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에 대한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피고인은 2010. 7. 1. F과 사이에, CJ택배 K대리점 양수도계약을 체결하면서 택배기사인 E와의 고용계약을 승계하기로 하고, 위 E와 새롭게 고용계약을 체결하여 그에 따른 연장근로수당을 모두 지급하였고, E가 퇴직한 이후에는 E와의 고용계약 기간에 따른 퇴직금을 모두 지급하였음에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이 사건 제반 양형조건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형(벌금 2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판단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연장근로수당 미지급 부분
근로기준법 제17조 제1항, 제2항 본문은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 근로자에게 임금, 소정근로시간, 휴일 그 밖의 근로조건을 명시하여야 한다. 이 경우 임금의 구성항목, 계산방법 및 지불방법 등의 사항이 명시된 서면을 교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같은 법 제56조는 "사용자는 연장근로(제53조·제59조 및 제69조 단서에 따라 연장된 시간의 근로)와 야간근로(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사이의 근로) 또는 휴일근로에 대하여는 통상임금의 100분의 50 이상을 가산하여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러한 규정들과 통상임금에 관하여 정하고 있는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6조의 규정 등에 의하면,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기본임금을 결정하고 이를 기초로 하여 근로자가 실제로 근무한 근로시간에 따라 시간외근로·야간근로·휴일근로 등이 있으면 그에 상응하는 시간외근로수당·야간근로수당·휴일근로수당 등의 법정수당을 산정하여 지급함이 원칙이고,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경우가 아니라면 달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관한 규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따른 임금지급의 원칙이 적용되어야 할 것이므로, 이러한 경우에도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일정액을 법정수당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포괄임금제 방식의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그것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시간에 관한 규제를 위반하는 이상 허용될 수 없다.
한편 근로기준법 제15조는 근로기준법에 정한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에 한하여 무효로 하면서 그 무효로 된 부분은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에 의하도록 정하고 있으므로,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등의 사정이 없음에도 포괄임금제 방식으로 약정된 경우 그 포괄임금에 포함된 정액의 법정수당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에 따라 산정된 법정수당에 미달하는 때에는 그에 해당하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 부분은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여 무효라 할 것이고, 사용자는 근로기준법의 강행성과 보충성 원칙에 의해 근로자에게 그 미달되는 법정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8다6052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은 2011. 7. 1. E와 사이에, 근로일은 매주 월요일부터 토요일로 하고 근로시간은 09:00부터 18:00까지로, 급여는 매월 2,030,770원으로 하되 위 급여에는 월 52시간의 고정시간 외 근로수당이 포함되는 것을 내용으로 한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한 사실, E는 매일 07:00부터 근로를 제공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E와 같은 택배차량 운전기사가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경우에 해당한다거나 달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관한 규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정한 시간외 근로수당에 관한 약정 중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에 따라 산정된 법정수당에 미달하는 부분은 효력이 없다고 할 것이어서 피고인은 E에게 법정수당에 미달하는 시간외근로수당 3,129,840원<1>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퇴직금 미지급 부분
임금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근로기준법 제112조, 제36조 소정의 임금 등의 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에 관한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그런데 퇴직금지급청구권은 퇴직이라는 근로관계의 종료를 요건으로 하여 비로소 발생하는 것으로 근로계약이 존속하는 한 퇴직금지급의무는 발생할 여지가 없으므로 매월 지급받은 월급이나 매일 지급받는 일당 속에 퇴직금이란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지급하였다고 하여도 그것은 근로기준법 제34조에서 정하는 퇴직금의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그와 같이 매월의 월급이나 매일의 일당 속에 퇴직금을 포함시켜 지급받기로 하는 약정은 최종 퇴직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근로기준법 제34조에 위반되어 무효이다. 따라서 사용자가 사법상의 효력이 없는 "매월의 월급이나 매일의 일당 속에 퇴직금을 포함시켜지급한다"는 내용의 약정을 내세워 퇴직한 근로자에 대한 퇴직금의 지급을 거절하는 경우, 이를 퇴직금지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어 사용자가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라고 볼 수 없고, 이러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112조, 제36조 소정의 임금 등의 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에 관한 고의가 없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대법원 2007. 8. 23. 선고 2007도4171 판결).
앞서 든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전사업주가 E에게 퇴직금을 포함한 임금을 지급하였기 때문에 같은 방법으로 퇴직금을 지급하다가 2011. 7. 1.부터 퇴직금을 별도로 지급하기로 하고 이 사건 고용계약을 체결하였다고 진술한 사실, 피고인이 E 퇴직 이후 일부 지급한 퇴직금을 공제하고 남은 미지급 퇴직금의 액수가 12,084,580원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와 같이 임금에 포함하여 계산하는 퇴직금 지급 방식은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무효이고, 고용계약을 승계한 사용자는 종전 고용기간 동안 발생한 퇴직금에 대해서도 그 지급의무를 부담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피고인에게 퇴직금 지급의무 위반죄에 관한 고의가 없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사실오인 주장도 이유 없다.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이 미지급한 퇴직금과 임금의 규모가 상당하나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는 점, 피고인은 현재 E와 민사소송을 진행 중이고 향후 그 결과에 따라 임금을 모두 지급할 것이라고 다짐하는 점, 피고인에게 별다른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을 비롯하여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및 경위, 범행 후의 정황 등 제반 양형조건을 종합하면 원심의 형은 다소 무거워서 부당하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