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C에 대한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 C을 벌금 7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 C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 C에 대하여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피고인 D 주식회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가.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 D 주식회사(이하 '피고인 D'라 한다)와 피해자 사이에는 아무런 계약관계 및 지휘·감독관계가 없고, 피고인 D는 피해자가 소속된 H와 공동수급체로서 안전 관련 업무를 지원한 것일 뿐이다. 그럼에도 피고인 D가 피해자와 실질적인 고용관계가 있다고 보아 사업주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고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사건 사고 현장에 작업지휘자를 두고 그를 감독하는 것은 H의 의무이고 피고인들은 그러한 의무를 부담하지 않고, 유선리모컨을 사용하지 않고 점검하는 작업관행이 있다고 볼만한 근거가 없으므로 피고인들에게 이러한 관행을 시정할 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이 사건 사고가 일어난 무빙워크 핸드레일 장력 조정 작업은 사고 당일 승강기 관리주체의 갑작스러운 요청으로 하게 된 것이고, 작업을 할 때에는 작업자가 반드시 랜딩플레이트(승강장) 위에서만 하여야 하는데 피해자가 순간적으로 무심코 팔레트(디딤판) 위에 올라서서 사고가 발생한 것이므로 피고인 C으로서는 사고 발생 가능성을 예견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피고인 C에게 산업안전보건법상 조치의무 및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한 과실이 있다고 판단한 원심 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고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피고인 C : 징역 6월, 집행유예 1년, 피고인 D : 벌금 7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피고인들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인정사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다음 사실이 인정된다.
피고인 D는 2017. 11. 1. 계약기간 2017. 11. 1.부터 2018. 10. 31.까지로 하여 주식회사 G(이하 'G'라 한다)와 사이에 '승강기 유지관리업무 용역계약'을 체결하였고, 같은 날 G 다산점과 사이에 피고인 D와 H가 승강기 유지관리업무를 공동수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추가약정을 체결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피고인 D와 H는 2017. 10.경 '승강기 유지관리 공동수급체 기본협정'을 체결하였다(증거기록 제1권 제81 내지 112쪽).
H 소속 근로자 A, 피해자 외 2명은 2018. 3. 28. G 다산점에서 승강기 정기점검을 실시하였는데, 같은 날 G 다산점 시설관리 용역업체에서 무빙워크 2호기 핸드레일에 밀림 현상이 있다고 하여 위 작업자들은 무빙워크의 팔레트와 핸드레일의 속도를 맞추기 위한 핸드레일 장력 조정 작업을 진행하게 되었다.
위 작업자들은 먼저 유선리모컨을 이용하여 수동으로 팔레트를 조금씩 이동시키면서 무빙워크의 팔레트 6개를 제거하였고, 이후 작업자 2명은 다른 무빙워크 점검을 위해 이동하였다. A과 피해자는 2인 1조로 A은 무빙워크 상층부에서 팔레트가 제거된 부위를 통해 핸드레일 드라이브에 접근하여 가압벨트에 연결된 스프링을 조이는 방식으로 장력 조정 작업을 실시하였고, 이후 무빙워크 하층부 승강장에 있던 피해자는 A의 지시에 따라 유선리모컨을 제거하였으며, A이 무빙워크 상층부에서 측면 제어반 스위치를 이용하여 무빙워크를 자동운전 시켰다. 피해자는 하층부 승강장에 서서 무빙워크 하단에서 상단 방향으로 움직이는 핸드레일을 양손으로 잡아당기는 방식으로 핸드레일 장력 조정 상태를 확인하다가 제거되어 있는 팔레트 사이 틈(개구부)으로 빠지면서 작동 중인 무빙워크 하부 공간 내부 구조물에 몸통이 끼어 흉부 손상에 의한 압착성 질식으로 사망에 이르는 사고가 발생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증거기록 제2권 제8, 9, 178 내지 181쪽).
피고인 C은 피고인 D의 G 다산점이 포함된 남양주 등 지역 안전관리책임자로서 위 지역 승강기 유지관리보수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피고인 D가 사업주가 아니라는 주장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산업안전보건법상 사업주의 의무는 근로자를 사용하여 사업을 행하는 사업주가 부담하여야 하는 재해방지의무로서 사업주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고용관계가 성립하는 경우에 적용되고(대법원 2020. 4. 9. 선고 2016도14559 판결 등 참조), 민법상의 고용계약이든 도급계약이든 근로계약의 형식이 어떠하든 간에 근로의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것이라면 그는 근로기준법 제14조 소정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2. 8. 27. 선고 2002도27 판결 등 참조).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해자와 피고인 D 사이에 실질적인 고용관계가 성립하였다고 보이므로 피고인 D는 산업안전보건법상 사업주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인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구 승강기 시설 안전관리법 제11조의5(2018. 3. 27. 법률 제15526호 승강기 안전관리법으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는 원칙적으로 승강기 유지관리업무의 하도급을 제한하고 있다. 위와 같은 규정 취지에 따라 피고인 D와 H는 공동수급체를 구성하여 G로부터 승강기 유지관리업무를 공동수급 하였는바, 피고인 D가 H에 대하여 도급인 지위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대법원 2014. 6. 26. 선고 2013도967 판결 취지 참조).
한편 승강기 유지관리 공동수급체 기본협정에 의하면, 피고인 D는 공동수급체 대표자로서 유지관리업무를 총괄 관리하는 지위에 있고(제6조), H는 피고인 D가 제공한 '보수지침서' 및 '조정매뉴얼', '에스컬레이터 점검표' 등을 준수하여 점검 작업을 수행하여야 하며(제8조), 피고인 D에 수시로 자재 청구, 작업완료 확인서, 대표자가 의뢰한 요청 및 요구사항, 유지관리대상 확인 결과내용, 보수점검을 포함한 유지관리대상 변경사항 등의 업무통지를 해야 할 의무가 있다(제11조). 또한 피고인 D는 H에 유지관리업무에 대한 자료제출, 시정조치, 고장처리 등을 촉구하고(제16조) 감독관 및 관리자를 선정하여 H의 유지관리대상 관리에 대하여 감독 및 검사를 할 권한이 있다(제17조).
실제로 피고인 D는 H에 보수매뉴얼, 에스컬레이터 점검표, 안전수첩 등을 배포하여 이에 따라 작업이 수행되도록 하고, H 소속 근로자는 정기점검 완료 후 그때 그때 피고인 D에 점검결과를 보고하는 점(증거기록 제2권 제7, 18쪽), 피고인 D는 H 등 협력업체 신입사원들을 상대로 직접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H 등 협력업체 대표를 대상으로 연 1회 안전교육을 실시하며, H 등 협력업체로 하여금 근로자들을 상대로 안전교육을 실시하게 하고 안전교육일지를 제출받는 점(증거기록 제1권 제286 내지 318, 328 내지 371쪽), 피고인 D가 직접 현장에 소속 직원을 파견하여 합동점검 및 기술지원을 실시하기도 한 점(공판기록 제364쪽, 증거기록 제438 내지 449쪽), 이 사건 무빙워크를 포함한 G 다산점에 설치된 승강기는 모두 피고인 D가 제작한 것으로서 기술적인 부분에 대하여 피고인 D의 지휘·감독이 필요한 것으로 보이는 점(증거기록 제2권 제18쪽) 등을 종합하면, 피해자를 포함한 H 소속 직원들은 피고인 D에 대하여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인들에게 산업안전법상의 조치의무 및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이 없다는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 D는 사업주로서, 피고인 C은 안전관리 책임자로서 작업지휘자인 A이 적절한 작업방법에 따라 핸드레일 장력 조정 작업 지휘를 수행하고 있는지 관리·감독하여야 할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조치의무가 있다. 피고인 C은 그러한 의무를 해태하여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업무상 과실이 있으며 이러한 과실과 이 사건 사고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인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구 산업안전보건법(2019. 1. 15. 법률 제16572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23조 제1항 제1호는 "사업주는 사업을 할 때 기계·기구, 그 밖의 설비에 의한 위험을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23조 제4항의 위임에 따라 마련된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162조는 "사업주는 사업장에 승강기의 설치·조립·수리·점검 또는 해체 작업을 하는 경우 작업을 지휘하는 사람을 선임하여 그 사람의 지휘 하에 작업을 실행하여야 한다(제1항 제1호). 사업주는 위 작업을 지휘하는 사람에게 '작업방법과 근로자의 배치를 결정하고 해당 작업을 지휘하는 일', '재료의 결함 유무 또는 기구 및 공구의 기능을 점검하고 불량품을 제거하는 일', '작업 중 안전대 등 보호구의 착용 상황을 감시하는 일'을 이행하도록 하여야 한다(제2항)"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의 취지를 종합하면, 사업주가 승강기의 점검 작업 현장에 작업지휘자를 선임하여 배치한 것만으로 그 주의의무를 다하였다고 볼 수 없고, 사업주는 작업지휘자가 실제로 적절한 작업지휘를 수행하여 위험을 예방하고 있는지 관리·감독할 주의의무가 있다.
이 사건 사고는 피해자가 핸드레일 장력 확인 작업 중 양쪽 발을 모두 랜딩플레이트(승강장)에 올려놓지 않고 팔레트가 탈착된 상태로 작동 중인 무빙워크에 한쪽 발을 올려놓고 작업한 과실과 작업지휘자였던 A이 무빙워크 상층부에서 팔레트가 탈착된 무빙워크를 자동 운전 상태로 조작한 채 작업하면서 하층부에서 작업 중인 피해자를 주시하지 아니하여 피해자가 무빙워크 위에서 작업하고 있는 것을 미리 인지하지 못하여 개구부에 빠진 즉시 운전을 정지하지 못한 과실이 결합하여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구 승강기 안전검사기준(행정안전부고시 제2018-22호, 2018. 3. 23. , 이하 '구 승강기 안전검사기준'이라 한다) [별표3] 5. 6. 1. 1. 항에 의하면 "핸드레일은 정상운행 중 운행방향의 반대편에서 450N의 힘으로 당겨도 정지되지 않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핸드레일 장력 확인은 작업자가 무빙워크 핸드레일을 운행하는 반대방향으로 양손으로 잡아당기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무빙워크의 팔레트가 제거된 상태에서 위와 같은 작업을 할 경우 작업자는 자신의 등 뒤에서 올라오는 무빙워크의 개구부를 인지하기 어려우므로 위 작업 중 작업자가 개구부에 빠질 수도 있다는 점은 예측 가능하였다.
고 보인다.
이 사건 사고의 안전한 작업을 위해서는 원칙적으로 팔레트를 제거하고 핸드레일 장력을 조정한 후 팔레트를 다시 설치하여 개구부가 없도록 하고 장력 확인을 하는 작업을 반복하여야 한다(증거기록 제2권 제145쪽, 제3권 제68, 69쪽). 위 작업이 상당히 번거로워 팔레트가 제거된 상태에서 작업하여야 한다면 작업지휘자가 유선리모컨을 이용해 장력 확인을 하는 작업자 가까이에서 수동 운전을 하면서 작업자를 주시하였어야 할 것이다(증거기록 제2권 제146쪽, 제3권 제153쪽).
그런데 현장에서는 신속한 작업을 위해 무빙워크의 팔레트를 제거한 상태로 핸드레일 장력 조정·확인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었고(증거기록 제3권 제781쪽), 특히 작업지휘자가 유선리모컨을 이용한 수동 운전을 하지 않고 무빙워크 상층부의 운전키를 이용하여 자동 운전을 하여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었다(공판기록 제369쪽). A은 원심 법정에서 자동 운전을 한 이유와 관련하여 "자동 운전할 때와 수동 운전할 때의 속도 편차가 약간 있고, 고객들이 이용하는 정상적인 상태에서 체크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여 자동 운전 하였다"고 진술하였는바(공판기록 제369쪽), 구 승강기 안전검사기준 [별표3] 5. 6. 1. 1.항에 의하면 "'정상운행 조건하에서' 팔레트가 실제속도와 동일 방향으로 -0%에서 +2%의 공차가 있는 속도로 핸드레일이 설치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작업자로서는 이를 자동 운전 상태에서 핸드레일 장력 조정 작업을 해야 하는 것이라고 잘못 생각할 가능성이 있었다.
피고인 D는 H에 대하여 보수매뉴얼 등을 준수하여 점검작업을 수행하도록 지시, 감독하고 이 사건 무빙워크를 제작한 업체이기도 하므로, 핸드레일 장력 조정 작업시 수동 운전을 해야 한다는 등의 작업 방법을 제시할 의무가 있었다. 그러나 피고인 D가 H에 제공한 보수매뉴얼이나 안전수첩에는 핸드레일 장력 조정 작업의 세부적인 절차가 규정되어 있지 않고(증거기록 제1권 제352쪽, 제2권 제150 내지 164쪽), '발판을 제거한 상태로 움직이는 경우는 수동으로 작업할 것'이라는 등의 일반적인 안전수칙만 규정되어 있어 작업지휘자에게 핸드레일 장력 조정 작업의 적절한 방법 및 절차에 대한 정보제공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다.
또한 피고인 C은 앞서 본 것과 같은 현장 점검작업 실태 및 그와 관련한 위험요소를 파악하려 하지 않고 현장 작업에 대한 관리·감독을 만연히 H에 맡겨두었으며, 작업지휘자가 적절한 작업방법에 따라 핸드레일 장력 조정 작업 지휘를 하고 있는지 확인하거나 시정을 요구하는 등의 실질적인 관리·감독을 하지 않았다.
피고인들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 D에 대한 판단
원심이 그 양형의 이유에서 적절하게 설시한 사정들을 비롯하여 피고인 D의 지위, 범행 경위 및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들을 종합하면 원심이 피고인 D에 대하여 선고한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할 수는 없다. 따라서 피고인 D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인 C에 대한 판단
이 사건 범행의 결과가 매우 중한 점, 피고인 C은 피고인 D의 안전관리 책임자로서 작업현장 실태를 파악하고 적절한 작업방법에 따라 작업지휘가 이루어지는지 관리·감독의무를 다하지 않은 점 등은 불리한 정상이다.
그러나 피해자의 부주의도 이 사건 사고의 중요한 원인이 되었고, H에서 이 사건 사고 현장 점검업무를 수행한 점, 피고인 C은 회사가 제공하는 보수매뉴얼 등의 자료에 기초하여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일 뿐인 점, 피고인 C은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등은 유리한 정상이다.
이러한 정상들과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경위,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제반 양형조건을 종합하면, 원심의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피고인 C의 위 주장은 이유 있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 D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고, 피고인 C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 중 피고인 C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피고인 C에 대하여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