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방법원판결

창원지방법원 2024. 1. 25. 선고 2023노2168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유죄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년 6월에 처한다.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무죄부분에 관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이 법원의 심판범위

가.

원심은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 중 근로자 G, H, I, J에 대한 각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및 근로자 H, I에 대한 각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관한 공소를 기각하였고, 그 외 나머지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유죄 또는 무죄로 판단하였다. 그런데 피고인은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에 대한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를 제기하였고, 검사는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에 대한 사실오인 및 유죄부분에 대한 양형부당만을 이유로 항소를 제기하여 원심판결 중 공소기각 부분에 대하여는 피고인과 검사가 모두 항소를 제기하지 않았다(검사가 제출한 항소장 및 항소이유서 기재 내용, 검사가 당심 제1회 공판기일에서 진술한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항소장의 ‘항소․상고의 범위’란에 기재된 ‘전부’는 오기로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원심판결 중 공소기각 부분은 항소기간의 도과로 분리·확정되어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 속하지 않는다.

나.

배상신청인은 배상신청을 각하한 재판에 대하여 불복을 신청하지 못하므로(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2조 제4항), 원심판결 중 배상신청을 각하한 부분은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 속하지 않는다.

2.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선고한 형(징역 2년 6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

1)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무죄부분에 관한 사실오인

가)

원심 판시 2021고단253 사건에 관하여, 피고인에게는 미필적으로나마 편취의 고의가 있었다. 피고인은 이 사건 당시 개인 자산이 전혀 없었고, 동업자와의 경영상 분쟁으로 직원 임금도 밀린 상태였으므로, 미필적으로나마 피해자에게 물품대금을 지급하지 못할 가능성을 인식하고도 이를 용인하였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도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잘못이 있다.

나)

원심 판시 2021고단369 사건의 E, F에 대한 각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관하여, 피고인은 이 부분 공소사실을 자백하고 있고, 증거기록 120면 진정서 기재에 의하여 피고인이 위 근로자들에게 퇴직금을 미지급한 사실에 관한 보강증거가 있으며, 위 근로자들에 대한 증인신문 등의 방법으로 퇴직 일자를 특정할 수 있다. 그런데도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심리미진으로 인하여 사실을 오인한 잘못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선고한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3.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원심 판시 2021고단253 사건

1)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소방기구 및 배관자재 제조업체인 ㈜M(변경 후 명칭 주식회사 Q)의 대표이고, 피해자 D은 배관자재 제조업체인 ㈜BL의 대표이다.

피고인은 2020. 5. 13.경 불상지에서, 이메일로 피해자에게 ‘경기 시흥시 BM에 배관이음쇠 1,067개를 납품해 달라‘고 요청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은 2019. 4.경부터 동업자 C과 사이의 분쟁으로 인하여 자재를 납품받지 못한 결과, 위 M의 매출이 급감하여 그 무렵부터 직원들에게 급여를 지급하지 못하는 등 경제적으로 어려워 피해자로부터 물품을 공급받더라도 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2020. 5. 14.경 피해자 소유의 시가 23,974,863원 상당의 배관이음쇠 1,067개를 교부받아 편취하였다.

2)

구체적 판단

현행 형사소송법상 항소심은 속심을 기반으로 하되 사후심적 요소도 상당 부분 들어 있는 사후심적 속심의 성격을 가지므로, 항소심이 제1심판결의 당부를 판단할 때에는 이러한 심급구조의 특성을 고려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항소심 심리과정에서 심증 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객관적 사유가 새로 드러난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제1심판단을 재평가하여 사후심적으로 판단하여 뒤집고자 할 때에는, 제1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이 있어야 하고, 그러한 예외적 사정도 없이 제1심의 사실인정에 관한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23. 1. 12. 선고 2022도14645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피고인과 피해자 D이 공소사실 기재 거래를 하였을 당시 주식회사 Q의 자금 운영이 원활하지 않았고, 주식회사 Q가 위 거래일로부터 4개월이 지난 2020. 9. 15. 법원에 회생신청을 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 A이 위 거래 당시 피해자를 기망하였다거나 편취 범의가 있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원심이 밝힌 무죄 이유를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과 대조하여 면밀히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검사의 항소이유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의 잘못이 없다.

나.

원심 판시 2021고단369 사건의 근로자 E, F에 대한 각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

1)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09. 5.경 경남 산청군 O 소재 주식회사 B를 설립하였으나 자신의 신용문제 등으로 인해 대표이사 취임이 곤란하자 C(원심 공동피고인이다)에게 대표이사 명의를 빌려달라고 부탁하였고, C은 위 제안을 수락하여 그 무렵부터 2018. 12.경까지 위 회사의 명목상 대표이사로 재직하였으며, 피고인과 C은 2019. 1. 16.경 ‘피고인이 위 B의 경영권을 C에게 양도한다’는 취지로 서로 합의하여 C은 2019. 1. 17.경부터 위 회사의 대표이사로서 경영권을 취득하게 되었다.

결국 피고인은 2009. 5.경부터 2019. 1. 16.경까지 위 회사의 부사장 겸 실업주로서 상시근로자 97명을 사용하여 제조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고, C은 2019. 1. 17.경부터 대표이사로서 위 회사의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하는 등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퇴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피고인 A은 위 회사에서 2015. 12. 8.부터 2018. 7. 21.까지 근로하고 퇴직한 근로자 E의 퇴직금 5,396,835원 및 위 회사에서 2017. 3. 15.부터 2018. 7. 20.까지 근로하고 퇴직한 근로자 F의 퇴직금 3,704,312원을 각 그 퇴직일부터 14일 이내에 각 미지급하여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구체적 판단

원심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근로자 E과 F의 퇴사일이 각 2018. 7.경이라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원심이 밝힌 무죄의 이유를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과 대조하여 면밀히 살펴보고, 아울러 피고인은 수사과정에서부터 당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이 부분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있는 점, 검사는 당심에 이르러서도 위 근로자들을 증인으로 신청하는 등 별도의 입증을 하지 않은 점 등을 더하여 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검사의 이 부분 항소이유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의 잘못이 없다.

4.

쌍방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판결의 유죄부분 공소사실과 관련하여, 피고인은 근로자 60명에 대하여 임금 및 퇴직금 등을 지급하지 않았고, 그 미지급금은 원금을 기준으로 합계 5억 2,000만 원이 넘는다. 피고인은 그 외에도 2,755만 원 상당의 국가보조금을 편취하고, 1억 6,700만 원 이상의 조세를 포탈하였으며, 합계 36억 원 상당의 세금계산서에 관하여 미발급, 거짓 또는 허위 수취 등 범행을 저질렀다. 각 범행의 사안이 중하고, 여전히 용서받지 못하거나 회복되지 못한 피해가 남아 있다. 이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책임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은 필요하다.

다만 피고인은 당심에 이르러 번의하여 원심판결의 유죄부분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피고인은 당심에서 원심판결의 유죄부분 공소사실의 근로자 37명과 원만히 합의하여 해당 근로자들은 피고인의 처벌불원 의사를 밝혔고(이들 근로자들에 대한 공소사실 기재 임금과 퇴직금 등 미지급액은 합계 3억 6,822만 원 정도이다), 당심에서 주식회사 B의 사용자임을 인정하며 원심 공동피고인 C에 대한 공소사실 기재 근로자들 중 14명과도 합의하였다(이들 근로자에 대한 공소사실 기재 임금과 퇴직금 미지급액은 합계 1억 4,391만 원 정도이다). 합의서가 제출되지 않은 근로자들에 대해서도 경매절차 배당금, 근로복지공단의 대지급금 등을 통해 어느 정도 피해회복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다. 조세포탈 범행과 관련하여, 피고인은 8회에 걸쳐 포탈세액을 분납하기로 하고, 이미 9,285만 원 이상을 납부하였다. 피고인은 벌금형보다 무거운 형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고, 건강상태가 좋지 않으며, 근로자들 일부와 피고인의 가족과 지인들이 피고인에 대한 선처를 바라고 있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 정황 등 당심에 이르기까지의 변론 과정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을 참작하여 다시 살펴보면, 원심이 선고한 형은 무거워서 부당하다.

5.

결론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유죄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