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2. 12. 23. 선고 2022노1838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5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그가 운영하는 ㈜C 사업장에서 개정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2019. 8. 27. 법률 제16563호로 개정되어 2020. 1. 1. 시행된 것)에 반하여 변형된 형태의 사납금에 해당하는 ‘고용유지 성과급 기준’을 설정·운영하면서,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근로자들(이하 ‘이 사건 근로자들’이라 한다)의 운송수입금이 고용유지 성과급 기준에 미달한 해당 월(2020. 2.경부터 9.경 사이)에 있어 기본급 및 제수당에서 위 미달금액을 전액 공제(상계 처리)한 나머지 임금만을 지급함으로써 근로기준법상의 금품청산의무 내지 임금 전액 정기지급의무를 위반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음에도,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여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위법이 있다. [원심은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각 공소사실에 대하여 모두 무죄를 선고하였으므로, 검사의 양형부당 항소이유는 착오에 의한 것으로 보아 따로 판단하지 않는다.]

2.

판단

가.

이 사건 관련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서 등의 내용

3.

고용유지 평균수입금 이상자는 노사 합의에 의거 배분율을 정한다.

나.

구체적인 피고인의 임금 공제(상계 처리) 행위

이 사건 근로자들 중 별지 임금상계 체불내역(재직자) 연번 13 기재 I의 2020년 4월분 임금을 예시로, 이를 개인별 월 임금대장(증거기록 제206면)의 기재와 대조하여 살펴본다.

I은 2020년 4월에 총 26일을 근로하여 만근 기준을 충족했고, 이에 대하여 피고인이 설정한 고용유지 성과급 기준은 3,928,000원인데, 같은 기간 I의 운송수입금은 3,668,780원으로서, 고용유지 성과급 기준에 259,220원(=3,928,000원 – 3,668,780원)이 미달되었다.

한편,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서에 따른 I의 2020년 4월분 임금은 월 기본급 120만 원(만근 기준 충족)에 제수당(승무수당, 야간수당)을 더한 1,898,363원으로 산정되었다.

피고인은 위 임금액에서 고용유지 성과급 기준 미달금액(259,220원)을 포함한 4대 보험료 등의 합계 417,780원을 공제한 나머지 1,480,583원(1,898,363원 - 417,780원)을 I의 2020년 4월분 임금으로 지급하였다. 즉, 고용유지 성과급 기준 미달금액 259,220원은 100% 전액 I의 2020년 4월분 임금에서 공제되었다.

위 I을 포함한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임금 상계 체불내역은, 이 사건 근로자들의 운송수입금이 고용유지 성과급 기준에 미달한 해당 월(2020. 2.경부터 9.경 사이)에 있어 예외 없이, 이 사건 근로자들의 기본급 및 제수당의 합계액에서 고용유지 성과급 기준 미달금액 100%를 공제(상계 처리)하고 나머지 임금만을 지급한 경우이다[심지어 해당 월 임금 지급액이 마이너스(-)가 되어 그 다음 달 임금에서 공제한 경우도 존재한다].

다.

개정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전액관리제 관련 신설 조항의 성격(강행법규)

1990년대 이후 택시운수종사자의 가장 대표적인 임금체계는, 운수종사자가 일정한 고정급을 지급받되, 일정한 금액의 사납금을 택시운송사업자에게 입금하고 이를 초과하는 초과운송수입금은 운수종사자 자신의 수입으로 하는 이른바 ‘사납금제’였다. 이러한 임금체계에 의할 때 운송수입금이 많으면 많을수록 운수종사자의 수입이 늘어나게 되므로 운수종사자의 성실한 근로를 유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으나, 운송수입금이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운수종사자의 임금액의 변동이 심하고, 고정급이 크지 않기 때문에 운송수입금이 적은 때에는 운수종사자가 기본적인 생활을 하기 위한 정도의 임금조차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었다(헌법재판소 2011. 8. 30. 선고 2008헌마477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그러나 이 사건처럼 택시운송사업자와 택시운수종사자가 명목상으로는 ‘전액관리제’를 실시한다고 하면서도, 실제로는 여전히 기존의 ‘사납금제’를 시행하면서 기준운송수입금(이 사건에서는 고용유지 성과급 기준)을 정하고 실제 운송수입금이 기준운송수입금에 미치지 못하여 부족한 금액, 즉 운송수입금 부족액을 월 고정급에서 공제하는 제도가 시행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고, 이러한 제도가 ‘단체협약’으로 시행된 경우 그 유효성을 인정받기도 하였다(대법원 2006. 1. 26. 선고 2005도8221 판결 참조). 한편 운수종사자가 운송수입금에서 ‘사납금’을 운송사업자에게 납입하고 남은 초과운송수입금 ‘만’을 가져가기로 하는 이른바 ‘도급제’ 방식의 근로계약이 체결되는 경우도 여전히 있었다(대법원 2018. 7. 11. 선고 2016다9261, 9278 판결 참조). 즉 위와 같은 조항에도 불구하고 ‘전액관리제’가 전면적으로 실시되어 고정급 비율이 높게 인상되거나 월급제가 정착됨으로써 기존 ‘사납금제’가 점차 사라지는 결과를 낳지는 못하였고, 여전히 기존 ‘사납금제’가 다소의 변형을 거쳐 시행되어 왔다.

그리하여 2020. 1. 1.부터 시행된 개정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21조 제1항 제2호 및 제26조 제2항 제2호 신설 조항(이하 ‘개정 여객자동차법 신설 조항’이라 한다)은 운송사업자 및 운수종사자의 준수사항에 관하여 정하면서,「운송사업자는 일정 금액의 운송수입금 기준액을 정하여 수납하지 말고 운수종사자는 이를 납부하지 말 것」을 분명하게 규정하였다. 국회는 개정이유로 ’택시기사가 차량을 대여해 주는 회사에 하루 동안 벌어들인 수입의 일정액을 내는 사납금 제도는 장시간 택시노동을 조장하는 등 택시 운수종사자들의 처우를 어렵게 하는 병폐로 오랜 기간 지적되어 온바, 운송사업자와 운수종사자의 준수사항에 운송수입금 전액관리제에 관한 구체적 근거를 명시함으로써 택시업계의 고질적 관행인 사납금 제도를 근절하고 일반택시 운수종사자들의 처우 개선과 국민에 대한 양질의 택시 서비스 제공에 이바지한다‘는 점을 밝혔다.

위에서 본 기존 ‘사납금제’의 문제점과 오랜 기간 그 시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기에 마련된 개정 여객자동차법 신설 조항의 연혁과 내용, 개정이유에 더하여, ① 택시운송사업은 택시운송사업자의 택시운수종사자의 근로에 대한 상당한 지휘·감독이 쉽지 않다는 특징과 택시운수종사자가 승객의 수요를 찾아 배회하거나 대기하는 것이 필수적으로 수반된다는 특징이 있는바, 이는 모두 택시운송사업의 경영에 필수적으로 수반되는 위험으로서, 택시운송사업자가 택시운수종사자에게 위와 같은 경영위험을 그대로 전가하는 것은 형평에 맞지 않는 점, ② 그럼에도 운송수입금 기준액을 정하여 그 운송수입금 부족액을 월 고정급에서 공제하는 것이 허용되는 한 기존 ‘사납금제’가 시행되든 그것이 다소 변형되어 시행되든 관계없이 위와 같은 경영위험의 전가를 낳게 되는 점, ③ 운송수입금 부족액을 월 고정급에서 공제하는 것이 금지된다고 하더라도, 그와 별개로 운송수입금 부족액을 생겨나게 한 운수종사자의 원인행위(근무해태 등)는 징계 등 별도의 제재로 대처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보이는 점까지 종합하여 보면, 개정 여객자동차법 신설 조항은 강행규정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라.

구체적 판단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은,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정하면서도 다만 법령 또는 단체협약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임금의 일부를 공제하거나 통화 이외의 것으로 지급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위 나항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은 이 사건 근로자들의 운송수입금이 고용유지 성과급 기준에 미달한 해당 월(2020. 2.경부터 9.경 사이)에 있어 예외 없이, 이 사건 근로자들의 기본급 및 제수당의 합계액에서 고용유지 성과급 기준 미달금액 100%를 공제(상계 처리)하고 나머지 임금만을 지급하였는바, 이러한 피고인의 행위가 법령 또는 단체협약에 근거를 두고 있거나, 임금 등 지급의무를 다툴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것인지에 관하여 본다.

우선, 앞서 본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서의 규정은 그 문언 자체에 의하더라도, 고용유지 성과급 기준 ‘이상자’의 경우 그 초과금액의 60%는 승무원에게, 40%는 회사에(2020. 3. 3.자 노사합의서에 따르면 75% 대 25%로 변경 적용) 배분한다는 내용, 바꾸어 말하면 운송수입금이 고용유지 성과급 기준을 넘는 초과달성자에 대하여는 기본급 및 제수당에 더하여 초과금액 중 60%를 성과급으로 추가 지급한다는 내용으로 해석될 뿐, 고용유지 성과급 기준 ‘이상자’가 아닌 ‘미달자’에게 그 미달금액을 기본급 및 제수당에서 공제한다는 내용으로까지 확대하여 해석할 만한 근거를 찾아보기 어렵다. 피고인은 고용유지 성과급 기준 미달금액을 공제함에 있어서도 스스로 정한 고용유지 성과급 배분율에 따르지 않고 미달금액 전액을 100% 공제하였는바, 이는 더더욱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서에서 근거를 찾아보기 어려운 조치에 해당한다.

나아가 앞서 보았듯이 개정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전액관리제 관련 신설 조항은 강행법규로 해석되는 점, 그리고 이에 관하여 2019. 12. 24.자 용인시장의 택시운송사업 전액관리제 시행 안내 공문을 통해『명칭이나 형태를 불문하고 사실상 기존 사납금 방식과 유사하거나 변형된 형태의 사납금 방식도 불가, 정액급여와 함께 성과급여(성과수당)를 지급하는 방식의 경우에도 실적에 따라 정액급여를 삭감(급여에서 공제, 정액급여에서 수당, 상여금의 삭감, 별도 금전 부담, 별도의 금전적 불이익 등 포함)하지 않아야 함, 운송수입금 수납후 일정 기준액 초과분의 일부 또는 전부를 성과급여 등의 명목으로 되돌려주는 방식은 불가하며, 성과급여를 정액급여와 함께 급여명세서에 명시하는 등 반드시 임금의 형태로 지급하여야 함』등의 해석 지침이 수신자 ㈜C 대표(피고인)에게 고지된 것으로 보이는 점까지 더하여 보면, 설령 피고인과 ㈜C의 노동조합 사이에 단체협약이나 임금협정 등으로 고용유지 성과급 기준 미달금액 공제에 관한 합의가 있었다 하더라도, 이는 강행법규에 반하는 것으로 그 효력을 인정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피고인이 고의로 강행법규를 위반한 행위에 대하여 임금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정당한 근거나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볼 수도 없다.

이와 같은 사정들을 모두 종합하면, “노사가 합의한 고용유지 성과급 배분율에 따라 부족액에 대하여는 임금에서 공제하기로 합의하였다”, “배분율 기준에 따른 미달액을 공제항목으로 유지하기 위한 합의가 있었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고, 피고인이 법령 또는 단체협약에 특별한 규정이 있다거나, 임금 지급의무에 관하여 다툴만한 상당한 이유도 없이 이 사건 근로자들의 기본급 및 제수당의 합계액에서 고용유지 성과급 기준 미달금액 100%를 공제(상계처리)하고 나머지 임금만을 지급함으로써 근로기준법상의 금품청산의무 및 임금 전액 정기지급의무를 위반한 사실을 유죄로 인정할 수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