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25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임금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은 무죄.
사건정보
의정부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4고정88
판결선고
2024. 11. 13.
범죄사실
피고인은 양주시 B에 있는 C의 대표로서 음식점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 근로자에게 임금, 소정근로시간, 휴일, 연차유급휴가,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근로조건을 명시하여야 한다. 이 경우 임금의 구성항목·계산방법·지급방법, 소정근로시간, 휴일 및 연차유급휴가에 관한 사항이 명시된 서면을 근로자에게 교부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근로자 D과 2023. 10. 4.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임금의 구성항목·계산방법·지급방법, 소정 근로시간, 휴일 및 연차 유급휴가에 관한 사항이 명시된 서면을 교부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D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의 요지
D이 보건증, 주민등록등본, 통장사본을 모두 제출해야 근로계약서를 작성할 수 있는데 이에 협조하지 않아 작성하지 못한 것이므로 피고인에게는 근로계약서 미교부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의 고의가 없었고, 설사 고의가 인정되더라도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며, E 사이트를 통해 D에게 근로계약서를 보냈으므로, 근로기준법을 위반하지 않았다.
판단
근로기준법 제17조(근로조건의 명시)는 사용자가 자신의 우월한 지위를 남용하여 구체적인 근로조건을 제시하지 아니한 채 근로조건의 불확정 상태 하에서 근로자의 근로를 수령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규정이다. 즉,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의 조건을 명백히 함으로써 그 권리와 의무의 범위를 명확히 알 수 있도록 하고 이로써 근로자의 정당한 권리를 보장하기 위함이므로 이러한 입법취지를 고려할 때 근로조건의 서면 명시의무는 해당규정의 문언과 같이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이행되어야 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근로계약서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 바로 교부하여야 함이 원칙이다.
이 사건으로 돌아와 살피건대, D이 퇴직의사를 밝힌 2023. 11. 3.까지 피고인이 요구한 위 서류를 제출하지 않은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주민등록등본을 통해 정확한 신원을 확인하지 못해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못한다는 주장은 그 사람과 근로관계를 맺어도 되는지 여부를 아직 확신하지 못하였다는 취지인데, 그럼에도 피고인은 D으로 하여금 근로를 시작하도록 하였는바, 단지 주민등록등본 등을 교부받지 못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실제로 근로를 개시하였음에도 근로계약서를 교부하지 아니한 데 대한 정당한 사유가 된다고 볼 수 없다.
또한 근로자 보호를 위한 근로기준법의 입법 목적 및 근로조건 등을 명시한 서면 교부의무를 규정한 근로기준법 제17조의 입법취지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의 근로계약서 미교부 행위가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보호이익과 침해이익과의 법익균형성, 긴급성 등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정당행위에 해당하기 위한 요건을 갖추었다고 볼 수도 없다.
한편 피고인은, E 사이트를 통해 D에게 근로계약서를 보낸 후 이를 확인하고 싸인하라고 했음에도 D이 이마저도 확인하지 않았다면서 E 사이트의 ‘근로계약서 관리’에서 근로계약서가 작성기한 만료로 실패하였다는 화면을 캡쳐해 제출하였으나, 위 캡쳐 화면만으로는 피고인이 E 사이트를 통해 D에게 근로계약서를 보낸 시점을 확인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과 D이 주고받은 카카오톡 대화내용 등에 의하면, E 사이트를 이용한 근로계약서 작성에 관한 대화 내용은 전혀 없어, 피고인이 D과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E 사이트를 통해 근로계약서를 보냄으로써 근로계약서 작성에 있어 사용자가 하여야 할 의무를 다하였다고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법령의 적용
양형의 이유
피고인의 연령, 성행, 이종 범죄로 1회 벌금형의 형사처벌을 받은 외에 동종 전력은 없는 점,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양형조건들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무죄 부분
공소사실
피고인은 양주시 B에 있는 C의 대표로서 음식점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모든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23. 10. 4.부터 2023. 11. 3.까지 근무하다 퇴직한 D의 2023. 10. 임금 1,364,000원, 2023. 11. 임금 240,000원 합계 1,604,000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당사자 사이의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 이유와 그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여러 사항, 그 밖에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며, 비록 사후에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점만으로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다고 단정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5. 7. 9. 선고 2013도12730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으로 돌아와 살피건대, 피고인과 D이 주고받은 카카오톡 대화내용을 비롯하여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D이 2023. 11. 3. 퇴직의사를 밝히자 피고인이 ‘통장사본, 보건증, 주민등록등본을 제출해야 4대 보험을 신고하고 월급을 계산해서 줄 수 있다’고 말하였는데, D은 ‘퇴직하는 상황이므로 위 서류를 제출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로 말하며 그 제출을 거부하였고, D은 2023. 11. 6. 피고인에게 ‘서류 보내면 급여를 바로 이체해 줄 건지’ 묻자 피고인이 ‘2주 내로 보내겠다’고 하였고, 이에 D이 ‘퇴사 후 14일을 채우겠다는 말이냐’고 물었으며, 피고인이 ‘그렇다’고 하자 D은 ‘계약상 월급일인 금요일에 주는 게 맞다’고 하면서 결국 위 서류를 제출하지 않은 사실이 인정된다.
즉 피고인은 D이 위 서류를 제출하면 세금 등을 정산한 후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대로 퇴직 후 14일 이내에 임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음에도 D은 계약시 언급한 월급 날짜를 고집하면서 서류 제출을 거부하였는바, 피고인이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D의 위와 같은 비협조가 작용하였고 이로 말미암아 지급할 임금의 정확한 액수를 산출할 수도 없었으므로, 피고인이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 밖에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에게 임금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 위반의 고의가 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결론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않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임태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