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들은 각 무죄.
피고인들에 대한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이 사건 공소사실
피고인 A는 제주시 C 아파트 ‘균열보수 및 재도장 공사’를 시공하는 피고인 유한회사 B 대표로서 위 현장에서 소속 근로자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업무를 총괄 관리하는 자로서 피고인 유한회사 B을 위하여 행위하는 자이다.
피고인 유한회사 B은 전라북도 전주시 덕진구 D에 본점을 두고 2012. 1. 2. 건설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이다.
피고인 유한회사 B은 C 아파트 ‘균열보수 및 재도장 공사’를 C아파트 입주민들로부터 132,000,000원에 도급받아 시공하는 자로서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사용하는 근로자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안전조치 의무가 있는 사업주이다.
피고인 A
사업주는 달비계를 설치하는 경우 꼬임이 끊어진 것, 심하게 손상되거나 부식된 것에 해당하는 섬유로프 또는 섬유벨트를 달비계에 사용해서는 아니 된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2019. 4. 27.경 제주시 C 아파트 ‘균열보수 및 재도장 공사’ 현장에서, 근로자 E 등으로 하여금 꼬임이 끊어지고 심하게 손상되거나 부식된 섬유로프를 달비계에 사용하지 않도록조치하여야 함에도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
사업주는 달비계에서 근로자에게 작업을 시키는 경우에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그 달비계에 대하여 로프의 부착 상태 및 매단 장치의 흔들림 상태 등을 점검하고 이상을 발견하면 즉시 보수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2019. 4. 27. 제주시 C 아파트 ‘균열보수 및 재도장 공사’ 현장에서, 근로자 E으로 하여금 도장작업을 지시할 때에는 도장작업 시작하기 전에 그가 사용하는 달비계에 대하여 로프의 부착 상태 및 매단 장치의 흔들림 상태 등을 점검하고 이상을 발견하면 즉시 보수하여야 함에도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
피고인 유한회사 B
피고인은 전항과 같은 일시, 장소에서, 피고인의 대표자인 위 A가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전항과 같이 사업주의 안전상 조치의무를 위반하였다.
판단
피고인들 주장의 요지
E은 피고인 유한회사 B(이하 ‘피고인 회사’라고만 한다)로부터 재도장 공사를 하도급을 받은 F, F으로부터 재하도급을 받은 G이 고용한 근로자이므로, 피고인 회사 소속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아 피고인들이 E을 보호하기 위하여 안전조치를 취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
E은 이 사건 당일 F 또는 G의 지시로 공사현장에 긴급히 투입되었기 때문에 피고인 회사로서는 E이 작업하는 사실을 알지 못하였고, 외벽도장공사의 현장인부들의 경우 로프 및 달비계를 본인이 직접 지참하여 작업하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이 사건 사고는 E 본인의 책임영역에서 발생한 사고로 피고인 회사에게 이 사건 사고에 대한 예견가능성이 없었고, E의 중과실이 개입되어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판단
검사는 피고인들에 대하여, ① 피고인 A가 구 산업안전보건법(2019. 1. 15. 법률 제1627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산업안전보건법’이라고 한다) 제23조 제1항의 안전조치의무를 부담함을 전제로 피고인 A를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67조 제1호 위반죄<1>로 기소하는 한편, ② 피고인 회사에 대해서는 피고인 A가 피고인 회사의 대표자임을 이유로 양벌규정인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 제67조 제1호 각 위반죄로 기소하였다.<2>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조 제3호는 ‘사업주’를 ‘근로자를 사용하여 사업을 하는 자’로 정하고 있다. 사업주가 개인업체인 경우에는 대표자인 개인이 사업주가 되고, 법인인 경우에는 법인의 대표자가 아닌 법인이 사업주가 된다. 따라서 법인의 대표자는 행위자, 즉 구체적으로 산업안전보건규칙이 정하고 있는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작업을 지시하거나, 그와 같은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위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하는 등 그 위반행위가 법인의 대표자 본인에 의하여 이루어진 경우가 아니면 처벌할 수 없다(대법원 1994. 5. 24. 선고 94도660 판결 참조).
한편,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67조 제1호, 제23조 제1항의 적용 대상은 사업주이지만,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는 법인의 대표자나 법인 또는 개인의 대리인, 사용인, 그 밖의 종업원이 그 법인 또는 개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67조에 해당하는 위반행위를 하면 그 행위자를 벌하는 외에 그 법인 또는 개인에게도 각 본조의 벌칙규정을 적용하도록 양벌규정을 두고 있고, 이 규정의 취지는 각 본조의 위반행위를 사업주인 법인이나 개인이 직접 하지 아니하는 경우에 그 행위자나 사업주 쌍방을 모두 처벌하려는 데에 있으므로, 이 양벌규정에 의하여 사업주가 아닌 행위자도 사업주에 대한 각 본조의 벌칙규정의 적용 대상이 된다(대법원 1995. 5. 26. 선고 95도230 판결, 대법원 2007. 7. 26. 선고 2006도379 판결 등 참조).
피고인 A에 대하여
앞서 본 법리와 관련 규정에 의하면,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1항의 안전조치의무를 부담하는 자는 사업주이고, 이에 따라 안전조치의무 위반으로 인한 같은 법 제67조 제1호 위반죄의 처벌대상 역시 사업주인바, 검사가 제출한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 회사는 C아파트 입주민으로부터 아파트 균열보수 및 재도장공사를 도급받아 시행하는 자로서 법인인 ‘피고인 회사’가 이 사건 공사의 사업주에 해당한다고 볼 것이고, 피고인 A는 피고인 회사의 대표이사에 불과하여 피고인 A는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1항에서 정하는 사업주에 해당하지 않는다(대법원 1994. 5. 24. 선고 94도660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사업주가 아닌 피고인 A를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67조 제1호 위반죄로 처벌할 수 없다.
다만, 피고인 회사의 대표자 피고인 A가 구 산업안전보건법상 행위자인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보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인 회사는 2012년 건설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되어 1년 평균 10~20건 정도 아파트 도장공사를 하고 있는 규모의 법인이고, 당시 이 사건 아파트 현장 외에도 다른 아파트 현장에서도 공사를 진행하고 있었던 점, ② 증인 H은 이 법정에서 “이 사건 사고 현장에는 피고인 A의 남편인 H이 현장대리인으로 지정되어 있었고, 피고인 회사는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서 H을 안전보건총괄책임자로 지정하였다”고 진술한 점, ④ 피고인 회사는 이 사건 사고 현장 외벽 재보수 공사의 현장소장으로 직원인 I을 파견하였고, I이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매일 머무르면서 전반적인 공사를 지휘하고 작업자들에 대한 안전관리를 하는 등 공사 전반에 관한 관리․감독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 회사로부터 재도장공사를 하도급받은 F 또는 재하도급 내지 노무도급계약을 체결한 J 내지 G을 통해 작업자들에게 현장 작업지시를 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⑤ 반면 피고인 A는 경찰에서 “이 사건 공사현장의 안전보건관리책임자는 피고인 A 본인이다”라고 진술한 사실이 있으나, 한편으로는 “피고인 A는 본사에서 서류정리 작업을 하고, 현장은 현장반장이 작업을 지시하고 있다”고 진술하였고, 이 사건 공사 진행 당시 전주시 소재 본점에 있었을 뿐 공사현장에 방문하거나 공사에 관해 지시하거나 감독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볼만한 사정을 찾아볼 수 없으며, 이 사건 공사를 시작한 이후로는 이 사건 사고 현장에 관련된 사항은 현장소장인 I이나 H 통하여 보고만 받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⑥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 A가 이 사건 사업장에서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채 안전상 위험이 있는 작업을 하도록 지시하였거나, 위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 이를 방치하는 등 위반행위를 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사고 현장에서 직접 근로자들을 지휘․감독하지 아니한 피고인 A가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67조 제1호, 제23조 제1항에서 정한 조치를 취해야 할 의무를 부담하는 ‘행위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사업주나 행위자가 아닌 피고인 A를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67조 제1호, 제23조 제1항 위반죄로 처벌할 수 없다.
피고인 회사에 대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 회사에 대한 공소사실은 ‘피고인 회사는 피고인 회사의 업무에 관하여 그 대표자인 피고인 A가 사업주의 안정상 조치의무를 위반하였다’는 것인데,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 A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이 위 다.항에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범죄로 되지 아니하거나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는 이상, 피고인 A가 이 사건 사업장과 관련하여 구 산업안전보건법이 규정하는 사업주나 행위자에 해당함을 전제로 피고인 회사에 대하여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의 양벌규정을 적용할 수는 없으므로, 피고인 회사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 역시 범죄로 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거나(대법원 2009. 10. 29. 선고 2009도6234 판결 참조), 피고인 회사에 대한 공소사실도 역시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들에 대하여 각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피고인들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한다.
판사 오지애
각주1) 피고인 A에 대하여도 적용법조에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를 기재하였다.
각주2) 이 법원의 석명요구에도 불구하고 검사는 위 적용법조 외에 도급사업 시의 안전․보건조치 등에 관한 규정 위반 등을 비롯하여 다른 적용법조나 공소사실의 내용에 대하여 공소장변경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이 사건 공소장 기재 적용법조에 대해서만 판단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