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법리오해)
이 사건 근로자들의 근로 형태는 상용근로자에 준하는 정도에 이르렀고, 근로계약이 만료된 후 동일한 조건으로 근로계약을 반복하여 체결하였으며, 갱신 또는 반복한 계약기간을 모두 합산하여 계속근로연수를 계산할 경우 그 기간을 1년을 상회하므로 피고인은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그럼에도 이와 달리 이 사건 공소사실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판단
원심의 판단
원심은 먼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아래와 같은 사실을 인정하였다.
B는 이 사건 무렵 C, D, E 등 직업소개업체를 통해 모집된 일용직 근로자들과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이들을 F물류센터 내 상품 상하차 및 스캔 분류 작업 등 업무에 투입하였다.
위 각 직업소개업체는 통상 근로 전날~당일 B로부터 필요 인원 및 근무 장소 등을 고지받아 이를 직업소개업체에서 관리하는 일용직 근로자들에게 문자 또는 카카오톡 메시지로 전달하였고, 그중 출근을 원한다는 답장을 회신한 일용직 근로자를 대상으로 필요 인원에 맞추어 B 측에 모집 여부를 통지하였다.
B와 이 사건 근로자들은 원칙적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매번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구체적으로는 종이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던 2019. 12.경까지는 1개월에 1번씩 작성하였고, 휴대전화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한 2020. 1.경부터는 매일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위 근로계약서에는 '근로자는 일용직 근로자로서 근로계약은 당일 근무 후 당일 단위로 종료된다.', '업무상 필요에 따라 일용직으로 계속 근무하게 되는 경우 본 계약과 동일한 내용으로 1일 단위로 갱신하는 것으로 하고,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소정근로일로 한다.', '임금은 매일 퇴근하는 당일 날 근로자가 지정한은행계좌로 입금한다.'라는 내용 등이 기재되어 있다. 특히 2019. 12. 9.경 이후 체결된 근로계약서에는 '일용직 근로의 특성상 마지막 근로일로부터 7일 이내에 새로운 일용근로계약이 체결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마지막 근로일로 근로관계가 종료된 것으로 본다.'라는 규정이 추가되었다.
이 사건 근로자들은 위 근로계약에 따라 대체로 당일 19:30~20:30경 업무를 시작하여 다음날 04:30~06:00경 종료하였고, 다음날 일당을 계좌로 지급받았다.
이 사건 근로자들은 다음과 같은 기간 동안 B와 위 근로계약 체결을 반복하였고(체결 기간),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기간(주요 단절 기간)이 존재한다.
원심은 위 인정사실에 근거하여 아래와 같은 이유를 들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하여 퇴직금청구권의 발생요건이 충족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B와 이 사건 근로자들 사이에 체결한 근로계약은 계약서의 제목 및 내용, 임금 지급 방식 등에 비추어 일용근로계약에 해당한다. 위 근로계약서는 제목을 '일용직 근로계약서'로 정하고 있고, 계약기간이 근로계약일자 당일에 한정됨을 명시하고 있으며, 임금도 하루 단위로 계산하여 일당으로 지급하였기 때문이다. 그밖에 1개월을 초과하는 계속적인 근로관계를 전제로 하는 근로조건이 전혀 기재되어 있지 않기도 하다. 따라서 원칙적으로 위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관계는 처분문서인 근로계약서의 문언에 따라 이 사건 근로자들이 근로를 제공하는 날마다 개별적으로 성립하여 당일의 근로를 마치는 대로 각각 종료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만약 이러한 계약 관계가 매일 반복되었다고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1일 단위의 일용근로계약의 체결 및 종료가 되풀이되었을 뿐이므로, 이 사건 근로자들이 상당 기간 일용근로계약을 반복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계속근로기간이 1년 이상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예외적으로 일용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들에 대하여도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청구권의 발생요건이 충족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경우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형식상으로만 일용직 근로자로 되어 있을 뿐 실질적으로는 근로관계가 중단되지 않고 계속되어 상용근로자에 준하는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 하지만 아래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근로자들의 근로 형태가 상용근로자에 준하는 정도에 이르렀다는 점이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이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부족하다.
이 사건 근로자들은 각 해당 일자의 일용근로계약에 따른 8~11시간 가량의 근로시간이 종료되기만 하면, 일용근로계약이 반복적으로 체결·종료되고 있는 주 또는 월간에도 추가 시간을 활용하여 B 또는 직업소개업체와 무관하게 다른 회사에 지원하거나 일용직으로 근무하는 데 별다른 지장이 없었다. B 또는 직업소개업체 측에서 이 사건 근로자들이 위 근로계약과 무관한 다른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는지 점검하거나 이를 저지하였다는 등의 사정은 발견되지 않는다. 실제로 이 사건 근로자들 중 H, I는 상당한 기간 주말 또는 업무 종료 이후의 시간 등에 B뿐만 아니라 M 유한회사에도 근로를 제공하여 왔는데(근로복지공단의 2024. 10. 4.자 문서제출명령 회신서), 이로 인하여 B 또는 직업소개업체 측으로부터 불이익을 받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근로자들 중 일부는 B와 일용근로계약을 반복적으로 체결·종료하던 중 개인 사정으로 수일간 근무를 하지 않은 바 있는데, 그 과정에 상용근로자의 연차 사용과 질적인 차이가 존재한다. 당시 직업소개업체는 이 사건 근로자들이 직업소개업체의 메시지에 답장을 하지 않거나 일정 기간 결근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자 대체인원을 모집하여 B에 소개했을 뿐이고, B 또는 직업소개업체 측에서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예상 결근 기간을 확인하거나 사유 등을 기록·관리하였다고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B에 근무한 일용직 노동자들이 B 또는 직업소개업체 측에 근로하지 않은 날에 대한 임금이나 각종 수당 등을 청구하였다는 자료도 없다.
직업소개업체가 일용직 근로자를 모집하는 과정에서도 매일 필요한 인원및 근무 장소 등을 각각 고지하였을 뿐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장래 근로계약 체결이 보장된다는 구체적인 언동을 하지는 않았다. 이 사건 근로자들 역시 지원자의 숫자가 모집인원을 초과할 때에는 지원자의 연령이나 건강 상태, 숙달 정도 등을 고려하여 선별된 인원만 B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게 되어 물류센터에서 업무를 제공하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있고, 직업소개업체의 메시지에 답장을 하지 않아 인력수급이 마감되는 경우에도 출근이 어렵다는 사정을 인지하고 있었다.
이 사건 근로자들이 수행한 상품 상하차 및 스캔 분류 작업 등 업무는 특별한 숙련도나 경험을 필요로 하지 않는 단순노무에 가깝고, 선임자와 후임자 사이의 인수인계 등이 필요치 않아 작업인력의 대체가능성이 매우 높은 작업에 해당한다.
B는 일용직 근로자와 상용근로자를 비교적 분명히 나누어 관리하였다. 즉, 일용직 근로자들에 대해서는 근로계약 갱신을 위한 기준을 마련하거나 근무평정을 하지 않았으며 호봉을 인정하거나 경력수당을 지급하지도 않은 반면, 상용근로자들에 대해서는 계약기간을 12개월로 설정하고 일당이 아닌 월급을 지급하였으며 계속근로기간이 1년 이상인 경우 퇴직금을 지급한 사례가 나타난다. B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근로자도 자신이 어떠한 직군에 소속되어 있는지를 알 수 있었다. 결국 B가 일용직 근로자와 상용근로자를 불명확하게 구분한 상태에서 업무에 투입하였다고 할 수 없다.
B의 일용직 근로자들이 근로를 마칠 무렵 보인 모습 역시 이들이 체결한 일용근로계약이 단지 형식적인 것에 불과하지는 않다는 정황이 될 수 있다. B에서 반복적으로 일용근로계약을 체결·종료하던 일용직 근로자들은 해고, 사직·합의해지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별도의 조처 없이 새로운 일용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는 방식만으로 근로를 종료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위 근로계약의 효력이 기간 만료로 당연히 소멸되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이 사건 근로자들은 약 1년 8개월~3년 11개월 동안 B와 일용근로계약 체결·종료를 반복하였는데, 그중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기간(주요 단절 기간)이 존재함은 위 인정사실에서 본 바와 같다. 이에 대하여 이 사건 근로자들은 위 주요 단절 기간 중 일부는 B 또는 직업소개업체의 사실상의 압력 때문에 부득이하게 업무를 제공하지 못한 것이어서 계속근로기간에 산입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다만 이 사건 근로자들 중 J는 수사기관에서 위 주요 단절 기간 동안 출근문자를 받았으나 개인사정으로 본인의 판단 하에 업무를 나가지 않은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실제로도 주요 단절 기간 중 상당수가 일용근로계약 체결·종료가 반복되던 1년이 경과하기 직전시점에서 발생하였고, 관련자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단절 기간이 퇴직금 지급 여부를 염두에 두고 설정된 것임을 인지하고 있다고 의심할 만한 사정이 엿보이기는 한다(N녹취록 제8면, O 녹취록 제5~6면, P 녹취록 제14면 등). 하지만 피고인 또는 B가 이 사건 근로자들이 추후 퇴직금을 청구할 것을 우려하여 위와 같은 단절 기간을 발생시켰다고 가정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퇴직금청구권이 인정된다고 속단하기는 어렵다. 앞서 살핀 정황을 종합하면,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근로 단절 기간 존부 및 기간, 원인 등은 일용근로관계의 종료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여러 간접사정 중 하나일 뿐이고, 이 사건 근로자들의 근로 형태가 상용근로자에 준하는 정도라고 볼 수 있는지 여부는 근로계약서 내용 및 근로자들이 실제 수행한 업무의 형태, 회사의 운영 방식 등을 종합하여야 비로소 판단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관련 법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하 '퇴직급여법'이라 한다) 제4조 제1항은 "사용자는 퇴직하는 근로자에게 급여를 지급하기 위하여 퇴직급여제도 중 하나 이상의 제도를 설정하여야 한다. 다만, 계속근로기간이 1년 미만인 근로자, 4주간을 평균하여 1주간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근로자에 대하여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제8조 제1항은 "퇴직금제도를 설정하려는 사용자는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퇴직금으로 퇴직 근로자에게 지급할 수 있는 제도를 설정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계속근로기간이 1년에 미달하는 경우에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의한 퇴직금청구권이 발생하지 아니한다(대법원 2016. 12. 29. 선고 2016다236285 판결 등 참조).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되면서 다시 근로계약을 맺어 그 근로계약기간을 갱신하거나 동일한 조건의 근로계약을 반복하여 체결한 경우에는 갱신 또는 반복된 근로계약기간을 합산하여 퇴직금 지급요건으로서의 계속 근로 여부와 계속근로연수를 판단하여야 하고, 갱신되거나 반복 체결된 근로계약 사이에 일부 공백 기간이 있다 하더라도 그 기간이 전체 근로계약기간에 비하여 길지 아니하고 계절적 요인이나 방학 기간 등 해당 업무의 성격에 기인하거나 대기 기간 또는 재충전을 위한 휴식 기간 등의 사정이 있어 그 기간 중 근로를 제공하지 않거나 임금을 지급하지 않을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근로관계의 계속성은 그 기간 중에도 유지된다고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9다35040 판결 등 참조). 다만, 근로계약 사이의 공백기간중에도 근로관계의 계속성이 실질적으로 유지되는 경우에 한하여 계속근로기간이 1년 이상이어야 한다는 퇴직급여법에 따른 퇴직금청구권의 발생요건이 충족되고, 만일 반대로 그렇지 아니한 경우에는 근로계약에 따른 각 1년 미만의 근로기간에 대하여 퇴직급여법에 의한 퇴직금청구권이 발생하지 않는다(대법원 2020. 4. 9. 선고 2015다20780 판결<1> 참조).
형식상으로는 비록 일용직근로자로 되어 있다 하더라도 일용관계가 중단되지 않고 계속되어 온 경우에는 상용근로자로 보아야 할 것이고(대법원 1976. 9. 14.선고76다1812 판결<2>, 1986. 8. 19.선고 83다카657 판결<3> 등 참조), 근로계약이 만료됨과 동시에 근로계약기간을 갱신하거나 동일한 조건의 근로계약을 반복하여 체결한 경우에
는 갱신 또는 반복한 계약기간을 모두 합산하여 계속근로년수를 계산하여야 할 것이며(대법원 1975. 6. 24. 선고 74다1625, 1626 판결<4>, 1979. 4. 10.선고 78다1753 판결<5>등 참조), 원래 근로자가 반드시 월 평균 25일 이상 근무하여야만 근로기준법상 퇴직금지급의 전제가 되는 근로자의 상근성·계속성·종속성의 요건을 충족시키는 것은 아니고, 최소한 1개월에 4,5일 내지 15일 정도 계속해서 근무하였다면 위 요건을 충족한다 할 것이고, 이 경우 일용직으로 근무한 동안의 업무내용이 정식 기능직사원으로 근무한 동안의 업무내용과 동일·유사한 경우에만 근로관계의 계속성이 인정되는 것도 아니라 할 것이다(대법원 1979. 1. 30. 선고 78다2089 판결<6>, 대법원 1995. 7. 11. 선고 93다26168 전원합의체 판결<7> 참조). 그러나 근무의 단절이 상당 기간 지속되어 사회통념상 계속근로로 인정되기 어려운 경우에는 명시적인 퇴직의 의사표시가 없었더라도 근로관계가 묵시적으로 합의 해지되어 종료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2006. 4. 28. 선고 2004다66995, 67004 판결<8> 참조).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구 퇴직급여법(2025. 11. 11. 법률 제2113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퇴직급여법'이라고만 한다) 제44조 제1호, 제9조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
기 어렵다. 퇴직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여러 사항, 기타 퇴직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여러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고,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구 퇴직급여법 제44조 제1호, 제9조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도8248 판결 등 참조).
이 법원의 판단
먼저 원심은, ① B가 이 사건 근로자들과 일용직 근로계약을 매일 체결한 점, ②그 계약서에 계약기간이 당일 근무 후 당일 단위로 종료된다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는 점, ③ 특별한 제한 없이 결근하거나 휴일 또는 업무 종료 후 다른 업체에 근로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한 점, ④ 업무의 내용상 특별한 숙련이나 경험이 필요하지 않아 타인에 의한 대체가능성이 높은 점, ⑤ 지원자의 숫자가 모집인원을 초과하는 경우 근무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고, 근로자들도 이러한 사정을 인식하고 있었던 점, ⑥ B는 일용직근로자와 상용근로자를 구분하여 관리한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이 사건 근로자들의 근로형태가 상용근로자에 준하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퇴직급여법은 일용직근로자와 상용근로자를 구분하여 퇴직금 지급의무의 발생요건을 달리 취급하고 있지 않고, 계속근로기간이 1년 미만인 근로자와 4주간을 평균하여 1주간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근로자에 대하여만 퇴직금 지급의무의 예외를 인정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앞서 본 법리에 따라 일용직근로자라 하더라도 일용관계가 중단되지 않고 계속되어 계속근로기간이 1년 이상이 되기만 하면 상용근로자와 동일하게 취급하여 퇴직금 지급의무가 발생한다고 보아야 한다. 그럼에도 원심이 근로자들의 계속근로기간 외에 근로형태 역시 상용근로자에 준하는 정도에 이르러야 퇴직금 지급의무가 발생한다는 취지로 판단한 것은 퇴직금 지급의무의 발생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과 대조하여 면밀히 살펴보고, 이에 더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과 검사의 주장에 대한 이 법원의 다음과 같은 판단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근로자들은 근로관계의 단절로 계속근로기간이 1년 이상에 이르지 못하여 퇴직금 발생요건을 갖추지 못하였거나, B로서는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어 퇴직급여법위반죄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의 판단은 결론에 있어 정당하고, 거기에 검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판결에 영향을 미치는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일용(日傭)직근로자가 무엇인지에 대하여 근로기준법 등에 따로 규정하고 있지는 않으나, 일반적으로 근로기간을 하루로 정하여 그날의 근로를 마침으로써 근로관계가 종료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1일간 고용되는 근로자를 말한다. 일용직근로자는 1일 단위로 근로계약이 체결되고 그날 근로를 마침으로써 근로관계가 종료되는 것이 원칙이므로 일용직 근로자의 계속근로기간이 1년에 이르기 전에 근로의 공백 기간이 발생하는 경우 퇴직금 지급의무의 발생요건인 계속근로관계가 중단되는지 유지되는지 또는 공백 기간이 어느 정도에 이르러야 계속근로관계가 중단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앞서 본 대법원 판결례에 따르면 1달 중 4~5일 정도만 근무하여도 계속근로관계가 유지된다고 인정하는 경우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그 사안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임금의 계산만 일당을 기준으로 삼았을 뿐 근로자에게 임금을 매월 1회 또는 2회로 분할하여 지급하고, 계약기간 역시 6개월이나 1년 또는 방송프로그램 제작기간과 같이 일정한 기간으로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인다. 그와 같은 사안의 경우에는 공백 기간이 전체 근로계약기간에 비하여 길지 않으므로 근로관계가 중단되지 않고 계속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근로계약기간이 실제 1일에 불과하다면 근로계약 사이의 공백 기간이 수일에 불과하다 하더라도 근로계약기간과 비교하면 훨씬 길다고 할 것이므로 이와 같은 경우에도 근로관계가 중단되지 않고 계속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B는 Q주식회사로부터 물류센터의 운영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는 회사로서 2017년 상반기까지는 하도급업체가 근로자들을 채용하여 물류센터에서 근무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운영하였으나, 2017년 하반기부터는 인력소개업체인 D, E, C, R, S 등과 채용대행 업무계약을 체결한 다음 매일 일정한 규모의 인력채용을 의뢰하여 일용직 근로자들을 직접 채용하였다. B는 이 사건 근로자들과 매일 일용직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그 근로계약에 따르면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이 계약기간은 근로계약일자 당일에 한정되고, 임금도 하루 단위로 계산하여 일당으로 지급하였으며, 계속적인 근로관계를 전제로 하는 근로조건이 전혀 기재되어 있지 않으므로 근로를 제공하는 날마다 개별적으로 성립하여 당일의 근로를 마치는 대로 각각 종료된다.
B는 근로를 제공하지 않는 공백 기간으로 인하여 근로관계가 중단되는지 여부를 명확히 할 목적으로 2019. 12. 9. 일용직 근로자에 대한 근로계약서 양식을 변경하여 '일용직 근로의 특성상 마지막 근로일로부터 7일 이내에 새로운 일용근로계약이 체결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마지막 근로일로 근로관계가 종료된 것으로 본다.'라는 규정을 추가하였다.
고용노동부는 2021. 8. 9.자 계속근로기간 산정 관련 질의회신에서, 근로계약서에 추가한 위와 같은 규정의 효력을 긍정하면서 '그 근로계약 내용에 따라 마지막 근로일로부터 7일 이내에 새로운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경우에는 그 이후에 일용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하더라도 근로관계가 단절된 것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입니다'라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B는 근로계약서에 추가된 위와 같은 규정에 따라 일용직 근로자라 하더라도 마지막 근로일로부터 7일 이내에 새로운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속하여 1년 이상 근무한 근로자에 대하여는 퇴직금을 지급하여 왔고, 이 사건 근로자 중 J에 대해서도 2019.2. 7.부터 2021. 7. 30.까지의 기간에 대하여 근로관계가 1년 이상 계속되었다는 이유로그 기간에 해당하는 퇴직금 7,150,640원을 지급하였다. 이에 따라 근로자들은 매일 반복, 갱신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마지막 근로일로부터 7일 이내에 새로운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경우 근로관계가 단절된다는 사정을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근로자가 마지막 근로일로부터 7일간 새로운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면 사회통념상 계속근로로 인정되기 어려우므로 명시적인 퇴직의 의사표시가 없었더라도 근로관계가 묵시적으로 합의 해지되어 종료되었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이 사건 근로자들의 경우 아래와 같이 마지막 근로일로부터 7일 이내에 새로운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으므로 근로관계가 단절되었고, 근로관계가 단절된 전후의 계속근로기간만으로는 1년에 이르지 못하므로 B에게는 퇴직금 지급요건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할 것이다. 설령 그와 같은 경우에도 근로관계가 단절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사정 및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B로서는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어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그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으므로 피고인에게 퇴직급여법위반죄에 대한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G은 첫 근무일인 2017. 10. 16.부터 마지막 근무일인 2021. 7. 13.까지의 기간 중 2019. 1. 1.부터 2019. 1. 31.까지 31일간, 2020. 4. 1.부터 2000. 5. 3.까지 33일간, 2021. 1. 28.부터 2021. 3. 1.까지 33일간 각 근로를 제공하지 않았다. 위 공백 기간을 전후하여 G이 2017. 10. 16.부터 2018. 12. 31.까지 1년 이상 근로를 제공하기는 하였다. 그러나 B는 2019. 12. 9. 이전 근로계약서에 근로관계 단절에 관한 구체적인 규정을 마련하지 않은 상태였는데, G이 그 기간 동안 2~3일 연속 결근을 하지 않는 경우가 자주 있었고, 2018. 9. 21.부터 2018. 9. 27.까지 연속하여 7일간 출근하지 않기도하였으므로 B로서는 근로관계가 근무일마다 종료되는 일용직 근로자의 특수성으로 인해 근로관계의 단절 여부에 대한 판단이 어려웠을 것으로 보일 뿐 아니라, G이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안양지청에 진정서를 제출한 2022. 1. 21.경에는 퇴직금 청구채권에 대한 3년의 소멸시효가 이미 완성되기도 하였다<9>. 또한 G이 2019. 2. 7.부터 2020. 3. 31.까지 근로를 제공하기는 하였으나, 1주일에 2일 이하로 근무하여 결근이 더 많은 주가 전체 기간의 절반 정도인 28회나 되었고, 2019. 9. 7.부터 2019. 9. 15.까지 9일 연속 출근하지 않았으며, 2019. 6. 10.부터 2019. 7. 21.까지 6주간 평균하여 1주간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이어서 그 기간 동안 근로관계가 중단되지 않고 계속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H은 첫 근무일인 2019. 5. 13.부터 마지막 근무일인 2021. 7. 13.까지의 기
간 중 2020. 4. 2.부터 2020. 5. 3.까지 32일간, 2021. 2. 27.부터 2021. 3. 21.까지 23일간 각 근로를 제공하지 않았으므로, 근로를 제공하지 않은 기간에 계속근로관계가 단절된 것으로 본다면 1년 이상 근로관계가 계속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뿐만 아니라 H은 2019. 5.부터 2020. 10.까지 M 유한회사에서도 거의 매월 1일 내지 14일간 근로를 제공하기도 하였다.
I는 첫 근무일인 2019. 1. 2.부터 마지막 근무일인 2021. 7. 27.까지의 기간중 2019. 2. 14.부터 2019. 2. 25.까지 12일간, 2019. 12. 12.부터 2019. 12. 22.까지 11일간, 2020. 9. 26.부터 2020. 10. 11.까지 16일간, 2020. 10. 15.부터 2020. 10. 25.까지 11일간 근로를 제공하지 않았고, 2일 이하로 근무한 주도 여러 차례 있어 1년 이상 근로관계가 계속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뿐만 아니라 I 역시 2019. 6.부터 2019. 10.까지 M 유한회사에서도 근로를 제공하여 왔다.
J의 경우 첫 근무일인 2017. 7. 24.부터 마지막 근무일인 2021. 7. 30.까지의 기간 중 2019. 2. 7.부터 2021. 7. 30.까지의 계속 근로기간에 대해서는 퇴직금은 수령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또한 J는 2017. 7. 28.부터 2017. 9. 3.까지 38일간이나 연속하여 출근하지 않았으므로 그 공백 기간으로 인하여 근로관계가 단절되었음은 명백하고, 2019. 1. 26.부터 2019. 2. 6.까지 12일간 연속 결근하기도 하였다. 2017. 9. 4.부터 2019. 1. 25.까지의 기간 중 J가 결근하지 않고 5일간 근무한 주는 1회 밖에 없었고, 1주일에 2일 이하로 근무한 주도 33회나 되었으므로 1년 이상 근로관계가 계속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뿐만 아니라 그 당시 B와 일용근로자들 사이에 작성된 근로계약서에는 근로관계 단절에 관한 구체적인 규정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였으므로, B로서는 근로관계가 근무일마다 종료되는 일용직 근로자의 특수성으로 인해 근로관계의 단절 여부에 대한 판단 역시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고, J가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안양지청에 진정서를 제출한 2022. 4. 14.경에는 퇴직금 청구채권에 대한 3년의 소멸시효가 이미완성되기도 하였다.
K의 경우 첫 근무일인 2019. 11. 1.부터 마지막 근무일인 2021. 7. 30.까지 의 기간 중 2020. 9. 26.부터 2020. 10. 4.까지 9일간, 2020. 10. 9.부터 2020. 10. 26.까지 18일간 출근하지 않았고, L의 경우 첫 근무일인 2019. 9. 15.부터 마지막 근무일인 2021. 7. 30.까지의 기간 중 2020. 8. 1.부터 같은 달 16.까지 16일간, 2020. 9. 26.부터 2020. 10. 4.까지 9일간 출근하지 않아 근로계약서 기재에 따르면 근로관계가 단절되어 나머지 근무기간만으로는 계속근로기간이 1년에 이르지 못하였다.
이 사건 근로자들은 근로관계의 단절이 유료직업소개업체 B의 지시에 따라 근로기간 1년이 경과하기 전에 계속근무를 금지하였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나, B가 유료직업소개업체에 그와 같은 지시를 하였다고 인정할 뚜렷한 증거가 없다.
이 사건 근로자들은 B를 상대로 퇴직금을 청구하였으나, G, J는 2025. 5. 2.자로, K, L은 2025. 3. 11.자로 소를 취하하였고, H은 2025. 4. 18.자로, I는 2025. 5. 15.자로 각각 청구기각 판결이 선고된 후 항소를 제기하지 않아 그 무렵 그 판결들이 확정되었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한다.
판사 김병수(재판장) 오정민 한정원
1고속버스회사에서 근무한 근로자가 정년퇴직을 한 뒤 퇴직금 지급 약정이 포함된 촉탁직 근로계약을 각 체결함에 따라 1년 미만의 기간 동안 근무를 마치고서 각 1년 치에 해당하는 퇴직금을 청구한 사안에서 공백기에 근로관계의 계속성이 실질적으로 유지되는지에 대해 심리, 판단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안임. 다만, 환송후 원심인 대전고등법원 2020. 11. 26. 선고 2020나139 판결에서 추가 심리한 결과 반복하여 체결되는 촉탁직 근로계약 사이에 10~11일 정도 공백기가 있으나 그 기간 중에도 근로관계의 계속성이 유지된다는 이유로 퇴직금 발생요건을 충족하였다고 판단하였고, 대법원 2021. 4. 15.자 2021다39 결정에서도 심리불속행으로 상고기각되었다.
2임금을 일용으로 계산하였으나, 일정기간을 정하여 근로자를 채용한 뒤 해임하고 대부분 바로 그 다음날에 다시 임명하거나 해임한 날부터 4일 또는 20일 후에 다시 임명한사안이다.
3지하철공사 중 철골공사 부분을 하도급받은 회사에 고용된 근로자가 철골공으로 근무하면서 일급으로 계산하여 월 2회씩 계속적으로 임금을 지급받은 사안이다.
4화력발전소에 고용된 근로자가 2개월마다 2, 3일씩 해고된 후 다시 채용되었고, 일급으로 계산하여 월 1회씩 계속적으로 임금을 지급받은사안이다.
5보건소 잡급직 공무원으로 근무하던 근로자로 규정상 고용기간이 6개월 미만으로 제한되어 있어 임명과 해임이 반복되어 계속 근무한 사안이다.
6서울특별시 건설국 산하 동부건설사업소의 일용인부로 1962. 3. 25.부터 1977. 12. 9.까지 근무한 근로자가 1개월에 최소 4, 5일 내지 15일 정도 근무한 경우 근무기간 전체에 대하여 계속근로관계를 인정한 사안이다. 다만, 계약기간이 어느 정도였는지 확인되지는 않는다.
7매일 급여를 지급받는 일급 임시고용원으로 근무한 근로자이기는 하나 매년 초 1년 단위로 고용기간을 정하여 다시 채용되는 형식으로 근무한 사안이다.
8방송국 담당자가 방송프로그램 단위별로 외부제작요원을 고용하여 프로그램 제작이 완료될 때까지 근무하도록 하면서 일당제로 환산한 금액을 월급의 형식으로 지급하였는데, 통상 프로그램 제작 완료 후 2~4일 정도 공백기간을 거쳐 새로운 프로그램에 배치하여 계속 근무하게 하였는데, 근무 공백기간이 이례적으로 2개월 보름에서 4개월에 이르는 장기인 근로자의 경우 근로계약이 해지되었다고 판단한 사례임
9대법원 2022. 6. 30. 선고 2022도742 판결은 소멸시효 완성으로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경우에도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