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 B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 B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작업계획서는 작업에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안전조치사항에 관하여 작성되는 것이어서 이 사건 사고와 같은 이례적인 경우까지 미리 예상하여 구체적인 안전조치사항에 관한 작업계획서를 작성할 수는 없다. 또한 이 사건 사고는 고소작업을 하도급 받은 피고인 A이 붐대를 과도하게 조작하거나 아웃트리거 전개를 좁히는 바람에 발생한 것으로, 피고인 B은 현장에 신호수를 배치하는 등 모든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하였다.
그럼에도 원심 판결은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잘못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 B에게 선고한 형(벌금 5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검사
원심이 피고인들에게 선고한 형(피고인 A: 금고 6월, 집행유예 1년, 피고인 B: 벌금 500만 원)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피고인 B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A
피고인 A은 E SKY450 고소작업차(이하 '이 사건 고소작업차'라고 한다)의 운전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이다.
피고인 A은 2016. 6. 28. 14:10경 울산 동구 F에 있는 G 주식회사 변압기생산부 300KV 공장 외벽 2BAY 부근에서 위 차량의 작업대에 H 소속 근로자인 피해자 I(43세), J(59세)을 신고 붐대를 약 27미터 상승시켜 태풍피해 방지를 위한 건물 지붕 처마의 플래싱 볼트보강작업(이하 '이 사건 작업'이라고 한다, 플래싱은 건물 안으로 빗물의 침투를 방지하는 것으로 이 사건 작업에서는 지붕 처마 끝 마감재를 말한다)을 진행하게 되었다. 이러한 경우 고소작업차를 작동하는 피고인으로서는 위치제어장치(붐 길이/각도 측정센서: 붐 길이, 각도를 확인하는 장치로서 측정된 데이터 값으로 작업반경을 제한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등 차량에 이상이 없는지 미리 점검하고, 아웃트리거를 최대한 확장한 후 이를 고정하여 작업 시 차량이 전도되지 않도록 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피고인 A은 이를 게을리 한 채 아웃트리거를 도로 쪽으로는 약 0.4미터, 건물 작업면 쪽으로는 약 1미터 정도만 전개하여 위 차량이 불안정한 상태에서, 작업반경을 초과하여 붐대를 약 23m까지 인출하여 작업을 한 과실로, 다음 장소의 작업을 위해 고소작업대를 공장벽면에서 움직이는 과정에서 위 차량이 운전석 방향으로 전도되면서 위 근로자들이 떨어지게 하였다.
결국 피고인 A은 위와 같은 업무상 과실로 위 I으로 하여금 약 14주간 치료를 요하는 방출성 요추 골절 등을, 위 J으로 하여금 약 1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견봉 골절 등을 각각 입게 하였다.
피고인 B
피고인 B은 울산 북구 K에서 H라는 상호로 건설업에 종사하고 있는 사업주이고, G 주식회사(이하 'G'이라고 한다)로부터 도급받아 울산 동구 F에서 시공하는 변압기공장 태풍피해 방지 보강공사 현장의 현장책임자로서 소속 근로자에 대한 안전보건관리책임자이다.
사업주는 차량계 하역운반기계인 고소작업차를 사용하는 작업을 하는 경우 근로자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추락·낙하·전도·협착 및 붕괴 등의 위험 예방대책, 운행경로 및 작업방법을 포함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고 그 계획에 따라 작업을 하도록 하여야 하며, 고소작업대를 설치하는 경우에 갑작스러운 이동을 방지하기 위하여 아웃트리거 또는 브례이크 등을 확실히 사용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인 B은 2016. 6. 28. 14:10경 위 공사현장에서 전항과 같이 고소작업차를 사용하면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지 아니 하고, 아웃트리거를 불안정하게 펼친 채 작업을 진행하였다.
이로써 피고인 B은 사업을 할 때 기계·기구, 그 밖의 설비에 의한 위험 및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 등을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안전 조치를 하지 아니 하였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 B은 피고인 A의 도급인에 불과하여 사업주로서 책임이 없다는 주장에 관하여 피고인 B의 개인 기업인 H가 피고인 A으로부터 이 사건 고소작업차를 임차한 사실, H가 신호수 N, 작업대에서 볼트 고정작업을 할 근로자 I, J을 고용하여 피고인 A과 함께 이 사건 작업을 하도록 하였고, 이 사건 작업이 H 소속 현장소장인 과장 O의 지시에 따라 이루어진 사실을 종합하면, 피고인 A과 피고인 B 사이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노무도급계약인지 관계없이 이 사건 작업이 피고인의 사업에 해당하여 피고인 B이 사업주로서 안전조치의무를 부담한다고 보았다. 또한 원심은 피고인 B이 작성한 작업계획서에 기재된 '추락주의, 작업공구 추락주의' 등의 문구가 고소작업차의 전도 위험에 관한 예방대책에 해당하여 작업계획서 작성의무를 이행하였다는 주장에 관하여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38조 제1항 [별표 4]에 의하여 차량계하역운반기계 등을 사용하는 작업에 있어 작업계획서에 포함하여야 할 위험 예방대책의 내용 중 '전도' 예방대책에 관한 아무런 기재가 없다고 보아 피고인 B에 대한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살피건대, 원심이 내세운 위와 같은 이유들을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과 대조하여 면밀히 살펴보고, 여기에 당심이 제시하는 아래와 같은 이유를 더하여 볼 때,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잘못이 없다.
관련 법령에 의하면, 사업주는 기계·기구, 그 밖의 설비에 의한 위험을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하고(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1항), 차량계 하역운반기계 등을 사용하는 작업을 할 때는 근로자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해당 작업에 따른 추락·낙하·전도·협착 및 붕괴 등의 위험 예방대책', '차량계 하역운반기계 등의 운행경로 및 작업방법' 등에 관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고 그 계획에 따라 작업을 하도록 하여야 하며(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38조 제1항 제2호, 별표 4), 사업주는 고소작업대를 설치하는 경우에는 갑작스러운 이동을 방지하기 위하여 아웃트리거 또는 브레이크 등을 확실히 사용하여야 한다(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186조 제2항 제2호).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H의 개인사주인 피고인 B은 위 관련 법령에 의하여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여 그에 따라 작업하며, 고소작업대를 설치하는 경우 갑작스러운 이동을 방지하기 위하여 아웃트리거 또는 브레이크 등을 확실히 사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위험방지 조치 및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음에도 필요한 안전 조치를 하지 아니한 점이 인정된다.
㉠ 피고인 B은 2016. 5. 4. G과 이 사건 작업에 관하여 공사기간을 2016. 5. 5.부터 2016. 6. 30.까지, 공사대금은 121,000,000원(부가가치세 포함)으로 하는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였고(증거기록 54쪽), 이 사건 고소작업차의 소유자인 피고인 A에게 이 사건 작업을 하도급 주었다. 또한 피고인 B은 피고인 A이 이 사건 고소작업차를 운행하는 가운데 이 사건 사고의 피해자 I, J으로 하여금 고소작업대에서 이 사건 작업 중 볼트 고정작업을 수행하도록 하고, 신호수로 N을 두었으며, 이 사건 작업을 감독하는 현장소장으로 과장 O를 배치하여 그 지시에 따라 이 사건 작업이 이루어지도록 하였다.
㉡ 이 사건 작업은 울산 동구 소재 G 변압기 생산부 300KV 공장 2BAY 부근에서 태풍에 대비하기 위해 고소작업대에 탑승하여 공장의 벽면과 지붕이 맞닿는 곳에 설치되어 있는 플래싱에 300mm 간격으로 볼트를 추가 설치하여 보강하는 공정으로, 볼트를 설치하면 작업장소 이동을 위해 고소작업대를 하강하여 다음 작업장소로 이동하여 재차 작업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 이 사건 고소작업차의 아웃트리거는 X자 형태로 전개되기 때문에 전개 길이에 따라 전방작업 시 모멘트를 견디는 안정도가 달라진다. 이 사건 고소작업차의 경우 아웃트리거 전개 길이별 작업반경도는 없으나, 최근 출시되는 고소작업대는 아웃트리거 전개 길이별 작업반경도가 작성되고 있으며, X자 형태로 전개되는 아웃트리거의 경우 전개 길이별 작업반경이 다른데, 아웃트리거가 길게 전개될수록 전후측방 작업반경이 늘어난다(증거기록 253쪽).
㉣ 피고인 A은 1개 차선을 막고 아웃트리거를 최대한 전개한 다음 이 사건 작업을 하려고 하는데, G의 성명불상 직원이 지게차가 통행을 해야 하니 아웃트리거를 길게 펴지 말라고 하여 아웃트리거를 도로 쪽으로는 약 0.4m, 건물 작업면 쪽으로는 약 1m 정도만 전개하여 이 사건 작업을 수행하게 되었고, 이 사건 사고 당시 이 사건 고소작업차는 붐대를 약 23미터까지 인출하여 이 사건 작업을 하게 되었다. 결국 작업장소 이동을 위해 고소작업대를 공장벽면에서 떼어 움직이는 과정에서 고소작업대가 운전석 방향으로 전도되어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
㉤ 피고인 A은 수사기관에서 '이전에도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장소에서 같은 작업을 몇 번 했는데, 그때는 안전관리자가 현장에 나와 1개 차선을 막고 아웃트리거를 최대한 전개하여 작업을 하도록 지시하여 그렇게 작업을 하였으나, 아웃트리거를 최대한 전개하지 않을 경우 위험성이 있음을 알고 있었음에도 안전관리자가 없어 원청인 G 직원의 말을 무시하지 못하고 아웃트리거를 전개하지 못하고 작업을 하다가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증거기록 291쪽), 실제 H의 현장소장인 O가 이 사건 사고 당시 이 사건 작업을 현장에서 직접 감독하지도 않은 것으로 보인다.
㉥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38조 제1항 [별표 4] 및 안전보건공단에서 작성한 재해조사 의견서 (증거기록 255쪽)에 의하면, 이 사건 작업과 같은 차량계 하역운반기계 등을 사용하는 작업에 있어서는 추락, 낙하, 전도, 협착 및 붕괴 등의 위험예방대책 및 차량계 하역운반기계 등의 운행경로 및 작업방법 등이 포함된 작업계획서가 작성되어야 함에도 G에 제출된 작업계획서에는 작업자의 추락이나 자재, 공구의 낙하 위험에 관하여만 기술하고 있을 뿐 고소작업대의 전도를 방지하기 위한 어떠한 내용도 기재되어 있지 않다.
㉦ 피고인들이 위와 같이 이 사건 사고의 발생위험을 예견할 수 있었으므로(피고인들의 주장은 위와 같은 재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음은 알고 있었으나 단지 그와 같은 사례가 드물어 별도의 안전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는 취지로 보인다), 피고인 B이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였다면, 그 작업계획서에 이 사건 사고와 같이 예상되는 재해의 형태와 위험 방지를 위한 조치 등이 포함될 수 있었고, 피고인 A에게 이러한 내용이 알려질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피고인 B이 피고인 A으로 하여금 아웃트리거를 확실히 사용하도록 하였다면, 피고인 A이 G 성명불상 직원의 요구에도 아웃트리거를 최대로 전개하여 이 사건 작업을 진행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 민법상의 고용계약이든 도급계약이든 근로계약의 형식이 어떠하든간에 근로의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것이라면 그는 근로기준법 제14조 소정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할 것인데(대법원 2002. 8. 27. 선고 2002도27 판결 등 참조), 피고인 A이 피고인 B에게 고용된 근로자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피고인 A이 이 사건 작업 현장에서 피고인 B 또는 그 현장대리인인 현장소장 0의 지시를 받아 H의 근로자인 신호수 N의 신호를 통하여 이 사건 작업을 수행하다가 역시 H의 근로자인 피해자 I, J이 다치는 이 사건 사고를 발생시킨 이상 피고인 A은 피고인 B의 근로자라고 할 것이어서, 피고인 B과 피고인 A 사이에 실질적인 고용관계가 인정되므로, 피고인 B은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1항에 의한 안전상의 조치의무를 부담하는 사업주에 해당한다.
따라서 만일 피고인 B이 이 사건 사고와 같은 전도에 관한 위험 예방대책, 이 사건 고소작업차의 운행경로 및 작업방법을 포함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고, 이 사건 고소작업차의 아웃트리거 또는 브레이크 등을 확실히 사용하는 등의 안전조치를 취하였다면 이 사건 사고를 충분히 방지하였을 가능성이 높다.
피고인 B,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 A이 이 사건 범행을 자백하고 있는 점, 피고인 B이 원심에서 피해자 I과, 당심에서 피해자 J과 각 합의한 점, 이 사건 사고가 원청인 G 직원들의 요구에 따라 아웃트리거를 최대한으로 전개하지 못한 데서 기인한 바 있어 모든 책임을 피고인들에게 묻는 것은 다소 가혹한 점 등은 피고인들에게 유리한 정상이다.
다만 피고인들의 업무상 과실 및 안전조치 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피해자들의 상해 정도가 중한 점, 피고인 B과 같은 사업주가 작업비용과 시간을 줄이기 위하여 안전조치를 충분히 하지 않은 상태에서 근로자에게 작업을 하게 함으로써 수많은 인명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피고인들을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는 점, 피고인 B에게 벌금형 이외의 처벌 전력은 없는 점 등은 피고인들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그 밖에 피고인들의 연령, 성행, 환경,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동기와 경위, 그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모든 사정들을 참작하여 보면, 원심이 선고한 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보이지는 아니한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 B과 검사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어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현환(재판장) 노민식 남승정
각주1) 원심 제11회 공판기일에서 검사가 "아웃트리거를 불안정하게 펼친 해 작업을 진행하다가 전도되어 그 안에 탑승하고 있던 위 근로자들이 떨어지게 하였다."를 "아웃트리거를 불안정하게 펼친 채 진행하였다."로 변경하는 것으로 구두로 공소장변경을 신청하여 피고인 B 및 그 변호인의 동의하에 원심이 공소장변경을 허가하였음에도 원심판결은 공소사실을 변경되기 이전의 것으로 기재하였는바, 공소사실과 기본적 사실이 동일한 범위 내에서 단지 피고인 B에 대한 공소사실을 피고인 A의 공소사실과 명확히 구분하기 위하여 일부 문구를 삭제한 것에 지나지 않아 원심이 위와 같은 범죄사실을 기재하였다고 하여 피고인 B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주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지 아니하고 공소사실의 요지를 위와 같이 공소장변경된 것으로 수정하여 기재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