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 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을 초과하는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12,812,744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12. 2.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피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소송 총비용 중 2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피고는 기타 과실, 채소가공 및 저장 처리업을 운영하는 주식회사 농업회사법인이고, 원고는 2020. 2. 3.부터 피고에게 고용되어 근로를 제공하였다.
원고는 2020. 4. 21. 근무 중 C(주) 농업회사법인 직원이 운전하는 지게차에 치여 지게차와 탑차 사이에 끼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로 인하여 부상을 입었고, 그로 인하여 2020. 4. 24.부터 2020. 6. 4.까지 요양을 한 후 업무에 복귀하였는데, 피고는 2020. 6. 8. 해고 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은 채 원고를 해고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원고는 2020. 9. 1. 전북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고, 전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11. 5.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임을 인정하고, 피고로 하여금 원고에게 원고가 해고기간에 정상적으로 근로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을 포함한 8,439,390원을 지급하라고 판정하였다(이하 ‘초심 판정’이라 한다).
피고는 2020. 12. 10. 중앙노동위원회에 위 초심 판정에 대한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1. 3. 2. 피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으며, 위 재심판정은 2021. 4. 1. 확정되었다(이하 ‘재심 판정’이라 하고, 초심 판정과 합하여 ‘이 사건 금전보상명령’이라 한다).
피고의 대표자 D은 2021. 6. 3. 원고에 대한 해고예고수당 미지급, 임금 미지급, 최저임금 미지급 등의 범죄사실로 벌금 1,000,000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 2021고약1179).
피고는 2021. 12. 1. 원고에게 이 사건 금전보상명령에 따라 8,439,390원을 지급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3,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주장 및 판단
원고 주장의 요지
피고는 원고의 근로기간 중 2020. 2.부터 같은 해 4.까지의 미지급 임금 합계 246,760원, 해고 미예고로 인한 수당 1,803,900원 및 2020. 6. 8. 원고를 부당해고 하면서 2020. 6. 5.부터의 임금도 지급하지 아니하였으므로 그 때부터 재심판정 확정일인 2021. 4. 1.까지 원고가 지급받지 못한 임금 17,695,008원 총 합계 19,745,668원(별지 청구금액 계산 기재와 같다)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020. 2.부터 같은 해 4.까지의 미지급 임금 청구에 관한 판단
민사재판에 있어서는 형사재판의 사실인정에 구속을 받는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하여 이미 확정된 형사판결이 유죄로 인정한 사실은 유력한 증거자료가 된다고 할 것이므로 민사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형사재판의 사실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와 반대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고(대법원 2021. 10. 14. 선고 2021다243430 판결 등 참조), 이는 약식명령이 확정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대법원 2021. 10. 14. 선고 2021다243430 판결 등 참조).
보건대, 갑 제4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2020. 2. 임금 일부 178,191원, 2020. 3. 임금 일부 55,969원, 2020. 4. 임금 일부 12,600원 합계 246,760원을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아 근로기준법을 위반하였다는 범죄사실 등으로 벌금 1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았고, 위 약식명령은 그 무렵 확정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그 사실 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은 찾아볼 수 없다(이와 관련하여 피고는 임금을 미지급한 사실이 없다고만 주장하고 있을 뿐 원고에게 임금을 지급하였다는 증거는 제출하지도 않았다). 따라서 위 약식명령의 내용과 같은 임금 미지급을 전제로 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246,76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해고 미예고 수당 청구에 관한 판단
피고는 원고를 해고한 2020. 6. 8.로부터 30일 전에 원고에게 해고를 예고하지 않은 사실, 통상임금의 30일분에 해당하는 돈이 1,803,900원인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는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통상임금의 30일분에 해당하는 1,803,9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재심 판정에 의하여 이 사건 해고로 인하여 피고가 원고에게 금전으로 보상하여야 하는 금액이 8,439,390원으로 특정되었고, 이는 원고의 원직 복직에 갈음하여 지급하는 금원이므로, 해고를 전제로 한 해고 미예고 수당은 인정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근로기준법 제26조 본문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면서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해고예고수당은 해고가 유효한지와 관계없이 지급되어야 하는 돈이고, 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하여 효력이 없다고 하더라도 근로자가 해고예고수당을 지급받을 법률상 원인이 없다고 볼 수 없는바(대법원 2018. 9. 13. 선고 2017다16778 판결 등 참조),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2020. 6. 5.부터 금전보상명령 확정일까지의 임금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금전보상명령)은 직접 근로자와 사용자 간의 법률관계를 발생 또는 변경시키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 보상명령에 따른 금액과 무관하게 사용자는 해고기간 동안의 임금을 근로자에게 지급하여야 할 의무가 있고, 그 임금이 금전보상명령에 따른 금액으로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원고는 노동위원회에 금전보상명령신청을 하였는바, 원고의 금전보상명령신청은 노동위원회에서 부당해고임이 확정되는 것을 전제로 근로관계를 계속할 의사가 없다는 의사표시에 해당한다. 그러나 피고는 원고를 고용한 사실 및 해고한 사실이 없음을 계속 다투었으므로 금전보상명령의 확정시까지는 피고가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종료시키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지 않았다고 할 것이고, 피고가 재심판정에 불복하지 않음으로써 재심판정이 확정된 때 비로소 피고가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종료시키겠다는 의사를 표시하거나 원고의 의사표시에 대한 승낙을 함으로써 원고의 근로관계가 종료되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2020. 6. 5.부터 금전보상명령의 확정일인 2021. 4. 1.까지 계산한 임금 17,695,008원(= 2020. 6. 5.부터 2020. 12. 31.까지 임금 상당액 11,603,816.74원 + 2021. 1. 1.부터 2021. 4. 1.까지 임금 상당액 6,091,191.77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사용자는 근로자가 업무상 부상의 요양을 위하여 휴업한 기간과 그 후 30일 동안은 해고할 수 없고(근로기준법 제23조 제2항),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를 하여야 하며(위 같은 법 제26조 제1항),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하고, 근로자에 대한 해고는 위와 같이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하여야 효력이 있다(위 같은 법 제27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는 2020. 4. 21. 이 사건 사고로 부상을 입고, 2020. 4. 24.부터 2020. 6. 4.까지 요양을 한 후 2020. 6. 5. 업무에 복귀한 사실 및 피고는 2020. 6. 8.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은 채 원고를 해고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의 해고 통보는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원고와 피고의 근로관계 종료시점에 대한 판단
금전보상명령 관련 규정
위 관련 규정의 취지 및 다음과 같은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근로자가 노동위원회에 한 금전보상명령신청은 “노동위원회의 금전보상명령이 확정되는 것을 조건으로 근로관계를 종료하겠다는 사용자에 대한 청약의 의사표시에 해당하고, 사용자가 노동위원회의 금전보상명령에 대하여 더 이상 불복하지 않음으로써 금전보상명령이 확정된 때 위 청약의 의사표시에 대한 묵시적 승낙의 의사표시를 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근로기준법상의 금전보상명령제도는 근로자가 원직 복직을 원하지 않는 경우 노동위원회로 하여금 원직 복직에 갈음하여 해고기간 동안의 임금 상당액 이상의 금품 지급을 명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서, 종래 노동위원회가 원직 복직 및 해고기간 동안의 임금 상당액의 지급을 명하던 구제명령의 실효성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2007. 7. 1. 처음으로 도입되었다.
근로기준법은 사용자에 의한 해고의 남용을 방지하기 위하여 금전보상명령이 가능한 경우를 ‘근로자가 원직 복직을 원하지 아니하는 경우’로 한정하고 있어, 금전보상명령은 근로자의 신청에 의해서만 내려지고, 휴직ㆍ정직ㆍ전직ㆍ감봉 기타 징계의 경우에는 금전보상명령을 할 수 없으며, 오로지 근로관계의 종료 여부에 관련된 부당해고의 경우에만 금전보상명령을 할 수 있다.
근로자로서는 노동위원회의 금전보상명령 전까지는 제한 없이 원직 복직을 원하지 아니한다는 의사를 철회할 수 있고, 근로자 및 사용자 모두 노동위원회의 금전보상명령에 대하여 재심신청이나 행정소송의 방법으로 불복할 수 있다.
금전보상명령제도는 근로자에게만 원직 복직에 갈음한 금전보상명령 신청권을 부여하고 그 철회 또한 노동위원회의 판정 전까지는 자유롭게 인정하고 있어서 사용자의 지위가 지나치게 불안정하게 될 우려가 있으므로 금전보상명령 신청은 근로관계 종료에 대한 청약의 의사표시를 포함한다고 볼 필요가 있다.
피고는 금전보상명령에 따른 금액을 언제든 지급하면, 근로관계가 종료되고 해고 무효 확인 및 그에 관련된 임금 청구 등 모든 분쟁이 종결된다고 주장하나, 노동위원회의 보상금액 산정기간은 해고일로부터 당해 사건의 판정일까지인데(노동위원회규칙 제65조), 피고의 주장대로라면 사용자는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에 대해 재심신청, 재심판정에 대한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에서 어느 때든 자신이 원하는 시점에 금전보상명령에 따른 돈(보통 금전보상명령에는 지연이자가 가산되지도 않는다)을 지급하면 근로관계 및 관련 분쟁을 일거에 종식시킬 수 있는 선택권을 가지게 된다. 반면,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은 그 자체로 자력집행력 또는 형성력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고 그 수범자인 사용자의 행위에 의하여 실현되는 것이기 때문에 근로자는 사용자가 구제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형사처벌 이외에 민사소송으로 부당해고로 인한 임금 상당액을 청구할 수밖에 없는데, 그러한 소제기 이후에도 사용자가 금전보상명령에 따른 돈을 지급하게 되면, 초심 판정 시를 기준으로 산정된 돈만을 지급받고 해고에 따른 임금청구권을 모두 잃게 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므로 부당하다.
나아가 금전보상명령에 따른 금액을 언제든 지급하면, 근로관계가 종료되고 해고 무효 확인 및 그에 관련된 임금 청구 등 모든 분쟁을 종결된다고 보게 되면, 근로자로서는 원직 복직 및 해고기간 동안의 임금 상당액의 지급을 구하는 구제명령을 신청한 후 구제명령에 따라 복직하였다가 스스로 퇴직하는 것이 훨씬 더 유리하게 되어 원직복직에 갈음하는 금전보상 구제명령제도가 유명무실해지는바, 앞서 본 원직복직에 갈음하는 금전보상 구제명령제도의 도입취지에도 반한다.
위와 같은 전제에서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가 전북지방노동위원회에 원직복직에 갈음하여 금전보상명령을 신청함으로써 피고에 대하여 “노동위원회의 금전보상명령이 확정되는 것을 조건으로 근로관계를 종료하겠다”는 청약의 의사표시를 하였고, 피고가 재심판정에 대하여 불복하지 않음으로써 금전보상명령이 확정되었는바, 이는 위 청약의 의사표시에 대하여 묵시적 승낙의 의사표시를 한 것이므로,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는 2021. 4. 1. 종료되었다고 볼 것이다.
피고가 지급하여야 할 임금액에 관한 판단
피고는 2020. 6. 5.부터 2020. 6. 7.까지의 급여를 지급받지 못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특별히 다투지 않고 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2020. 6. 5.부터 근로관계가 종료된 2021. 4. 1.까지 원고가 근로를 제공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을 지급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근로자가 부당해고기간 동안 정상적으로 근로를 제공하였다면 사용자로부터 지급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 총액에는 사용자가 근로의 대상으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일체의 금품으로서, 근로자에게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되고 그 지급에 관하여 단체협약, 취업규칙 등에 의하여 사용자에게 지급의무가 지워져 있으면 그 명칭 여하를 불문하고 모두 포함되나(대법원 2005. 9. 9. 선고 2004다41217 판결 등 참조), 그 지급사유의 발생이 불확정이거나 일시적으로 지급되는 것은 임금이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02. 6. 11. 선고 2001다16722 판결 등 참조).
보건대, 원고는 별지 청구금액 계산 기재와 같이 통상임금이 인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고, 다만 갑 제2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전북지방노동위원회는 원고의 1일 통상임금을 55,890원으로 보고 2020. 6. 8.부터 2020. 11. 5.까지의 임금 상당 금전보상금을 8,439,390원(= 55,890원 × 151일)으로 산정한 사실, 피고는 2021. 12. 1. 위 돈을 원고에게 지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위 55,890원을 원고의 1일 통상임금으로 보고, 2020. 6. 5.부터 2021. 4. 1.까지의 임금을 계산하면 16,822,890원(= 55,890원 × 301일)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관계 종료일까지의 미지급 임금 16,822,89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소결론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18,873,550원(= 2020. 6. 4.까지의 미지급 임금 246,760원 + 해고 미예고 수당 1,803,900원 + 2020. 6. 5.부터 2021. 4. 1.까지의 미지급 임금 16,822,890원) 및 이에 대하여 근로관계 종료일 이후 14일이 경과한 2021. 4. 16.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 및 동법 시행령 제17조에서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는데, 원고는 피고가 이 사건 제1심 판결 선고일 이후인 2021. 12. 1. 원고에게 이 사건 금전보상명령에 따라 지급한 8,439,390원이 위 돈에서 공제되어야 함은 자인하고 있는바, 민법 제477조 법정변제충당의 순서에 따라 위 8,439,390원 중 2,378,584원은 2021. 12. 1.까지의 이자 2,378,584원(= 18,873,550원 × 2021. 4. 16.부터 2021. 12. 1.까지 230일/365일 × 연 20%)에 충당되고, 나머지 6,060,806원은 원금에 충당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나머지 원금 12,812,744원(= 18,873,550원 – 6,060,806원) 및 이에 대하여 피고의 변제일 다음날인 2021. 12. 2.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 및 동법 시행령에서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일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 판결 중 주문 제1항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을 초과하는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피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미리(재판장) 김범준 신태광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