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3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 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판결
사건
2019고정1006
판결선고
2020. 9. 16.
인천지방법원부천지원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은 부천시 B에 소재한 C 대표자로 상시근로자 5명을 사용하여 제조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03. 1. 2.부터 2019. 6. 17.까지 근로하고 퇴직한 D의 퇴직금 21,727,300원을 당사자 간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증인 D의 법정진술
피고인에 대한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D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진정서
근로계약서, 신고인 급여내역서, 퇴직연금 부담금 납부내역, 전화 등 사실확인내용, 평균임금 및 퇴직금 산정서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벌금형 선택)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주장의 요지
피고인과 근로자 D이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2003년부터 2008년까지 퇴직금, 수당 등을 전부 포함해 월 급여를 지급하기로 약정하였기 때문에 2003. 1. 2.부터 2008. 12. 31.까지 퇴직금을 전부 지급하였고, 설사 퇴직금을 월 급여에 포함하여 지급하기로 하는 약정이 무효라고 하여도, 피고인이 D에게 퇴직금 상당액에 해당하는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가지기 때문에 퇴직금 미지급에 대한 고의가 없다. 피고인이 2009년 2월경 퇴직연금 계좌를 계설할 당시 피고인과 근로자 사이에서 퇴직금 중간정산의 묵시적 합의가 있었다.
판단
관련 법리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에서 정한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같은 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다. 한편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퇴직금 지급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임금 지급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수 있다. 따라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해당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사용자가 퇴직금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하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 내용이 종전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2다77006 판결).
사용자가 사법상의 효력이 없는 '매월의 월급이나 매일의 일당 속에 퇴직금을 포함시켜 지급한다'는 내용의 약정을 내세워 퇴직한 근로자에 대한 퇴직금의 지급을 거절하는 경우, 이를 퇴직금지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어 사용자가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라고 볼 수 없고, 이러한 사용자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소정의 퇴직금 등의 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에 관한 고의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7. 8. 23. 선고 2007도4171 판결).
판단
앞서 든 법리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근로자 D의 퇴직금 21,727,300원(2003. 1. 2.부터 2008. 12. 31.까지 퇴직금)을 기일 내에 지급하지 않았고, 그에 관한 고의도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우선 피고인과 근로자 D 사이의 2003년부터 2007년까지 근로계약서가 존재하지 않아, 그 당시 퇴직금을 월급에 미리 포함하여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는지 확인하기 어렵다.
한편 피고인과 D 사이의 2008. 2. 11.자 근로계약서가 제출되어 있고(증거기록 제30면), 위 근로계약서 제2항에 '연봉액은 퇴직급여충당금, 상여금, 각종 수당 등 보수를 포함하는 것으로 한다'고 적시되어 있으나, D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할 금액이 명확히 기재되어 있지 않고, D의 2003년부터 2008년까지 급여 내역에도 퇴직금 명목의 돈이 별도로 책정되어 있지 않아[증거기록 제44면 이하, 2003년부터 2008년까지 매월 12월 급여내역서 참고], 피고인과 D 사이에서 '실질적 퇴직금 분할약정'이 존재하였다고 볼 수 없다[피고인이 증 제1, 5호로 D에 대한 급여지급액과 그중 퇴직금 등 내역을 정리하여 제출하였으나, 이는 D에 대한 급여 내역을 사후에 정리하면서 퇴직금 등 내역을 추정하여 기재한 것으로 판단된다].
피고인은 2009년 2월경부터 퇴직연금을 납부하여 그 당시 피고인과 D 사이에서 기존 근로기간에 대한 퇴직금 중간정산이 있었다고 주장하나,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에 따른 근로자 D의 퇴직금 중간정산 요구가 있었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앞서 든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피고인과 D 사이에서 '실질적 퇴직금분할약정'이 존재하였다거나, 2009년 2월경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에 따른 퇴직금 중간정산이 있었음을 인정하기 어렵다. 피고인과 D 사이에서 '실질적 퇴직금 분할약정'이 존재함이 인정되지 않는 이상,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피고인에게 퇴직금 미지급에 관한 고의 또한 인정된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백두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