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16. 6. 16. 선고 2015노6223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A, C 주식회사에 대한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 A, C 주식회사를 각 벌금 5,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 A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 A, C 주식회사에게 위 벌금 상당액의 가납을 명한다.

피고인 B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피고인들의 항소이유 요지

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 부분)

(1)

F 주식회사(이하, 'F'이라고 한다)는 발주자인 군인공제회로부터 H 아파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고 한다)의 신축공사를 도급받으면서 산업안전보건관리비 명목으로 2,846,698,264원을 수령하였으므로 철근 콘크리트 공사를 하도급한 피고인 C 주식회사(이하, 'C'라고 한다)에게 산업안전보건관리비를 지급하여야 함에도 이를 지급하지 않고 직접 안전관리를 하였으므로 안전사고로 인한 사망 및 상해 사건에 관한 산업안전보건법상 책임은 F이 부담해야 한다. 따라서 하청업체인 피고인 C와 피고인 C의 현장소장인 피고인 A, 피고인 C의 안전관리자인 피고인 B는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조치의무를 위반하지 않았다.

(2)

Q는 F의 안전관리자이고 피고인 C의 근로자가 아니므로 피고인 A, C의 Q에 관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는 성립하지 않는다.

(3)

그럼에도 원심은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산업안전보건법위반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함으로써 사실을 오인하거나 산업안전보건법상 사업주의 안전조치의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을 범하였다.

나.

양형부당

피고인 C가 F으로부터 산업안전보건관리비를 지급받지 못한 점, 피고인 C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가 확정되어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을 받게 되면 4,000여 명의 직원들이 실직하게 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A, C에게 각 벌금 500만 원, 피고인 B에게 벌금 200만 원을 각 선고한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1)

산업안전보건관리비를 지급받지 못한 부분

(가)

법령에 의하여 도급인에게 수급인의 업무에 관하여 구체적인 관리·감독의무가 부여되어 있거나 도급인이 공사의 시공이나 개별 작업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지시·감독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도급인에게는 수급인의 업무와 관련하여 사고방지에 필요한 안전조치를 할 주의의무가 없고(대법원 2015. 10. 29. 선고 2015도5545 판결, 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8도7030 판결 등 참조),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68조 제2호는 도급인의 안전·보건조치의무 및 위반시 벌칙에 관하여 따로 규정하고 있다.

(나)

고용노동부장관 작성의 사실조회 회신서의 기재에 의하면, 산업안전보건법 제30조 제1항, 고용노동부에서 정한 건설업 산업안전보건관리비 계상 및 사용기준(고용노동부 고시 제2014-37호, 2014. 10. 22.)에 따라 발주자 및 자체사업을 하는 자는 산업안전보건관리비를 계상하고 원수급인은 소속근로자의 재해예방을 위한 목적으로 위 비용을 사용하여야 하며 하수급인에게 사업의 위험도를 고려하여 적정하게 지급하여 사용하게 할 수 있고, 원수급인 또는 자체사업을 하는 자가 사업의 일부를 타인에게 도급하는 경우에는 하수급인에게 산업안전보건관리비를 계상·지급할 의무는 없으나 해당 사업의 위험도를 고려하여 적정하게 산업안전보건관리비를 지급하여 사용하게 할 수는 있다. 하수급인에게 산업안전보건관리비의 일부를 의무적으로 지급하도록 정하지 않은 이유는 원수급인에게 산업안전보건관리비를 하수급인 근로자를 포함하여 해당공사의 산업재해예방을 위해서만 사용하도록 의무를 부여하고 있고, 통상적으로 건설현장 재해예방을 위하여 선임하는 안전·보건관리자의 인건비를 원수급인이 부담하고 있으며, 건설현장은 다수의 하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혼재하여 작업을 하고 있어 안전난간 및 안전방망 등 안전시설물을 원수급인이 일괄 설치하기 때문이다. 위와 같이 산업안전보건관리비는 발주자 또는 자체사업을 하는 자가 근로자의 재해예방조치에 소요되는 비용을 일정 부분 확보하려는 취지이므로, 사업주는 관리비가 없거나 부족할 경우에도 공사금액 중 경비나 이윤을 활용하여 소속 근로자의 재해예방을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다)

원심은 ① 산업안전보건법의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당사자 사이의 약정으로 산업안전보건관리비를 도급금액에 포함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사업주의 산업안전보건법상의 보건조치의무나 안전조치의무가 면책되는 것은 아닌 점, ② 피고인 B는 피고인 A으로부터 2014. 1. 2. 109동 전기실에 콘크리트를 타설하기 전에 정리작업을 해두라는 지시를 받았고, 사망한 근로자들은 사건 당일인 2013. 12. 31. 피고인 B의 지시에 따라 사고가 발생한 우수조와 붙어 있는 109동 전기실에서 지수판 설치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던 점, ③ 위 콘크리트 타설을 위한 정리작업에는 위 전기실과 맞닿은 우수조벽체의 거푸집을 보강하기 위한 작업도 포함되는 점, ④ 109동 전기실에서 지수판 작업을 하던 재해자들이 전기실과 맞닿은 우수조 벽체의 거푸집 고정작업을 하기 위한 목적 이외에 우수조 내에 들어갈 아무런 이유가 없었던 점(퇴근 시간이 가까운 무렵에 재해자들이 단순한 휴식을 위하거나 작업지시자의 지시 없이 스스로 위험한 장소에 들어가 작업을 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⑤ 근로자들이 사망한 장소인 우수조는 2013. 12. 29. 18:00경부터 콘크리트 양생을 위해 14개의 갈탄난로를 설치하여 다량의 유독한 일산화탄소가 배출되고 있었고, 열 방출을 막기 위해 우수조 외부에 천막을 씌워 밀폐된 상태에 있었는데도 피해 근로자들이 작업하기 전에 우수조 내의 공기 상태를 확인하여 적절한 조치를 취한 사실이 없었으며 근로자의 입·퇴장을 제한하거나 인원을 점검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도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⑥ 피해 근로자들은 유독가스가 가득한 밀폐된 우수조를 별다른 출입통제나 안전 장구의 착용 없이 들어가 작업하다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에 이른 점, ⑦ F이 정기적인 안전교육을 실시하거나 안전장비를 구비하고 있었다 하더라도 구체적인 작업과 관련한 안전교육이나 지시 및 작업과 관련한 안전 장비의 착용 등은 공사현장에서 직접 작업을 지시하는 피고인 A, B에게 있다고 보아야 하는 점 등을 종합하여, 피고인들이 산업안전보건법상의 보건조치의무나 안전조치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이 판시한 위와 같은 사정들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F은 이 사건 아파트 중 철근콘크리트 공사를 피고인 C에게 하도급하고 산업안전보건관리비를 수령하여 관리하면서 각종 안전 장비를 구입해두는 등 전체적인 관리·감독을 하였으나, 현장에서 철근콘크리트 타설 정리작업, 전기실에서의 지수판 설치작업 등 구체적인 작업을 지시한 것은 피고인 C였고, 달리 법령에 의하여 도급인인 F에게 수급인인 피고인 C의 업무에 관하여 구체적인 관리·감독의무가 부여되어 있거나 F이 하도급한 공사의 시공이나 개별 작업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지시·감독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을 찾아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 C 측에서 질식사고 등 위험성이 따르는 구체적인 업무를 지시하는 경우에는 안전장비를 구비하고 있는 F 측에 안전장비 등 사용허가를 요청하여 허가를 받아 이를 사용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는 점, ② 피고인 A은 2013. 12. 30.경 피고인 B에게 2014. 1. 2. 예정된 109동 전기실 콘크리트 타설을 위한 정리작업을 해두라고 지시하였고, 피고인 B는 2013. 12. 31. 사망한 근로자들인 J, K에게 사고가 발생한 우수조와 붙어있는 109동 전기실에서 지수판 설치작업 등을 지시하였는데, 콘크리트 타설을 위한 정리작업에는 전기실 지수판 작업 외에 전기실과 맞닿은 우수조 벽체의 거푸집이 콘크리트 측압에 버틸 수 있도록 우수조 거푸집을 보강하는 공사도 포함되어 있고, 사고 발생 당시 우수조 내부에 거푸집 보강작업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2014. 1. 1.이 휴일임을 고려한다면 2014. 1. 2. 예정된 콘크리트 타설을 위하여 2013. 12. 31. 우수조 거푸집 보강공사를 할 필요성이 있었던 점, ③ 피고인들은 당시 우수조 내부가 밀폐되어 있고 콘크리트 양생을 위하여 갈탄을 피워 다량의 유독한 일산화탄소가 배출되고 있다는 사정을 알면서도 F 측에 요청하여 우수조 근처에 출입금지 표지판을 설치하지 않았고, 대부분의 근로자들에게 송기마스크나 공기호흡기가 어디에 있는지 고지하지 않았으며, F 측에 요청하여 우수조 내 산소농도 등을 측정하거나 환기를 하거나 질식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장비 등을 지급받아 착용하도록 하지 않고 사망한 근로자들에게 위와 같은 작업지시를 하였던 점, ④ 고용노동부의 유권해석에 의하더라도 원수급자가 사업의 일부를 타인에게 도급하는 경우 하수급인에게 산업안전보건관리비를 지급할 의무는 없고 사업주는 관리비가 없거나 부족할 경우에도 소속 근로자의 재해예방을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하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들이 F으로부터 산업안전보건관리비를 지급받지 못했다는 사정만으로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조치의무를 면한다고 볼 수 없다.

(라)

따라서 피고인들에게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를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항소이유 주장과 같은 잘못은 없다(다만, 뒤에서 보는 것과 같이 Q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은 제외한다).

(2)

피고인 C와 Q가 고용관계가 없는 부분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가 규정하고 있는 안전상의 조치의무는 근로자를 사용하여 사업을 행하는 사업주가 부담하여야 하는 재해방지의무로서 사업주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고용관계가 성립하는 경우에 적용되는 것인바(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4도1264 판결 참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Q는 F의 안전관리자인 사실이 인정되고, Q와 피고인 C 사이에 실질적인 고용관계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인 C와 그 사용인인 피고인 A이 Q에 관하여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가 정하는 안전조치의무를 위반하였다고 할 수 없다.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 A, C의 Q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무죄로 판단하여야 할 것임에도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거나 산업안전보건법상 사업주의 안전조치의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이를 유죄로 인정한 잘못을 범하였으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항소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피고인 B)

피고인 B는 C의 안전관리자로서, 당시 이 사건 아파트 공사현장의 우수조에서는 천막을 씌우고 갈탄을 때어 콘크리트를 말리는 양생작업 중이었으므로 밀폐된 공간인 위 우수조에 근로자들의 출입을 금지시키거나 작업을 지시하더라도 F의 협조를 받는 등의 방법으로 공기상태를 측정하여 환기를 시키거나 안전장구를 지급하였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만연히 조선족 근로자들인 J, K로 하여금 우수조에 들어가 거푸집 보강공사를 하도록 하여 이들을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작업지시를 하지도 않았는데 위 근로자들이 왜 우수조에 들어갔는지 모르겠다고 하면서 사망한 근로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거나 F이 산업안전보건관리비를 지급하지 않았다고 하면서 F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등 반성하지 않고 있다. 피고인 B가 2010. 8. 6.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에서 폭행죄로 벌금 30만 원을 받은 것을 비롯하여 총 4차례 벌금형을 받은 전력이 있는 점, 그밖에 이 사건 각 범행의 동기와 경위, 범행 전후의 정황, 피해정도, 기타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피고인 B의 성행, 환경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형법 제51조 소정의 여러 가지 사항들을 참작하여 보면, 항소이유에서 주장하는 사정들을 고려하여도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판단되지 않으므로, 피고인 B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피고인 A, C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 중 피고인 A, C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하고, 피고인 B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피고인 A, C에 대하여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