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16. 10. 12. 선고 2016노1278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금고 6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에게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한다.

원심판결

중 무죄부분에 대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1)

업무상과실치사의 점에 대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도색작업 전문가인 피해자가 도색작업에 문외한인 피고인을 호의로 도와준 것일 뿐이어서 피고인에게 피해자에 대한 안전관리책임이 있다고 할 수 없으며, 추락사고는 비계의 이동이 종료된 후 스톱퍼를 작동시키는 과정에서 일어난 것이고, 피해자가 어지럼증 등 기왕증에 의해 의식을 잃고 추락하였을 가능성도 있어 피해자의 사망과 피고인의 행위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없으며, 피고인에게 과실이 있었다고 할 수도 없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의 형(금고 6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

1)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에 대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금전 지급을 대가로 하는 일시적인 고용계약이 있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음에도, 원심은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실질적인 고용관계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의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피고인의 업무상과실치사의 점에 대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 부분

피고인과 원심 변호인이 원심에서 이 부분 항소이유와 동일한 취지의 주장을 하여 원심은 판결문 중 '유죄의 이유'라는 제목 아래 피고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을 설시하여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그 설시와 같은 사정들에다가, 위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고인은 C주택의 관리를 계속하여 왔는데, 위 주택 외벽의 도색작업은 피고인의 C주택 관리업무의 일환인 점, 피고인이 도색작업을 한 C주택은 4층 건물이라 외벽의 윗부분 도색을 하기 위해서는 피고인이 타인으로부터 빌린 3.5m 높이의 이동식 비계의 최상단에서 작업을 하여야 하므로, C주택의 관리자로서 피해자에게 이동식 비계 위에서의 도색작업을 의뢰한 피고인으로서는 피해자가 추락할 위험에 대비하여 안전난간을 설치하고 안전모와 안전벨트 등 안전장구를 제대로 갖추어야할 주의의무가 있었다고 할 것인 점,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피해자에게 어지럼증 등 별다른 기왕증이 발견되지 않았고, 피고인도 경찰에서 당시 피해자가 작업 전이나 작업 중에 힘들다는 이야기를 하거나 현기증을 호소한 적이 있냐는 질문에 "전혀 없었다."고 대답한 것으로 보아, 피해자가 이동식 비계 위에서 별다른 진동이 없음에도 기왕증으로 인해 의식을 잃고 스스로 추락하였던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점, 피고인은 이동식 비계 밑에서 이동식 비계를 조정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으므로, 상당한 높이의 이동식 비계 위에서 작업하는 피해자의 안전 여부를 면밀히 확인하며 이동식 비계를 조정할 주의의무가 있었던 점, 그런데 피고인은 경찰에서 "이동식 비계 아래에서 위쪽 상황을 볼 수가 없어 피해자가 이동식 비계 위에서 어떻게 하고 있었는지 모르겠다."고 진술한 것으로 보아, 추락 위험 방지를 위한 안전장치도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황임에도 피해자의 안전 여부를 면밀히 확인하지 못한 채 이동식 비계를 이동 및 조정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더하여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검사의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에 대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 부분

1)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화성시 C주택의 관리를 업으로 영위하는 사업주로서 2014. 8. 14.경 위 C주택의 외부 페인트 도색을 위해 피해자 D(70세)에게 불상의 노임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근로자로 고용하였으므로 피해자에 대한 안전관리책임이 있다.

피고인은 2014. 8. 16. 14:19경 위 C주택 마당에서 피해자로 하여금 위 C주택의 외벽 페인트 도색 작업을 하도록 하였는데, 위 C주택은 4층 건물로서 그 외벽 전체 도색을 하기 위해서는 3.5m 높이의 이동식 비계가 필요한 상황이었고 이러한 경우 피해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으므로, 안전모와 안전대를 지급 및 착용하도록 하여야 하며, 이동식 비계 최상부 작업시 안전난간을 설치하여 사고 위험을 예방하기 위한 필요한 조치를 취하여야 함에도, 이를 게을리 한 채 피해자로 하여금 안전모 및 안전대를 착용하지 않고 안전난간도 설치되지 않은 이동식 비계 최상부에서 그대로 작업을 하도록 방치한 상태로 이동식 비계를 손으로 밀어서 옆으로 이동시켜, 그 이동 과정에서 불상의 충격으로 피해자가 3.5m 아래 지상으로 떨어져 2014. 8. 18. 08:27경 서울 서초구 반포대로 222에 있는 가톨릭 대학교 서울성모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외상성 경막하 출혈 등으로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피고인은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그 위험을 예방하기 위한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함으로써 근로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실질적인 고용관계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이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라고 판단하였다.

3)

당심의 판단

산업안전보건법에 정한 안전상의 조치의무의 이행주체는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의 규정에 의한 '근로자'를 사용하여 사업을 행하는 '사업주'이고,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그 계약이 민법상의 고용계약이든 또는 도급계약이든 그 형식에 관계없이 근로의 실질에 있어서 근로자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는 것이며, 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 있어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근로자 스스로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하는 등 업무의 대체성 유무, 비품·원자재·작업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갖고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하여야 하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경제·사회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01. 2. 9. 선고 2000다57498 판결 등 참조).

또한 산업안전보건법 제66조의2, 제23조 제3항 위반죄는, 단순히 사용자의 소속 근로자에 대한 관리감독 소홀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니라 사업주가 자신이 운영하는 사업장에서 산업안전기준에 관한 규칙이 정하고 있는 바에 따른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안전상의 위험성이 있는 작업을 하도록 지시하거나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위와 같은 작업이 이루어졌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성립하는 범죄로서, 사업주가 소속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안전조치를 취하여야 할 의무를 전제로 하는 것이므로 사업주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고용관계가 있어야 한다(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8도101 판결 등 참조). 여기서 실적인 고용관계 유무는 고용계약이나 도급계약 등 근로계약의 형식에 좌우되는 것은 아니나, 근로의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실질적인 고용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2002. 8. 27. 선고 2002도27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해자가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인으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으며 피고인에게 도색작업에 관한 근로를 제공하였다기보다는 과거 도색작업을 해본 경험이 있는 이웃주민으로서 도색작업의 경험이 없는 피고인에게 일정한 대가를 받을 것을 예상하고 일회적으로 도색작업을 도와준 것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해자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인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라거나 피고인이 피해자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사용하여 C주택 관리사업을 행하는 사업주라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피고인이 산업안전보건법에 정한 안전상의 조치의무의 이행주체라고 할 수 없다.

그렇다면, 원심이 이 부분 공소사실을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무죄라고 판단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피고인 및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 부분

피고인 및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하여 함께 본다.

피고인은 당심에 이르기까지 이 사건 범행을 부인하며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있고,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하지 못하였다.

한편,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는 데 있어 피해자의 잘못도 상당 부분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은 피해자의 유족에게 500만 원을 지급하였으며,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이 선고한 형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보이지는 않고, 오히려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고,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하여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하고(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여야 할 것이나, 피고인의 항소를 받아들여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을 파기하고 다시 판결하는 이상 따로 주문에 표시하지 아니한다), 무죄 부분에 대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유죄부분에 대하여 다시 쓰는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