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판결

인천지방법원 2024. 8. 21. 선고 2023고정1697 판결

-1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1.

공소사실

피고인은 인천 미추홀구 B에 있는 C사우나(이하 '이 사건 사우나'라고 한다) 공동경영주로서 상시 1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서비스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분리선고한 피고인 D(이하 'D'라고만 한다)는 이 사건 사우나 공동 경영주로서 상시 1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서비스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간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피고인과 D는 위 사업장의 사우나 공사현장에서 2021. 5. 1.부터 2021. 10. 25.까지 근무하고 퇴사한 E의 2021. 5월 임금 6,300,000원, 2021. 6월 임금 8,700,000원, 2021. 7월 임금 9,000,000원, 2021. 8월 임금 8,700,000원, 2021. 9월 임금 8,100,000원, 2021. 10월 임금 6,600,000원 합계 47,400,000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당사자간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판단

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의 의미 및 그 판단 방법

1)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 도급계약 또는 위임계약인지 여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7. 9. 7. 선고 2017두46899 판결 등).

2)

한편 임금 및 퇴직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및 퇴직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9조, 제44조 제1호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임금 및 퇴직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 이유와 그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여러 사항, 그 밖에 임금 및 퇴직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등).

나.

인정사실

이 법원이 채택 ·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아래 사실 및 그로부터 추론되는 사정을 인정할 수 있다.

1)

C사우나 개설 및 시설공사의 경위

피고인은 D와 2018. 11.경부터 2022. 8.경까지 연인 사이였고, 여러 곳에 사우나 등을 운영해 본 경험이 있는 D의 권유에 따라 2021. 2.경 이 사건 사우나를 개설하기로 결정하였다. 처음 D는 피고인과 비용의 절반을 부담하는 방식으로 이 사건 사우나를 개설 · 운영하기로 하였으나 공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D는 3,500만 원가량을 내놓은 다음 돈이 없다면서 더는 공사대금 등을 분담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피고인이 나머지시설자금 등을 모두 부담하게 되었다.

이 사건 사우나는 피고인의 아들 F 명의로 개설되었고, 피고인이 이 사건 사우나를 개설하는 데 지출한 공사대금 등은 합계 6억 4,000여만 원이며, 건물주에게는 임대차보증금으로 4,000만 원을 지급하였다.

한편 D가 투입한 돈은 2021. 5. 3.부터 2022. 8. 20.까지 사이에 피고인의 아들 F 명의 계좌에서 D의 처 G 명의 계좌로 송금되었는데, 그 내역은 4,500만 원과 이자를 합한 47,151,000원이다.

이 사건 사우나는 2021. 9.경까지 E의 관여로 4층 목욕시설에 대한 공사가 진행되어 2021. 9. 9.경 고사를 지냈고, 그 이후에도 3층에 대한 찜질방 공사는 목수 H가 투입되어 2021. 10. 말경까지 진행되었다.

2)

피고인과 D, E의 관계 등

E은 원래 D와 20여 년 전부터 아는 사이였고, 피고인과 D가 이 사건 사우나를 개설 · 운영하기로 하고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후 D의 요청에 따라 이 사건 사우나 공사에 참여하게 되었다. E은 홍성에서 일을 마친 후 2021. 5. 1.부터 이 사건 사우나 공사현장의 지하실에서 숙식을 해결하면서 공사에 참여하였다.

E이 이 사건 사우나 공사현장에서 관여하게 된 데에 대하여 임금 등 대가, 근로시간 등 조건에 대하여는 아무런 정함이 없었고, 더욱이 근로계약서도 작성된 적도 없었다.

3)

E에 대한 금전 지급관계

이 사건 사우나 공사 진행 과정에서 E은 300평 규모의 사우나, 목욕탕 등에 대한 디자인, 설계 등을 담당했고, D가 피고인과 함께 인부를 수급하고, 자재를 조달해 오면 인부들을 관리 · 감독하면서 이들과 함께 이 사건 사우나 공사를 진행하였다. 피고인은 공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하루 단위로 투입된 인부 유형 및 숫자, 수급 품목 및 금전 지출 내역 등을 일지 형태로 기장하여 정리하였다.

위와 같이 작성된 일지에 의하면, 피고인은 E이 이 사건 사우나 공사에 관여한 이후 E에게 수시로 10만 원, 20만 원 등을 지급하고, 한번에 200만 원도 지급하여 그 액수를 합하면 530여만 원가량에 이른다.

한편 이 사건 사우나 공사를 하는 동안 E은 피고인에게 자신이 일한 대가에 대해 청구하거나 정산에 관한 말을 꺼내지 않았다. E이 이 사건 사우나 공사에 관여하는 동안 피고인은 E에 대한 매월 급여를 얼마로 할 것인지 D에게 물은 적이 있는데, D는 E에게 매월 줄 필요는 없고 공사가 끝나면 생각해서 주기로 했다면서 수고비로 20만 원이나 30만 원을 지급하면 된다고 말하였다.

4)

2022. 3. 22. 18:54경 피고인과 E의 전화통화 내용

E은 2022. 3. 22. 18:54경 피고인과의 통화에서, 이 사건 사우나에서 나가달라는 피고인의 말에 피고인에게 자신의 인건비를 달라고 말하였다. 이때 피고인이 10월까지를 말하는지 묻자 E은 9월까지로 특정하였고, 피고인과 일한 기간을 5월부터 9월까지로 특정하였으며, 그동안 피고인이 E에게 지급한 돈이 언급되자 그 돈은 공제하면 된다고 대답하였다. 당시 피고인이 작성한 일지가 D의 수중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피고인은 그와 같이 E에게 수시로 지급된 돈은 일지를 보아야 알 수 있다고 말하였다.

한편 당시 피고인이 E에게 모델하우스 일을 하면서 얼마를 받았는지 묻자 E은 하루 30만 원 이상은 받았다고 말하였다. 이에 피고인은 당초 인건비에 관한 언급이 없었기 때문에 그렇게 줄 수 없다고 대답하였다. E이 피고인에게 피고인이 작성한 일지를 기준으로 선급한 돈 등을 공제하고 얼마를 줄 것인지에 대해 묻자, 피고인은 D로부터 받기로 했다는 목욕탕 지분을 언급하면서 E에게 D와 어떠한 조건으로 이 사건 사우나 공사에 관여하게 되었는지를 되물었고, D가 E을 데리고 온 것이므로 피고인 자신은 모른다고 대답하였다. 한편 E은 인건비와 선급금, 식대 등의 공제금을 계산한 다음 얼마를 주겠다고 하는 경우 언제든지 퇴거하겠다고 대답하면서 전화상의 대화가 종료되었다.

다.

이 사건에 대한 판단

1)

피고인의 E에 대한 사용자 해당 여부

가)

근로기준법상 피고인과 E의 관계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인이나 D가 이 사건 사우나 공사에 대하여 E에게 설계, 디자인 및 그 시공 등에 관한 관리 · 감독에 관한 일을 의뢰한 것으로 보이고, 위 전화상 대화나 피고인이 작성한 공사일지 기재에서 보는 바와 같이, 목욕탕 설치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피고인이 E에 대해서도 하루 단위로 목공 등 인부들과 함께 공사에 참여했는지, 그 사이에 얼마의 돈이 E에게 지급되었는지 등을 확인 · 기재하였는바, 사실관계와 사정이 이러하다면, 이 사건 사우나 공사에서 E은 피고인과 D에게 목욕탕 시설등의 설계나 디자인, 공사 관리 · 감독에 관한 노무를 제공하는 근로자라 할 것이고, 달리 이 사건 사우나 공사를 도급받았다거나 피고인 등과 관계에서 이 사건 사우나의 설계나 디자인을 위임받았다고 볼 자료는 찾을 수 없다.

나)

임금 등 근로조건의 불특정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D와 함께 E으로부터 이 사건 사우나 공사의 설계나 디자인 등과 관련한 노무를 제공받는 데에 대하여 E에게 지급할 임금이나 근무시간등에 관한 근로조건은 정해지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E은 경찰이나 이 법정에서 이 사건 사우나 공사와 관련하여 내심 일당으로 30만 원으로 계산하여 줄 것이라 기대하고 있었다고 진술하고 있는바, 이와 달리 E이 일당 30만 원을 받기로 합의한 상태에서 이 사건 사우나 공사에 매일 참여하였다는 D의 경찰 및 법정진술은, 앞서 본 사실관계와 이 법원이 채택 ·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E이 2022. 3. 22. 18:54경 피고인과 나눈 통화 내용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에게 일당 30만 원을 처음 언급한 것으로 보이는 점, 위 통화가 피고인과 D에 대한 진정일인 2022. 9. 22.로부터 7개월 전에 이루어졌다는 점, D는 E이 매일 이 사건 공사에 참여하였다고 진술하고 있으나 당시 E은 처와 사이가 좋지않아 집을 나온 상태여서 이 사건 사우나 건물의 지하 변전실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이 작성한 작업 일지를 보면 일별로 관여한 날과 그렇지 않은 날을 구분해서 기재하고 있는바, E이 그와 같이 숙식하며 공사현장에 있었다고 해서 그 일수를 모두 일당을 전제로 한 공사 관여 일수로는 고려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특히 D는 이 사건 공소제기 전인 2023. 4. 27. E에게 액면 2,370만 원인수표 1장을 지급하고 E과 진정 취하의 합의를 하였고, 그 직후 투자금 명목으로 위 수표를 회수한 것으로 보여 이 사건과 관련하여 E과의 관계가 의심스러운 점, 나아가 D는 피고인으로부터 이 사건 사우나에서 퇴거를 통보받은 이후 피고인과 금전적으로나 감정적으로 극심하게 대립하며 피고인에 대해 이 사건 사우나와 관련한 자신의 지분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신빙성이 떨어져 믿을 수 없다.

2)

임금 미지급에 관한 정당한 사유

사실관계와 사정이 위와 같다면, 이 사건에서 E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나아가 E에게 지급하여야 할 임금이 존재하는지 및 존재한다면 그 금액이 얼마인지, 노무 제공 기간 내지 일수는 어떠한지 등에 관하여 다툼의 여지가 있고 그와 같이 다툴 근거도 충분하다고 보이는바, 이러한 경우라면 피고인에게 E의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결국 이 사건에 관하여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라.

소결론

따라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에 대하여 E에 대한 임금 미지급에 관한 고의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를 찾을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본문에 따라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판사 김태업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