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 A을 징역 10월에, 피고인 B을 징역 1년 6월에, 피고인 C 주식회사를 벌금 10,000,000원에, 피고인 D 주식회사를 벌금 15,000,000원에 각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3년간 피고인 A, B에 대한 위 각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 A에게 240시간의 사회봉사를, 피고인 B에게 360시간의 사회봉사를 각 명한다.
피고인 C 주식회사, D 주식회사에 대하여 위 각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피고인 E 주식회사, 주식회사 F은 무죄.
사건정보
의정부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7고단5851
판결선고
2019. 2. 1.
범죄사실
피고인 D 주식회사, 피고인 주식회사 F, 피고인 E주식회사는 각 건설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으로서 포천시 G 소재 『H공사』를 I로부터 공사금액 71,083,253,000원에 공동으로 도급받아 시공하는 법인사업주(지분율 : D 70%, F 18%, E 12%)이고, 피고인 C주식회사는 건설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으로서 피고인 D 주식회사와 위 건설공사 현장에 건설기계인 롤러(J)를 2017. 6. 28.부터 2017. 12. 31.까지 임대하기로 하는 건설기계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법인사업주이며, 피고인 B은 위 'H공사 현장'(이하 '공사 현장'이라 한다)의 현장소장으로서 소속 근로자의 안전보건 업무를 담당하는 자이고, 피고인 A은 C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로서 소속 근로자의 안전보건 업무를 총괄하는 자이다.
피고인 A
산업안전보건법위반, 업무상과실치사 및 건설기계관리법위반교사
사업주는 유해하거나 위험한 작업으로서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작업의 경우 그 작업에 필요한 자격·면허·경험 또는 기능을 가진 근로자가 아닌 자에게 그 작업을 하게 하여서는 아니되고, 건설기계를 조종하려는 사람은 시장·군수 또는 구청장에게 건설기계조종사면허를 받아야 하고, 건설기계조종사면허를 받지 않은 자에게 건설기계를 조종하도록 하여서는 아니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7. 7. 19. 오전경부터 13:45경까지 위 공사현장에 임대한 롤러를 피해자 K(61세)으로 하여금 운전을 하게 함에 있어 위 K이 롤러 건설기계 조종사면허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위 작업을 하도록 하여 피해자가 롤러를 조종하여 지면 평탄화 작업을 하던 중 롤러의 유압유가 누유되어 롤러가 경사면을 따라 후진하던 도중 피해자가 롤러에서 불상의 이유로 떨어져 지면에 충격하게 되었다.
결국 피고인은 위와 같이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다하지 않았고, 건설기계조 종사면허가 없는 피해자로 하여금 롤러를 운전하게 하였으며, 위와 같은 업무상 과실(피고인 B과 공동과실)로 피해자로 하여금 2017. 7. 19. 14:49경 포천시 소재 L병원에서 혈량감소성 쇼크로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산업안전보건법위반
기계·기구·설비 및 건축물 등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롤러기를 타인에게 대여하거나 대여받는 자는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유해·위험방지를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하고, 구체적으로 해당기계 등을 미리 점검하고 이상을 발견한 때에는 즉시 보수하거나 그 밖에 필요한 정비를 하고, 해당 기계 등을 대여받은 자에게 해당 기계 등의 능력 및 방호조치의 내용, 해당기계 등의 특성 및 사용시의 주의사항, 해당 기계 등의 수리·보수 및 점검내역과 주요부품의 제조일을 적은 서면을 발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7. 6. 28.부터 2017. 7. 19.까지 위 공사현장에 롤러를 대여함에 있어 해당기계에 대한 정비내역 등을 적은 사항을 서면으로 발급하지 아니하였다.
피고인 B
산업안전보건법위반 및 업무상과실치사
기계·기구·설비 및 건축물 등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롤러기를 타인에게 대여하거나 대여받는 자는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유해·위험방지를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하고, 구체적으로 해당기계 등을 대여받는 자는 그가 사용하는 근로자가 아닌 사람에게 해당 기계 등을 조작하도록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계 등을 조작하는 사람이 관계 법령에서 정하는 자격이나 기능을 가진 사람인지 확인하고, 해당 기계 등을 조작하는 사람에게 작업의 내용, 지휘계통, 연락·신호 등의 방법, 운행경로, 제한속도, 그 밖에 해당 기계 등의 운행에 관한 사항, 그 밖에 해당 기계 등의 조작에 따른 산업재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을 주지시켜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7. 7. 19. 위 공사현장에서 건설기계조종사면허가 없는 피해자 K으로 하여금 롤러를 운행하여 평탄화작업을 하도록 함에 있어 K이 해당기계에 대한 자격이나 면허가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고, 작업의 내용, 지휘계통, 연락·신호방법 등에 대해 주지하지 않음은 물론 건설기계에 대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지 않았다.
결국 피고인은 위와 같이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다하지 않았고, 위와 같은 업무상 과실(피고인 A과 공동과실)로 피해자로 하여금 2017. 7. 19. 14:49경 경기 포천시 소재 L병원에서 혈량감소성 쇼크로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산업안전보건법위반
사업주는 사업을 할 때 기계·기구, 그 밖의 설비에 의한 위험을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하고, 구체적으로 사업주는 암석이 떨어질 우려가 있는 등 위험한 장소에서 차량계 건설기계(불도저)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해당 차량계 건설기계에 견고한 헤드가드를 갖추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7. 7. 24. 17:00경 위 공사현장에서 사용 중인 불도저에 헤드가드를 갖추지 아니하고,
사업주는 굴착, 채석, 하역, 벌목, 운송, 조작, 운반, 해체, 중량물 취급, 그 밖의 작업을 할 때 불량한 작업방법 등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하고, 구체적으로 공사용 가설도로를 설치하는 경우 차량의 속도제한 표지를 부착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7. 7. 24. 위 공사현장에서 있는 공사용 가설도로에 차량의 속도제한표지를 부착하지 아니하고,
사업주는 작업 중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 토사·구축물이 붕괴할 우려가 있는 장소, 물체가 떨어지거나 날아올 위험이 있는 장소, 그 밖에 작업시 천재지변으로 인한 위험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장소에는 그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하고 구체적으로 비가 올 경우를 대비하여 측구를 설치하거나 굴착사면에 비닐을 덮는 등빗물 등의 침투에 의한 붕괴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7. 7. 24. 위 공사현장에서 산마루 측구를 설치하지 않는 등 빗물침투에 의한 붕괴재해 예방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다하지 아니하였다.
피고인 C 주식회사
피고인은 제1항 기재 일시, 장소에서 제1항 기재와 같이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업무에 관하여 피고인을 위해 행위하는 A이 그 조치를 다하지 아니하였다.
피고인 D 주식회사
피고인은 제2항 기재 일시, 장소에서 제2항 기재와 같이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업무에 관하여 피고인을 위해 행위하는 B이 그 조치를 다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 A의 법정진술
피고인 B의 일부 법정진술
증인 M, N, O, P, Q의 일부 법정진술
M, Q, O, N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M 작성의 진술서
수사보고(건설기계조종사면허 취득여부 확인)
중대재해발생보고
발생보고(변사) 사본
안전사고 발생보고 사본
현장감식결과보고서 사본
출장복명서
재해조사의견서
각 사업자등록증 및 법인등기부등본
건설기계등록증, 보험증권
운전면허증 사본
감정의뢰회보
건설업 안전·보건감독점검표
산업재해조사표
변사사건체크리스트 사본
시정명령서
시정명령조치결과제출
재발방지계획서
건설기계임대차표준계약서
공사계약서
공동수급표준협정서
안전보건관리책임자선임계
시체검안서
공사현장 사진, 현장사진 등, 현장 및 변사자 사진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피고인 A: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 제67조의2 제1호, 제33조 제3항(기계대여 시 위험방지조치 미이행의 점),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 제67조의2 제1호, 제47조 제1항(필요한 자격 등을 갖추지 않은 근로자에 대한 작업 제한의무 위반의 점), 건설기계관리법 제41조 제2호, 제26조 제1항, 형법 제31조 제1항(무면허 건설기계조종 교사의 점), 형법 제268조(업무상과실치사의 점)
피고인 B :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 제67조 제1호, 제23조 제1항, 제2항, 제3항(안전조치의무 미이행의 점),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 제67조의2 제1호, 제33조 제3항(기계대차 시 위험방지조치 미이행의 점), 형법 제268조(업무상과실치사의 점)
피고인 C 주식회사 :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 제67조의2 제1호, 제33조 제3항(기계대여 시 위험방지조치 미이행의 점),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 제67조의2 제1호, 제47조 제1항(필요한 자격 등을 갖추지 않은 근로자에 대한 작업 제한의무 위반의 점)
피고인 D 주식회사 :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 제67조 제1호, 제23조 제1항, 제2항, 제3항(안전조치의무 미이행의 점),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 제67조의2 제1호, 제33조 제3항(기계대차 시 위험방지조치 미이행의 점)
상상적 경합
피고인 A, B : 각 형법 제40조, 제50조(기계대여 또는 기계대차 시 위험방지조치 미이행으로 인한 각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와 업무상과실치사죄 상호간, 형이 더 무거운 업무상과실치사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
형의 선택
피고인 A, B : 각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에 대하여 징역형을, 업무상과실치사죄에 대하여 금고형을 각 선택
경합범가중
피고인 A :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2항, 제50조(형이 가장 무거운 업무상과실치사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가중하되, 징역형으로 처벌)
피고인 B :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형이 가장 무거운 기계·기구, 그 밖의 설비에 의한 위험을 예방하기 위한 안전조치 미이행으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가중)
피고인 C 주식회사 :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범정이 더 무거운 필요한 자격 등을 갖추지 않은 근로자에 대한 작업 제한의무 위반으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가중)
피고인 D 주식회사 :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형이 더 무거운 안전조치의무 미이행으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 가중)
집행유예
피고인 A, B : 형법 제62조 제1항
사회봉사명령
피고인 A, B : 형법 제62조의2
가납명령
피고인 C 주식회사, D 주식회사 :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의 요지
산업안전보건법위반 및 업무상과실치사죄에 대하여 공소사실 2.가.항)
피고인 C 주식회사는 건설기계인 롤러 운전기사를 건설기계 조종면허를 가지지 아니한 피해자 K으로 변경하였음에도 피고인 B 및 공소사실 기재 공사현장(이하 '이 사건 공사현장'이라 한다)에 그러한 사실을 통지하지 아니하였다.
따라서 피고인 B은 피고인 C 주식회사가 종래와 동일하게 건설기계의 조종면허를 가진 기사를 보낼 것으로 신뢰하였으므로 피고인 B으로서는 롤러 기계의 운전기사가 무면허 운전기사인 피해자로 변경될 것이라는 점을 예견할 수 없었고, 피해자의 건설기계 조종면허를 확인할 주의의무가 있다거나 그와 같이 면허를 확인하지 아니한 데에 주의의무위반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피고인 B이 피해자가 면허를 가진 사람인지 여부를 확인하지 아니한 과실이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결과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볼 수도 없다.
피고인 B에 대한 산업안전관리보건법위반죄에 대하여 (공소사실 2. 나.항)
피고인 B은 사업주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사업주에 대하여 안전조치의무를 규정하고 있는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가 피고인 B에 대하여 적용될 수 없다.
판단
산업안전보건법위반 및 업무상과실치사죄(공소사실 2.가.항)에 대한 주장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은 산업안전보건법 제33조 제3항에 따라 기계 등을 대여받는 자는 그가 사용하는 근로자가 아닌 사람에게 해당 기계 등을 조작하도록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계 등을 조작하는 사람이 관계 법령에서 정하는 자격이나 기능을 가진 사람인지 확인하도록 하는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시행규칙 제50조 제1항 제1호).
위와 같이 산업안전보건법 및 그 시행규칙 이 건설기계를 조작하는 사람의 조종면허확인의무를 해당 기계를 대여한 사람이 아닌 대여받은 사람에게 부과하고 있고, 건설기계를 조작하는 사람에 대한 작업지시와 안전보호조치를 포함한 제반 관리감독업무도 건설기계를 대여받아 운용하는 사람의 영역에 속한다는 점에 비추어 보면, 건설기계를 대여받은 사람은 실제로 기계를 조작하는 사람이 면허를 가진 사람인지 여부를 직접 확인하여야 하고, 이러한 확인의무를 건설기계를 대여한 사람에게 전가할 수 없다. 무엇보다도 대여한 사람의 고지내용이 진실하다고 신뢰하거나 대여한 사람의 불고지를 곧바로 기계를 조작하는 사람에 관한 변동사항이 없다는 의미로 신뢰할 수 있다는 법령상 및 조리상의 근거도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위와 같은 확인의무는, 일회적인 것이 아니고 운전자가 기계에 탑승하여 작업을 할 때마다 반복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계속적인 것으로 보아야 함이 당연하다. 작업 도중에 운전자가 변경될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으므로, 운전자의 자격 유무에 대한 확인의무는 작업이 시작될 때부터 종료될 때까지 존재한다고 해석하는 것이 위 법령의 취지에도 부합한다.
위와 같은 법리에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B에게 피해자 K이 롤러 기계에 대한 조종면허를 가지고 있는지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아니한 과실이 충분히 인정되고, 위와 같은 확인의무의 이행은 피고인 C 주식회사가 운전자 변경 여부를 사전에 통지하였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피고인 B이 이행하여야 하는 고유의 업무이며, 피고인 C 주식회사의 통지 여부에 의하여 조종면허 확인작업의 수행 여부가 좌우될 성질의 것도 아니다. 또한 위와 같이 확인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아니한 과실과 피해자 K의 사명이라는 결과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도 넉넉히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인 B 및 변호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당시 주식회사 D은 636,000m² 규모의 공사현장에서 절·성토 및 다짐작업 등 토목공사를 수행하고 있었고, 당시 공정률은 약 3.8% 정도였다. 사고 당일 07:00경 주식회사 D의 공사과장으로 근무하였던 Q은 출근한 장비 운전원 22명을 대상으로 당일 작업위치와 주요 작업내용을 지시하였다. 피해자는 롤러 기계의 조종면허를 가지지 아니한 사람으로서, 이 사건 사고 당일 공사현장에 다른 작업자들보다도 늦게 출근하였고 이에 따라 08:00경부터 13:40경까지 진동롤러를 운전하여 약 20m 길이의 가설도로 다짐작업을 실시하였다.
Q은 이 사건 사고 당일 공사작업이 오전 7시부터 진행되었고, 피해자 K이 오전 7시 40분경에 늦게 공사현장에 출근하였으며, 이로 인하여 미처 면허증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지 아니한 채로 피해자를 진입로 다짐작업에 투입하였다고 진술하였다. 위 공사현장에서 안전과장으로 근무한 N도 작업 전에 K에게 운전면허가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지 못하였고, 처음 장비계약을 체결할 당시 운전자였던 R에게는 작업내용이나 연락 신호방법 등에 대해 건설기계 작업 계획서를 작성하고 교육을 하였으나, 피해자 K은 사고 당일 처음 현장에 온 사람으로서 미처 교육을 하지 못하였다고 진술하였다.
위 롤러 기계의 운전자는 최초 R이었으나 사고 전일인 2017. 7. 18. S으로 변경되었고, 다시 사고 당일인 2017. 7. 19. 피해자로 변경되었다. 피고인 B은 사고 전일 오전에 위 롤러 기계의 운전자가 R에서 S으로 변경된 것을 확인하고 안전교육을 한 사실이 있다고 진술한 바 있다. 피고인 B은 이사건 사고 당일에도 이 사건 공사현장에 07:00부터 12:10까지 체류하면서 공사현장을 관리감독하고 있었으므로, 위 롤러 기계의 운전자가 변경되었는지 여부를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사건 공사현장의 반장이었던 P은 사고가 발생하기 이전인 12:30경에 롤러 기계의 운전자가 피해자로 바뀐 사실을 알고 안전교육자에게 고지를 하기 위하여 공사현장 내 사무실을 찾아간 사실이 있었다. 위와 같이 롤러 기계의 운전자가 변경되었음이 드러났음에도 위 공사현장에서는 새로운 운전자인 피해자가 건설기계 조종면허를 가지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지 아니하였다. 앞서 본 바와 같이 당시 피고인 B 등이 노동청에서 안전교육을 받기 위해 현장을 떠나 있었던 사실은 인정되나, 그러한 사실만으로 위와 같은 면허확인의무를 해태한 부작위가 적법하다거나 정당화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피고인 D 주식회사와 피고인 C 주식회사 사이에서 체결한 임대차 표준계약서 제8조에서는 피고인 C 주식회사가 대여한 건설기계에 관하여 건설기계조종사면허증을 피고인 C 주식회사가 제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위 조항에 따르더라도, "D 주식회사의 요구가 있을 경우에", 면허증을 제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이므로, 당사자 사이에서 피고인 D 주식회사의 면허증의 확인의무를 피고인 C 주식회사의 의무로서 이전한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나아가 그러한 약정의 존재만으로 피고인 D 주식회사의 현장소장인 B이 대여받은 위 롤러장비의 조종면허를 확인할 법령상의 의무가 면제된다고 볼 수도 없다.
피해자 K은 이 사건 사고 당시 유압배관 파열 등 기계고장으로 인하여 공사현장의 언덕에서 후진하는 롤러기계에서 추락하였는데, 당시 비상버튼을 눌러 롤러기계의 작동을 중지시킴으로써 사고발생을 미연에 방지할 가능성도 있었다. 그럼에도 피해자 K은 위와 같은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의 조종능력이 미숙하였던 점이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원인에 포함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재해보고서 역시 운전자가 조종면허를 가지고 있지 아니한 사실을 사고발생의 원인 중 하나로서 분석한 바 있다.
피고인 B에 대한 산업안전관리보건법위반죄(공소사실 2. 나.항)에 대한 주장에 관한 판단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1항의 적용 대상은 사업주이지만, 같은 법 제71조는 법인의 대표자나 법인 또는 개인의 대리인, 사용인, 그 밖의 종업원이 그 법인 또는 개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66조의2, 제67조, 제67조의2 또는 제68조부터 제70조까지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위반행위를 하면 그 행위자를 벌하는 외에 그 법인 또는 개인에게도 각 본조의 벌칙규정을 적용하도록 양벌규정을 두고 있고, 이 규정의 취지는 각 본조의 위반행위를 사업주인 법인이나 개인이 직접 하지 아니하는 경우에 그 행위자나 사업주 쌍방을 모두 처벌하려는 데에 있으므로, 이 양벌규정에 의하여 사업주가 아닌 행위자도 사업주에 대한 각 본조의 벌칙규정의 적용 대상이 된다(대법원 1995. 5. 26. 선고 95도230 판결, 대법원 2007. 7. 26. 선고 2006도379 판결, 대법원 2014. 4. 10. 선고 2012도12341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에 의하여 사업주가 아닌 행위자도 사업주에 대한 각 본조의 벌칙규정의 적용대상이 된다고 할 것인바, 이 사건의 경우, 피고인 B이 비록 사업주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려우나, 이 사건 공사현장의 현장소장으로서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에 근거하여 같은 법 제67조 제1항을 위반한 처벌대상인 행위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인 B에 대한 위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반하는 변호인의 주장은 독단적인 견해에 불과하여 이를 채용할 수 없다.
양형의 이유
피고인 A, C 주식회사는 피해자가 건설기계 조종면허를 가지고 있지 아니한 사실을 알면서도 피해자로 하여금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롤러기계를 운전하도록 하였고, 그러한 사실을 피고인 B 및 D 주식회사에게 제대로 알리지도 아니하였는바, 피고인들의 과실의 정도가 매우 무겁다. 또한 피고인 B 및 D 주식회사는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건설기계의 운전자의 면허를 제대로 확인하지 아니하는 등 각종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안전조치의무를 위반하였으므로 마찬가지로 과실의 정도가 무겁다. 그럼에도 피고인 B 및 D 주식회사는 오히려 위와 같은 업무상의 과실을 반성하지 아니한 채 잘못을 피고인 A과 C 주식회사에게만 전가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피해자 및 유족들의 손해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인 사실도 없으므로 범행 후의 정황에 비추어 볼 때 그 죄질이 불량하다.
다만, 피고인 A은 초범이고, 피고인 B은 1999. 9. 27. 춘천지방법원 영월지원에서 업무상과실치상죄로 벌금 200만 원의 처벌을 받은 전력을 제외하고는 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다. 피고인 A은 피해자 유족들에게 1억 6천만 원의 합의금을 지급하고 피해자 유족들과 합의하여 피해자 유족들이 피고인 A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아니하고 있다. 또한 피해자는 스스로 건설기계조종면허를 취득하지 못한 사실을 잘 알면서도 마치 적법하게 면허를 취득한 사람으로 가장하고 이 사건 공사현장에 들어가 롤러기계를 운전하였고, 결국 피해자의 미숙한 운전능력이 이 사건 사고발생의 원인 중 하나가 되었는바, 이 사건 사고발생에 피해자의 과실이 기여한 부분이 상당하다. 이상과 같은 유리한 정상을 참작하고, 여기에 피고인 A, B의 나이, 건강상태, 가족관계, 성행, 범행의 경위 및 범행 후의 정황 등 기록과 변론에서 나타난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무죄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주식회사 F
피고인은 판시 범죄사실 제2항 기재 일시, 장소에서 제2항 기재와 같이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업무에 관하여 피고인을 위해 행위하는 B이 그 조치를 다하지 아니하였다.
피고인 E주식회사
피고인은 판시 범죄사실 제2항 기재 일시, 장소에서 제2항 기재와 같이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업무에 관하여 피고인을 위해 행위하는 B이 그 조치를 다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관련 법리
산업안전보건법은 제23조 제1항에서 사업주의 안전상의 조치의무를 규정하면서 제71조에서 사업주가 아닌 자에 의하여 위 법 위반행위가 이루어진 경우에도 사업주를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같은 법 제67조 제1호, 제23조 제3항 위반죄는 사업주가 자신이 운영하는 사업장에서 산업안전기준에 관한 규칙이 정하고 있는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채 안전상의 위험이 있는 작업을 하도록 지시하거나 그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위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하는 등 그 위반행위가 사업주에 의하여 이루어졌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성립하는 것이지, 단지 사업주의 사업장에서 위와 같은 위험성이 있는 작업이 필요한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채 이루어졌다는 사실만으로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형벌의 자기 책임원칙에 비추어 보면, 위반행위가 발생한 그 업무와 관련하여 법인이 상당한 주의 또는 관리감독 의무를 게을리한 때에 한하여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의 양벌규정이 적용된다고 보아야 하며, 구체적인 사안에서 법인이 상당한 주의 또는 관리감독 의무를 게을리하였는지 여부는 당해 위반행위와 관련된 모든 사정 즉, 당해 법률의 입법 취지, 처벌조항 위반으로 예상되는 법익 침해의 정도, 그 위반행위에 관하여 양벌규정을 마련한 취지 등은 물론 위반행위의 구체적인 모습과 그로 인하여 실제 야기된 피해 또는 결과의 정도, 법인의 영업 규모 및 행위자에 대한 감독가능성 또는 구체적인 지휘감독 관계, 법인이 위반행위 방지를 위하여 실제 행한 조치 등을 전체적으로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9. 선고 2008도7834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대하여
살피건대,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의 시공 및 안전관리 업무 전반은 피고인 D 주식회사가 주관하였고, 공사현장의 공사조직도 피고인 D 주식회사 소속 직원들로 구성되었던 점, 피고인 E 주식회사는 공사현장에 별도로 관리·감독 업무에 관련된 직원을 파견하지 아니하였고, 피고인 주식회사 F은 품질관리실에 T 과장을 제외하고는 공사현장에 별도로 직원을 파견한 사실이 없으며, 위 T이 공사현장에서 실제로 판시 산업재해예방에 관한 업무에 종사하였는지 여부도 불분명한 점, 피고인 B을 현장소장으로 선임하는 데에 피고인 주식회사 F과 E 주식회사가 관여하였다는 정황도 보이지 아니하는 점, 피고인 B 역시 주관사인 D 본사 안전보건팀에서 현장점검을 실시하고 있고, 다른 공동도급사에서 현장에 대하여 특별히 안전관리를 하고 있지 않다고 진술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 주식회사 F, E 주식회사는 피고인 B과 사이에서 실질적인 고용관계에 있다고 볼 만한 증거가 부족하고, 피고인 주식회사 F, E 주식회사가 산업안전보건법이 정하는 판시 공소사실 제2항 기재 안전조치의무를 부담하는 사업주에 해당한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다(나아가 앞서 설시한 바와 같이 형벌의 자기 책임원칙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 주식회사 F, E 주식회사가 공소사실 기재 위반행위와 관련하여 상당한 주의 또는 관리감독 의무를 게을리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도 없다).
결론
위 피고인들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산업안전보건법 등 관련 법령상의 안전조치의무를 위반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합리적인 의심의 할 여지가 없을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기로 하되,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의하여 무죄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아니한다.
판사 송진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