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피고인에 대한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파주시 B에 있는 주식회사 C(이하 '이 사건 회사'라고 한다)의 대표로서 상시근로자 10명을 사용하여 제조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근로기준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모든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3. 4. 1.부터 2022. 9. 30.까지 근로하고 퇴직한 근로자 D의 2022. 1.부터 2022. 9.까지의 임금 합계 33,750,000원(월 임금 3,750,000원*9)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3. 4. 1.부터 2022. 9. 30.까지 근로하고 퇴직한 근로자 D의 퇴직금 34,875,670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다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않은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하므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 제1항 위반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 이유와 그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여러 사항, 그 밖에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여러 사정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대법원 2017. 7. 11. 선고 2017도4343 판결 등 참조).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D에게 이 사건 각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 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다.
피고인의 이복동생인 D은 피고인이 대표인 이 사건 회사에서 직원들의 급여 및 퇴직금 지급, 회계 업무, 매출 관리 업무, 사업자금 조달 업무 등을 수행하였는데,2022. 8. 말경까지 근무하였다(이에 대해 D은 2022. 9. 30.까지 근무하였다고 주장하나, 2022. 9. 28. 자 D과 피고인 사이의 카톡대화 내역 등에 의하면 이미 위 카톡대화를 나누기 이전부터 출근하지 않았다고 보인다).
D은 이 사건 회사에 출근하지 않던 2022. 9. 28. 피고인에게 카톡을 통하여 퇴직금과 월급을 받지는 않겠다는 취지로 이야기를 하였다. 피고인의 입장에서는 D이 이 사건 회사에서 퇴직하였고, 그와 같이 상황에서 본인의 퇴직금 및 월급의 포기의사를밝혔으므로 D에게 임금 등을 지급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였을 가능성이 있다.
이 사건 회사의 급상여대장(피고인 증제6호), E은행에서 발송된 문자메시지(피고인 증제7호)를 보면, 2022년 1월부터 4월까지의 경우 급상여대장에 기재된 근로자 숫자와 동일한 혹은 한명 부족한 대상에게 월급이 지급되었고 그 지급 합계액은 위 대장에 기재된 급여의 총액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다만, 2022년 5월과 6월의 경우에는 그렇지는 아니하다). 당시 위와 같은 이 사건 회사 근로자에 대한 급상여대장 작성, 급여 지급 업무는 D이 담당하고 있었다.
2022년도 급상여대장에 의하면, D에 대한 기본급은 375만 원이고 각종 공과금 공제 이후 실제 지급액은 약 340만 원 정도로 확인된다. 그런데 D은 급여 명목으로 2019. 9.경부터 2021. 12.경까지 매달 800만 원 이상을 이 사건 회사 법인 계좌에서 본인 계좌로 송금받았다. 그와 같은 송금 업무도 D이 담당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⑤ D은 2021. 2. 25.경부터 같은 해 3. 24.경까지 세무서로부터 자금출처 조사를 받았는데 그 보고서(피고인 증제12호)에 의하면, D이 이 사건 회사부터 22억 7,800만 원 상당을 입금받아 신용카드 결제대금(법인 사용분) 등으로 사용하였고, 그중 업무 무관비용 7억 6,000만 원(D 상여금 1억 2,300만 원 포함)이 포함되어 있다고 기재되어 있다.
피고인의 누나 F은 위와 같은 자금출처 조사 자료를 확인하고 의문을 품다가 D이 이 사건 회사를 퇴사한 이후 은행 계좌를 확인하면서 D의 횡령 정황을 확인하게 되었고, 이에 피고인은 2022. 10.경 D 부부를 횡령 범행을 이유로 고소하였다. 한편, 이 사건 회사는 2023. 8. 10.경부터 같은 해 11. 23.경까지 세무서로부터 법인통합조사를 받았는데, 그 보충조서(피고인 증제13호)에 의하면, D이 이 사건 회사에서 본인의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회사 법인 계좌에서 수시로 본인 계좌로 입금하는 등 법인 자금을 유출하였다고 기재되어 있다.
현재 D 등은 2025. 2. 26. 업무상 보관하던 이 사건 회사의 자금 1,199,854,999원을 횡령하였다는 범죄사실로 기소되어 현재 이 법원 2025고합86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입장에서는 D이 이 사건 회사에 출근하지 아니한 2022. 9. 28.경 D으로부터 퇴직금과 월급을 받지는 않겠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이후 세무서 조사와 이 사건 회사의 법인 계좌 등 내역 확인, 수사절차를 거치면서 D이 본인의 월급과 퇴직금을 이미 모두 수령하였다고 생각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되, 형법 제58조 제2항 본문에 따라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판사 이상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