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2년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3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자 AS, AT, AU, AV에 대한 각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및 근로자 AU에 대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관한 공소를 각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 요지
사실오인
주식회사 C(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의 실제 운영자는 H이고, 피고인은 이 사건 회사의 운영에 실질적으로 관여하지 않았음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끼친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2년 3월)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직권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근로자 AS[원심 판시 범죄사실 별지 ㈜C 체불금품 내역 연번 제20번], AT(연번 제35번), AU(연번 제42번), AV(연번 제43번)에 대한 각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및 근로자 AU(연번 제42번)에 대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관하여 보건대, 위 각 공소사실은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2항 및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단서에 따라 피해자의 명시적인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이다. 그런데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① 피고인이 원심공판과정에서 제출한 2021. 11. 18.자 참고자료에 위 피해 근로자들이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처벌불원서가 포함되어 있고, 각 처벌불원서에 피해 근로자들의 신분증 사본이 첨부되어 있었던 사실, ② 원심은 피고인이 제출한 위 자료들만으로는 처벌불원서들의 진정성립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보아 위 피해 근로자들에 관한 각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사실, ③ 피고인은 당심에서 다시 2022. 8. 24.자로 피해 근로자 20명한테서 용서를 받았다는 취지의 각 처벌불원서가 포함된 참고자료를 제출하였고, 위 자료에 AS, AU, AV의 인감증명서가 첨부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피해자가 처벌을 희망하지 않는 의사표시나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의 철회를 하였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피해자의 진실한 의사가 명백하고 믿을 수 있는 방법으로 표현되어야 하나(대법원 2001. 6. 15. 선고 2001도1809 판결 등 참조), 처벌불원서에 피해자의 신분증 사본이 첨부된 경우라면 인감증명서가 첨부된 경우에 준하여 해당 처벌불원서의 진정성립을 인정할 수 있고, 특히 피해 근로자 AS, AU, AV의 경우 당심에서 인감증명서까지 추가로 제출되었다. 따라서 위 각 근로자들은 제1심 판결선고 전에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는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6호에 따라 공소기각판결이 선고되었어야 할 것임에도, 이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반의사불벌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고,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과 나머지 유죄 부분을 형법 제37조 전단의 실체적 경합범 관계로 의율하여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원심판결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다.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음에도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대상이 되므로, 이에 관하여 살펴본다.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 즉 ① H가 최초 부산지방고용노동청 울산지청에서 조사받을 당시에 자신이 이 사건 회사의 실제 운영자라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으나, 이후 제4회 피의자신문을 받으면서부터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고인이 아들인 O을 통하여 노무 및 자금관리 등을 하면서 이 사건 회사를 실질적으로 운영하여 왔다'는 취지로 비교적 일관되게 진술하였던 점, ② 피고인이 실질적으로 운영한 AA㈜의 명의상 대표이사로 재직한 바 있는 D과 이 사건 회사의 직원으로 재직하였던 F, E, G의 수사기관 및 원심 법정에서의 진술내용 역시 H의 위와 같은 진술에 대체로 부합하고, 이들이 특별히 피고인에 대한 악의적인 감정으로 허위의 사실을 진술할 만한 동기나 정황도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점, ③ 이 사건 회사의 법인계좌 거래내역에 의하면, 원청회사인 AW 등으로부터 이 사건 회사의 법인계좌로 송금된 공사대금이 별다른 이유 없이 피고인 또는 피고인의 아들 O이 운영한 AK 등의 계좌로 송금되었다가 위 계좌에서 이 사건 회사의 직원들의 급여 등으로 다시 지출된 것으로 보이는 점, ④ H도 이 사건 회사에서 근무하는 동안에 'AK O' 등으로 표시된 송금처로부터 매월 200만 원 내외의 금원을 급여 명목으로 송금받았던 것으로 보이고, 같은 기간 H 명의로 가입된 고용보험의 사업장 역시 이 사건 회사가 아닌 'AK'로 되어 있는 점에 비추어 H가 이 사건 회사의 실제 운영자라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⑤ 피고인은 2016. 5월경 H에게 "H사장, 그동안 수고많았소. 회사가 너무 어려워 기구조직이 2016년 6월 1일부로 축소되어 제명하기로 하였으니 자구책을 마련하기 바람. 마음 정리 후 연락요망"이라는 내용의 문자메시기를 보냈고, 이에 H가 "예 알겠습니다. 인계방법에 관해 지시해주십시오. 이번 결정 섭섭하지만 따르겠습니다. 아쉽지만 인계만큼은 확실히해두고 가겠습니다."라고 회신하였는바(증거기록 제187쪽), 위 문자메시지 내용 역시 피고인이 H에게 해고를 통보하면서 양해를 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⑥ 이 사건 수사과정에서 실시된 피고인의 자택 및 O이 운영하는 AL㈜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 결과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이 이 사건 회사의 매입매출 관련 자료, 법인계좌내역 파일 등 주요 서류를 함께 보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회사의 실제 운영자로서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이 각 근로자들의 임금 및 퇴직금을 체불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
같은 취지에서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의 결론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원심판결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다시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