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에 대한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1, 2, 4, 5, 9에 관한 각 근로기준법위반의 점과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은 무죄.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3, 6, 8, 10, 11에 관한 각 공소를 각 기각한다.
사건정보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판결
사건
2015고단1592
판결선고
2016. 9. 1.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은 2014. 4. 11.부터 파주시 D 소재 주식회사 E에서 회생절차개시결정에 따른 관리인으로서 위 사업장을 경영한 사용자이다.
피고인은 위 업체 사업장에서 2014. 2. 22.부터 2014. 4. 30.까지 직원으로 근무하다가 퇴직한 F의 임금 3,000,000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제1회 공판조서 중 피고인의 일부 진술기재
피고인에 대한 각 경찰피의자신문조서
G, H에 대한 각 경찰진술조서
체불금품내역서(순번 4), 임금지급현황, 자금일보(14. 4. 1.-15. 1. 23.)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벌금형 선택)
선고유예할 형
벌금 500,000원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1일 100,000원)
선고유예
형법 제59조 제1항(피고인이 F에게 지급해야 할 임금을 모두 지급한 점, 피고인이 초범인 점, 범행의 동기와 경위에 참작할 사정이 있는 점 등 유리한 사정 고려)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의 요지
피고인이 지급기일 내에 퇴직근로자 F에게 임금을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으므로 임금 미지급에 대하여 책임이 조각된다.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F의 임금 미지급에 관한 공소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고, 피고인이 관리인으로서 그 업무수행 과정에서 F의 임금을 지급기일 내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
F는 2014. 4. 30.까지 주식회사 E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하였다. 위 회사의 관리인인 피고인은 위 퇴직일부터 14일 이내인 2014. 5. 14.까지 F에게 2014. 3, 4월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피고인은 2014. 5. 14. 위 회사의 재직근로자들에게 2014. 4월 임금을 지급하였고, 그 합계 금액이 342,332,945원에 이른다. 그런데 F가 같은 날까지 지급받지 못한 임금은 합계 3,000,000원으로 위 342,332,945원의 약 0.8%에 지나지 않는다.
F가 체불임금을 지급받지 못한 것은 피고인이 주식회사 E의 회생을 위하여 재직근로자들의 임금을 먼저 지급하고 퇴직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등은 후순위로 지급하기로 결정하였기 때문으로 보인다(수사기록 2책 1권 제15-16쪽). 피고인은 퇴직근로자인 F와 지급기일 연장 등에 관하여 사전에 협의한 바 없다.
무죄부분
공소사실
피고인은 2014. 4. 11.부터 파주시 D 소재 주식회사 E에서 회생절차개시결정에 따른 관리인으로서 위 사업장을 경영한 사용자이다.
근로기준법위반
피고인은 위 업체 사업장에서 2007. 12. 17.부터 2014. 4. 6.까지 직원으로 근무하다가 퇴직한 I의 임금 3,969,990원을 비롯하여 별지 순번 1, 2, 4, 5, 9 기재와 같이 퇴직 근로자 5명의 임금 합계 15,814,990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피고인은 위 업체 사업장에서 2007. 12. 17.부터 2014. 4. 6.까지 직원으로 근무하다가 퇴직한 I의 퇴직금 21,134,350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1, 4, 5 기재와 같이 퇴직근로자 3명의 퇴직금 합계 39,670,440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 요지
피고인은 주식회사 E에 대한 회생절차에서 법원으로부터 선임된 관리인이다. 위 범죄일람표 기재 근로자들의 퇴직 시기와 피고인의 관리인 선임일, 퇴직일 당시 위 회사의 자금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지급기일 내에 퇴직근로자들에게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하는 것이 불가능하였다. 따라서 임금 및 퇴직금 체불에 대하여 책임이 조각된다.
적용법리
기업이 불황이라는 사유만으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한 임금이나 퇴직금을 체불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하지만, 모든 성의와 노력을 다했어도 임금이나 퇴직금의 체불이나 미불을 방지할 수 없었다는 것이 사회통념상 긍정할 정도가 되어 사용자에게 더 이상의 적법행위를 기대할 수 없거나 불가피한 사정이었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러한 사유는 근로기준법이나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서 정하는 임금 및 퇴직금 등의 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의 책임조각사유로 된다고 할 것이다.
기업에 대하여 회생절차개시결정이 있는 때에는 채무자의 업무의 수행과 재산의 관리 및 처분을 하는 권한은 관리인에게 전속한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채무자회생법'이라 한다) 제56조 제1항]. 그러나 관리인은 채무자나 그의 기관 또는 대표자가 아니고 채무자와 그 채권자 등으로 구성되는 이른바 이해관계인 단체의 관리자로서 일종의 공적 수탁자에 해당하고, 채권자·주주·지분권자 등 이해관계인의 법률관계를 조정하여 채무자 또는 그 사업의 효율적인 회생을 도모하기 위하여 업무수행 등을 하는 것이고, 재산의 처분이나 금전의 지출 등의 일정 행위에 대하여 미리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하거나(채무자회생법 제61조 등 참조), 채무자의 업무와 재산의 관리상태 등을 법원에 보고하여야 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법원의 감독을 받게 된다(채무자회생법 제91조 내지 제93조 등 참조).
이러한 회생절차에서의 관리인의 지위 및 역할, 업무수행의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관리인이 채무자회생법 등에 따라 이해관계인의 법률관계를 조정하여 채무자 또는 그 사업의 효율적인 회생을 도모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자금 사정의 악화나 관리인의 업무수행에 대한 법률상의 제한 등에 따라 불가피하게 근로자의 임금 또는 퇴직금을 지급기일 안에 지급하지 못한 것이라면 임금 및 퇴직금 등의 기일 내 지급의무위반죄의 책임조각사유로 되는 하나의 구체적인 징표가 될 수 있다.
나아가 관리인이 그 업무수행 과정에서 임금이나 퇴직금을 지급기일 안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는지 여부는 채무자가 회생절차의 개시에 이르게 된 사정, 법원이 관리인을 선임한 사유, 회생절차개시결정 당시 채무자의 업무 및 재산의 관리상태, 회생절차개시결정 이후 관리인이 채무자 또는 그 사업의 회생을 도모하기 위하여 한 업무수행의 내용과 근로자를 포함한 이해관계인과의 협의 노력, 회생절차의 진행경과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개별·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2. 12. 선고 2014도12753 판결 등 참조).
판단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보면, 피고인은 주식회사 E의 회생절차에서 법원으로부터 선임된 관리인으로서 그 회생을 도모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공소사실 기재 퇴직근로자들의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기일 안에 지급하지 못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2014. 4. 11. 14:00 주식회사 E에 대한 회생절차가 개시되어 같은 날 피고인이 관리인으로 선임되었다. 주식회사 E가 회생절차의 개시에 이르게 된 사정과 피고인이 대표이사가 아님에도 관리인으로 선임된 경위는 다음과 같다. 주식회사 E의 전 경영진이 위 회사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거액의 회사 자금을 외부로 유출하고 또한 허위 매출채권을 담보로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는 등 여러 비리로 인해 검찰에 구속 수사를 당하게 되어 정상적인 회사 운영이 어려워져 결국 위 회사는 기본적인 운영자금마저 확보하지 못하게 되었고 금융기관 차입금의 이자비용도 감당하지 못하는 재정적인 파탄상태에 이르렀다.
피고인은 2014. 4. 14.(피고인이 관리인으로 선임된 2014. 4. 11.은 금요일이다) 파주시에 있는 주식회사 E 사무실에 처음 출근하였다. 위 회사의 서울사무소에서 근무하던 대표이사와 임원들은 2014. 4. 11. 모두 해임되어서 피고인이 이들로부터 업무에 관한 인수인계를 받지 못하였다. 한편, 서울사무실에 근무하고 있던 경리팀장 H은 2014. 5. 초경에서야 피고인에게 재무상황, 공익채권 등에 관한 업무보고를 시작하였다. 이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은 2014. 5. 초경에서야 퇴사한 직원들의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에 관하여 알 수 있었다.
퇴직일부터 14일 내에 임금 또는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한 근로자 5명 중 I, J, K, L은 모두 피고인이 관리인으로 선임되기 5일 내지 10일 전에 퇴직하였다. 근로자 M은 관리인 선임일 4일 후인 2014. 4. 15.에 퇴직하였으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은 M의 퇴직일부터 14일이 지난 2014. 5. 초경에서야 재무상황, 공익채권 등에 대하여 업무보고를 받았다.
주식회사 E에 대한 회생절차가 개시될 당시(피고인이 관리인으로 선임될 당시)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은 합계 3,186,936,000원에 이르렀다. 그러나 2014. 4. 14. 기준으로 압류 또는 가압류되지 않은 상태로 피고인이 당장 사용할 수 있는 자금은 23,930,962원 정도였다.
퇴직근로자 중 퇴직연금에 가입한 근로자는 I, K 2명이다. 이들이 회사 측에 퇴직연금 해지에 의한 퇴직금 지급 요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설령 이들이 퇴직연금을 개별적으로 해지하더라도 퇴직금 중 각 일부만 지급이 가능하다. 또한 이들의 퇴직금은 각 21,134,350원과 16,485,160원에 이르는데, 공익채권이라고 할지라도 1,000만 원 이상을 지급하기 위해서는 관리인은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로 되지 아니하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공소기각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4. 4. 11.부터 파주시 D 소재 주식회사 E에서 회생절차개시결정에 따른 관리인으로서 위 사업장을 경영한 사용자이다.
근로기준법위반
피고인은 위 업체 사업장에서 2010. 9. 1.부터 2014. 3. 31.까지 직원으로 근무하다가 퇴직한 N의 임금 1,393,500원을 비롯하여 퇴직근로자 O, P, Q, R 등 5명의 임금 합계 13,401,814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피고인은 위 업체 사업장에서 2010. 9. 1.부터 2014. 3. 31.까지 직원으로 근무하다가 퇴직한 N의 퇴직금 7,768,010원을 비롯하여 퇴직근로자 O, Q, R 등 4명의 퇴직금 합계 34,232,840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은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및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에 해당하는 죄로서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2항 및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단서에 의하여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그런데 이 사건 공소가 제기된 후 근로자 N, P, Q, R는 각 2015. 9. 2., 근로자 O는 2016. 6. 22. 각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를 철회하였다.
따라서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6호에 의하여 근로자 N, O, P, Q, R에 대한 공소를 각 기각한다.
판사 이창섭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