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위반의 점에 대한 무죄 부분에 관한 법리오해
유한회사 C(이하 'C'이라 한다)에는 J 산하 K노동조합(이하 'K노조'라 한다)과 H노동조합(이하 'F노조'라 한다) 전북지역본부 C지회(이하 '이 사건 노조'라 한다) 등 2개 이상의 노동조합이 있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29조의2 내지 제29조의5 규정에 따라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정하기 위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진행하였는데, K노조와 F노조가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하였고, 그 결과 K노조가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확정되었다. 그러나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가 시행되는 2011. 7. 1. 당시 단체교섭 중인 복수노조는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 시행 이후에도 여전히 교섭당사자로서의 지위가 유지되고, 설령 이후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함으로써 교섭당사자로서의 지위가 상실된다고 보더라도 이 사건에서 F노조는 단체교섭의 대상이 되는 사항 중 임금교섭에 관해서만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것이므로, 그 외의 사항에 관한 단체협약에 관하여는 여전히 교섭권을 가진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대법원 2012마858 결정, 기존의 관련 소송의 결과 등에 의하면, C의 대표이사인 피고인이 F노조의 단체교섭권이 존속함을 알고서도 정당한 이유 없이 F노조의 단체교섭요구를 거부한 것이므로 단체교섭거부로 인한 노동조합법위반의 고의도 인정된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70만 원)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전주시 덕진구 B에 있는 유한회사 C의 대표이사로서 상시 근로자 390명을 사용하여 버스 여객 자동차 운수 사업을 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노동조합의 대표자 또는 노동조합으로부터 위임을 받은 자와의 단체협약 체결 기타의 단체교섭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거나 해태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
『2016고정827』
피고인은 2013. 12. 26.경부터 2014. 3. 11.경까지 사이에 F노조(정식 명칭은 G 산하의 산업별 노동조합인 'H노동조합') 전북지역버스지부장 I으로부터 단체협약을 새로 체결하는 문제를 두고 노사 간 협상을 하기 위하여 2013. 12. 26., 같은 달 27, 30, 31일, 2014. 1. 2., 같은 달 3, 6, 7, 8, 9, 10, 13, 14, 15(2회), 16, 17, 20, 21, 22, 23, 24,27, 28일, 2014. 2. 3., 4, 5, 6, 7, 10, 11, 12, 13, 14, 17, 18, 19, 20, 21, 24, 25, 26, 27, 28일, 2014. 3. 3., 4, 5, 6, 7, 10, 11일 총 51회에 걸쳐 근로조건에 관한 단체교섭을 요구 받았음에도 정당한 이유 없이 이를 거부하였다.
『2017고정125』
피고인은 F노조노조가 적법한 단체교섭권을 근거로 단체교섭을 청구하였음에도 불구하고 2014. 3. 12.부터 2014. 5. 28.까지 기간 동안 총 51회의 단체교섭 요구를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였다.
『2018고단306』
피고인은 2016. 11. 21.경 위 유한회사 C 1층 사무실에서 F노동조합 전북지역버스 지부장 I으로부터 2011년도 단체협약 체결 관련 노사간 협상을 하기 위하여 단체교섭을 요구받았음에도 정당한 이유 없이 이를 거부하거나 해태한 것을 비롯하여 원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 내용과 같이 2013. 2. 20.부터 2017. 8. 14.까지 모두 950회에 걸쳐 정당한 이유 없이 위 노조의 단체교섭 요구를 거부하거나 해태하였다.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판시 사정을 들어, 노동조합법 부칙(2010. 1. 1. 법률 제9930호) 제4조에 따라 교섭당사자의 지위를 유지하는 노동조합도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 시행(2011. 7. 1.) 이후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하였다면 교섭당사자로서의 지위는 상실한다고 봄이 타당하고, 나아가 이 사건과 같이 단체교섭의 대상이 되는 사항 중 임금교섭에 관해서만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하는 형태가 가능하다고 볼 수는 없으며, 설령 단체교섭 사항별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가가 허용된다고 보더라도 그 가부에 관해 확립된 법리는 물론 학설상의 논의도 발견되지 아니하는 상황인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에게 단체교섭거부로 인한 노동조합법위반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인정사실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증거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C 소속 근로자들을 대표하는 유일한 교섭단체였던 J산하 K노조는 2010. 8. 3. C과 사이에 협약기간을 2012. 6.까지로 정하여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
F노조는 2010. 9. 6. C 소속 일부 근로자들의 가입을 승인한 후 그 산하 지회로 이 사건 노조를 편제하였고, 2010. 9. 13.부터 C에 이 사건 노조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한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을 요구하였으나, C으로부터 단체교섭을 거부당하였다.
F노조는 C을 상대로 단체교섭응낙가처분을 신청하여 2010. 12. 8. "C은 2010년도 임금 및 단체협약 체결에 관한 F노조의 단체교섭 청구에 성실하게 응하여야 하고, 그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 위반행위 1회당 100만 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여야 한다."는 내용의 가처분결정(이하 '이 사건 가처분결정'이라고 한다)을 받았고, 2012. 1. 12. 이 사건 가처분결정이 확정되었다.
C은 F노조와 사이에 이 사건 가처분결정 발령 이후 확정 이전인 2011. 4. 21. 임금조건, 근로조건, 복리후생조건과 관련하여서는 새로운 협약이 체결될 때까지 C과 K노조 사이의 2010. 8. 3.자 단체협약을 준용하기로 합의하였고, 2011. 11. 8.에는 2011년도 임금 및 단체협약 체결을 위하여 본교섭과 실무교섭을 진행하기로 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기본합의서를 작성하였다.
F노조와 C은 2011. 11. 8.자 합의 이후 2011. 11. 18.부터 2012. 2. 17.까지 2011년 임금 및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을 수차례에 걸쳐 진행하였으나 임금협약 및 단체협약은 체결되지 못하였다.
K노조는 2012. 4. 1.경 C에게 2012년 단체협약(임금협정) 체결을 위한 교섭을 요구하였고, 이에 C은 2012. 4. 2.경 F노조에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할 것을 요청하였으며, F노조는 2012. 4. 7.경 C에 "2012년 단체교섭 요구에 따른 교섭창구단 일화 참여 건"이라는 제목으로 2012년 단체교섭을 요구한다고 통보하였다가, 같은 날 '2012년 임금교섭에 대하여만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하는 것이고 기존의 단체협약에 관하여는 공동교섭을 촉구한다'는 취지의 통보를 하였다.
C은 2012. 5. 7. 교섭대표 단일화 결정기간 동안 자율적으로 교섭대표노동조합이 결정되지 못하였음을 이유로 과반수 노동조합인 K노조를 대표 노동조합으로 공고한 뒤 K노조와 단체교섭을 진행하였다.
F노조는 C에 "2012년도 임금협약은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의하더라도,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은 계속 진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2012. 4. 3.경부터 2013. 2. 18.경까지 총 82회에 걸쳐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을 요구하였으나 C으로부터 거부당하였고, 2013. 4. 무렵 '2012. 4. 5.부터 2013. 2. 19.까지 단체교섭을 요구하였으나 거부당한 68회 의무위반행위'를 이유로 간접강제결정의 집행을 위해 집행문을 부여받았다.
이에 C은 F노조를 상대로 위 간접강제결정의 집행문부여에 대한 이의의 소를 제기하였고, 대법원은 2017. 3. 30. C이 F노조의 단체교섭 청구에 성실하게 응하여야 할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이라고 쉽사리 단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C 승소 판결을 선고하였다(대법원 2017. 3. 30. 선고 2016다14966 판결).
또한 피고인은 '2012. 4. 3.경부터 2013. 2. 18.경까지 총 82회에 걸쳐 2011년도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을 F노조로부터 요구받고도 정당한 이유 없이 이를 거부하였다'는 노동조합법위반의 공소사실로 기소되었으나, 대법원은 2018. 9. 13.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정당한 이유 없이 F노조의 단체교섭요구를 거부한다는 인식 하에 그 요구를 거부하였음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을 파기하였다(대법원 2018. 9. 13. 선고 2017도17568 판결).
F노조가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 참여로 단체교섭권을 상실하였는지 여부
2010. 1. 1. 법률 제9930호로 개정된 노동조합법은 제29조 제2항 내지 제4항, 제29조의2 내지 제29조의5에서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복수 노동조합의 설립을 전면 허용하는 한편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조직형태에 관계없이 근로자가 설립하거나 가입한 노동조합이 2개 이상인 경우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정하여 단체교섭을 하도록 하는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를 도입하면서, 부칙 제1조에서 노동조합법 시행일을 원칙적으로 2010. 1. 1.로 정하되 다만 위와 같은 교섭대표노동조합 등 교섭창구단일화 관련 규정의 시행일은 2011. 7. 1.로 정하고 있고, 한편 부칙 제4조는 "이 법 시행일 당시 단체교섭 중인 노동조합은 이 법에 따른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노동조합법 부칙 제4조에서 말하는 '이 법 시행일'이라 함은 교섭창 구 단일화 관련 규정의 시행일인 2011. 7. 1.로 봄이 상당하고, '이 법에 따른 교섭대표 노동조합으로 본다'라는 의미는 노동조합법 시행일 당시 단체교섭 중인 노동조합에 대하여 2011. 7. 1. 이후에도 교섭당사자로서의 지위가 유지되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치지 않고 기존의 단체교섭을 계속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2. 11. 12.자 2012마858 결정 등 참조).
그리고 헌법 제33조 제1항은 "근로자는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하여 자주적인 단결권, 단체교섭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라고 규정하여 근로자의 자주적인 단결권뿐 아니라 단체교섭권과 단체행동권을 보장하고 있다. 따라서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특정 노동조합이 체결한 단체협약이 존재하고 그 단체협약과 관련하여 설령 노동조합법 제35조에 따른 일반적 구속력 인정을 위한 요건이 충족된다고 하더라도, 노동조합법 부칙 제4조에 따라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치지 않고 기존의 단체교섭을 계속할 수 있는 노동조합으로서는 이러한 단체교섭권 등을 제한하는 다른 규정을 두지 아니한 노동조합법 하에서 자신이 가지는 고유한 단체교섭권이나 단체협약 체결권이 제한된다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11. 5. 6.자 2010마1193 결정 등 참조).
위 법리에 의하면,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가 시행(2011. 7. 1.)되기 이전부터 C과 2010년 또는 2011년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을 진행 중이던 F노조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기존의 2010년 또는 2011년 단체협약에 관한 단체교섭권을 가지므로 F노조가 2010년 또는 2011년 단체협약을 체결하기 위해 반드시 교섭창구를 단일화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단체교섭의 종기에 특별한 제한이 있는 것은 아닌 만큼 노조가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하지 않고 단체교섭을 계속 진행할 수 있는 한 위와 같은 단체교섭 당사자의 지위는 그대로 유지된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K노조가 2010. 8. 3. C과 사이에 협약기간을 2012. 6.까지로 정한 단체협약을 이미 체결하였다고 하더라도 F노조로서는 여전히 2010년 또는 2011년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을 통하여 위 단체협약보다 유리한 단체협약을 새로 체결할 수 있으므로, F노조가 2010년 또는 2011년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을 요구할 실익이 있다(대법원 2019. 7. 25. 선고 2016다274607 판결 참조). 다만 위와 같은 단체교섭 당사자의 지 위는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 도입 당시 진행 중이던 단체교섭 현안에 한정되고 그 이외의 새로운 현안에 관한 단체교섭은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의하여야 할 것인데, 이 사건에서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가 시행될 당시 F노조가 단체교섭을 진행하고 있던 대상은 2010년 또는 2011년 단체협약(이하 이를 통칭하여 '2011년 등 단체협약'이라고 한다) 체결에 관한 사항으로 보아야 한다.
앞서 본 인정사실에 의하면, K노조는 2012. 4. 1.경 C에게 2012년 단체협약(임금협정) 체결을 위한 교섭을 요구하였고, 이에 C은 2012. 4. 2.경 F노조에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할 것을 요청하였으며, F노조는 2012. 4. 7.경 C에 2012년 단체협약 체결과 2012년 임금교섭을 위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구분하여 '2012년 임금교섭에 대하여만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다'는 의사를 명백히 하였다. 따라서 F노조는 2011년 등 단체협약에 관하여는 임금을 포함하여 어떠한 항목에 대해서도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친 바 없으므로 2011년 등 단체협약에 관한 단체교섭 당사자의 지위는 그대로 유지된다고 봄이 타당하다(따라서 F노조가 2011년 등 단체협약 중 일부 사항에 대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하였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만 문제되는 '임금협정과 단체협약을 분리하여 교섭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한 쟁점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다).
피고인이 F노조의 교섭요구를 거부한 것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3호는 사용자가 노동조합의 대표자 또는 노동조합으로부터 위임을 받은 자와의 단체협약 체결 기타의 단체교섭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거나 해태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단체교섭에 대한 사용자의 거부나 해태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는 노동조합측의 교섭권자, 노동조합측이 요구하는 교섭시간, 교섭장소, 교섭사항 및 그의 교섭태도 등을 종합하여 사회통념상 사용자에게 단체교섭의무의 이행을 기대하는 것이 어렵다고 인정되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2. 24. 선고 2005도8606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F노조가 2011년 등 단체협약에 관한 단체교섭권을 상실하지 않은 이상 피고인은 그 교섭청구에 응하여야 한다. 그러나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F노조가 2013. 2. 20.부터 2017. 8. 14.까지 C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한 사항이 노동조합법 부칙 4조에 따라 F노조가 단체교섭권을 가지는 2011년 등 단체협약이라고 보기 어렵고, 피고인으로서도 단체교섭을 요구한 단체협약의 대상이 2011년 등 단체협약인지,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쳐 단체교섭을 해야 하는 2012년 이후 단체협약 등인지 명확히 알 수 없었다고 인정된다. 따라서 이러한 상황에서 피고인에게 단체교섭의무의 이행을 기대하기 어려웠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이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F노조의 교섭요구를 거부한 것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
이 부분 공소사실 중 2016고정827호 및 2017고정125호 부분은 F노조가 C에 단체교섭을 요구한 대상이 명확하게 특정되어 있지 않고, 2018고단306호 부분은 F노조가 C에 단체교섭을 요구한 대상이 '2011년도 단체협약'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그런데 F노조가 C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하면서 보낸 교섭요청 문건에 단체협약의 적용기간이 명시되어 있지 않은 점, F노조는 2018년경 전북지방노동위원회에 부동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하면서 'C이 2011년 단체협약안에 대해서만 단체교섭을 하자는 것은 단체협약을 체결할 의사가 없이 단체교섭을 거부하는 것'이라고 주장하였던 점(전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18. 12. 27. 위 구제신청을 기각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19. 3. 29. 재심청구를 기각하였다) 등의 사정을 감안하면, F노조는 2011년 등 단체협약이 아니라 단체협약 체결일 이후 장래에 적용되는 단체협약(각 교섭요청일에 따라 2013년 내지 2017년 단체협약이라고 볼 수 있다)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을 요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피고인에게 F노조와의 교섭을 거부하려는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한다. 검사의 증명이 이러한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충분히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설령 유죄의 의심이 든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그리고 이 사건에서 피고인에게 단체교섭 거부로 인한 노동조합법 위반죄의 죄책을 묻기 위하여는 피고인이 F노조의 단체교섭 요구를 거부할 수 없음을 인식하면서도 거부 하였음이 인정되어야 한다. 피고인이 일정한 사정의 인식 여부와 같은 내심의 사실에 관하여 이를 부인하는 경우에는 이러한 주관적 요소로 되는 사실은 사물의 성질상 그 내심과 상당한 관련이 있는 간접사실 또는 정황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의하여 이를 증명할 수밖에 없고, 그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다.
위 법리와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C의 대표이사인 피고인이 정당한 이유 없이 F노조의 단체교섭요구를 거부한다는 인식 하에 그 요구를 거부하였음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
F노조와 단체교섭 청구에 성실하게 응하여야 한다는 내용의 이 사건 가처분결정이 2012. 1. 12. 확정되었으므로, 피고인이 그 이후 이 사건 가처분결정에 반하여 불이익을 감수하면서까지 F노조의 단체교섭 청구를 거부할 이유나 동기를 찾기 어렵다.
실제로 피고인은 이 사건 가처분결정 이후 그 가처분결정이 확정되기 전에도, F노조를 교섭당사자로 인정하여 이 사건 노조 소속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한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을 진행하기도 하였다.
피고인은 2012. 4. 2.경 K노조의 교섭창구 단일화 청구가 있게 되자 비로소 F노조와의 단체교섭을 중단하게 되었고, 그 무렵 F조에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할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하였다.
피고인은 위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 개시 이후 2012. 5.경 다수노조인 K노조를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공고한 뒤 K노조와 단체교섭을 진행하였다.
대법원은 2012. 11. 12.자 2012마858 결정을 통하여 노동조합법이 2010. 1. 1. 법률 제9930호로 개정된 후 2011. 7. 1. 시행되기 전 단체교섭을 진행한 노동조합의 경우 2011. 7. 1. 이후에도 교섭당사자로서의 지위가 유지되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치지 않고 기존의 단체교섭을 계속할 수 있다고 선언하였는데, 위 결정이 내려지기 전에는 이 사건 노조와 같이 2010. 1. 1. 이후 설립된 복수노조의 경우에도 단체교섭권이 유지되는지에 관한 해석이 통일되어 있지 않았다.
비록 피고인의 단체교섭 거부행위가 위 대법원 2012마858 결정이 내려진 2012. 11. 12. 이후에도 계속되기는 하였으나, 피고인이 그 즉시 위 결정 내용을 알았다고 보기 어렵고, 개정된 노동조합법이 시행된 이후인 2011. 7. 1. 이후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가 개시되거나 그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경우 단체교섭권의 유지 여부에 관하여 법리가 명확하지 않았으므로, 피고인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 개시 또는 참여 이후 F노조의 단체교섭권이 존속함을 인식하였다고 선뜻 단정하기 어렵다.
C은 이 사건 가처분결정에 터 잡은 간접강제결정의 집행문부여에 대한 이의의 소를 제기하였는데, 2017. 3. 30. 대법원 판결을 통하여 C이 F노조의 단체교섭 청구에 성실하게 응하여야 할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이라고 쉽사리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받았다.
피고인은 '2012. 4. 3.경부터 2013. 2. 18.경까지 총 82회에 걸쳐 2011년도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을 F노조로부터 요구받고도 정당한 이유 없이 이를 거부하였다'는 노동조합법위반의 공소사실로 기소되었으나, 2018. 9. 13. 대법원 판결을 통하여 피고인이 정당한 이유 없이 F노조의 단체교섭요구를 거부한다는 인식 하에 그 요구를 거부하였음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받았다.
가사 노조가 단체교섭을 요구한 대상이 2011년 등 단체협약이라고 하더라도 F노조가 보낸 단체교섭 요구 문건의 내용이나 그 주장 내용 등을 감안하면 피고인이 2011년 등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을 거부할 의사로 단체교섭을 거부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소결
따라서 원심이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것은 그 이유 설시에 일부 부적절한 점이 있으나 그 결론에 있어서는 정당하고, 거기에 검사가 항소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검사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법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살피건대, 원심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과 불리한 정상을 모두 종합하여 그 선고형을 정하였고, 당심에서 원심의 형을 피고인에게 불리하게 변경할 만한 특별한 정상이나 사정변경도 없어 원심과 비교하여 양형조건에 변화가 있다고 평가하기 어려우며, 이 사건 기록과 변론 과정에서 나타난 여러 양형 조건들을 종합하여 보더라도, 원심의 양형이 너무 가벼워서 합리적인 양형재량의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검사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고승환(재판장) 남궁주현 최정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