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의 산하기관인 제주특별자치도 농업기술원(이하 ‘피고 기술원’이라 한다)은 원고 A과 사이에 아래 표 순번 1 내지 12번 기재와 같이, 원고 B과 사이에 아래 표 순번 13 내지 23번 기재와 같이 원고들을 농사 시험연구 등 보조원으로 고용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각 체결하였다.
피고는 2019. 7. 31. 원고 A에게, 2019. 10. 31. 원고 B에게 각 계약기간 종료에 따른 근로계약 해지를 통지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 2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주위적 주장에 대한 판단
당사자들 주장의 요지
원고들 주장의 요지
원고들은 피고와 10여년 이상의 기간 동안 수차례 근로계약을 반복 갱신하면서 동일한 업무에 대한 근로를 제공해왔으므로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 제4조 제2항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전환되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과의 근로관계를 원고들의 의사에 반하여 종료시킬 수 없고 해고를 함에 있어서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및 제27조를 준수하여야 하는데, 피고는 원고들에게 사실상 해고에 해당하는 계약기간 종료통지를 하면서 위 해고에 관한 규정을 위반하였으므로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각 해고는 위법하다.
피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근로계약과 관련된 채용공고, 근로계약서에는 계약기간 만료시 근로관계가 종료된다는 점이 명시되어 있었을 뿐만 아니라 원고들과 체결한 각 근로계약 사이에는 상당한 기간의 단절이 존재하고, 원고들이 근로를 제공한 연구사업은 사업의 완료기간이 명확히 정해진 사업으로 원고들이 상시, 지속적인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들이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되었다고 볼 수 없다.
관련 법리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경우에도 예컨대 단기의 근로계약이 장기간에 걸쳐서 반복하여 갱신됨으로써 그 정한 기간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게 된 경우 등 계약서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기간을 정한 목적과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동종의 근로계약 체결방식에 관한 관행 그리고 근로자보호법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기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는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계약서의 문언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맺었다고 볼 것이며, 그 경우에 사용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갱신계약의 체결을 거절하는 것은 해고와 마찬가지로 무효이다. 그러나 근로계약기간의 정함이 위와 같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볼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의 근로관계는 그 기간이 만료함에 따라 사용자의 해고 등 별도의 조처를 기다릴 것 없이 당연히 종료된다(대법원 2011. 7. 28. 선고 2009두5374 판결 등 참조).
한편,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 제1호에 따라 사용자가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 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는 ‘사업의 완료 또는 특정한 업무의 완성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경우’란 건설공사, 특정 프로그램 개발 또는 프로젝트 완수를 위한 사업 등과 같이 객관적으로 일정 기간 후 종료될 것이 명백한 사업 또는 특정한 업무에 관하여 그 사업 또는 업무가 종료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까지로 계약기간을 정한 경우를 말한다(대법원 2017. 2. 3. 선고 2016다255910 판결 참조).
원고 A에 대한 판단
갑 제3, 7, 24, 25, 29호증, 을 제3 내지 11호증의 각 기재, 증인 W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원고 A은 피고 기술원과 근로계약이 종료된 후 새롭게 근로계약을 체결하기 전까지의 공백기간 중에 아래 표 기재와 같이 다른 기관 또는 법인과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 A은 2013. 4. 1.부터 2013. 12. 31.까지 충남농업기술원이 주관한 U 품종육성·재배기술 및 제품개발 과제(위 표 순번 2번)에 연구보조원으로 참여하였는데, 위 과제의 공동연구원이기도 한 피고 기술원 소속 연구사 Y의 지시를 받아 제주지역 U 조직배양 유래에 따른 종구특성 조사 및 증식시험 보조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 A은 피고 기술원 소속 연구사 W로부터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이하 ‘과학원’이라 한다)이 2015년도에 T 육성계통, 품종 겨울 채종계획 과제 수행을 위한 단기 근로자 채용계획이 있다는 사실을 전해 듣고, 위 근로계약체결에 필요한 자신의 주민등록 초본, 통장사본 등을 위 W를 통해 과학원에 제출한 다음 과학원 직원인 AD와의 구두 면접을 거쳐 2015. 1. 2. 위 과학원과 근로계약(위 표 순번 3번)을 체결하였다.
또한 원고 A은 2015. 12.경 과학원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제주특별자치도 AB 내 T 우량계통 및 품종 증식포 관리 업무를 담당할 단기 근로자 채용공고를 보고, 위 홈페이지에서 다운받은 양식으로 지원서, 자기소개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동의서를 작성하여 제출하고, 2016. 1. 4. 과학원과 근로계약(위 표 순번 4번)을 체결하였다.
피고는 제주특별자치도 기간제 근로자 관리운영계획에 따라 기간제 근로자에 대한 현지 실태조사를 통해 상시·지속적인 업무 여부, 인원배정의 필요성 등을 판단하기 위하여 2017. 8. 10. 각 소관 부서 기간제 근로자에 대한 사전조사표를 작성하였는데, 2017. 12. 12. 원고 A에 대한 심사결과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의 전환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 A을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제외하였다.
원고 A은 2017. 12. 12.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제외된 후에도 2018. 3. 2. 피고 기술원과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2018. 12. 31.까지 피고 기술원이 정부공동연구사업으로 추진하는 I에 연구보조원으로 참여하였으며, 2019. 2. 1. 재차 피고 기술원과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2019. 7. 31.까지 피고 기술원이 자체적으로 추진하는 J에 연구보조원으로 참여하였다.
위 인정사실과 앞서 본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근로계약은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 제1호의 ‘사업의 완료 또는 특정한 업무의 완성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원고 A이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되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 A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❶ 피고의 기간제 근로자 취업규정에는 소속부서의 장이 기간제 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 매 회계연도 예산의 사용목적에 맞게 1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근로계약기간을 설정하여야 하고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되는 경우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근로관계를 종료하여야 한다는 점(제4조)과 사업의 종료, 폐지 또는 근로계약이 만료될 경우 기간제 근로자는 당연퇴직한다는 점(제12조)이 명시되어 있다.
❷ 피고는 2014년경부터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공개 채용절차를 통해 기간제 근로자를 선발하였고, 원고 A 역시 서류전형, 면접심사 등 위 공개 채용절차를 통해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그런데 당시 채용공고에는 근로계약기간과 계약기간 만료 후 고용관계가 자동적으로 소멸된다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고, 원고 A이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사이에 피고와 체결한 근로계약서에는 원고 A이 담당할 업무가 ‘성질상 업무의 종료가 예측되는 일시적인 업무와 특정 또는 불특정 시점에서 발생되는 간헐적인 업무’이고, ‘상시·지속적인 업무에 2년 이상 근무한 경우라도 기간제법 제4조 등 예외적인 사유에 해당’하여 ‘무기계약직 전환 제외 업무’라는 점이 명기되어 있었으므로, 당시 원고 A은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되면 근로관계가 종료된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보인다.
❸ 원고 A이 피고 기술원에서 근로한 총 기간을 합산하면 2년을 초과하나 각 근로기간 사이에는 상당한 기간의 단절이 존재할 뿐만 아니라, 원고 A은 피고와의 근로계약이 종료된 후 실업급여를 수급하거나 다른 기관과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해당 기관에서 진행하는 연구과제에 관하여 근로를 제공하였다.
❹ 원고 A은, 다른 기관과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더라도 동일한 근무장소(피고 기술원의 AB 또는 AE)에서 동일한 피고 기술원 소속 연구사의 지시를 받아 근로를 제공한 이상 위 근로계약은 형식적인 것에 불과하고 자신과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은 실질적으로 기간의 정함이 없이 존속되었다고 주장하나,<1> 원고 A이 과학원 등과 별도의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과학원 등이 수행하는 연구과제를 위하여 근로를 제공한 이상, 원고 A이 실제 근무한 장소가 피고 기술원의 AB 또는 AE이라거나 피고 기술원 소속 연구사로부터 지시를 받았다는 사정만으로 과학원 등과 체결한 별도의 계약에도 불구하고 원고 A이 피고에게 계속적인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피고가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의 적용을 회피하기 위하여 형식적으로 사업의 완료 또는 특정한 업무의 완성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을 반복갱신하여 체결하였다고 인정하기도 어렵다.
❺ 피고 기술원은 연구과제 농작물의 생육에 따라 기간제 근로자와의 근로계약 기간을 통상 8~11개월로 정하고 있고, 피고 기술원 소속 연구사 W가 ‘원고 A이 종사한 각 연구사업은 농작물 단위로 이루어지는데 근로계약 기간 내에 해당 농작물에 대한 작업이 종료하는 경우 남은 기간 동안 다른 연구사업의 농작물의 작업에 투입될 수도 있다’는 취지로 증언한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 A이 근로를 제공한 각 연구사업은 연구과제별 추진계획과 배정된 예산의 범위에 따라 사업의 종료기간이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❻ 원고 A은, 자신이 작성하였다고 주장하는 영농일지 등을 근거로 각 해당 연구사업의 명칭이나 채용공고 및 근로계약서에 기재된 담당업무와 상관없이 같은 농작물에 대해 상시·지속적인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주장하나, 피고 기술원 소속 연구사가 원고 A에게 영농일지를 작성하도록 업무지시를 하거나 그와 같이 작성된 영농일지를 직접 관리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위 영농일지에 기재된 작업의 양이나 내용에 비추어 원고 A이 혼자 처리한 업무만을 기재한 것으로 단정하기도 어려운 점, 오히려 원고 A은 과학원과 근로계약을 체결한 후에는 과학원의 연구과제 수행과정을 정리한 근무일지를 작성하기도 한 점 등을 고려하면, 이 부분 원고 A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원고 B에 대한 판단
갑 제2호증, 을 제2, 3, 10호증의 각 기재, 증인 X의 증언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근로계약은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 제1호의 ‘사업의 완료 또는 특정한 업무의 완성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원고 B이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되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 B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의 기간제 근로자 취업규정에 소속부서의 장이 기간제 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 매 회계연도 예산의 사용목적에 맞게 1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근로계약기간을 설정하여야 하고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되는 경우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근로관계를 종료하여야 한다는 점(제4조)과 사업의 종료, 폐지 또는 근로계약이 만료될 경우 기간제 근로자는 당연퇴직한다는 점(제12조)을 명시되어 있는 점, 피고는 2014년경부터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공개 채용절차를 통해 기간제 근로자를 선발하였고, 원고 B 역시 서류전형, 면접심사 등 위 공개 채용절차를 통해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는데, 당시 채용공고에는 근로계약기간과 계약기간 만료 후 고용관계가 자동적으로 소멸된다는 내용이 명기되어 있고, 원고 B이 2016년 이전까지 피고와 체결한 근로계약서에는 원고 B이 담당할 업무가 ‘무기계약직 전환 제외 업무’라는 점이 명기되어 있으므로, 원고 B으로서는 계약기간 범위 내에서 해당 연구사업의 특정 업무를 수행하고,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되면 근로관계가 종료된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보이는 점은 원고 A의 주장에 대한 판단 부분에서 살펴본 바와 같다.
원고 B은 피고 기술원 외에 다른 기관 또는 법인과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없고 원고 B이 피고 기술원에서 각 근무한 총 기간을 합산하면 2년을 초과하나, 각 근무기간 사이에는 적어도 1개월 이상의 기간 단절이 존재한다.
원고 B은 2017년도를 제외하면 2014년 이후 대부분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정부공동연구사업에 근로를 제공하였는데(2017년에는 도비사업에 참여하였다), 정부공동연구사업은 피고 기술원이 연구사업을 선정받을 경우 1년 이내의 한시적 기간을 정하여 사업을 수행하고 기간이 만료되면 소멸되는 1회성 사업에 해당하므로, 위 사업에 참여한 근로자들이 상시, 지속적인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예비적 주장에 대한 판단
원고들 주장의 요지
원고들은 피고와 각 10회 이상의 근로계약을 반복하여 체결해 왔는데, 그 과정에서 기간만료통지 없이 매년 계약을 갱신해 온 점, 과제의 명칭과 형식이 달라진다고 하더라도 피고 기술원 소속 연구사로부터 지시를 받고 농작물 연구에 필요한 제반 업무를 실시한다는 원고들의 근로 내용은 동일한 점, 원고들이 제공한 근로는 1년 미만의 단위에서 종료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수년에 걸쳐서 진행되었고 사실상 기존에 근로를 제공한 원고들이 계속해서 S와 T, U과 V 육종 작업을 하는 것으로 하여 형식적으로만 계약서를 작성해 왔을 뿐인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의 기간만료통지는 원고들이 2019년경 노동조합에 가입하고 무기계약직 전환을 요구하자 원고들을 해고하기 위하여 이루어진 것일 뿐 다른 합리적인 이유가 없으므로 피고의 기간만료통지는 원고들의 근로계약 체결에 대한 정당한 갱신기대권을 침해하였다.
관련 법리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
한편 기간제법 제4조, 제5조, 제8조 제1항, 제9조 제1항의 내용 및 입법 취지에 기간제 근로자의 기대권에 관한 법리를 더하여 살펴보면,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제 근로자의 계약기간이 만료될 무렵 인사평가 등을 거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와 경위,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의 전환에 관한 기준 등 그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합리적 이유 없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의 전환을 거절하며 근로계약의 종료를 통보하더라도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효력이 없고, 그 이후의 근로관계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된 것과 동일하다(대법원 2016. 11. 10. 선고 2014두45765 판결 등 참조).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들에게는 이 사건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들의 예비적 주장도 이유 없다.
위 2.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원고들이 연구보조원으로서 근로를 제공한 각 연구사업은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 제1호가 규정한 무기계약직 전환의 예외 사유 중 하나인 ‘사업의 완료 또는 특정한 업무의 완성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경우’에 해당하고, 또한 위 연구사업은 대부분 국비지원 사업으로 매년 결정되는 예산범위 내에서 사업규모, 채용인원 및 기간 등이 정해질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원고들은 일시·간헐적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의 기간제 근로자 취업규정, 채용공고, 근로계약서 등에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한다는 의무규정이나 무기계약직 전환과 관련한 명시적인 내용이 존재하지 않고, 오히려 위 각 문서에는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되면 근로관계가 자동으로 종료되어 당연퇴직한다거나 무기계약직 전환의 예외 대상이라는 점이 명시되어 있으므로, 원고들 역시 이를 통해 근로계약기간이 종료되면 근로관계가 종료된다는 사정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고 볼 것이다.
근로계약 사이에 상당한 공백기간이 존재하고, 매번 공개 채용절차를 거쳐 근로계약이 체결된 이상 당시 채용절차에 관여한 당사자들의 의사는 종전의 근로관계를 종료하고 별도의 근로관계를 개시하는 것이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더구나 원고 A은 중간에 피고가 아닌 자에게 고용되어 그로부터 급여를 수령하기도 하였는바, 원고 A이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위 고용관계가 형식적인 것에 불과하다거나 피고가 실질적인 사용자였다고 볼 수 없다.
앞서 살핀 바와 같이 원고 A의 경우 2017. 12. 12. 피고 소속 기간제 근로자를 대상으로 실시된 정규직 전환심의위원회 심의결과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제외된 사실이 있는데, 당시 원고 A은 이에 대하여 항의하거나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는 등으로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다시 공개 채용절차를 통해 피고와 근로계약기간이 정해진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들은 근로계약 사이의 공백 기간에 일시사역을 제공하여 계속 근로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공백 기간에 비하여 일시사역의 기간이 매우 짧은 점, 매 공백기간마다 일시사역을 제공한 것도 아니라고 보이는 점, 일시사역으로 수행한 업무가 기존의 근로계약을 통해서 제공한 업무에 연속된 업무라고 볼만한 증거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피고 기술원에 근무하는 연구보조원들 사이에서 근로계약서에 명시된 계약기간이 지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관행이나 신뢰관계가 형성되었다고 인정할 증거도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류호중(재판장) 조정익 정혜미
각주1) 원고 A은 위와 같은 주장을 토대로 2013. 4. 1.부터 2015. 4. 1.까지 2년을 초과하여 근로함으로써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