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19. 12. 13. 선고 2019노3205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년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에 대하여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사기의 점은 무죄.

이 부분 무죄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원심판결 중 업무상횡령, 사기에 대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피고인)

1)

업무상횡령에 대하여

가)

피고인은 피해자 주식회사 B(이하 '피해자 회사'라고 한다)가 13억 원 상당의 설계용역을 수주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피고인은 위 설계용역 수주에 대한 대가 등으로 2015. 1. 7. 피해자 회사로부터 합계 4,600만 원을 지급받았다.

나)

피고인은 피해자 회사를 운영하면서 상당한 기간 동안 이익금을 지급받지 못했는데, 2016. 11. 1.에 이르러 피해자 회사로부터 이익금 정산 명목으로 8,000만 원을 지급받았다.

다)

피고인은 피해자 회사로부터 2017. 2. 9.과 같은 달 10. 1억 원을 각각 빌렸고, 그 후 위 돈을 모두 갚았다.

라)

피고인은 피해자 회사로부터 위와 같이 돈을 지급받은 뒤 모두 정상적으로 회계처리를 마쳤다.

마)

따라서 위와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피고인에게 피해자 회사의 돈을 횡령한다는 불법영득의사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2)

사기에 대하여

피해자 회사는 2015. 4.경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아야 할 상황에 놓여있었고, 이를 위해서 피해자 회사의 대표이사였던 피고인이 위 대출에 대한 연대보증을 할 필요가 있었는데, 피고인이 연대보증을 하기 위해서는 피해자 회사에 대한 보유 주식비율이 더 높아야 했다. 이에 당시 피해자 회사의 주주로서 피고인과 함께 피해자 회사를 운영하던 피해자 N은 자신이 보유하던 피해자 회사의 주식 8,000주를 피고인에게 증여하기로 했고, 다만 형식적으로 위 주식 8,000주를 피고인에게 4,000만 원에 매도한다는 계약서를 작성했을 뿐이다. 따라서 피고인에게 피해자 N으로부터 위 주식 매매대금을 편취한다는 고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나.

양형부당(쌍방)

피고인은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1년 6월, 집행유예 3년, 사회봉사 200시간)이 너무 무거워서, 검사는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2.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사실관계

1)

당사자들의 관계

피해자 회사는 전문건설업 등을 하는 주식회사이다. 피고인과 피해자 N은 2013. 12.무렵부터 피해자 회사를 공동으로 운영했다.

2)

피고인과 피해자들의 거래

가)

피고인은 2015. 1. 7. 피해자 회사의 경리직원 F에게 자신과 동생 H의 계좌번호를 가르쳐주면서 위 각 계좌에 피해자 회사의 계좌에 있는 돈 합계 4,600만 원을 입금하라고 지시했고, F은 위 지시를 그대로 따랐다.

나)

2014. 12. 30.을 기준으로 피해자 회사의 발행주식 총수는 40,000주였는데, 그 중 피해자 N은 8,800주를, 피고인은 4,000주를 각각 보유하고 있었다. 피해자 N과 피고인은 2015. 2. 1. '피해자 N이 보유하는 피해자 회사 주식 8,000주(이하 '이 사건 주식'이라고 한다)를 대금 4,000만 원에 피고인에게 양도'하기로 하는 내용의 계약서를 작성했다(이하 '이 사건 주식 매매계약'이라고 한다). 이에 따라 피해자 회사의 2015. 2. 1.자 주주명부에는 피해자 N이 800주(= 8,800주 – 8,000주), 피고인이 12,000주(= 4,000주 + 8,000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각각 기재되었다.

다)

피고인은 2016. 11. 1. F에게 피해자 회사의 계좌에 있는 돈 8,000만 원을 자신의 계좌에 입금하라고 지시했고, F은 위 지시를 그대로 따랐다.

라)

피고인은 2017. 2. 9.과 같은 달 10. 피해자 회사의 계좌에 있는 돈 합계 1억 원을 자신과 J의 계좌에 입금했다.

3)

피고인과 피해자 N의 경영권 다툼

가)

피해자 회사의 사내이사였던 피해자 N은 2017. 1. 16. 피고인을 피해자 회사의 이사와 대표이사 직위에서 해임하는 내용을 안건으로 한 임시주주총회를 열었다. 그런데 피고인은 위 총회 개최에 반대하며 총회장에서 나간 후 2017. 1. 16. 'J, H, K, L을 피해자 회사의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결의(이하 '이 사건 결의'라고 한다)를 했다'는 내용의 임시주주총회(이하 '이 사건 총회'라고 한다) 의사록을 작성했고, 2017. 1. 20. 이 사건 결의에 따른 이사 취임 등기를 마쳤다.

나)

이에 피해자 N 등은 피해자 회사를 상대로 '이 사건 결의는 존재하지 않음을 확인한다'는 내용의 소를 제기했고, 제1심 법원은 2017. 11. 23. '이 사건 총회가 실제로 개최되어 이 사건 결의가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고, 이 사건 총회가 실제로 개최되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결의는 총회의 소집절차에 총회결의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을 정도의 중대한 하자가 있다'는 이유로 원고(피해자 N 등) 승소판결을 선고했고(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2017가합101268호), 피해자 회사가 위 판결에 대해 항소했으나항소심 법원은 2018. 6. 22. 항소기각 판결을 선고했으며(서울고등법원 2017나2073052호), 위 판결은 2018. 10. 12. 심리불속행기각으로 확정되었다(대법원 2018다248664호).

4)

피고인과 피해자 N의 이 사건 주식 매매계약과 관련한 다툼

가)

피해자 N은 2017. 1. 23. 피고인에게 '피고인이 이 사건 주식 매매대금을 지급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주식 매매계약을 해제한다'는 내용증명우편을 보냈고, 위 내용증명우편은 그 무렵 피고인에게 도달했다. 그러나 피고인은 그 후에도 피해자 N에게 이 사건 주식 매매대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나)

피해자 N은 2017. 3. 28. 피고인과 피해자 회사를 상대로 '피고인이 이 사건 주식 매매대금을 지급하지 않아 이 사건 주식 매매계약은 해제되었으므로, 이 사건 주식에 대한 주주 지위는 피해자 N에게 있음을 확인하고, 피해자 회사는 이 사건 주식에 관한 주주명부상 주주명의를 피해자 N으로 개서하는 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는 청구취지의 소를 제기했다. 피고인은 위 소송에서 '피해자 N으로부터 이 사건 주식을 증여받았다'고 주장했으나, 제1심 법원은 2018. 1. 12. 원고(피해자 N) 승소판결을 선고했고(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2017가단106075호), 피고인이 위 판결에 대해 항소했으나 항소심 법원은 2018. 10. 4. 항소기각 판결을 선고했으며(수원지방법원 2018나53160호), 위 판결은 피고인의 상고취하로 확정되었다.

나.

업무상횡령과 관련된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당심에서 한 것과 같은 취지로 주장했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판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했다.

위에서 본 사실관계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통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2015. 1. 7.자 4,600만 원과 관련하여, ㉠ 피고인과 피해자 N이 작성한 합의각서(동업계약서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에 '피고인과 피해자 N이 피해자 회사를 운영하면서 발생한 이익을 균등하게 분배한다'는 내용은 포함되어 있지만, 위 합의각서나 피해자 회사의 정관에 특정한 업무성과에 대한 대가 등을 지급받을 수 있다는 내용의 근거조항은 없고, ㉡ 2010. 1.부터 2017. 1.까지 피해자 회사에서 회계·경리업무를 담당한 F도 원심에서 '피해자 회사가 급여 외 인센티브 명목의 금원을 지급한 적은 없다'고 진술한 점 ② 2016. 11. 1.자 8,000만 원과 관련하여, ㉠ 그 무렵 피해자 회사는 경영상황이 악화되어 금융기관에서 거액을 대출받아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었으므로,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로부터 이익금 정산 명목으로 돈을 지급받았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고, ㉡ 피해자 회사의 계좌에서 피고인의 계좌로 위 돈이 이체되는 과정에서 정상적인 자금집행을 위한 절차가 이루어지지도 않은 점, ③ 2017. 2. 9. 과 같은 달 10.자 1억 원과 관련하여, 위 돈은 오로지 그 무렵 피해자 N과 경영권 다툼을 벌이던 피고인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유상증자 목적으로 사용된 점, ④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로부터 위와 같이 돈을 지급받은 뒤 모두 회계처리를 마쳤다고 하더라도, 위 회계처리가 위와 같이 돈을 지급받은 것을 정당화해준다고 볼 수 없고, 위 회계처리 내용은 피고인이 주장하는 자금집행 명목과 완벽하게 일 치하지도 않는 점(피고인은 2016. 11. 1.자 8,000만 원이 이익금 정산 명목이라고 주장하지만, 피해자 회사는 위 돈을 피고인에 대한 가지급금으로 회계처리 했다)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에게 피해자 회사의 돈을 횡령한다는 불법영득의사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사기 관련 주장에 대한 판단

1)

이 부분 공소사실

피고인은 토목, 건축 건설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주식회사 B의 대표이사로서, 2015. 2. 1.경 군포시 C건물 D, E호에 있는 위 회사 사무실에서, 사실은 주식을 양도받더라도 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에도, 피고인과 함께 위 회사를 실질적으로 운영하고 있었고 회사 주주이기도 한 피해자 N에게 '주식 8,000주를 양도해주면 대금을 바로 지급해주겠다. '고 거짓말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위 회사의 주식 8,000주 시가 4,000만 원 상당을 양도받아 편취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판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했다.

3)

당심의 판단

그러나 원심이 한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

가)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나 불법영득의사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경위와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피해자와의 관계 등과 같은 객관적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다. 유죄를 인정하려면,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가 있어야 한다. 따라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피고인이 유죄라는 의심이 가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 밖에 없고, 이는 사기죄의 주관적 요소인 범의나 불법영득의사를 인정할 때도 마찬가지다(대법원 2019. 6. 13. 선고 2019도1226 판결 등 참조).

나)

위에서 본 사실관계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통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해자 N과 피고인은 2015. 2. 1. 이 사건 주식 매매계약서를 작성했는데, 피해자 N이 그로부터 약 2년이 지난 2017. 1. 23. 피고인에게 '피고인이 이 사건 주식 매매대금을 지급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주식 매매계약을 해제한다'는 내용증명우편을 보내기 전까지 이 사건 주식 매매대금을 지급하라고 요구한 흔적은 기록상 보이지 않는 점, ② 피해자 N이 피고인과 피해자 회사를 상대로 이 사건 주식에 대한 주주 지위확인 및 명의개서절차 이행청구 소송을 제기해 승소판결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위 판결은 '처분문서의 진정성립이 인정되면, 법원은 그 기재내용을 부인할 만한 분명하고도 수긍할 수 있는 반증이 없는 이상, 그 기재 내용대로 의사표시가 존재한다고 인정해야 한다'는 법리에 따른 것으로 보일 뿐, 위 판결이 곧바로 이 사건 주식 매매계약 체결 당시 피고인에게 피해자 N으로부터 이 사건 주식을 편취하려는 범의가 있었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③ 오히려 이 사건 주식 매매계약 체결 당시 피고인, 피해자 N과 함께 피해자 회사를 운영하던 AG은 위 소송 과정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이 사건 주식 매매계약 체결 무렵 피해자 회사는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아야 할 상황에 놓여있었고, 이를 위해서는 피해자 회사의 대표이사였던 피고인이 위 대출에 대한 연대보증을 할 필요가 있었는데, 피고인이 연대보증을 하기 위해서는 피해자 회사에 대한 보유 주식비율이 더 높아야 했기 때문에, 피해자 N이 이 사건 주식을 피고인에게 넘겨준 것으로 알고 있고, 이 사건 주식을 매도했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고 진술했는데, 이는 피고인의 주장에 부합하는 점, ④ 이 사건 주식 매매계약 체결 당시의 상황과 피고인과 피해자 N의 경영권 및 이 사건 주식 매매계약과 관련한 다툼의 경위 등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 N과 피고인은 형식적으로만 이 사건 주식 매매계약서를 작성했는데, 그 후 피고인과 다툼을 벌이게 된 피해자 N이 뒤늦게 이 사건 주식 매매계약에 따른 대금을 지급받지 못했다고 문제 삼았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점, ⑤ 이 사건 주식 매매계약 체결 당시 피고인 개인이 경제적으로 어려워서 이 사건 주식 매매대금을 지급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었다는 사실을 뒷받침할 만한 자료도 기록상 전혀 나타나 있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주식 매매대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인이 이 사건 주식 매매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편취의 범의와 불법영득의 의사로 이 사건 주식매매대금을 지급할 것처럼 피해자 N을 기망했다는 것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3.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 중 사기의 점에 대한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있으므로, 이 부분에 대하여는 무죄판결을 선고해야 하는데, 원심은 이 부분과 나머지 각 죄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다고 보아 하나의 형을 선고했다. 따라서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피고인의 항소가 이유 있어 원심판결을 파기하는 이상, 따로 주문에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지 않는다).

[다시 쓰는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