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0. 8. 13. 선고 2019노6001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에 대한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원심판결의 유죄부분에 관하여)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1항에 관하여)

①

피고인이 2017. 7. 25. 근로자 D에게 한 발언(의사표시)의 내용에 관한 D의 진술이 일관되지 아니한 점, ② D은 피고인의 발언을 듣고 항의하거나 이의제기를 하지 않고 근로계약을 종료하고 싶다는 의사를 즉시 표시하였고, 이후 분쟁과정에서도 경제적 이득에만 관심을 보였을 뿐 복직에는 관심이 없었던 점, ③ D이 2017. 7. 25.경 피고인에게 제시하기 위하여 자발적으로 사직서를 작성하였던 점, ④ 피고인과 H는 2017. 7. 27.경 근로복지공단 직원에게 D이 근무하는 것으로 답변한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과 D은 D이 피고인으로부터 권고사직을 제안 받고 수락함으로써 이 사건 근로계약을 합의해지한 것으로 보아야 하고, 피고인이 D을 일방적으로 해고하였다고 볼 수 없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고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3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위 항소이유 주장과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심은, ① 피고인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은 근로자 D에게 향후 동행할 수 없겠다는 취지로 근로관계를 일방적으로 해지하는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근로자는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고,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근로자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으며, 피고인은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피고인의 재심신청을 기각한 점, ③ 피고인은 위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의 위법을 다투는 소송을 제기하였으나 패소하였고, 항소가 기각된 점(서울행정법원 2018구합65491, 서울고등법원 2019누32551)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근로자 D을 부당하게 해고한 사실이 인정된다는 이유로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나.

당심의 판단

1)

관련 법리

근로계약의 종료사유는 퇴직, 해고, 자동소멸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퇴직은 근로자의 의사로 또는 동의를 받아서 하는 것이고, 해고는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로 하는 것이며, 자동소멸은 근로자나 사용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근로계약이 자동적으로 소멸하는 것이다. 근로기준법 제23조에서 말하는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위의 두 번째에 해당하는 모든 근로계약 관계의 종료를 뜻한다(대법원 1993. 10. 26. 선고 92다54210 판결, 대법원 2018. 5. 30. 선고 2014다9632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따라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원심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근로자인 D의 의사에 반하여 근로계약의 종료를 내용으로 하는 일방적인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인정되고, 위와 같은 의사표시는 근로기준법 제23조에서 말하는 해고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①

근로자 D은 수사기관부터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피고인이 2017. 7. 25. D을 불러 '내일(다음날)부터 출근하지 말라'라는 취지로 말하였다고 진술하였다, ② D이 피고인을 근로기준법위반으로 진정한 사건에서 피고인을 대리하여 조사를 받은 이 사건 회사의 부사장 F은 2회에 걸쳐 'D의 근무태만으로 인하여 피고인이 해고를 했다'라고 해고 사유를 구체적으로 진술하였고, '피고인에게 확인해보니 7월 말일까지 D에게 휴가를 주기로 한 적은 없고, 해고예고수당에 관한 말을 한 사실도 없다'라고 진술하였다. F의 지위와 그의 진술 내용 등에 비추어 F이 피고인에게 제대로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아니하고 임의로 추측하거나 착각하여 이와 같은 진술을 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③

피고인은 F의 조사가 이루어진 후인 2017. 11. 20.경 직접 조사기관에 출석하여 '내일부터 나오지 말라고 한 사실은 없으며 직업관, 가치관, 인생관이 다르니 향후 동행할 수 없겠다고 말한 사실이 있다'라고 진술하였다. 피고인의 이 사건 회사에서의 지위, 발언의 내용, 피고인이 조사기관에서 '면담 다음날 D의 출근 여부를 따로 확인하지 아니하였다'라고 진술(다만 그 후 피고인이 면담 다음날 D의 출근 여부를 확인하였다는 취지로 진술을 변경하였다)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피고인의 진술에 따르더라도 피고인은 2017. 7. 25. '근로계약의 종료'를 완곡한 표현으로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이지 D에게 근로관계 종료 여부에 관한 어떠한 선택권을 부여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④

D이 2017. 7. 25. 피고인과 면담을 마친 후 자신의 집에서 사직서를 작성하기는 하였으나, 위 사직서를 피고인이나 이 사건 회사에 제출한 사실은 없다. 그 외에 D이 단순히 근로관계 종료에 따른 후속 절차를 진행한 것에서 더 나아가 이 사건 회사에 '자발적으로 원하여 이 사건 회사를 퇴직한다'는 취지의 서면을 제출하거나 그러한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볼 만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는다. 오히려 D은 면담 이후 F에게 자신이 왜 그만두게 되었는지 반복적으로 문의한 사실이 인정될 뿐이다.

⑤

피고인이 2017. 7. 25. D에게 근로계약 종료를 통보할 당시 D이 피고인의 발언을 듣고 즉시 '네'라고 하였다거나 그 후 경제적 보상만을 요구하고 복직을 요구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그러한 통보가 D의 의사에 부합하는 것으로서 둘 사이에 합의해지가 성립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3.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근로자 D에 대하여 근로조건이 명시된 서면을 교부하지 아니하고, 위 근로자가 업무상 질병의 요양을 위하여 휴업한 기간으로부터 30일이 경과하기 전에 위 근로자를 해고하여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것으로, 업무상 질병 등으로 상실한 노동력을 회복하기 위한 기간 동안 근로자를 실직의 위협에서 절대적으로 보호하고자 하는 근로기준법 규정의 취지 등에 비추어 그 죄책이 가볍다고만은 볼 수 없다.

그러나 위 근로자가 가지고 있었던 기왕증이 업무상 질병의 발생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이 근로자의 퇴원일로부터 28일째 되는 날에 근로자를 해고한 것이어서 위법성의 정도나 법익 침해의 정도가 중하다고 보기 어려운 점, 피고인이 근로자에게 근로자가 청구한 임금 전액을 지급하여 근로자의 경제적 피해 회복을 위하여 노력한 점, 피고인이 이 사건 당시 76세의 고령이었던 점, 피고인이 의사로서 상당한 규모의 회사를 운영하면서 근로관계법령을 성실히 준수하며 별다른 전과 없이 살아온 점, 그 밖에 피고인의 성행, 환경, 범행에 이르게 된 동기와 경위, 범행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에 관하여 다시 쓰는 판결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