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지방공기업법과 울산시설공단 설치 조례가 정한 바에 의하여 울산광역시장이 지정하는 공공시설물 관리 등 시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위탁업무를 효율적으로 관리·운영함으로써 시민의 복리증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으로서, G, H 등의 수영장을 운영하고 있다.
원고는 2015. 9. 1.부터 2019. 7. 31.까지 G 수영장(이하 ‘피고의 수영장’이라 한다)에서 외래강사(수영)로 수강생들에게 수영을 가르쳤다. 다만, 위 기간 중에는 피고의 수영장 공사로 인한 휴장으로 실제 강습이 이루어지지 않은 2018. 8.부터 2018. 12.까지의 기간이 포함되어 있다.
원고는 2016년도 하반기부터 피고와 사이에 매년 상, 하반기로 나누어 1년에 2번씩 “교육/수영강습 위·수탁 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이 사건 계약의 주요 내용은 아래<1>와 같다.
(표 삽입을 위한 여백)
구체적 교육내용과 방법은 강사가 결정하며, 관련사항은 상호 협의 결정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2, 을 제2, 9호증(가지 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의 주장
원고는 2015. 9. 1.부터 2019. 7. 31.까지 사이에 피고로부터 지정받은 근무시간, 근무장소에서 업무상 지휘와 감독을 받고 강습 도구도 제공받으며 피고의 수영장에서 수영 강습을 한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한다. 그러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별지 기재와 같이 연차휴가수당 합계 5,512,217원, 휴업수당 11,686,002원, 퇴직금 15,522,015원 합계 32,720,234원 및 이에 대한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날부터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에게 종속되어 업무상 지휘·감독을 받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다.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20다207864 판결 참조).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5다59146 판결 참조).
판단
앞서 든 증거들, 갑 제9, 17호증, 을 제6, 10~19호증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E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아래 사실과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늦어도 2017. 1. 1. 이후부터는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함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설령 원고가 2016. 12. 31.까지는 피고의 근로자임을 전제로 피고에게 위 일자까지의 기간에 해당하는 퇴직금을 청구하더라도, 피고는 위 퇴직금 채권이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항변한다. 살피건대,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퇴직금, 그 밖의 모든 금품을 지급하여야 하고(근로기준법 제36조,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9조 제1항), 근로자가 3년간 임금채권을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소멸한다(근로기준법 제49조,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10조). 그렇다면 원고의 위 퇴직금 채권 행사의 기산일은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날인 2017. 1. 15.이고, 원고가 그로부터 3년이 경과한 후인 2021. 9. 6. 이 사건 소를 제기한 사실은 기록상 분명하므로, 원고의 위 퇴직금 채권은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는 2017. 1. 1.부터 “교육강사 운용방법 개선계획”에 따라 피고의 수영장에서 강습을 하는 교육강사의 업무 형태를 변경하였다. 위 계획의 추진배경은 피고와 프리랜서 교육강사 간 계약방식이 위·수탁계약에 해당함을 전제로 그 운영기준을 마련한 것이다. 개선방향의 주요 내용은 ▲ 강의종목 및 구체적 강의내용 규정 완화, 위임업무 외 기타 업무내용의 의무화/제재 규정 삭제, ▲ 출퇴근관리 대상에서 제외, 근무수칙 적용 제외, 취업규칙/복무규정 등 미적용, ▲ 강습일지 작성/보고 금지, 업무수행 관련 구체적인 지시(구두/서면) 등 금지, ▲ 위임업무 관련 협조사항 외 업무지시 근거조항 수정, 강의만족도 결과를 재계약 또는 계약해지 사유에서 삭제, ▲ 강의 시간 및 장소의 구속 규정 삭제 및 비구속성 명시, ▲ 강사가 강습자료 등 교보재 부담 규정, 공단의 강습 관련 교보재에 대한 제재 삭제, 자율 강의 대체 가능성 규정, ▲ 계약 중 폐강시 보수 미지급, 공단이 제3자 강의 대체에 대한 보수관리 미실시, 진행된 전체 강의에 대한 보수만 지급, ▲ 강의시간의 전속성 완화 규정, 자율적 제3자 대체가능 규정 마련, ▲ 4대보험 미가입, 근로소득이 아닌 사업소득세 공제, ▲ 고정급(시간급) 폐지, 변동급 계약 등이다.
위 개선계획에 따라 이 사건 계약 내용이 마련된 것으로 보이고, 앞에서 보았듯이 사건 계약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피고가 교육강사에게 수영 등 교육업무를 위탁하되, 구체적인 교육내용과 방법은 강사가 결정하며, 관련사항은 상호 협의하여 결정한다. ▲ 위·수탁 업무에 발생한 수강료는 강사에게 귀속하되 피고와 교육강사 사이에 배분기준을 정하고, 정원 절반 미만 시 폐강비는 상호 협의로 결정한다. ▲ 강사는 위·수탁 업무를 제3자에게 대행하도록 할 수 있고, 다만 그에 따른 책임은 전적으로 교육강사가 부담한다.
원고 또한 2017. 1. 이후에는 피고와 사이에 위와 같은 개선계획에 따른 이 사건 계약을 6개월 단위로 체결하면서, 아래와 같이 계약 내용에 따라 교육강사로서의 업무를 하였다고 보인다.
먼저 피고는 이 사건 계약에 따라 강사를 모집할 때 근무시간과 강습시간표를 포함하여 공고를 하였고, 강좌 배정은 피고의 일방적인 지휘가 아닌 원고와의 협의를 통하여 이루어졌으며, 원고는 강습내용이나 방법 등에 관하여는 피고의 지시를 받지 않고 직접 판단하여 결정하였고, 강습을 위한 커리큘럼이나 매뉴얼을 직접 작성하였으며, 피고에게 강습 내용을 보고하기 위한 강습일지 등을 별도로 작성하지 않았다. 피고의 강습일정표에 기재된 ‘평일 강습수영 과정별 교육내용’은 수강생에게 반편성 및 교육과정을 개괄적으로 안내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므로, 이를 근거로 피고가 원고에게 강습과 관련된 구체적인 지시를 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이 사건 계약에서 계약 해지 사유를 폭넓게 정하고 있으나, 이는 강습 수준을 유지하고 강사의 수강생들에 대한 부적절한 행동을 예방하며, 원고와 피고 사이의 신뢰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어, 이를 통해서 피고가 원고에게 지휘·감독을 하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피고의 직원이 강사들에게 스타트 교육을 하지 않도록 안내하고, 강습 전 수강생들의 건강상태를 확인할 것을 요청한 사실이 인정되나, 이는 수강생의 안전을 확보하고 수강생의 부상으로 인한 피고의 책임을 예방하기 위한 것으로 이를 근거로 피고가 강사들에게 평소 업무와 관련된 지휘·감독을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수강생의 강습 중 부상에 대한 피고의 책임은 강사와 피고 사이에 근로관계가 있는지에 좌우되지 않는 점에 비추어 보면 더욱 그러하다).
원고는 피고의 취업규칙이나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지 않았고, 자신의 강습시간에 피고의 수영장에 나와 강습하면 될 뿐 별도의 출·퇴근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았으며, 2017. 1. 1. 이후에는 출·퇴근시 지문 인식을 하거나 출·퇴근부를 적는 등 절차도 없었다. 또한 원고는 강습시간을 제외하고는 피고의 수영장에 있을 의무가 없었고, 강습시간이 아니면 외부에서 별도 강습을 하더라도 피고로부터 문책이나 징계를 받지 않았다. 그밖에 피고는 원고에게 집합교육이나 회의 등의 참석의무를 부과하지 않았다.
원고는 개인 사정으로 강습을 하지 못할 경우 대체 강사를 구하여 자신을 대신하여 강습을 하게 할 수 있었다. 원고가 대체 강습을 할 때에는 피고에게 대체 강습사실을 통지하였으나, 대체 강습을 하기 위해서 피고의 허가를 받을 필요까지는 없었다고 보이고, 같은 시간대에 다른 레인에서 강습을 하는 강사의 대체 강습은 금지되었으나, 이는 반별 강습 인원 제한을 준수하기 위함으로 보여 수긍할 수 있다.
원고가 배분받은 수강료는 강습시간과 수강생 수에 비례하여 지급되었으므로 그 금액이 일정하지 않았고, 폐강 등으로 강좌가 개설되지 않는 경우 강사료가 일체 지급되지 않았다. 피고가 각 강습별 수강인원을 증설하여 달라는 강사들의 요청을 거부한 사실은 있으나, 이는 수강생들의 안전과 강습의 수준을 보장하기 위함으로 보이고, 피고가 설정한 강습별 수강인원 내에서도 강사의 노력에 따라 폐강을 피하고, 더 많은 수강료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피고가 피고의 수영장에서 필요한 강습 도구를 제공한 사실이 인정되나, 위 도구들이 없다고 하더라도 강습이 불가능하지 않고, 강습 중 도구 사용 여부가 강습생의 강사 선택에 있어서 우선적인 결정 요소가 아닌 점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사실만으로 원고가 피고에게 종속되어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는 피고의 근로자로서 4대 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았고, 피고는 원고의 수강료에서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한 후 나머지 금액을 배분하였다.
피고가 원고에게 2017. 5. 수영장 안전근무를 하도록 지시한 사실은 인정되나(갑 제14호증), 이와 같은 사실만으로는 앞서 인정된 사실 및 사정들을 뒤집고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라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판사 이연진(재판장) 하대경 전정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