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2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 상당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울산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2고정630
판결선고
2023. 8. 8.
울산지방법원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은 울산 북구 B에 정박하는 어선 C의 선주로서 상시 5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연근해어업을 운영하는 실사업주로서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지급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6. 8. 5.부터 2022. 2. 7.까지 C의 선장으로 근무하다 퇴직한 D의 퇴직금 16,185,526원, 2018. 8. 1.부터 2022. 2. 7.까지 E의 선장으로 근무하다 퇴직한 F의 퇴직금 10,348,123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증인 D, F의 각 법정진술
평균임금 및 퇴직금 산정서 등, 예금거래내역서, 선원승선신고 사실확인서 등, 사진, 예금거래내역서 및 선원승선신고 사실확인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의 요지
피고인은 선장인 D, F과, 선주는 선박 제공 및 관리, 선장은 선원 및 어장 관리를 담당하고 수익은 보합제로 배분하기로 하여 동업을 하였다. 피고인은 D, F과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사실이 없고, 기본급여가 존재하지 않았으며, 입․출항, 조업, 내국인 선원 등의 채용에 관하여 지시․감독한 사실이 없다. 피고인은 공동경비를 줄이고 배분 이익을 늘리기 위해 직접 선박을 수리하거나 어망 보수작업을 하였고, 어획물 위판장소 선정 등을 선장들과 협의하였다. 또한 선장들의 조업일수가 불규칙적이었고, 평균 조업일수가 월 15일 정도에 지나지 않았으며, D은 일방적으로 하선하였다가 1주일 정도 후 다시 승선하여 1년을 연속하여 근로하지 못하였다.
따라서 선장인 D, F은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자가 아니므로, 피고인에게 퇴직금 지급의무가 없다. 또한 선장들이 월 200만 원, 250만 원을 지급받기도 하는 등 매월 300만 원을 지급받은 것이 아님에도, 검사는 선장들이 매월 300만 원을 지급받은 것을 전제로 퇴직금을 산정하였으므로, 퇴직금의 액수도 부당하다.
판단 및 결론
관련 법리
선주와 선원들 사이에 어획물을 일정한 비율로 분배하기로 한 약정(이른바 보합제)이 있었다 하더라도 이는 보수약정의 한 방법일 뿐이므로 선장과 선원을 고용하고 해고하는 권한이 선주에게 있었다면 이들 사이에는 지휘감독관계가 있는 것이므로 사용자 피용자 관계가 존재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87. 6. 23. 선고 86다카2228 판결 등 참조).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보다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에 대한 종속적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이 적용되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 시간·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되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를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도록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해 스스로 이윤을 창출하거나 손실 등 위험을 부담하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가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져 있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는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 인정되는지 등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해야 한다. 다만 사용자가 정한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이 적용되는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져 있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되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해서 그 것만으로 근로자가 아니라고 쉽게 단정해서는 안 된다. 어떤 근로자에게 누가 임금 등의 지급 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인가를 판단할 때에도 실질적인 근로관계를 기준으로 해야 하고, 이때 위와 같은 여러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6도300 판결, 대법원 2022. 3. 31. 선고 2019도10297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D, F이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이고, 피고인에게 범죄사실 기재와 같은 액수의 퇴직금 지급의무가 있음이 충분히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피고인은 G, C, E의 실질 사업주로, 사업자등록 명의자인 H의 남편이다. D은 H의 제안에 따라 정자항의 다른 선박 선장들과 같은 작업조건으로 G의 선장으로 일하기로 하였고, G의 선장으로 일하다가 C의 선장으로 일하였다. 이후 F도 H의 제안에 따라 G와 동일한 조건으로 E의 선장으로 일하기로 하였다. 당시 D, F과 H, 피고인이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일은 없고, 구두로 약정하였다.
당시 정자항 선박 선장의 경우 통상 기본급을 300만 원으로 하여 보합제에 따른 수익금을 받았다. 보합제에 따른 수익금은, 어획 매출금에서 경비를 공제한 수익금의 50%는 선주가, 나머지 50%는 선장과 선원들이 같은 비율로 나누어 가지되, 이와 같이 결정된 선장 수익금의 50% 상당액을 선주가 선장에게 지급하는 방식으로 분배한다.<1>
선장들은 이 법정에서 ‘어획에 따른 수익이 없을 때에도 기본급(최저생활비)로 D은 월 250만 원 정도를, F은 월 300만 원 정도를 받았다’고 진술하였다. 피고인도 수사기관에서 선장과 선원에게 최소한으로 보장하는 금액에 관하여 ‘선장은 월 300만 원, 선원은 월 250만 원 정도 이상이 되었으며, 안 되었을 경우에는 공동 경비를 이월시켜서 최소한의 기본금 이상은 지급하였다. 월 임금이 적은 경우에는 선장과 거래하여 가불금 청구가 있는 달이며, 가불금은 현금으로 지급하였다’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104쪽). ○ 어획에 필요한 경비, 선박 운행 및 관리비용, 어획물 관리비용 등 제반 비용은 기본적으로 선주인 피고인이 부담하고, 선장인 D, F이 사업에 필요한 비용을 투자한 일은 없었다. 선장이나 선원이 결근할 경우 피고인에게 보고하였고, 선원의 월급은 선주인 피고인이 지급하였다. 선원의 채용은, 선장이 필요한 인원과 후보자를 정하여 선주인 피고인에게 보고하고, 피고인이 최종적으로 승인할 경우 채용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외국인 선원의 경우 피고인이 직접 관여하여 채용하고, 근로계약서도 작성하였다. 선장이 선주의 허락 없이 다른 배의 선장으로 활동할 수는 없고, 계약을 마무리한 후에야 다른 선박의 선장으로 활동할 수 있었다.
통상 출항은 02:00~03:00, 입항은 15:00~16:00, 조업은 날씨가 좋은 날 이루어졌다. 기상 악화로 출항이 어려운 경우 그 전날 선장과 피고인이 조업을 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경우도 있고, 1차적으로 선장이 판단한 후 피고인에게 보고하여 의논 후 결정한 경우도 있었으며, 선장이 단독으로 결정할 수는 없었다. 어획물 종류는 피고인이 결정하고, 선장의 개인 사정으로 조업이 어려운 경우 피고인과 의논하지 않고 임의로 제3자로 하여금 대체 근무하게 할 수는 없으며, 선원이 결근할 경우 선장이 독단적으로 제3자를 대체 근무하게 하지는 않고, 피고인에게 보고하였다. 출항 여부도 피고인에게 보고하였다(증거기록 91~94, 106, 107쪽). 구체적인 조업시간 등은 기상여건을 고려하여 선장이 판단하였고, 선주인 피고인이 관여하지 않았다.
선장들의 매월 조업일수가 일정하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기상과 예상되는 어획물의 수량에 따라 조업 여부가 결정되는 선장 업무의 성격에 따른 것이고, 월 근무일수에 따라 근로자성이 좌우되는 것도 아니다. 또한 D이 임의로 하선하였다가 1주일 후에 다시 승선하였다고 하더라도, D의 전체 근무기간이 5년을 넘는 점을 고려하면, 위 1주일간의 하선으로 근로기간이 단절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위와 같이 피고인이 선장들에게 수익금이 없을 때에도 생활비 명목으로 일정 금액을 지급한 점, 선장들이 선박 및 사업에 드는 비용을 투자하지는 않은 점, 어획 및 출항, 선원 고용 등 어획 사업에 관한 최종적인 결정권자는 선주인 피고인으로 보이고, 선장들이 주요 사항을 피고인에게 보고한 점, 선장들이 선주인 피고인의 허락 없이 다른 선박의 선장으로 근무할 수 없었던 점 등을 고려하면, 선장들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선주인 피고인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퇴직금 액수에 관하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은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의 평균임금을 계산한 금액이고(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12조 제3항), 평균임금은 이를 산정하여야 할 사유가 발생한 날 이전 3개월 동안에 지급된 임금의 총액을 그 기간의 총 일수로 나눈 금액이다(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6호).
선장들의 퇴직일은 모두 2022. 1. 7.이므로, 그로부터 3개월 전인 2021. 11. 8.~2022. 2. 7. 임금을 그 기간의 총 일수인 92일로 나눈 금액이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이다. 위 기간 동안 D은 1,006만 원(2021. 12. 5. 250만 원 + 2022. 1. 7. 306만 원 + 2022. 2. 5. 200만 원 + 2022. 1. 5. 250만 원), F은 900만 원(2021. 12. 5. 300만 원 + 2022. 1. 7. 300만 원 + 2022. 1. 5. 300만 원)을 지급받았다(증거기록 23, 26, 67쪽).
범죄사실 기재 퇴직금은 위 기간의 총 임금이 900만 원인 것을 전제로 산정한 액수이다. 그런데 위 기간 동안 선장들이 900만 원보다 많거나 같은 금액을 지급받았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퇴직금 산정이 부당하다고 볼 수도 없다.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각 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2021. 4. 13. 법률 제1803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4조 제1호, 제9조, 각 벌금형 선택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양형의 이유
불리한 정상: 미지급한 퇴직금 액수가 합계 2,600만 원 이상으로 상당히 큼, 이로 인하여 근로자인 선장들이 생계에 상당한 타격을 입었을 것으로 보임에도, 퇴직금을 지급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음
유리한 정상: 피고인이 계획적으로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기보다는, 선장들이 근로자인지 여부에 관한 법률적 견해의 차이에 따라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보임, 피고인이 선박 점검, 어망 보수작업, 어망 선적작업을 보조하는 등 공동경비를 줄이고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하여 노력함, 피고인이 2022. 2. 17. 어선법위반죄로 벌금 1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은 것 외에는 형사처벌 전력 없음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범행의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이 사건 수사 및 재판과정에서 보인 태도 등 여러 양형요소들을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함(약식명령의 벌금형 감액)
판사 정인영
각주1) 예로, 수익금이 5,000만 원, 선장 1명, 선원 4명인 경우, 우선 선주의 몫을 2,500만 원, 선장과 선원들의 몫을 2,500만 원으로 정한 후, 선장과 선원들이 위 2,500만 원을 동일한 비율로 나누어 각 500만 원씩 가지고, 선주가 이와 같이 결정된 선장 몫인 500만 원의 50%인 250만 원을 자신의 몫에서 떼어 선장에게 준다. 결국 선주 2,250만 원, 선장 750만 원, 선원 각 500만 원씩으로 배분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