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방법원판결

제주지방법원 2015. 5. 21. 선고 2014노499 판결

근로기준법위반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은 이 사건 공사의 도급인에 해당하고, 도급인은 근로기준법 제44조의 '직상수급인'에 해당함에도 이와 달리 보아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제주시 C 소재 D라는 게스트하우스 리모델링 건축공사 및 서귀포시 E 소재 F 화장지 제조공장 리모델링 건축 공사(이하 위 두 공사를 '이 사건 각 공사'라 한다)를 34,636,000원에 G에게 하도급을 준 직상수급인이다.

사업이 여러 차례의 도급에 따라 행하여지는 경우에 하수급인은 직상수급인의 귀책사유로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경우에는 그 직상수급인은 하수급인과 연대하여 책임을 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도급계약에 의한 하도급 기성금 14,436,000원을 정당한 사유 없이 하도급 지급일인 2013. 10. 24.에 지급하지 아니하여 G이 고용한 H의 2013년 9월 임금 400,000원을 비롯하여 H 등 3명에게 임금 도합 7,970,000원을 퇴사 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당사자 간 합의 없이 지급사유 발생일인 이들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하도록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이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이 별도의 계약서 없이 G에게 일당으로 계산한 보수와 자재비 등을 수시로 지급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G과 도급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기 어렵고, 가사 피고인이 이 사건 각 공사의 도급인이고 G을 수급인으로 본다고 하더라도, 도급인을 근로기준법 제44조의 '직상수급인'이라고 해석하는 것은 개념의 가능한 의미를 넘어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어긋나는 확장해석 내지 유추해석이므로 허용되지 아니하고, 이는 근로자를 두텁게 보호한다는 근로기준법 제44조의 입법취지를 고려하더라도 달리 볼 것이 아니어서, 도급인을 직상수급인으로 보아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에 의해 처벌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므로, 결국 피고인이 이 사건 각 공사의 직상수급인에 해당된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보아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다.

다.

당심의 판단

1)

죄형법정주의는 국가형벌권의 자의적인 행사로부터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기 위하여 범죄와 형벌을 법률로 정할 것을 요구한다. 그러한 취지에 비추어 보면 형벌법규의 해석은 엄격하여야 하고, 명문의 형벌법규의 의미를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으로서 허용되지 아니한다(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2도4230 판결 등 참조).

다만, 형벌법규의 해석에서도 법률문언의 통상적인 의미를 벗어나지 않는 한 그 법률의 입법취지와 목적, 입법연혁 등을 고려한 목적론적 해석이 배제되는 것은 아니나(대법원 2011. 4. 14. 선고 2011도453, 2011전도12 판결 등 참조), 그러한 경우에도 어디까지나 "법규정 문언의 가능한 의미"가 그 한계를 이룬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7. 3. 20. 선고 96도1167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2)

살피건대, 원심 역시 적절하게 설시하고 있는 바와 같이, 가사 피고인이 (건축주로서) 도급인에 해당한다고 보더라도, ① 근로기준법 제44조 제1항은 직상 수급인이라고만 표현하고 있을 뿐, 직상수급인에 덧붙여서 "(건축주인 도급인 내지 최초 도급인을 포함한다)"는 등의 표현을 사용하고 있지 아니하고, 그 단서 조항에서도 "상위 수급인"이라고만 하고 있어, 도급인의 표현을 전혀 사용하고 있지 아니하며, ② 민법 제664조는 "도급은 당사자일방이 어느 일을 완성할 것을 약정하고 상대방이 그 일의 결과에 대하여 보수를 지급할 것을 약정함으로써 그 효력이 생긴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하 제666조에서 수급인의 목적 부동산에 대한 저당권설정청구권, 제667조에서 수급인의 담보책임 규정 등을 두고 있어, '수급인'은 도급인과의 사이에 일의 완성을 약정한 자인 반면에, 누구에게 도급을 받은 바 없는 건축주인 최초 도급인이 그 일의 완성을 담보로 한 저당권설정청구권을 갖는다거나 담보책임을 부담하게 되는 '수급인'이 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며(건축주가 누구를 상대로 그와 같은 권한과 책임을 갖게 될 수 있는 것인지 상정할 수 없다), ③ 건설공사의 도급 등에 관한 사항을 정하고 있는 건설산업기본법 제2조(정의)는 제10호에서 "발주자"란 건설공사를 건설업자에게 도급하는 자를 말한다. 다만, 수급인으로서 도급받은 건설공사를 하도급하는 자는 제외한다고 규정하고, 제13호에서 "수급인"이란 발주자로부터 건설공사를 도급받은 건설업자를 말하고, 하도급의 경우 하도급하는 건설업자를 포함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수급인"의 개념정의에 관하여 도급을 받은 자만을 포함하고 있는바, 결국 도급관계를 규정하고 있는 민법을 비롯한 관련 법률 문언의 표현 등을 종합하여 보면, 수급인의 개념은 도급인과 구별되고 최초 건축주나 발주자는 수급인에 포함되지 않는 도급인에만 해당됨을 전제로 하고 있으므로, 근로기준법의 취지를 고려하여 목적론적으로 해석한다고 하여도 '직상수급인'에 건축주인 도급인을 포함하여 해석하는 것은 언어의 해석 가능한 의미를 넘는다고 할 것이다.

[나아가 최저임금법 제6조 제7항은 도급으로 사업을 행하는 경우 도급인이 책임져야 할 사유로 수급인이 근로자에게 최저임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임금을 지급한 경우 도급인은 해당 수급인과 연대하여 책임을 진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9항은 두 차례 이상의 도급으로 사업을 행하는 경우에는 '수급인'은 '하수급인'으로 보고, '도급인'은 '직상 수급인(하수급인에게 직접 하도급을 준 수급인)'으로 본다고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다.

최저임금법에서 근로기준법 제44조와 유사한 취지로 규정하고 있으면서도 직상수급인과 도급인과의 관계를 그와 같이 명시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바, '직상수급인'의 표현 자체에는 문언적으로 도급인이 포함되지 아니하므로 '직상수급인'에 최초의 도급인까지 포함하여 그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도급인 역시 직상수급인에 포함된다는 규정을 명확하게 둔 최저임금법의 규정을 통하여 볼 때도, 그와 같은 명확한 규정을 두지 않은 근로기준법 제44조의 '직상수급인'에는 최초의 발주자인 도급인은 포함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직상수급인에 건축주인 도급인도 포함하여야 한다는 해석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확장해석 내지 유추해석으로서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상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을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에 의해 처벌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이와 같은 취지에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은 정당하다.

3.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준희(재판장) 황미정 김봉준

각주1) 기록목록1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