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5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판결
사건
2019고정1024
판결선고
2020. 7. 23.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은 고양시 일산동구 B에서 C요양원을 운영하는 사용자이다.
근로기준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6. 11. 20.경부터 2018. 2. 28.경까지 위 사업장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한 D의 2016. 12.경부터 2018. 2.경까지의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 임금 합계 15,697,090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6. 11. 20.경부터 2018. 2. 28.경까지 위 사업장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한 D의 퇴직금 1,493,679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증인 D의 법정진술
각 자료 제출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구 근로기준법(2019. 1. 15. 법률 제1627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9조 제1항, 제36조(임금 미지급의 점),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퇴직금 미지급의 점)
상상적 경합
형법 제40조, 제50조
형의 선택
벌금형 선택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주장
피고인 및 변호인은, 근로자 D가 1일 근무, 2일 휴식의 3일제 근무로서 1일 근무 시 8시간의 휴게시간을 부여받았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사업장에는 탄력적 근로시간제가 적용되므로, 위 휴게시간이 근로시간에 포함됨을 전제로 한 판시 범죄사실을 인정할 수 없고, 이에 대한 피고인의 고의도 없다고 주장한다.
관련 법리
‘근로시간’이라 함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ㆍ감독 하에 근로계약상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으로서 작업 개시로부터 종료까지의 시간에서 휴게시간을 제외한 ‘실근로시간’을 말하고, 다만 근로자가 작업시간 도중에 현실로 작업에 종사하지 않은 대기시간이나 휴식․수면시간 등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휴게시간으로서 근로자에게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것이 아니고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놓여있는 시간이라면 이는 근로시간에 포함된다(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6다41990 판결 참조).
취업규칙은 사용자가 근로자의 복무규율과 임금 등 당해 사업의 근로자 전체에 적용될 근로조건에 관한 준칙을 규정한 것을 말하는 것으로서, 그 명칭에 구애받을 것은 아니고, 한편 취업규칙은 사용자가 정하는 기업 내의 규범이기 때문에 사용자가 취업규칙을 신설 또는 변경하기 위한 조항을 정하였다고 하여도 그로 인하여 바로 효력이 생기는 것이라고는 할 수 없고 신설 또는 변경된 취업규칙의 효력이 생기기 위하여는 반드시 같은 법 제13조 제1항에서 정한 방법에 의할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법령의 공포에 준하는 절차로서 그것이 새로운 기업 내 규범인 것을 널리 종업원 일반으로 하여금 알게 하는 절차 즉, 어떠한 방법이든지 적당한 방법에 의한 주지가 필요하다(대법원 2004. 2. 12. 선고 2001다63599 판결 참조).
판단
이 법원에서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의 판시와 같은 범행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D 등 이 사건 사업장의 요양보호사들은 요양보호사업무(‘어르신 일상생활케어’ 등)를 근무내용으로 하여 1일 근무, 2일 휴무, 근로시간은 9시부터 다음날 9시까지(16시간), 휴게시간은 7~8시, 12~13시, 18~19시, 22~3시 총 8시간(단, 휴게시간은 사업장 사정에 따라 변경할 수 있다)으로 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그런데 D는 이 법정에서 ‘9인 시설을 갖춘 이 사건 사업장에서 돌봐야 할 어르신(피요양자)이 많게는 13명까지 있었고, 밤새 배회하거나 환청증세로 인해 나체로 돌아다니는 피요양자들을 돌보느라 야간에 제대로 잠을 잘 수 없었으며, 대부분 아침 5시부터는 기상하여 일을 시작했다. 피요양자들을 혼자서 돌봐야 하기 때문에 휴게시간에 이 사건 사업장을 이탈할 수 없었다’고 증언하였고, 수사기관에서는 ‘휴게시간 중 식사시간에도 15분 남짓한 식사시간만 보장받았을 뿐 나머지 시간은 피요양자의 식사보조 등을 위하여 근무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일반인과 비교하여 신체적·정신적으로 건강하지 않은 치매환자나 병약한 노인 등을 보살피는 이 사건 사업장의 특성상, 야간 휴게시간에도 피요양자의 보호·관리, 배변처리, 긴급상황의 대처 등 요양보호의 수요가 적지 않게 발생한 것 보이고, 1명의 요양보호사가 혼자서 상당한 수의 피요양자를 보살펴야 하였으므로, 사업장 밖으로 나갈 수도 없었다. 또한, 요양보호사는 야간 시간 동안, 주간에 사무실로 이용되는 공간 내 간이침대에서 수면을 취할 수 있었을 뿐 독립적인 형태의 수면실을 제공받지 못하였다. 나아가 휴게시간 중 식사시간에도 그 휴게시간을 온전히 보장받지 못한 채 피요양자의 식사보조를 위한 근로를 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D가 위 근로계약에서 정한 휴게시간에 근로의 제공으로부터 이탈하여 실질적으로 온전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거나 근무강도가 현저히 낮았던 것으로는 볼 수 없다.
이 사건 사업장에서 근무했던 E은 이 법정에서 ‘저는 휴게시간에 특별한 일이 없으면 실제로 휴식하였다’고 증언하기는 하였으나, ‘욕창환자나 대소변이 어려운 피요양자 등에 대한 보조, 피요양자의 사망 등의 경우에는 위 휴게시간에 근로한 사실이 있었다’는 취지로도 진술하였고, 앞서 본 이 사건 사업장의 특징에 비추어 볼 때 요양보호사들이 휴게시간 동안 근로의 제공으로부터 이탈하였다고는 보기 어렵고, 근로자에게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되었다고 볼 수 없다.
근로기준법 제51조 제1항이 정한 탄력적 근로시간제는 ‘취업규칙 또는 이에 준하는 것’에 근거해야 한다.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은 요양보호사들과 작성한 근로계약서에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내용이 기재되어 있어 이를 취업규칙에 준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취지이나, 이는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근로관계를 규율하는 다른 차원의 규범인 근로계약과 취업규칙을 동치시키는 것으로서 받아들일 수 없고, 탄력적 근로시 간제에 관한 내용이 법령의 공포에 준하는 절차로서 주지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이러한 사정들에 비추어 D의 휴게시간은 근로시간에 포함된다고 볼 것이고, 피고인의 지위, 피고인의 근무기간, 이 사건 사업장의 성격, 규모 등에 비추어 위 휴게시간이 D의 근로시간 내지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놓여있는 대기시간임을 적어도 미필적이나마 인식하면서도 용인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그 고의도 충분히 인정된다.
판사 최승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