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지방법원판결

의정부지방법원 2024. 6. 27. 선고 2023나224052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원을 초과하는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46,764,429원 및 이에 대하여 2022. 2. 10.부터 2024. 6. 27.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피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 중 7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피고는 골재 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피고 회사에서 2010. 10. 1.경부터 2022. 1. 25.경까지 근로자로 재직하다가 퇴직하였다.

나.

원고는 피고 회사의 업무와 관련하여 피고 회사에서 배출된 사업장폐기물인 무기성오니를 폐기물의 수집을 위하여 마련된 장소가 아닌 일반 농지에 버리거나, 폐기물처리업 허가가 없는 회사에 사업장폐기물인 무기성오니의 처리를 위탁하는 폐기물관리법위반행위를 하였다. 원고는 위 범죄사실로 이 법원 2020고단5247호로 2020. 12. 16.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 사회봉사명령 320시간 판결을 선고받고, 항소심인 이 법원 2020노3196호로 2021. 9. 30. 항소기각판결을 선고받아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이하 ‘이 사건 형사판결’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3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포함), 제1심법원의 남양주세무서장에 대한 과세정보회신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퇴직금 지급청구)에 대한 판단

가.

퇴직금 채권의 성립

원고가 2010. 10. 1.경부터 2022. 1. 25.경까지 4,135일 간 근로를 제공하고 퇴직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위 채택 증거, 을 1, 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퇴직 전 3개월 동안 근로에 대해 지급받은 임금은 1일 평균임금 251,183원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일 평균임금 251,183원으로 계산한 85,367,811원(= 251,183원 × 30 × 4,135/365)의 범위 내에서 원고가 구하는 83,685,883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피고의 임원으로 사용자에 해당할 뿐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가 아니므로 원고에 대하여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이 적용됨을 전제로 한 퇴직금 지급의무가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갑 제1호증, 을 제11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C의 일부 증언에 의하면 원고가 2013. 9. 26.부터 2015. 4. 27.까지 피고 등기부상 사내이사 겸 대표이사로 등재되어 있었던 사실, 피고는 원고에게 보수 외에도 법인카드를 지급하고 법인차량, 휴대폰비용 등도 제공한 사실은 각 인정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앞서 든 증거, 을 제1 내지 4호증, 을 제5, 7호증, 을 제11호증의 10, 22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실 또는 사정들 즉, ① 피고는 2010. 8. 6. E에 의하여 설립된 회사로, 그 주식은 E 및 그 가족들인 F, D, G, H, I, J이 보유하고 있으며 피고의 현재 대표이사 D 역시 E의 자녀인 사실, ② 원고는 피고 창립 초기인 2010. 10. 1.경 E가 채용하여 근무를 시작하였고, 피고 내부에서 ‘회장’으로 불리는 위 E를 보좌하면서 위 E의 지휘 및 감독 하에 피고 사업운영 실무를 처리하였으며, 앞서 본 1년 7개월 가량의 기간 외에는 등기부상 임원으로 등재된바 없는 사실, ③ 원고는 2017. 4.경 피고를 상대로 퇴직금 중간정산을 요청하였으나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 제3조 제1항 각호에서 정한 퇴직금 중간정산 사유는 존재하지 않았고, 이에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중간정산을 해줄 목적으로 서류상 원고를 퇴직처리하면서 재입사 형식으로 계속 근무하게 하였으나, 형식적인 퇴사 및 재입사 처리를 전후하여 원고의 근로는 단절되지 않았고 그 형태도 변화가 없었던 사실, ④ 피고 스스로 2017. 4. 30. 퇴직금 중간정산을 하고 남양주세무서장을 상대로 퇴직소득지급신고를 할 당시 원고의 임원여부를 확인하는 란에 ‘부’로 표시한 사실, ⑤ 피고는 피고의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상 정년규정을 원고에게 적용하여 원고가 2022. 1. 31. 정년에 이르렀다는 이유로 퇴사처리하는 등 원고를 퇴직처리할 무렵 피고 스스로 원고를 근로자로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을 각 종합하면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로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음이 인정되고, 원고가 피고의 법인등기부상 잠시 임원으로 등기된 적이 있다거나 원고에게 급여 외 법인카드 등이 지급되었다는 사정은 앞선 인정을 뒤집을 근거가 될 수 없다.

나.

피고의 주장 및 항변에 대한 판단

1)

소득세 공제 주장

피고는 퇴직금 산정시 소득세 등을 공제해야 한다고 주장하나, 국세기본법 제21조 제3항 제1호에 의하여 원천징수하는 소득세 등에 대한 징수의무자의 납부의무는 원칙적으로 그 소득금액을 지급하는 때에 성립하는 것이어서 피고가 원고의 퇴직금 지급시기 전에 미리 원천세액을 징수, 공제할 수 없으므로(대법원 1992. 9. 22. 선고 91다40931 판결 등 참조),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

리스요금채권 공제 주장

피고는 원고에 대한 승용차 리스요금채권 16,898,248원이 있으므로 위 금액을 공제해야 한다고 주장하나, 을 제6호증의 기재만으로 위 주장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소멸 주장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불하려 했으나 거부했으므로 지급의무가 소멸했다거나, 원고에게 2022. 9.경 40,000,000원을 지급하여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소멸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위 주장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4)

퇴직금 중간정산 관련 주장 및 항변

가)

퇴직금 중간정산 및 퇴직 주장 항변에 대한 판단

피고는 원고의 요청에 따라 2017. 4. 30. 중간정산 합의에 따른 퇴직금 중간정산을 했다가 2017. 5. 1. 재입사를 했으므로 재입사일로부터 퇴직금을 산정하여야 한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살피건대, 2011. 7. 25. 법률 제10967호로 전부 개정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은 “제1항에도 불구하고 사용자는 주택구입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로 근로자가 요구하는 경우에는 근로자가 퇴직하기 전에 해당 근로자의 계속근로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미리 정산하여 지급할 수 있다. 이 경우 미리 정산하여 지급한 후의 퇴직금 산정을 위한 계속근로기간은 정산시점부터 새로 계산한다.”라고 규정하고, 그 위임에 따른 같은 법 시행령 제3조 제1항 각호에 퇴직금 중간정산이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사유를 한정적으로 열거하고 있다. 이는 퇴직금 중간정산사유를 제한하여 퇴직금이 퇴직 시점까지 노후에 사용할 재원으로 보존되도록 함으로써 근로자의 노후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강행법규이므로, 같은 법 시행령 제3조 제1항 각호에 열거한 것 이외의 사유로 퇴직금 중간정산이 이루어졌다면 강행법규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중간정산퇴직금 명목으로 돈을 지급하였다고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 효력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0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앞서 든 증거 및 을 제2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원고의 요청으로 2017. 5. 3.경 36,921,454원(퇴직급여에서 소득세 및 지방소득세를 원천징수하고 난 차액)을 원고에게 지급하고, 그 무렵 원고를 퇴직처리하면서 재입사 형식으로 계속 근무하게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이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 제3조 제1항 각호에 열거한 퇴직금 중간정산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강행법규에 위배되어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퇴직금 중간정산이 유효하다는 전제에 선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중간정산퇴직금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청구권과 상계한다는 주장

(1)

피고의 상계항변에 대한 판단

피고는, 위와 같이 퇴직금 중간정산을 한 것이 강행규정에 위반되어 무효라면 피고가 무효인 중간정산 합의에 따라 2017. 5. 3.경 36,921,454원을 원고에게 지급한 것은 부당이득을 구성하고, 피고는 원고에 대한 부당이득 반환청구권 36,921,454원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의 퇴직금 채권과 상계하겠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5호 소정의 임금 지급으로서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사용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함으로써 위 금원 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근로자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은 셈이 되므로,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원고에게 중간정산 퇴직금 명목으로 2017. 5. 3.경 지급한 36,921,454원은 그 중간정산이 강행규정에 반하여 무효이므로, 피고는 이처럼 법률상 원인 없이 원고에게 중간정산퇴직금 명목의 돈을 지급함으로써 손해를 입게 된 반면 원고는 같은 금액의 이익을 얻은 셈이므로 원고는 위와 같이 수령한 돈을 부당이득으로 피고에게 반환하여야 한다. 나아가 이러한 부당이득액은 앞서 인정한 원고의 퇴직금 83,685,883원의 1/2에 미달함이 계산상 명백하므로 피고는 원고에 대한 중간정산퇴직금 상당의 부당이득금 채권 전액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의 퇴직금 채권과 상계할 수 있다. 피고의 상계항변은 이유 있다.

(2)

원고의 소멸시효 완성 재항변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재항변 요지

원고는, 피고가 주장하는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은 상행위로 인한 채권으로 상법 제64조에 따라 5년의 상사소멸시효가 적용되므로 이 사건 소 제기일로부터 5년 전에 발생한 것이어서 시효완성으로 소멸되었고, 이와 같이 소멸한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의 퇴직금 채권과 상계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나)

판단

계약의 무효로 인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은 민법 제741조의 부당이득 규정에 따라 발생한 것으로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민법 제162조 제1항이 정하는 10년의 민사 소멸시효 기간이 적용된다. 다만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이 상행위인 계약에 기초하여 이루어진 급부 자체의 반환을 구하는 것으로서 채권의 발생 경위나 원인, 당사자의 지위와 관계 등에 비추어 법률관계를 상거래 관계와 같은 정도로 신속하게 해결할 필요성이 있는 경우 등에는 상법 제64조가 유추적용되어 같은 조항이 정한 5년의 상사소멸시효 기간이 적용된다(대법원 2021. 7. 22. 선고 2019다277812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그런데 회사가 직원에게 지급한 퇴직금에 법률상 원인이 없어 그 부당이득의 반환을 구하는 것은 회사 내부의 법률관계에 해당하는 것으로, 그 법률관계가 상거래관계와 같은 정도로 대량적‧정형적으로 발생한다거나 신속하게 해결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상법 제64조가 유추적용되어야 한다고 볼 합리적인 근거가 없다. 그러므로 피고의 원고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채권은 상법 제64조에 따른 5년의 상사소멸시효기간이 아니라 민법 제162조 제1항에 따른 10년의 소멸시효기간이 적용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재항변은 이유 없다.

설령 원고의 주장과 같이 이러한 부당이득이 상사채권에 해당하여 5년의 상사시효가 적용된다고 하더라도, 원고의 소멸시효 완성의 재항변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인용될 수 없다. 즉, 소멸시효가 완성된 채권이 그 완성 전에 상계할 수 있었던 것이면 그 채권자는 상계할 수 있고(민법 제495조), 이는 ‘자동채권의 소멸시효 완성 전에 양채권이 상계적상에 이르렀을 것’을 요건으로 한다(대법원 2021. 2. 10. 선고 2017다258787 판결 참조). 그런데 이 사건에서 피고의 원고에 대한 부당이득 반환청구권은 무효인 퇴직금중간정산 약정에 기하여 퇴직금이 지급된 2017. 5. 3. 성립하였고, 한편 피고의 원고에 대한 위 청구권이 시효소멸하기 전인 2022. 1. 25. 원고가 퇴직함에 따라 수동채권인 퇴직금 채권이 성립하여 양 채권이 상계적상에 있었음이 역수상 명백하다. 따라서 피고는 소멸시효 완성 전 상계할 수 있었던 이러한 부당이득금 채권 전액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의 퇴직금 채권과 상계할 수 있다. 원고의 소멸시효 완성 재항변은 어느모로 보나 이유 없다.

다.

소결

결국, 피고는 원고에게 46,764,429원(= 퇴직금 83,685,883원 – 상계항변의 인용에 따른 부당이득금 36,921,454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날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2022. 2. 10.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4. 6. 27.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이 정하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에 의하면 사용자는 퇴직금에 대하여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날부터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한편 지급이 지연되고 있는 퇴직금의 전부 또는 일부의 존부를 법원에서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위 지연이율은 적용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므로(근로기준법 제37조 제2항, 같은 법 시행령 제18조 제3호), 위 인정범위를 초과하는 원고의 지연손해금 청구 부분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결론

원고의 퇴직금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여야 할 것인데,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제1심판결 중 위 인정범위를 넘는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되 피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함종식(재판장) 김혜령 홍유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