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2. 11. 10. 선고 2021가단504162 판결

주문

1.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44,610,460원 및 이에 대하여 2019. 12. 16.부터 2022. 11. 10.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7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들이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원고는 2019. 12. 12. 피고 주식회사 B(이하 ‘피고 B’이라 한다)에 제조관련 단순종사원으로 고용되어, 피고 주식회사 C(이하 ‘피고 C’라 한다)의 사업 현장인 안성시 D에 있는 E 현장(이하 ‘이 사건 현장’이라 한다)에 파견되었다. 원고는 이 사건 현장에서 피고 C의 지시에 따라 물품 피킹 및 포장업무를 하였다.

나.

원고는 2019. 12. 16. 15:48경 이 사건 현장에서 근무 중 12번 도크에서 지면으로 내려오다가 오른 발목이 꺾이면서 넘어졌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우측 발목 삼복사 골절, 우측 발목 탈구, 우측 발목 원위 경비인대 파열, 우측 발목 내측거골 골연골 병변 등 상해를 입었다.

다.

아래 그림과 같이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12번 도크와 지면은 약 69cm 높이 차이가 있고, 옆에 철제 계단(이동식)이 설치되어 있다.

라.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 24,537,660원(간병료 411,700원 포함), 휴업급여 19,831,280원, 장해급여 10,582,880원을 지급받았다.

[인정근거] 갑 제1 내지 5호증, 을 제1, 2,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주장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상급자의 지시로 도크를 내려가던 중 이 사건 사고를 당하였는바, 이 사건 현장의 도크와 지면 사이에 단차가 있었음에도, 피고 C는 이를 연결하는 계단을 설치하지 않았고, 비치된 이동식 계단에는 쓰레기와 박스가 적치되어 있어 사용이 불가능하였고, 피고 C는 근로자들이 위 단차가 있는 도크에서 지면으로 오르고 내렸음에도 이에 대한 제지를 하거나 안전교육 등을 전혀 실시하지 아니하였다.

피고 C는 피고 B과 사이의 근로자파견계약을 체결하고, 피고 B의 피용자인 원고의 노무를 지배, 관리하는 실질적인 사용자로서 원고에 대한 안전배려의무가 있다. 피고 B은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 부수적 의무로서 파견근로자가 작업장에서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고 작업장에 대한 안전교육을 실시하거나, 피고 C로 하여금 안전교육을 실시하도록 조치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원고에게 피고 C의 지시에 따라 업무를 하면 된다고 하였을 뿐이다. 피고들이 위와 같은 안전배려의무를 다하지 못하여 원고가 이 사건 사고로 인해 손해를 입게 되었으므로, 피고들은 연대하여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

피고의 주장

창고에서 작업을 하는 근로자들은 도크를 통하여 창고에 출입하는 것이 아니라, 2번 도크 옆 완만한 경사가 있는 출입구를 이용하여 창고에 출입하고, 도크 옆의 발판은 화물을 싣고 내리는 화물차량 기사들을 위해 마련해 놓은 것이다. 원고의 작업은 창고 내에서 이루어지므로, 작업지시로 이동하던 중이었던 것도 아니다. 화물을 싣고 내리는 곳으로 통행하지 않는 것은 상식적인 부분으로서, 피고들의 안전교육 등이 필요한 부분이 아니다. 이 사건 사고는 사람이 출입하는 곳이 아닌 곳으로 다닌 원고의 과실로 인하여 발생한 것일 뿐, 피고들의 안전교육이나, 보호조치 미흡과는 인과관계가 없다.

2.

판단

가.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1)

관련 법리

사용자는 고용 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마련하여야 할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피용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진다(대법원 1999. 2. 23. 선고 97다12082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이러한 사용자의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 위반 행위가 불법행위의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채무불이행책임과 경합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도 부담하게 된다(대법원 1997. 4. 25. 선고 96다53086 판결 등 참조).

근로자파견관계에서 파견사업주는 근로자를 고용한 후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사용사업주와 근로자파견계약을 체결하여 근로자를 파견하고, 이에 따라 파견근로자는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되므로, 파견근로자가 파견근로 중에 직면하는 생명, 신체, 건강에 대한 위험은 대부분 사용사업주가 지배·관리하는 영역에서 발생한다.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35조 제1항 본문에서 “파견 중인 근로자의 파견근로에 관하여는 사용사업주를 산업안전보건법 제2조 제4호의 규정에 의한 사업주로 보아 같은 법을 적용한다.”고 규정하여 근로자파견관계에서 산업안전보건법의 규정에 따른 산업재해 예방 및 근로자의 안전과 보건 유지·증진 등에 관한 의무를 원칙적으로 사용사업주에게 부과함으로써, 사용사업주가 파견근로자의 생명, 신체, 건강에 대한 위험을 예방하고 파견근로자의 안전을 유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아니할 경우 산업안전보건법 등에서 정한 형사적 또는 행정적 제재를 받을 수 있도록 한 것도 이러한 점을 고려한 취지로 볼 수 있다.

위와 같은 근로자파견에서의 근로 및 지휘·명령 관계의 성격과 내용 등을 종합하면, 파견사업주가 고용한 근로자를 자신의 작업장에 파견받아 지휘·명령하며 자신을 위한 계속적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사용사업주는 파견근로와 관련하여 그 자신도 직접 파견근로자를 위한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함을 용인하고, 파견사업주는 이를 전제로 사용사업주와 근로자파견계약을 체결하며, 파견근로자 역시 사용사업주가 위와 같은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함을 전제로 사용사업주에게 근로를 제공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러므로 근로자파견관계에서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파견근로와 관련하여 사용사업주가 파견근로자에 대한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한다는 점에 관한 묵시적인 의사의 합치가 있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사용사업주의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 위반으로 손해를 입은 파견근로자는 사용사업주와 직접 고용 또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한 경우에도 위와 같은 묵시적 약정에 근거하여 사용사업주에 대하여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의 위반을 원인으로 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1다60247 판결 참조).

2)

앞서 채택한 증거들과 증인 F의 일부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작업하던 12번 도크 근처 창고에서 출입구인 1번 도크까지는 100m 이상의 거리가 있는 사실, 피고 C는 원고 등 근로자들이 이동시간을 단축하기 위하여 도크를 통해 이동하는 것 예상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고, 실제로 근로자들이 12번 도크의 계단 또는 1번 도크의 완만한 경사를 이용하지 아니하고, 도크에서 지면으로 뛰어내리면서 이동하기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그럼에도 피고들은 근로자들의 이동방법에 대하여 충분한 안전교육을 실시하거나 안전교육을 실시하도록 조치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피고들은 원고를 비롯한 근로자들에게 도크를 이용하여 이동하지 말 것을 교육하였다고 주장하나, 이에 부합하는 증인 F의 증언(앞서 채택한 부분 제외)은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 B은 원고에 대한 파견사업주의 지위에서, 피고 C는 사용사업주의 지위에서, 원고의 작업에 관하여 충분한 안전교육을 실시하거나 안전교육을 실시하도록 조치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러한 안전배려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할 것이고, 그로 인하여 발생한 이 사건 사고로 인해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

손해배상책임의 제한

다만,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12번 도크 옆에는 철제 계단이 마련되어 있었던 점, 점, 그럼에도 원고는 계단을 이용하지 아니하고 도크에서 지면으로 내려오다가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점(원고는 계단에 화물이 쌓여 있어 이용이 불가능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12번 도크의 높이는 약 69cm 정도여서 성인이 내려오기에 위험할 정도의 높이라고 보이지는 않는 점, 원고는 위 도크에서 추락하거나 떨어진 것이 아니라 자의로 내려오다가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로서도 스스로 안전을 도모할 주의의무를 소홀히 한 과실이 있다고 보아야 하고, 이러한 원고의 잘못도 이 사건 사고의 발생 및 확대의 한 원인이 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들의 책임을 정함에 있어 이를 참작하되, 이 사건 경위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원고의 과실을 70%로 인정하고, 피고들의 책임을 30%로 제한한다.

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계산의 편의상 기간은 월 단위로 계산함을 원칙으로 하되, 마지막 월 미만 및 원 미만은 버린다. 손해액의 사고 당시의 현가 계산은 월 5/12푼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단리할인법에 따른다.

[인정근거] 앞서 채택한 증거 및 G병원에 대한 신체감정촉탁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1)

일실수익

㈎ 기초사항

㈏ 후유장해 및 노동능력상실률 : 맥브라이드 장해평가표 우측 족관절 ‘부전강직 Ⅱ-1-a’항(작업계수 6)을 적용하여 23%의 영구적 노동능력상실을 인정한다.

㈐ 소득 : 도시일용노임에 의하고, 기간의 구분은 원고의 주장에 따른다.

2)

기왕 개호비 : 8,297,400원(= 138,290원 × 60일)

이 사건 사고 이후 보행 장애로 체중부하를 할 수 없는 2개월간 일반 성년 남녀 1인의 개호가 필요하였다.

3)

공제

산업재해보상보험 수급권자가 동일한 사유에 대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보험급여를 받으면 보험가입자는 그 금액의 한도 안에서 민법이나 그 밖의 법령에 따른 손해배상의 책임이 면제된다(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80조 제2항).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보험급여를 받은 재해근로자 또는 수급권자가 가해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할 때 그 손해 발생에 재해근로자의 과실이 경합된 경우 재해근로자가 청구할 수 있는 손해배상액을 산정함에 있어서는 재해근로자의 전체 손해액에서 먼저 근로복지공단의 보험급여 전액을 공제한 다음 과실상계(공제 후 과실상계 방식)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3. 24. 선고 2021다241618 전원합의체 판결).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수령한 요양급여 중 일실수익, 개호비와 동일한 사유에 해당하는 간병료 411,700원, 휴업급여 19,831,280원, 장해급여 10,582,880원을 공제한다.

4)

책임의 제한 : 피고의 책임비율 30%

37,610,460원[= {(일실수입 147,896,660원 – 휴업급여 19,831,280원 – 장해급여 10,582,880원) + (개호비 8,297,400원 – 간병료 411,700원)} × 30%}

5)

위자료

이 사건 사고의 경위, 원고의 나이 및 과실의 정도, 상해 및 후유장해의 부위 및 정도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7,000,000원으로 정한다.

6)

소결

따라서,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44,610,460원(= 37,610,460원 + 7,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일인 2019. 12. 16.부터 이 사건 판결선고일인 2022. 11. 10.까지는 민법에서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지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