 그 인출사유와 금원의 사용처에 관하여 납득할 만한 합리적인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면, 이러한 금원은 그가 불법영득의 의사로 회사의 금원을 인출하여 개인적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추단할 수 있다(대법원 2003. 8. 22. 선고 2003도2807 판결 등 참조). 그러나 업무상횡령죄에 있어 불법영득의사를 실현하는 행위로서 횡령행위가 있다는 점은 검사가 입증하여야 하는 것으로서 그 입증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생기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고, 이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할 것이다.
구체적 판단
U은 피고인의 모친이자 피해자 회사의 사내이사로 피고인과 특수한 이해관계가 있는 자인 점(증거기록 692쪽 가족관계등록부 발급요청 회신, 713쪽 법인등기부등본), 피고인은 2021. 10. 12.경 2억 9,050만 원을 4차례에 나누어 U 명의 V은행 계좌로 송금하였는데(이하 ‘이 사건 송금내역’이라 한다), 해당 송금내역은 회계장부상 가지급금 명목으로 기재되었을 뿐이고, 자금 지출에 관한 회사 내부의 승인절차를 거치지 않았던 점 등에 비추어 이 사건 송금내역이 회사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사실상 피고인의 개인적인 이해관계에 따른 사적인 용도로 출금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기는 한다.
그러나 이 사건 기록에 의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위에서 본 정황들만으로는 이 사건 송금내역이 피고인이 불법영득의사를 가지고 회사 자금을 사적인 용도로 임의로 사용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피고인은 2017. 5. 말경 대표이사인 부친 W의 건강 악화로 피해자 회사를 운영하게 된 이후 모친인 U으로부터 수시로 금원을 차용하여 회사 자금으로 사용하였고, 가지급금의 형태로 금원을 출금하여 수시로 이를 변제해 왔던 것으로 보인다(증거기록 1037쪽 내지 1039쪽 피고인과 U과의 거래내역, 884쪽 이하 계정별 원장).
피해자 회사 명의 계좌(M조합 (계좌번호 5 생략), 기업은행 (계좌번호 6 생략), O은행 (계좌번호 7 생략))에서 확인되는 2017. 5. 15.부터 2021. 9. 6.까지의 거래내역상 U으로부터 송금받은 금액은 총 164,200,000원이고(사내이사 급여 제외), U에게 송금된 금액은 총 245,400,500원이다(증거기록 1038, 1039쪽 거래내역).
피고인이 이 사건 L조합 계좌를 개설한 이후인 2021. 8. 19.경 U은 위 계좌에 2억 원을 송금하였고, 위 금원은 직원 급여, 퇴직금, 각종 경비 명목으로 지출되었으며(증거기록 976쪽 계좌 거래내역 CD), 피고인은 2021. 9. 6.경 그 일부인 4,300만 원을 U에게 송금하여 이를 변제하였다(증거기록 1037쪽 거래내역, 적요란에 ‘U 차용금 일부상환’으로 기재되어 있다).
이 사건 송금내역은 피고인이 피고인 명의 다른 계좌로 이체하거나, 현금으로 인출한 내역들과 달리 U 명의 계좌로 직접 송금된 것인데 아래와 같이 각 송금내역은 U에 대한 차용금 변제라는 그 이체 명목이 특정된다.
U은 2021. 9. 17.경 U 명의 V은행 계좌(계좌번호 4 생략)에서 이 사건 L조합 계좌로 2억 원을 송금하였는데, U이 송금한 금원은 AA(피고인의 여동생 X의 지인) 명의 Y은행 계좌(계좌번호 8 생략)에서 U 명의 위 V은행 계좌로 이체된 2억 원을 그대로 송금한 것이고(증 제5호증, 증거기록 1399쪽 U 계좌내역, U은 이 사건 L조합 계좌로 2억 원을 송금하면서 보내는 사람을 ‘Z’<6>으로 기재하였음), 피고인이 2021. 10. 12. U 명의 위 계좌로 송금한 2억 50만 원은, 같은 날 위 AA 명의 Y은행 계좌로 송금되었다(증 제5호증, U은 AA에게 위 금원을 송금하면서 2억 원은 원금, 50만 원은 이자 명목으로 송금한다는 내용을 기재하였다). 이는 피고인이 주장하는 차용내역과 그 변제에 관한 경위에 부합한다<7>.
피고인은 U으로부터 송금받은 2억 원을 같은 날 피해자 회사 명의 O은행 계좌(계좌번호 7 생략), 기업은행 계좌(계좌번호 6 생략) 등으로 이체하였고, 이체된 금원은 아래와 같이 피해자 회사와 H<8> 직원들의 4대 보험료, 임금, 퇴직금 등 회사의 운영자금으로 사용하였다.
[이 사건 L조합 계좌내역]
<9>
[O은행(G) 계좌내역]
[기업은행(G) 계좌내역]
한편, 피고인이 2021. 10. 12.경 U 명의 V은행 계좌로 송금한 9,000만 원에 관하여, 피해자 회사의 경리업무 담당자였던 AJ는 이 법정에 출석하여 “U으로부터 빌린 자금은 모두 회사 운영자금으로 사용하였다. 피고인이 U과의 채무관계를 정산해야 한다고 하여 컴퓨터에 정리해 놓은 그 동안의 정산내역을 확인 한 후 9,000만 원을 U에게 송금하였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다.
피고인이 U으로부터 수시로 회사 운영자금을 차용하면서 각각의 내역에 대한 차용증을 작성하지는 않았으나, 위와 같이 경리담당 직원이 차용 및 변제내역을 정리하여 관리해왔던 것으로 보이고, 피해자 회사 명의 계좌들과 이 사건 L조합 계좌를 통해 확인되는 피고인과 U 간의 송금내역을 살펴보면 U의 송금액은 564,200,000원<10>이고. U에 대한 송금액은 578,900,500원<11>(사내이사 급여 제외)인데(증거기록 1037쪽 내지 1039쪽), 피고인이 U에게 일정부분 이자를 지급했고, 일부 현금으로 주고받은 차용금과 변제금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AJ 증인신문녹취서 4쪽) 등을 감안한다면, 이 사건 송금내역 중 9,000만 원 부분은 U과의 채무관계를 정산하는 과정에서 변제한 차용금이라는 피고인의 변소에 신빙성이 있다.
일반적으로 회사에 대하여 개인적인 채권을 가지고 있는 대표이사가 회사를 위하여 보관하고 있는 회사 소유의 금원으로 자신의 채권 변제에 충당하는 행위는 회사와 이사의 이해가 충돌하는 자기거래행위에 해당하지 않는 것이므로, 대표이사가 이사회의 승인 등의 절차 없이 그와 같이 자신의 회사에 대한 채권을 변제하였더라도, 이는 대표이사의 권한 내에서 한 회사 채무의 이행행위로서 유효하고, 따라서 불법영득의 의사가 인정되지 아니하여 횡령죄의 죄책을 물을 수 없다(대법원 2008. 11. 13. 선고 2008도6982 판결 참조).
설령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를 운영하면서 U으로부터 송금받은 금원들은 피해자 회사가 아닌 피고인이 개인적으로 차용한 금원이라고 하더라도, 당시 피해자 회사가 열악한 재정상태로 인해 운영자금이 필요한 상황이었고(증 제16호증 손익계산서 참조), 이에 피고인이 U으로부터 금원을 차용하여 운영자금에 충당하기로 하여 U이 피해자 회사 명의 계좌나 이 사건 L조합 계좌로 차용금을 송금한 것이라면, 피고인은 피해자 회사와의 관계에서 채권을 가지게 되었다고 할 것인바(피해자 회사의 회계상 그 항목을 명확히 정리하지 않았으므로 이는 ‘가수금 채권’에 해당할 것이다), 이 경우 피고인이 이 사건 송금내역과 같이 이 사건 L조합 계좌에서 U 명의 계좌로 금원을 송금하는 방법으로 피고인의 U에 대한 채무를 변제한 것은 결과적으로 피고인의 가수금 채권의 변제로서 유효한 대표이사의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
이 사건 업무상횡령 범행은 피해자 회사 근로자들의 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 고소사건을 단서로 하여 수사가 개시된 것으로, 검사는 피해자 회사의 임금체불이 본격적으로 발생하기 시작한 2021. 10.경 이후의 송금내역을 업무상횡령의 범죄시점으로 특정한 것으로 보인다<12>. 비록 피고인이 이 사건 송금내역과 같이 특수관계에 있는 U에 대한 채무를 변제함으로 인해 우선변제권이나 미지급행위의 형사처벌 등을 통해 그 지급의무 이행이 두텁게 보장되는 근로자들의 임금을 그 변제액에 상응하는 만큼 지급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하였으나, 피해자 회사의 대표이사이자 용역대금의 보관자인 피고인에게는 회사의 업무 범위 내에서 그 사용시기나 사용처를 결정할 권한이 부여되어 있으므로 피고인이 보관중인 용역대금을 피해자 회사의 자신(또는 U)에 대한 채무변제에 우선 충당하였다고 하더라도 자신이나 특수관계인의 이익을 우선적으로 챙겼다는 비난을 받거나 임금미지급으로 인하여 근로기준법위반죄로 처벌받게 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그와 같은 사정이 피고인에게 업무상횡령죄에서의 불법영득의사가 있었음을 추단케 한다고는 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이나, 위 공소사실과 포괄일죄 관계에 있는 판시 업무상횡령죄를 유죄로 인정하는 이상 주문에서 따로 무죄를 선고하지 아니한다.
판사 안태윤(재판장) 김윤진 이선호
각주1) 증거기록 843쪽 법인통장 거래내역
각주2) 피고인이 변론요지서에 표기한 순번대로 기재한다.
각주3) 변론요지서에는 2022. 1. 11.로 표기하였으나 2021. 12. 10.의 오기로 보인다(증 제12호증).
각주4) 일부 범죄가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어 양형기준이 적용되지 아니하나, 참고로 살펴본다.
각주5) 별지3 공소장 범죄일람표 순번 2, 3, 4, 6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각주6) AA의 자금 업무를 관리하는 인물로 보인다.
각주7) 피고인이 U(또는 AA)와 공모하여 위 금원을 임의의 용도에 사용하였다는 정황은 확인되지 않는다.
각주8) 피고인은 수의계약 입찰시의 이점 등 경영상 이유로 별개의 법인인 피해자 회사와 ㈜H를 각각 설립하여 용역사업을 진행하였고, 각 회사의 용역대금을 이 사건 L조합 계좌로 한꺼번에 송금받아 관리한 것으로 보인다.
각주9) 상대계좌인 H 명의 기업은행 계좌(계좌번호 9 생략)의 거래내역이 확보되지 않아 그 사용내역이 확인되지 않는다.
각주10) 피해자 회사 명의 계좌로의 송금액 164,200,000원 + 이 사건 L조합 계좌로의 송금액 400,000,000원(=2021. 8. 19. 송금액 200,000,000원 + 2021. 9. 17. 송금액 200,000,000원)
각주11) 피해자 회사 명의 계좌에서의 송금액 245,400,500원 + 이 사건 L조합 계좌에서의 송금액 333,500,000원(= 2021. 9. 6. 송금액 43,000,000원 + 이 사건 송금내역 290,500,000원)
각주12) 피고인은 2021. 9. 6.경 U에 대한 차용금 일부 변제 명목으로 이 사건 L조합 계좌에서 4,300만 원을 U 명의 V은행 계좌로 송금하였으나(위 가. 2)항 참조) 해당 내역은 기소되지 않았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