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징역 1년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에게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한다.
사건정보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판결
사건
2021고단1525,2022
판결선고
2023. 2. 15.
의정부지방법원고양지원
판결
범죄사실
『2021고단1525』
피고인은 2020. 8. 23. 무렵 B로부터 ‘2020. 8. 28.까지 파주시 C 지상에 공사금액 1,200만 원에 음료수 창고로 쓸 비닐하우스 내지 가건물을 지어 달라.’는 의뢰를 받아 이를 승낙한 후 근로자 5명을 고용하여 위 현장에서 가건물 신축 공사<1>를 진행한 사업주이다.
사업주는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높이 2m 이상의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하는 근로자에게는 안전모와 안전대를 착용하게 하고, 안전대를 안전하게 걸어 사용할 수 있는 설비를 설치하여야 하며, 비계를 조립하는 등의 방법으로 작업발판을 설치하여야 한다. 그리고 당시는 비가 내려 지붕 위가 미끄러웠고, 날이 어두워지는데도 작업현장을 비추는 조명이 없는 등 작업을 계속하기에는 매우 위험한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20. 8. 26. 19:45 무렵 피해자 D(남, 59세)과 피해자 E(남, 51세)으로 하여금 안전모와 안전대 없이, 그리고 안전대를 걸 수 있는 장비와 작업발판 설치 등의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고 높이 3.6m의 가건물 지붕 위에서 지붕 판넬을 조립하게 한 업무상 과실로 피해자 D이 지붕 프레임에 판넬을 끼우는 작업을 하다가 미끄러져 추락하고, 피해자 E은 피해자 D을 붙잡다가 함께 추락하여 피해자 D은 2020. 8. 27. 14:55 무렵 김포시 F에 있는 G병원에서 외상성 뇌출혈에 기인한 중증 뇌부종으로 사망에 이르게 하고, 피해자 E은 약 6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다발성 늑골골절 등의 상해를 입게 하였다.
『2022고단1291』
피고인은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J건물, K호에 소재한 L의 실경영자로서 상시 근로자 3명을 사용하여 조경건설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20. 8. 24.부터 2020. 8. 26.까지 근로하고 퇴직한 M의 2020. 8월 임금 100만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근로자 6명의 임금 합계 434만 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B, N, M의 각 법정진술
제3회, 제4회 및 제5회 공판조서 중 증인 O, B, E, M의 각 법정진술 기재
피고인에 대한 경찰 및 특별사법경찰관의 각 피의자 신문조서 중 일부 기재
피고인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대질 포함) 중 일부 기재
B, O, M, P, Q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N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중 일부 기재
M, E, D, P, R, Q 작성의 진정서
문자메시지, 재해조사의견서, 견적서, 각 계좌거래내역, 작업확인서
사망진단서, 진단서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각 산업안전보건법 제167조 제1항, 제38조 제3항 제1호(안전조치의무위반으로 인한 피해자 D의 사망의 점), 형법 제268조(업무상 과실치사 및 업무상과실치상의 점), 각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임금 미지급의 점)
상상적 경합
형법 제40조, 제50조(근로자 사망으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 업무상과실치사죄, 업무상과실치상죄 상호간, 형과 범정이 가장 무거운 피해자 D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
형의 선택
각 징역형 선택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
사회봉사명령
형법 제62조의2
피고인 및 변호인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의 요지
피고인은 B와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여 공사를 도급받은 사실이 없고, 근로자로 공사업무를 수행하였으므로 안전조치 등 의무를 부담하는 사업주 및 임금을 지급할 사용자의 지위에 있지 않다.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 및 업무상과실치사상의 점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구 산업안전보건법(2019. 1. 15. 법률 제16272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66조의2, 제23조 제1항 위반죄는, 단순히 사용자의 소속 근로자에 대한 관리감독 소홀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니라, 사업주가 자신이 운영하는 사업장에서 산업안전기준에 관한 규칙이 정하고 있는 바에 따른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안전상의 위험성이 있는 작업을 하도록 지시하거나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위와 같은 작업이 이루어졌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성립하는 범죄로서(대법원 2007. 3. 29. 선고 2006도8874 판결 등 참조), 사업주가 소속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안전조치를 취하여야 할 의무를 전제로 하는 것이므로, 사업주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고용관계가 있어야 한다(대법원 2002. 8. 27. 선고 2002도27 판결, 대법원 2006. 4. 28. 선고 2005도3700 판결, 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8도101 판결 등 참조). 여기서 실질적인 고용관계의 유무는 고용계약이나 도급계약 등 근로계약의 형식에 좌우되는 것은 아니나, 근로의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실질적인 고용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2002. 8. 27. 선고 2002도27 판결, 대법원 2006. 4. 28. 선고 2005도3700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1항에 의하여 위험예방조치를 취하여야 할 의무가 인정되는 사업주란, 법 제2조 제3호에서 규정한 ‘근로자를 사용하여 사업을 행하는 자’로서 자신의 계산 및 책임하에 공사를 시공하는 자를 말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8. 5. 29. 선고 2006도1868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이 사건의 쟁점은 피고인이 B로부터 공사를 도급받아 공사현장 작업 수행에서 근로자들을 사용한 사업주인지 여부이다.
사실관계
이 법원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 각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은 그의 딸 S 명의로 ‘T’이라는 상호로 조경공사업 등을 영위하는 사업자이다.
B는 ‘주식회사 U’라는 상호로 유통업을 운영하던 사람인데, 2019. 9.경 ‘V’라는 상호로 부동산임대업 사업자등록을 마치고 2019. 11. 19. 파주시 C 외 2필지(이하 ‘이 사건 토지’라고 한다)를 매수하였다.
B는 이 사건 토지 위에 창고용 비닐하우스 신축 공사를 도급주기 위해 업체를 물색하던 중 피고인을 통해 ‘W’를 운영하는 H을 소개받고, 2020. 8. 22. 비닐하우스 공사 관련 대금 10,432,400원(부가세 별도)의 견적서를 받았고 H에게 공사도급을 맡기기로 하였다.
그리고 B는 2020. 8. 23. H에게 공사계약금 200만 원을 송금하였는데, H은 날씨 때문에 B가 요청하는 기한까지 공사를 마칠 수 없다고 거절하면서 곧바로 계약금 200만 원을 B에게 반환하였다.
B가 어떻게 하면 좋을지 피고인에게 상의하자, 피고인은 ‘판넬로 숙소를 짓는 방법으로 공사를 진행하면 되겠다’는 생각에 판넬업체 사장에게 비용을 물어보고 ‘1,300만 원에 공사를 맞출 수 있겠다, 내가 토목공사 경력이 있어서 건축공사를 할 수 있을거다’라고 생각하고 B에게 건물을 지어주겠다고 하였다. 그리고 피고인은 위 1,300만 원의 대금 중에는 피고인 자신의 일당을 추가하지 않았다고 하면서 그 이유에 대하여 B가 피고인 소개로 토지를 매수하였고 나중에 피고인이 B에게서 창고 토목공사를 맡게 되면 공사비를 또 받을 수 있으므로 그런 이익을 생각하여 이 사건 공사에 자신의 일당은 가산하지 않았다고 진술하였다{피고인에 대한 최초 경찰 진술조서(2021고단1525 사건 증거기록 10쪽), 이 내용은 피고인이 경찰에서 최초로 수사받으면서 진술한 것으로 신빙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B는 피고인의 제안을 받아들여 피고인의 딸 X(사업자 대표로 된 S과 다른 사람이다) 명의 은행계좌로 2020. 8. 23. 200만 원, 2020. 8. 24. 300만 원을 입금하였다(2022고단1291호 증거기록 98쪽, 99쪽). 한편 B는 2020. 8. 25. 레미콘 업체에 직접 레미콘 대금을 송금하였다(2022고단1291호 증거기록 100쪽)
피고인의 아내 N는 2020. 8. 23. B에게서 X 계좌를 통해 200만 원을 받고 나서 곧바로 S(사업자 대표 명의자) 명의의 계좌로 200만 원을 송금한 후, S 명의의 계좌에서 이 사건 공사현장에 판넬을 공급한 Y에게 자재대금 200만 원을 송금하였다(N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2021고단1525 사건 증거기록 20쪽).
그런데 B가 2020. 8. 24. N에게, B 운영 사업체 앞으로 세금계산서를 끊겠다고 하자, N는 2020. 8. 25. S 명의의 은행계좌에서 300만 원을 B에게 송금하였는데, B는 ‘내가 왜 자재업체에 대금을 직접 보내느냐’고 하면서 약 25분 후에 다시 S 명의 은행계좌로 300만 원을 송금하였다(B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거래내역조회, 2022고단1291호 증거기록 84쪽, 101쪽).
그 후 N는 위와 같이 B로부터 송금받은 300만 원에서 Z에 펌프카 비용 44만원, AA에 자재대금 162만 5,000원을 송금하였다.
위 인정되는 사실에 의하면, B는 H에게 공사도급을 맡겼다가 거절당하자 곧바로 피고인과 상의하였고, T이라는 상호로 공사업을 운영하는 피고인이 공사대금 약 1,300만 원에 공사를 진행할 수 있다고 제안하자 이를 승낙한 것으로 보이는 점(이 때 피고인이 AB에게 전체적인 액수로 1,300만 원만을 언급하였지 인건비, 자재비 등 세부항목별 비용 액수를 말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의 처 N는 세금계산서 발행 문제로 T의 부가세 매입신고를 하기 위해 ‘T’의 사업명의자인 S 은행계좌로 결제 처리를 한 것으로 보이는 점, 결국 피고인측이 이 사건 공사현장에 자재 등을 공급한 업체에 비용을 송금한 점을 알 수 있다.
그리고, 피고인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N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의 일부 기재, M, O, E의 법정진술, M, P, O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에 의하면, 피고인이 자신의 아내 N를 통해 AC인력사무소를 운영하는 O에게 이 사건 공사현장에 필요한 인부의 작업 종목, 인원을 정하여 인력을 요청하였고 그에 따라 인부들인 피해자 D, E 및 M, P, R, Q이 이 사건 공사 현장에 나와서 작업을 한 사실, 피고인이 공사 현장에서 위 D 등에게 작업을 지시한 사실, 피고인은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목수일을 하던 E에게 ‘하루 일당을 더 쳐줄테니 야간작업을 하여 콘크리트 작업을 해달라’라고 제안하고 E이 승낙하여 야간작업을 하게 된 사실, 피고인이 공사를 진행할 때 자재업체 등을 모두 피고인이 선정한 후 교섭하여 공사현장에 자재를 공급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AC인력 사무소를 운영하는 O은 이 법정에서 “이 사건 공사현장 인부들의 임금은 인력을 요청한 쪽이 ‘T’측이니 그 쪽에 임금을 받을 생각이었다”고 진술하고 있다.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자신의 책임과 계산 하에 이 사건 토지에 가건물을 신축하는 공사를 B로부터 도급받아 실시한 것이고, 피해자 D, E 및 M, P, R, Q을 고용하여 공사현장에서 일하게 한 사용자 지위에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한편 B가 레미콘 업체에 레미콘 대금 150만 원을 송금하고, 자재업체들이 세금계산서를 B가 운영하는 업체 앞으로 발행한 것은 부가가치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필요한 외관을 갖추기 위한 형식을 취한 것으로 보일 뿐, 실질적 도급계약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사정은 아니다.
따라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대한 판단
위 제2의 나.항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이 사건 공사현장의 공사를 수행하기 위하여 판시 근로자들을 고용한 사용자라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양형의 이유
피고인은 이 사건 공사에 있어 안전조치의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한 채 안전모나 안전대를 지급하지 않고 안전장비나 작업발판 설치 등의 안전조치를 전혀 하지 않고 높이 3.6미터의 높은 곳에서 판넬 조립 작업을 하게 한 과실을 범하였고, 그 결과 피해자가 사망한 중대한 결과를 초래하였고 다른 1명의 피해자는 6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상해를 입었다. 피고인 과실의 경위, 정도, 피해 결과에 비추어 피고인의 죄책이 무겁다고 할 것이다.
다만, 피고인이 상해 피해근로자와는 합의에 이르지 못하였으나, 사망 피해근로자의 유족들과 합의하여 유족들이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는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하여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하기로 하고 앞서 본 사정들을 종합하여 사회봉사명령을 부과한다.
위 모든 사정들에 더하여, 과실의 경위 및 위법성의 정도와 결과, 근로기준법위반 범행의 경위, 미지급 임금의 액수,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각 범행 후 정황, 범행결과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제반 양형조건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은 형을 정한다.
판사 박근정
별지
각주1) 공소장에는 ‘공사금액 1,200만 원에 음료수 창고로 쓸 비닐하우스를 지어달라는 의뢰를 받아 이를 승낙한 후 임의로 비닐하우스 대신 가건물을 짓기로 결정하고 근로자 5명을 고용하여’라고 기재되어 있으나, 이 법원이 채택하여 조사한 판시 증거들에 의하면 B는 자신이 매수한 토지에 창고용 건조물을 신출할 필요가 상황에서 반드시 비닐하우스에 한정하여 신축할 의사였다기 보다는 일정한 공사비 금액 내에서 신축할 수 있는 비닐하우스 또는 비닐하우스에서 변형된 형태의 구조물을 신축할 의사로 피고인과 약정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B는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이 건축할 물건이 비닐하우스에서 변형은 있을 거라고 예상했다고 진술한 적이 있는 점(2021고단1525 사건의 증거기록 32쪽), B도 당초 H에게서 받은 비닐하우스 견적에서 산출된 1048만 원(부가가치세 별도)보다는 피고인이 제시한 공사대금이 약 1,300만 원으로 증액된 것으로 알고 있었던 점, 이렇게 증액된 공사대금을 제시하는 이유에 대해 B가 별 이의 없이 받아들인 것으로 보이는 점(B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2021고단1535 사건의 증거기록 199쪽), 법정에서 피고인이 처음 공사를 시작할 때 B에게 판넬과 폼을 이용하여 공사한다는 말을 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명확한 답변을 하지 못하는 사정에 비추어 보면, B는 당초 I에게 의뢰했던 비닐하우스와는 다른 형태의 건조물을 신축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면서 피고인에게 공사 도급을 맡겼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위와 같은 B의 진술만으로는 B가 비닐하우스의 신축을 의뢰하였는데 피고인이 B와 상의하지 않은 채 임의로 가건물 신축을 결정하였다고 단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공소사실과 달리 판시 범죄사실과 같이 사실을 인정하더라도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 불이익이 없다고 판단되므로, 직권으로 판시와 같이 변경하여 인정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