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선박의 건조‧수리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다. 원고들은 1959년부터 1962년 사이에 출생하여 피고 소속의 생산직 근로자로 근무하다가 정년퇴직(2020. 1. 1. 또는 2021. 1. 1. 또는 2022. 1. 1. 또는 2023. 1. 1.)한 사람들이다.
피고와 피고의 노동조합은 2010년 단체협약에 다음과 같은 내용을 규정하였다.
피고와 피고의 노동조합은 2012년 단체협약에 다음과 같은 내용을 규정하였다.
라.「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 제19조와 제19조의2<1>는 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개정 또는 신설되었고, 고령자고용법 부칙(2013. 5. 22.)에 따라 상시 300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을 영위하는 피고와 같은 회사에 대하여는 2016. 1. 1.부터 시행되었다.
피고와 피고의 노동조합은 2014. 7. 30.경 2014년 단체협약에 다음과 같은 내용을 규정하였다. 위 규정은 2016년 단체협약에서도 그대로 유지되었고, 이후 현재까지 같은 내용으로 시행되고 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들
원고들을 포함한 피고 소속 생산직 근로자들의 경우 2012년 단체협약을 통하여 실질적으로 정년 60세가 보장된 것인데, 2014년 단체협약을 통하여 정년을 60세로 유지하되 60세의 임금은 80%로 규정한 것은 이른바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에 해당하는 것이고, 이는 합리적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임금을 차별하는 것이므로,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2>에 위반되어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임금피크제가 시행되지 않았다면 지급하였을 임금에서 이미 지급한 임금을 공제한 차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피고
2014년 단체협약 제29조에서 조합원의 정년을 60세로 하되 60세의 임금은 60세에 받을 임금의 80%로 규정한 것(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고 한다)은 정년을 기존의 58세에서 60세로 연장하되 60세의 임금은 80%로 한 것으로, 이른바 ‘정년연장형 임금 피크제’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5 제4호의 연령차별 금지의 예외 사유 및 같은 법 제19조의2 제1항의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에 해당하므로, 같은 법 제4조의4 제1항의 적용대상이 아니다. 설령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같은 법 제4조의4 제1항의 적용대상이 된다고 하더라도 그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 위 규정에 위반되지 않는다.
판단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의 적용 대상인지 여부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 여부
위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 및 을 제7, 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정년을 연장하면서 해당 구간의 임금을 감액하는 내용의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① 2012년 단체협약에 따르면, 근로자가 원할 경우 60세까지 근로할 수는 있으나 그 정년 연장 기준으로 ‘향후 업무수행에 지장이 없을 것’을 규정하고 있는 점, ② 위 규정에 따라 근로자가 정년을 연장하여 근무하기 위해서는 그룹 리더의 확인을 받아 정년 연장을 신청하여야 하고, 실제 근로자의 건강상태 등을 이유로 정년이 연장되지 않은 경우도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③ 2012년 단체협약의 정년 규정은, 2010년 단체협약의 정년 규정에서 정년 이후 추가 근로기간을 1년 연장한 것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④ 피고의 노동조합도 2014. 8. 14.자 소식지에 2014년 단체교섭을 통하여 근로자들의 정년을 58세에서 60세로 연장하였다고 홍보한 사실이 있는 점을 고려하면, 2012년 단체협약만으로 근로자들의 정년이 60세까지 보장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2014년 단체협약으로 비로소 피고 소속 근로자들의 정년이 60세까지 연장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원고들은, 고령자고용법의 시행으로 2016. 1. 1.부터는 피고 소속 근로자들에게 60세 정년이 보장되었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로 볼 수 없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① 고령자고용법 제19조가 2013. 5. 22. 개정되기는 하였으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2014. 7. 30.경 체결된 2014년 단체협약을 통하여 같은 날부터 시행된 것으로, 그 시행 시점이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 시행 시점인 2016. 1. 1.과는 약 1년 5개월의 차이가 있는 점, ② 위와 같이 고령자고용법이 2013. 5. 22. 개정되었고, 피고와 피고의 노동조합도 위 개정 법률의 내용을 반영하여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정년을 58세에서 60세로 연장하면서 기존에 정함이 없던 연령 구간에 대하여 새로운 임금제도를 설정한 이상 당시 위 개정 법률이 시행될 예정이었다는 사정만으로 이를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로 보기는 어려운 점을 고려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나아가 정년을 60세로 법정한 고령자고용법 제19조가 피고에 대하여도 적용된 2016. 1. 1.부터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유형이 정년연장형에서 정년유지형으로 변경된 것으로 평가할 수도 없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5 제4호의 연령차별 금지의 예외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
고령 근로자에 대한 합리적인 이유 없는 차별을 금지하기 위하여 2008. 3. 21. 법률 제8962호로 ‘사업주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에게 임금 등을 차등 지급해서는 아니 된다’라는 내용의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가 신설되었다. 다만 같은 법 제4조의5도 신설하여, 고령자고용법이나 다른 법률에 따라 특정 연령집단의 고용 유지‧촉진을 위한 지원조치를 하는 경우에는 제4조의4에 따른 연령차별로 보지 않는 것으로 정하였다. 또한 위 각 조문의 신설 경위에 관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검토보고서(을 제5호증)에는 ‘고령자고용법 또는 다른 법률에 따라 특정 연령집단의 고용유지‧촉진을 위한 지원조치를 하는 경우에 연령차별로 보지 않음. 이는 특정 연령층과 관련하여 현재 존재하는 차별의 시정을 목적으로 하는 국가적‧사적 차원의 우대조치로 인해 연령에 따른 대우의 차이를 정당한 것으로 하기 위한 것으로 보임. 예컨대 정년연장을 위한 임금피크제, 정년 이후의 재고용 지원 등의 조치를 취한 경우가 이에 해당할 수 있음. 이와 같이 다른 연령집단에는 존재하지 않는 특정 연령집단에 고유한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우대조치는 차별의 예외로 인정하여야 할 것임’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이와 같은 관련 규정 내용과 그 개정 경위에 비추어 보면, 사업주가 정년연장을 위하여 임금피크제나 정년 이후의 재고용 지원 등의 조치를 취함으로써 고령 근로자의 고용유지 및 안정에 기여하였다면, 이러한 조치는 모두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5 제4호에 해당하여 같은 법 제4조의4에 따른 연령차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봄이 상당하다.
앞서 본 고령자고용법 각 조문의 제‧개정 경위, 특히 고령자고용법 제19조 개정에 따른 일괄적인 법정 정년연장으로 인하여 사업주의 인건비 상승 부담이 당연히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를 완화하거나 보전해 줄 수 있는 제도의 시행도 수반되어야 함은 분명한 점, 관련 법령에서도 위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른 정년연장이 시행되기 이전에 이미 정년연장에 따른 근로자의 임금 삭감 제도를 예정하고 이에 대한 정부의 지원 조치에 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있었으며(고용보험법 제23조,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28조<3> 참조), 위 개정 규정 시행 무렵에는 고용보험법 시행령(2015. 12. 4. 대통령령 제26690호로 개정된 것)에 제28조의2<4>를 신설하여 위 정년연장에 따른 임금피크제 시행과 이에 대한 정부의 지원 조치를 다시 명시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나 정부의 임금피크제 지원금 제도 등은 모두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른 정년연장을 위하여 이루어진 조치로서, 위 고령자고용법 제19조 개정에 따른 법정 정년연장과 유기적으로 연계되어 ‘특정 연령집단인 고령 근로자의 고용 유지‧촉진을 위한 지원조치’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의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에 해당하는지 여부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근로자들의 정년을 58세에서 60세로 연장하면서 60세의 임금을 감액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피고 소속 근로자들은 정년이 늘어나 지속적인 경제활동을 보장받고, 사용자인 피고는 풍부한 경험과 숙련도를 갖춘 인력을 경제적인 인건비로 고용할 수 있다.
고령자고용법은 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개정되면서, 사업주로 하여금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의무화하되(제19조 제1항),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으로 하여금 정년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등의 조치를 하도록 하였다(제19조의2 제1항). 이는 정년연장에 따라 사업주의 재정적 부담이 증가할 것이 당연히 예상되므로, 기존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신규 채용의 감축 등의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하여 임금체계 개편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이를 사업주뿐만 아니라 노동조합의 의무로도 규정한 것이다. 이는 정년연장에 따른 편익뿐만 아니라 사회적 비용도 노사 간에 분담하여야 함을 전제로 한 것이다.
고용노동부장관은 법 제23조에 따라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한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55세 이후부터 임금을 감액하는 제도를 시행하는 경우 임금이 감소한 해당 근로자에게 임금을 감액하는 제도가 적용되는 날부터 2018년 12월 31일까지 지원금을 지급한다. 다만, 해당 근로자의 고용기간이 2018년 12월 31일 전에 종료되는 경우는 그 고용기간 동안 지급한다.
위와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정년을 연장하면서 60세의 임금을 감액하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은 고령자고용법의 목적에 부합하는 것이자 같은 법 제19조의2 제1항에서 요구한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소결론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로,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5 제4호의 연령차별 금지의 예외 사유 및 같은 법 제19조의2 제1항의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에 해당하므로, 같은 법 제4조의4 제1항의 적용대상이 아니라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같은 법 제4조의4 제1항에 위반되지 않는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의 적용대상이 된다고 할 경우 그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지 여부
관련 법리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 여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참조).
구체적인 판단
위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 및 을 제2, 11, 12, 1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을 종합하면, 설령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의 적용대상이 된다고 하더라도 그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 위 규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봄이 상당하다.
도입 목적의 타당성
앞서 본 바와 같이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른 정년 연장으로 인하여 관련 법령에서도 임금 감액을 수반하는 임금체계 개편을 예정하고 있었던 점, ②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인 근로자의 고용안정성을 높이고 사용자인 피고는 풍부한 경험과 숙련도를 갖춘 인력을 경제적인 인건비로 고용하는 것을 목적으로 도입된 점, ③ 피고는 2012년경부터 2016년경까지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하였고, 2015년 및 2016년에는 경영정상화를 위하여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제도를 시행하는 등 회사 경영의 측면에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시행할 필요도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을 고려하면, 그 도입 목적의 타당성을 인정할 수 있다.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따라 근로자들은 59세까지는 종전의 임금을 그대로 지급받고 60세에만 임금의 80%를 지급받게 된다. 근로자들이 종전 정년인 58세에 1년간 지급받은 임금 총액을 100%로 보았을 때, 정년연장 전과 비교하여 59세부터 60세까지 2년간 총 180% 상당의 임금을 추가적으로 지급받게 되었는바, 근로자들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하여 불이익을 입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임금 감액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서 퇴직금 계산 시 평균임금은 59세말을 기준으로 한 점, ②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 근로자들에게 임금 인상, 장기근속 휴가비 및 학비보조금 지급 등을 그대로 유지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피고는 정년 퇴직한 생산직 근로자들을 촉탁직으로 일부 재고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④ 피고는 노사 합의에 따라 퇴직 예정자들을 대상으로 퇴직 대비 지원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⑤ 이 사건 임금피크제와 같은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의 경우 정년 연장 자체가 임금 감액에 대응하는 보상으로 볼 수 있고, 그 결과 임금피크제 적용 근로자들에 대하여 업무량이나 그 강도 등을 경감시키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운 점을 고려하면, 피고는 임금 감액에 대한 적정한 대상 조치를 도입하였다고 볼 수 있다.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그 도입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여부
피고는 2015년 및 2016년을 제외하고는 현재까지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제도를 실시하지 않고 고용 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시점인 2014년경 이후 현재까지 생산직 근로자를 매년 신규 채용한 것으로 보이는 점을 고려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은 근로자들의 정년연장 기간 및 신규 채용을 위한 인건비에도 사용된 점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 근로자의 고용 안정과 신규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한 도입 목적에 따라 운영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승원(재판장) 김진오 윤성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