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방법원판결

창원지방법원 2023. 3. 23. 선고 2021가합51440 판결

주문

1.

피고가 2021. 2. 8.자로 원고에 대하여 한 조합원 제명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피고는 화물운송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로 구성된 B 노동조합이고, 원고는 피고의 경남지역본부(이하 '피고 경남지역본부'라고 한다) 산하 D지회(이하 '피고 D지회'라고 한다)<1> 소속 조합원이다.

나.

원고는 2019. 4.경 피고 D지회의 지회장으로서 화물운송사인 주식회사 E, F, G, H와 운송료 등에 관한 단체교섭을 진행하였고, 단체교섭 과정에서 위 화물운송사들로부터 여름 수련회 자금을 지원받기로 하였다.

다.

피고 D지회는 2019. 8. 3.부터 같은 달 4.까지 창원시 진해구 소쿠리섬에서 여름 수련회를 진행하였고, 원고는 직접 또는 조합원을 통하여 2019. 8.경 주식회사 E 및 F로부터 각 1,000,000원을, G 및 H로부터 각 300,000원을 각 지급받았다.

라.

피고 D지회 소속 조합원 I, J, K는 2020. 6. 17. "원고가 2019. 8.경 D 4개 운송사로 하여금 찬조금 명목으로 E(100만), F(100만), G(50만), H(30만). 단, H은 금액이 적다고 돌려줌. 위 금액을 지회의 회계 통장을 거치지 않고 자신이 받아 챙기고, 이후 협상단 임금이라고 우기고 있음. 철저한 진상조사와 형사처벌을 요청합니다."는 내용이 기재된 징계위원회 요청서를 같은 소속 조합원 32명의 서명을 첨부하여 피고 경남지역본부에 접수하였고, 피고 경남지역본부 집행위원회는 2020. 7. 18. "D지회의 징계요청에 대하여 지부진상위원회가 구성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논란 및 자체적인 부담이 상당하여 본부 상벌위에 진상조사 요청하기로 의결"하였다.

마.

피고의 진상조사위원회는 2021. 1. 25. 원고에게 진상조사위원회 출석을 통보하였고, 원고는 2021. 1. 30. 피고의 진상조사위원회에 출석하였다.

바.

피고의 상벌위원회는 2021. 2. 8. "원고는 당시 지회장으로서 교섭과 투쟁의 대상인 운송사로부터 금품을 요구하고 수수하였다. 그리고 이를 지회 통장에 입금하여 회계처리 할 수 있었음에도 회계규칙을 위반하여 회계감사를 회피하였다. 이는 횡령 및 배임, 회계규칙 위반 행위로 C 규정 제67조 1항 1호, 2호에 해당하며 중징계가 불가피하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한 제명을 의결하였고, 피고의 상벌위원회 위원장 L은 2021. 2. 9. 원고에게 위 제명 의결을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제명처분'이라고 한다).

사.

원고가 이 사건 제명처분에 대하여 피고의 중앙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하였으나, 피고의 중앙위원회는 2021. 3. 6. 이에 따른 재심절차에서 원고에 대한 제명을 재차 의결하였다.

아.

피고의 C규정 및 상벌규칙 중 이 사건 제명처분과 관련된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6, 9호증, 을 제1 내지 8, 18, 20, 2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요지

가.

이 사건 제명처분에는 다음과 같은 절차적 하자가 있다. ① 상벌규칙 제11조 제1항에 따른 징계 요청 절차를 거친 것인지 불명확하다.<2> ② 피고 경남지역본부는 상벌규칙 제11조 제4항에 따른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지 않았다. ③ 원고는 상벌규칙 제11조 제2항에 따른 징계요청서를 교부받지 못하였다. ④ 원고는 징계 사유 발생일로부터 1년 6개월이나 지나서 진상조사를 받게 되었는데 불과 5일 전에 진상조사를 통보받는 등 징계사유에 대하여 충분한 소명 기회를 보장받지 못하였다. ⑤ 피고의 진상조사위원회는 원고의 회계처리 규정 위반과 관련하여 진상조사 하였음에도 그와 다른 '횡령 및 배임'의 사유로 원고를 제명하였고,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는 상벌규칙 제20조에서 정한 징계시효 1년을 도과하였다.

나.

이 사건 제명처분은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가 없이 이루어지거나 또는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서 실체적 하자가 있다.

다.

위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제명처분은 무효이므로 그 무효의 확인을 구한다.

3.

판단

가.

절차상 하자에 관한 판단

1)

징계 요청 절차 준수 여부

위 2의 가.항의 ①, ② 주장은 피고 상벌규칙 제11조 제1항 및 제4항에서 정한 징계 요청 절차에 하자가 있다는 주장으로 이해되고, 위 각 규정은 절차적 관련성을 가지고 있어 보이므로, 이하에서는 함께 살핀다.

가)

상벌규칙 제11조 제1항 절차 준수 여부

상벌규칙 제11조 제1항에서 조합원의 징계를 위해서는 지역본부 집행위원회 의결 등 징계 요청 절차를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다. 피고는, 피고 경남지역본부의 집행위원회에서 원고에 대한 징계 요청을 의결하였다고 주장하나,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 경남지역본부의 집행위원회에서 원고에 대한 징계 요청을 의결한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피고 D지회 소속 조합원 I, J, K가 2020. 6. 17. 소속 조합원 32명의 서명을 첨부한 징계위원회 요청서를 피고 경남지역본부에 접수한 사실, 피고 경남지역본부 집행위원회는 2020. 7. 18. "D지회의 징계요청에 대하여 지부진상위원회가 구성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논란 및 자체적인 부담이 상당하여 본부 상벌위에 진상조사 요청하기로 의결"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을 제18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의 2021. 2. 25.자 상벌위원회 보고서 '경과' 항목에는 "2020. 6. 17. 경남지부 D지회 I M분회장, K 회계감사, J 조합원이 징계위원회 회부 요청서를 조합원 32명의 서명을 받아 경남지부에 접수. 2020. 7. 18. 경남지부 집행위원회에서 경남지부 상벌위원회 구성하여 D 진상조사 실시예정이었으나 경남지부 상벌위원회 조사를 받지 않고 본부 상벌위원회 진상조사 요청"이라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더하여 ① 피고 경남지역본부에서 자체적으로 징계 요청을 할지 여부를 의결하는 의사와 피고 D지회에서 징계 요청이 있었음을 전제로 진상조사위원회 구성 여부를 의결하거나 진상조사를 요청하는 의사는 명백히 구분되는 것인 점, ② 피고 경남지역본부 명의의 징계요청서를 별도로 작성하여 피고에 제출한 바도 없는 점(피고 경남지역본부는 피고 D지회 조합원들이 작성한 위 징계위원회 요청서를 그대로 피고에 제출하였을 뿐이다), ③ 피고 상벌규칙 제11조와 제12조 규정 내용과 체계를 종합하면, 다양한 하부 단위로 조직된 피고는 소속 조합원에 대한 징계를 할 때 징계 요청 절차와 징계 절차를 엄격하게 구분(징계요구권자와 징계의결권자의 준별)하여 일정한 절차를 거친 징계 요청이 접수된 경우에만 징계 절차를 적법하게 개시하도록 정하고 있음을 알 수 있고, 이러한 징계 개시를 위한 징계 요청 절차는 해당 조합원의 소속이나 비위 발생 경위 등을 고려하여 여러 경우를 열거하되 이를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절차로 정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점, ④ 피고 상벌규칙 제10조는 모든 징계는 본부 규정 제67조 및 본 규칙에 따라 행하여야 하며, 이를 무시한 징계는 무효로 한다고 정하고 있는 점 등까지 함께 고려하면, 피고 경남지역본부 집행위원회는 피고 D지회에서 원고에 대한 징계 요청이 있었음을 전제로 피고 상벌위원회에 진상조사를 요청하기로 하는 내용의 의결을 하였을 뿐, 원고에 대한 징계 요청을 의결한 적은 없었다고 봄이 타당하고, 이와 달리 징계 요청 절차 관련 위 상벌규칙 규정 내용과 취지를 엄격히 해석하지 않은 채 앞서 언급한 피고 상벌위원회에 진상조사를 요청하기로 한 의결을 상벌규정 제11조 제1항 제1호에서 말하는 피고 경남지역본부 집행위원회의 징계 요청 의결이라고 선해할 수는 없다.

한편, 피고 D지회 소속 조합원 I, J, K가 2020. 6. 17. 피고 경남지역본부에 조합원 32명의 서명을 첨부하여 징계위원회 요청서를 제출한 사실이 있으므로, 피고 D지회 단위의 징계 요청이 있었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 D지회의 총회 또는 집행위원회에서 원고에 대한 징계 요청을 의결하였다거나 징계위원회 요청서에 서명을 첨부한 조합원 32명이 피고 D지회 조합원 3분의 1 이상이라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제명처분에는 상벌규칙 제11조 제1항에서 정한 징계 요청 절차를 거치지 않은 절차상 하자가 인정된다.

나)

상벌규칙 제11조 제4항 절차 준수 여부

상벌규칙 제11조 제4항에서 '지회, 지역본부 집행위원회 등에 의한 징계 요청의결의 경우 지역본부는 지역본부 집행위에서 2인 이상의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사실관계를 조사한 후 조사서를 첨부하여 본부에 제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피고 경남지역본부 집행위원회가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지 않고, 피고 상벌위원회에 진상조사 요청하기로 의결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이 사건 제명처분에는 상벌규칙 제11조 제4항에서 정한 지역본부 집행위원회에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지 않은 절차상 하자가 인정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피고 경남지역본부에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지 않은 하자는 피고 상벌위원회에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여 원고에게 소명 기회를 제공하는 등 사실 확인 절차를 거치고, 원고가 그 절차에서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음으로써 하자가 치유되었다고 주장하나,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 상벌위원회에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여 사실 확인 절차를 거쳤다는 등의 사정만으로 그 하자가 치유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①

구 상벌규칙(2019. 2. 23. 개정되기 전)에는 상벌규칙 제12조 및 제13조에서 정하고 있는 피고의 상벌위원장이 구성하는 진상조사위원회만 존재하였으나, 피고의 중앙위원회는 2019. 2. 23. 상벌규칙을 개정하면서 제11조 제4항을 신설하여 지역본부집행위원회에서 구성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추가로 신설하였다.

②

지역본부의 진상조사위원회는 지역본부 집행위원회에서 2인 이상으로 구성되고, 조사 방법 등에 관하여 별도로 규정하고 있지 않은 반면(상벌규칙 제11조 제4항), 피고의 진상조사위원회는 상벌위원장이 진상조사위원을 3인 이상 5인 이내로 선임·구성하고 조사 방법, 기간 등 조사 절차에 관하여 비교적 상세히 규정하고 있다(상벌규칙 제13조). 지역본부의 진상조사위원회와 피고의 진상조사위원회는 위원의 선임 방법과 위원의 수 및 조사 절차 등을 달리하는 별개의 위원회이다.

③

상벌규칙 제11조 제4항은 아래 제1 내지 4호 중 제1, 2호의 경우에만 지역본부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도록 하였는데, 이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또는 본부 위원장이 징계 요청하는 제3, 4호의 경우와는 달리 제1, 2호는 산하 조직 단위에서 징계 요청이 있는 경우이므로 그 징계 요청 경위와 사정 등을 잘 알 수 있는 지역본부 단위에서 1차적으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여 사실관계를 조사하도록 하는 취지로 보인다.

④

상벌규칙 제11조 제4항은 지역본부 진상조사위원회에게 사실관계를 조사한 후 조사서를 첨부하여 본부에 제출할 의무까지 부과하고 있는 점, 앞서 살핀 바와 같이 피고 상벌규칙은 징계 요청 절차와 징계 절차를 준별하고 있고, 이러한 구별에 기초하여 징계 요청 절차 관련 지역본부 차원의 사실관계 조사를 위해 특별히 상벌규칙 제11조 제4항을 마련하고 있는 점, 징계 요청 단계에서 지역본부의 이러한 진상조사를 필요적 절차로 규정함으로써 하부 단위 조직 차원에서 무분별한 징계 요청을 하는 것을 사전적으로 예방하고 신중한 징계 요청이 가능하도록 하는 기능 역시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을 더하여 보면, 지역본부 진상조사위원회의 역할을 임의로 피고 진상조사위원회에 위임할 수 없고, 지역본부 진상조사위원회의 진상조사를 피고 진상조사위원회가 대체할 수도 없다고 판단된다.

다)

소결론

이상의 사정을 살펴보면 이 사건 제명처분에는 상벌규칙 제11조 제1항 및 제4항이 규정한 징계 요청 절차와 관련하여 중대한 절차상 하자가 존재한다.

2)

징계요청서 교부 여부

상벌규칙 제11조 제2항은 징계 요청시에 징계요청서를 피고에 제출하도록 정하고 있을 뿐 징계대상자에게 교부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 않으므로, 피고가 징계대상자에게 징계요청서를 교부해야 한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피고 경남지역본부가 원고에게 징계요청서를 교부하지 않은 절차상 하자가 있다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3)

소명 기회 보장 여부

상벌규칙 제13조 제4항에서 "진상조사를 위해 출석을 요구할 경우에는 5일 이상의 기간을 두고 출석대상자에게 출석사유와 출석 일시, 장소를 명시하여 통보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피고의 진상조사위원회는 2021. 1. 30. 개최되었음에도, 피고의 진상조사위원회는 2021. 1. 25. 원고에게 출석을 통보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을 제8, 11 내지 14, 17, 1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는 2021. 1. 30. 피고의 진상조사위원회에 출석하여 화물운송사로부터 받은 금원의 사용내역과 영수증을 제출하면서 그 사용처를 소명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 진상조사위원회에 출석하여 출석통지절차에 대한 이의를 제기함이 없이 충분한 변명을 하였으므로, 설령 원고 주장과 같이 피고의 진상조사위원회가 사전통보기한을 준수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평가하더라도 그와 같은 절차상의 하자는 치유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상 근로자에 대한 징계절차 관련 판결로는, 대법원 1993. 7. 16. 선고 92다55251 판결 등 참조).

그 밖에 달리 원고가 징계 절차에서 징계사유에 대하여 충분한 소명 기회를 보장받지 못하였다고 볼 자료도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4)

징계사유 및 시효 도과 여부

가)

을 제5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의 진상조사위원회는 원고에게 진상조사위원회 출석을 통보하면서 그 사유에 "횡령 및 배임"을 명시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원고가 피고의 진상조사위원회에 출석하여 화물운송사로부터 받은 금원의 사용내역과 영수증을 제출하면서 그 사용처를 소명한 사실, 피고의 상벌위원회는 "원고는 당시 지회장으로서 교섭과 투쟁의 대상인 운송사로부터 금품을 요구하고 수수하였다. 그리고 이를 지회 통장에 입금하여 회계처리 할 수 있었음에도 회계규칙을 위반하여 회계감사를 회피하였다. 이는 횡령 및 배임, 회계규칙 위반 행위로 C 규정 제67조 1항 1호, 2호에 해당하며 중징계가 불가피하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한 제명을 의결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의 진상조사위원회는 '원고가 화물운송사로부터 부당하게 금품을 수수하여 횡령한 사실이 있는지'에 관하여 조사하였고, 피고의 상벌위원회는 같은 사유를 원인으로 원고를 제명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가 진상조사와 다른 사유로 원고를 제명하였다고 볼 수 없고, 이와 다른 전제에서 절차상 하자를 주장하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상벌규칙 제20조에서는 원칙적으로 징계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1년이 경과한 때에는 이를 사유로 징계처분할 수 없도록 하면서도, "조합비 등 재정을 유용 또는 횡령한 경우", "금품을 제공하거나 수수하여 부당한 이익을 취한 경우"에는 징계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1년이 경과한 이후에도 징계처분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아래 나.의 2)의 ②항 판단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가 화물운송사들로부터 받은 합계 2,600,000원을 횡령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결국 상벌규칙 제20조 제1항 단서, 제2호에서 정한 바와 같이 원고가 조합비 등 재정을 유용 또는 횡령한 경우에 해당한다거나, 같은 항 제3호에서 정한 바와 같이 원고가 금품을 수수하여 부당한 이익을 취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제명처분의 징계사유와 관련하여서는 상벌규칙 제20조 제1항 본문에서 정한 대로 1년의 징계시효가 적용된다. 그런데 피고는 징계사유가 발생한 2019. 8.경으로부터 1년이 경과한 2021. 2.경 이 사건 제명처분을 하였는바, 이는 징계시효를 정한 위 상벌규칙 규정을 위반한 것이어서 중대한 절차상 하자가 있다.

나.

실체상 하자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헌법 제33조 제1항에 의하여 단결권을 보장받고 있는 노동조합은 그 조직을 유지하고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는 조합의 내부질서가 확립되고 강고한 단결력이 유지되지 않으면 안되고 따라서 노동조합은 단결권을 확보하기 위하여 필요하고도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조합원에 대하여 일정한 규제와 강제를 행사하는 내부통제권을 가진다고 해석하는 것이 상당하다(대법원 2005. 1. 28. 선고 2004도227 판결 등 참조). 그러나 이와 같은 내부통제권이 노동조합의 비민주적 운영수단으로 악용될 우려 또한 배제할 수 없으므로 그러한 통제권은 노동조합의 목적 달성에 필요한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제한적으로 행사되어야 한다.

특히 노동조합의 구성원인 조합원에 대한 제명처분은 조합원의 의사에 반하여 그 조합원의 지위를 박탈하는 것이므로 조합의 이익을 위하여 불가피한 경우에 최종적인 수단으로서만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4. 6. 10. 선고 2004다11032 판결 등 참조).

2)

판단

원고가 2019. 8.경 화물운송사들로부터 합계 2,600,000원을 수령한 사실, 피고의 회계규칙에서 조합의 모든 수입금은 법인 명의로 금융기관에 예치한 후 출납하도록 규정하고 있음에도(회계규칙 제24조) 원고는 화물운송사로부터 수령한 위 금원을 금융기관에 예치하는 등 회계규칙에서 정한 절차를 준수하지 않고 그대로 사용한 사실, 원고가 위 금원의 일부 사용처에 대하여는 객관적으로 증빙하지 못하고 있는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해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7 내지 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화물운송사로부터 금원을 수령한 후 회계규칙에서 정한 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채 금원을 사용하였고 일부 금원의 사용처에 대하여 증빙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원고를 제명하는 것은 징계권의 합리적인 범위를 일탈 또는 남용한 것으로서 무효이다.

①

원고는 화물운송사들과 단체교섭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화물운송사들에게 피고 D지회의 수련회 자금 지원을 요청하여 화물운송사들로부터 합계 2,600,000원을 지급받았다. 피고 D지회는 이전에도 화물운송사로부터 체육대회 비용 등을 찬조받기도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화물운송사들의 자금 지원의 목적과 경위, 금액, 횟수, 지원방법 등에 비추어 화물운송사가 피고 D지회에게 여름 수련회 비용을 지원한 행위가 노동조합의 자주적인 운영 또는 활동을 침해할 위험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결국 원고가 화물운송사들로부터 위 금원을 지급받은 것 자체가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헌법재판소 2018. 5. 31. 선고 2012헌바90 결정 및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1항 제4호, 제2항 참조).

②

원고가 화물운송사들로부터 지급받은 2,600,000원 중 H에게 다시 반환한 300,000원, 제트스키 대여 요금 800,000원, 음료 구입 비용 198,860원(= 128,480원 + 70,380원) 합계 1,298,860원의 지출 내역에 관하여는 사실확인서, 영수증으로 증빙하고 있으나, 나머지 1,301,140원의 사용처에 관하여는 제대로 증빙하지 못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당시 피고 D지회의 수련회에는 조합원 및 조합원의 가족을 포함하여 적어도 17명 이상이 참석하였으므로, 식비, 숙박비 및 교통비 등이 추가로 지출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피고 D지회에서 수련회에 별도의 금원을 지원하였다는 자료는 보이지 않는바, 원고가 증빙하지 못한 나머지 금원 역시 수련회 비용으로 지출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단체의 소속원에 대한 징계사유의 존재에 대한 증명책임은 징계처분을 하는 자가 부담한다는 법리까지 보태어 보면, 원고가 일부 금원의 사용처에 대하여 제대로 증빙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정만으로 원고가 화물운송사들로부터 받은 금원을 횡령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③

원고가 화물운송사들로부터 금원을 지급받아 이를 지출하는 과정에서 회계규칙에서 정한 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제명처분은 원고의 조합원으로서 지위를 박탈하는 것으로서 피고의 상벌규정에서 정하고 있는 징계의 종류 중 가장 중한 제재수단인 점, 원고의 행위가 노동조합으로서 피고의 본질적인 기능을 침해한다거나 다른 조합원의 보호에 지장을 초래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원고는 2003년경부터 피고 노동조합에 가입하여 분회장, 지회장, 지부장 직무대행 등의 직책도 맡으면서 활동해 온 점, 회계규칙을 준수하지 못한 자금의 실제 사용처와 그 금액의 다과 등을 앞서 본 사정에 더하여 보면, 이 사건 제명처분은 그 징계양정이 지나치게 무거워 합리적인 징계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한 것이다.

④

한편, 피고는 원고가 피고 D지회의 지회장직에서 불신임된 사실이 있으므로, 징계권의 한계를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을 제16, 18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2019. 11. 17. 월권행위, 조합원 결의사항 불이행, 조합원 탄핵, 이권개입, 다단계 권유 등의 사유로 지회장직에서 불신임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위 불신임 사유는 이 사건 제명처분 당시 이미 발생한 사유임에도 이 사건 제명처분 사유로 삼은 바도 없고, 원고는 위 각 사유에 관하여 징계 절차에서 소명할 기회도 보장받지 못하였으며, 위 불신임 사유와 관련하여 별도의 징계 절차가 개시된 사정도 확인되지 않는다. 따라서 위 각 사유를 징계 양정 사유로 고려함에는 신중을 기하여야 하고, 결국 이러한 사유를 들어 앞서 본 판단을 뒤집고, 이 사건 제명처분의 징계양정이 정당하다고 볼 수는 없다.

다.

소결

결국, 피고의 이 사건 제명처분에는 상벌규칙 제11조 제1항, 제4항에서 정한 징계요청 절차를 준수하지 않고, 제20조 제1항에서 정한 징계시효를 도과한 중대한 절차상 하자가 존재하고,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실체적 하자 역시 존재하므로, 이 사건 제명처분은 무효이다. 그리고 피고가 이를 다투고 있는 이상 그 확인의 이익도 인정된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희수(재판장) 석동우 강동관

각주1) 피고의 조직체계 정비에 따라, D지회는 2019. 8. 24. D 지부로 편제되었다.

각주2) 원고는 피고 경남지역본부가 피고 상벌위원회에 진상조사를 요구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철회하였으나(2022. 5. 23.자 준비서면 14면), 이 부분 주장 철회가 상벌규칙 제11조 제1항에 따른 징계 요청 절차를 피고가 준수하였음을 자인하는 취지로 이해되지는 않는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