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 D을 벌금 1,500,000원에, 피고인 E을 벌금 500,000원에 각 처한다.
피고인 D, E이 위 각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위 피고인들을 노역장에 각 유치한다.
피고인 D, E에 대하여 위 각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피고인 A, B, C, F는 모두 무죄.
피고인 A, B, C, F에 대한 각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사건정보
청주지방법원 영동지원
판결
사건
2015고단301,2016
판결선고
2017. 4. 13.
【2015고단301, 피고인 D, E】 【2016고단149, 피고인 D】 【2015고단301, 피고인 D, E】 【2016고단149, 피고인 D】 【2016고단211, 피고인 F, C】
범죄사실
피고인 D, E은 전국단위의 산업별 노동조합인 G노동조합(이하 'G노조'라 한다)의 산하에 있는 지회로서 H 주식회사(이하 'H'이라 한다) 영동공장 생산직 근로자들이 가입한 대전충북지부 H 영동지회(이하 'G노조 영동지회'라 한다)에 소속된 조합원들이다.
피고인 D
폭행
피고인은 2015. 2. 10. 09:30경 H 영동공장 내 선박공장에서 피해자 I(47세)이 현장순회를 제지하는 것을 보고 손으로 피해자의 팔 부위를 잡아당겨 폭행하였다.<1>
모욕
피고인은 2015. 7. 31. 08:05경 H 영동공장의 사내식당 앞에서, 별도 노동조합인 H 노동조합(이하 'H 노조'라 한다) 소속 조합원들과 시비를 하던 중 H 근로자들이 다수 있는 가운데, H 노조의 조합원인 피해자 J에게 "새끼야"라고 욕을 하여 공연히 피해자를 모욕하였다.
피고인 E
피고인은 2015. 7. 31. 08:05경 H 영동공장의 사내식당 앞에서, H 노조의 조합원인 피해자 J(53세)과 시비를 하던 중, 손으로 피해자의 멱살을 잡고 팔 부위를 잡아당기는 등으로 피해자에게 약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어깨 및 위 팔의 타박상 등을 가하였다.
피해자 K(33세)은 H 영동공장 관리부에서 근무하는 사람이다.
피고인은 2016. 4. 20. 11:20경 H 영동공장에서, G노조 영동지회의 근로자들이 H 관리자들에 대해 폭력을 행사하는 장면을 피해자가 촬영한다는 이유로 위 근로자 및 관리자 약 40여 명이 있는 가운데, 피해자에게 "찍지마. 이 새끼야."라고 욕설을 하고, 발로 피해자의 배를 1회 걷어찼다.
이로써 피고인은 공연히 피해자를 모욕하고, 피해자에게 약 14일간의 치료가 필요한 복벽의 타박상을 가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들의 각 일부 법정진술
증인 I, J의 각 법정진술
폭행 동영상, 상의가 찢어진 사진, 각 동영상 CD
진단서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K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각 동영상 CD
상해진단서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피고인 D
형법 제257조 제1항(상해의 점), 형법 제260조 제1항(폭행의 점), 각 형법 제311조(모욕의 점), 각 벌금형 선택
피고인 E
형법 제257조 제1항, 벌금형 선택
노역장유치(피고인 D, E)
각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피고인 D, E)
각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 D, E과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 D
판시 폭행의 점에 대하여
주장 요지
피고인이 피해자를 폭행하지 않았고, 설령 폭행에 해당하더라도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한 행위이므로 위법성이 없다.
판단
피해자의 진술과 해당 동영상 CD(증거목록 순번 5)에 담긴 파일(파일명: 15.02.10. D의 I부장 폭행2.avi)의 영상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의 왼팔 부위를 강하게 움켜잡고 계속하여 이를 놓지 않음으로써 피해자를 폭행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나아가 다음과 같은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행위가 형법 제20조가 정한 정당행위의 요건을 모두 갖추었다고 볼 수는 없다.
이 사건 폭행 전후에 걸쳐 이루어진 피고인의 행위가 전체적으로는 피해자가 피고인 측 현장순회를 제지하는 행위에 대항하여 이를 막으려는 것이었지만, 적어도 이 사건 폭행 시점만큼은 피해자가 현장순회자들을 따라가는 상황이었을 뿐 이들의 진로를 방해하거나 직접 제지하는 등 물리력을 행사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별지 1. 영상 목록<2>에서 보듯이 피고인은 걸어가는 피해자의 뒤쪽에서 왼팔 부위를 먼저 잡아당겼고, 손을 놓으라는 피해자의 거듭된 요청에도 이에 응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피해자가 자신의 왼팔을 돌려서 피고인의 손을 떼어내려 하였음에도 그러한 시도가 좌절될 정도로 계속하여 피해자의 왼팔을 강하게 움켜잡고 있었다.
쟁의행위 자체의 정당성과 이를 구성하거나 부수되는 개개 행위의 정당성은 구별되어야 한다. 아래 '무죄 부분' 판단에서 보는 것처럼 피고인 측 현장순회의 정당성이 인정되는 만큼 이를 직접적으로 제지하는 행위는 부당하다고 볼 수 있지만, 이러한 수준에까지 이르지 않고 단순히 현장순회자들을 뒤쫓아 가는 피해자의 행위 자체를 두고서 위법·부당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
설령 피해자의 행위가 위법·부당하다고 보더라도, 피해자가 어떠한 물리력도 행사하지 않은 채 단지 현장순회자들을 뒤쫓아 갔을 뿐인데도 피고인은 피해자의 뒤에서 왼팔 부위를 강하게 움켜잡고 계속하여 이를 놓지 않음으로써 피해자를 폭행한 이상, 피해자의 행위로 인하여 침해되는 법익보다 피고인의 폭행 행위로 인하여 침해되는 법익이 크다고 보인다. 피고인이 피해자의 행위를 저지하기 위하여 선택한 수단이나 방법이 상당하다거나 긴급하고도 불가피한 수단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피고인이 피해자의 행위를 막으려고 한 행위의 동기나 경위만을 고려하여, 이에 수반된 폭행 행위의 위법성을 외면한다면, 폭력적 방법에 의한 사적인 자력구제를 일반적으로 허용하는 결과가 되어 이는 우리 법질서 전체의 관점에서 허용할 수 없다.
피고인과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판시 2015. 7. 31.자 모욕의 점에 대하여
주장 요지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욕설하지 않았고, 설령 욕설하였더라도 피해자 외에 다른 사람은 위 욕설을 들을 수 없었으므로 공연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판단
피해자의 진술과 해당 동영상 CD(증거목록 순번 40)에 담긴 파일(파일명: 15.07.31. 아침상황.avi)의 영상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이 사건 욕설을 한 사실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
모욕죄에서 말하는 '모욕'이란 사실을 적시하지 아니하고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대법원 2008. 12. 11. 선고 2008도8917 판결 등 참조). 모욕죄에 있어서 공연성이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하며, 모욕죄는 사람의 외부적 명예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을 공연히 표시하는 것으로 충분하므로, 표시 당시에 제3자가 이를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 있으면 되고 반드시 제3자가 인식함을 요하지 않는다(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3도4934 판결 등 참조).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점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서 공연히 피해자를 향하여 이 사건 욕설을 하였다고 봄이 옳다.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욕설할 당시 주변 가까운 거리에 G노조 영동지회 측 근로자 등을 비롯한 여러 H 근로자들이 있었다. 비록 피고인의 목소리가 그다지 크지는 않았지만, 주변 근로자들과의 거리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H 근로자들은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한 욕설을 적어도 들을 수 있는 상태에는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한편 피고인이 속한 G노조 영동지회 측 근로자들과 피해자가 속한 H 노조 측 근로자들은 서로 첨예한 갈등·대립관계에 있었다. 이러한 상황 가운데 이 사건 당시 주변에 있었던 G노조 영동지회 측 근로자들의 입장에서,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한 욕설을 다른 사람에게 전파하지 않을 만큼 피해자와 사이에 특별한 신분관계 또는 이해관계가 있었다고 볼 만한 정황은 찾을 수 없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한 욕설은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피고인과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고인 E
주장 요지
피고인이 피해자를 폭행하거나 상해를 가하지 않았고, 설령 폭행에 해당하더라도 피해자가 먼저 피고인의 어깨를 쳐서 사과를 요구하자 도망가는 피해자를 붙잡는 과정에서 폭행이 이루어진 것으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한 행위이므로 위법성이 없다. 혹여 상해를 입었더라도 자연적으로 치유될 수 있는 정도이고 특별한 보행불능 등 기능장애가 생기지는 않았으므로 형법상 상해에 해당하지도 않는다.
판단
피해자의 진술과 해당 동영상 CD(증거목록 순번 33)에 담긴 각 파일의 영상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손으로 피해자의 멱살을 잡고 팔 부위를 잡아당겨 피해자를 폭행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나아가 이 사건의 발생 경위와 진행 과정, 폭행 내용과 피해 정도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피해자를 공격할 의사로 폭행하였다고 봄이 옳고, 달리 피고인의 행위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만한 사정은 나타나지 않는다.
상해죄의 피해자가 제출하는 상해진단서는 일반적으로 의사가 피해자의 진술을 토대로 상해의 원인을 파악한 후 의학적 전문지식을 동원하여 관찰하고 판단한 상해의 부위와 정도 등을 기재한 것으로서, 거기에 기재된 상해가 곧 피고인의 행위로 인하여 발생하였다는 사실을 직접 증명하는 증거가 되기에는 부족하다. 그렇지만 그 상해에 대한 진단일자 및 상해진단서 작성일자가 상해 발생시점과 시간상으로 근접하고 상해진단서 발급 경위에 특별히 신빙성을 의심할 만한 사정이 없으며 거기에 기재된 상해의 부위와 정도가 피해자가 주장하는 상해의 원인 내지 경위와 일치하는 경우에는, 그 무렵 피해자가 제3자로부터 폭행을 당하는 등으로 달리 상해를 입을 만한 정황이 발견되거나 의사가 허위로 진단서를 작성한 사실이 밝혀지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상해진단서는 피해자의 진술과 더불어 피고인의 상해 사실에 대한 유력한 증거가 되고, 합리적인 근거 없이 그 증명력을 함부로 배척할 수 없다(대법원 2011. 1. 27. 선고 2010도12728 판결, 대법원 2016. 4. 28. 선고 2016도1832 판결 등 참조).
한편 상해죄의 상해는 피해자의 신체의 완전성을 훼손하거나 생리적 기능에 장애를 초래하는 것을 의미한다. 폭행에 수반된 상처가 극히 경미하여 폭행이 없어도 일상생활 중 통상 발생할 수 있는 상처나 불편 정도이고, 굳이 치료할 필요 없이 자연적으로 치유되며 일상생활을 하는 데 지장이 없는 경우에는 상해죄의 상해에 해당된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피해자의 신체의 완전성을 훼손하거나 생리적 기능에 장애를 초래하였는지는 객관적, 일률적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피해자의 연령, 성별, 체격 등 신체, 정신상의 구체적 상태 등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5. 5. 26. 선고 2005도1039 판결, 대법원 2016. 11. 25. 선고 2016도15018 판결 등 참조).
피해자에 대한 진단서 등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점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는 피고인의 폭행으로 말미암아 신체의 완전성이 훼손되거나 생리적 기능에 장애를 입었다고 볼 수 있고, 그러한 상처가 극히 경미한 것으로 굳이 치료할 필요가 없어서 자연적으로 치유되며 일상생활을 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의사 L이 작성한 피해자에 대한 진단서에 의하면, 그 진단일이 2015. 7. 31.로 이 사건 당일이고, 그 질병명이 "어깨 및 위팔의 타박상(우측), 흉곽 전벽의 타박상(의증)"으로 피해자가 피고인으로부터 폭행당하여 상해를 입었다는 부위와 대체로 일치한다. 그 밖에 위 진단서 발급 경위에 관하여 특별히 신빙성을 의심할 만한 사정을 발견할 수 없고, 피해자가 그 무렵 피고인이 아닌 제3자로부터 폭행을 당하는 등으로 달리 상해를 입었다고 볼 만한 정황도 찾아볼 수 없다.
별지 2. 영상 목록에서 보듯이 피고인은 손으로 피해자의 멱살을 잡거나 뒷목 부위를 잡아당겼고, 그 강도 역시 상당했다고 보인다. 피고인은 이 사건 폭행 당일에 물리치료를 2회 받았고 일주일 분량의 약을 처방받아 복용하였다.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3>
양형의 이유(피고인 D, E)
피고인들이 해당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를 받지 못하여 이들이 피고인들에 대한 처벌을 원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 피고인들이 속한 G노조 영동지회 측과 피해자들이 속한 H 측이 서로 첨예한 대립관계에 놓인 상황에서 피고인들이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그 범행의 동기와 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다.
그 밖에 피고인들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 및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공판과정에 드러난 제반 양형 조건 등을 두루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무죄 부분(피고인 A, B, C, F)
공소사실의 요지
【2015고단301, 피고인 A, B, C】
피고인 A은 G노조 대전충북지부 소속 부지부장, 피고인 B은 G노조 대전충북지부 소속 미조직 비정규부장, 피고인 C는 G노조 대전충북지부 소속 교육선전부장이다.
피고인들은 2015. 2. 10. 09:30경 피해자 H의 영동공장 내 생산1공장에서, 노조원들에게 4월 총파업 예정임을 알리며 현장순회를 하던 중 피해자 회사의 직원 I으로부터 수회에 걸쳐 "현장에서 퇴거해달라"는 취지로 퇴거요구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응하지 아니하고, 위 생산1공장, 주조1공장 등에서 현장순회를 계속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동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I의 퇴거요구에 불응하였다.
피고인 F는 G노조 대전충북지부 소속 지부장이고 피고인 C는 G노조 대전충북지부 소속 교육선전부장이다.
피고인들은 2016. 1. 21. 14:00경 피해자 H의 영동공장 내 생산1공장에서, 위 회사 근로자들을 격려하기 위해 위 공장을 순회하던 중 피해자 회사의 직원 M로부터 수회에 걸쳐 "현장에서 퇴거해달라"는 취지로 퇴거요구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응하지 아니하고 위 생산1공장 등에서 현장순회를 계속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동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M의 퇴거요구에 불응하였다.
판단
관련 규정과 법리
노동조합법 제1조는 "이 법은 헌법에 의한 근로자의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보장하여 근로조건의 유지·개선과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하고, 노동관계를 공정하게 조정하여 노동쟁의를 예방·해결함으로써 산업평화의 유지와 국민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 본문은 "노동조합이라 함은 근로자가 주체가 되어 자주적으로 단결하여 근로조건의 유지·개선 기타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조직하는 단체 또는 그 연합단체를 말한다."라고 정하고, 같은 조 제5호 전문은 "노동쟁의라 함은 노동조합과 사용자 또는 사용자단체(이하 '노동관계 당사자'라 한다) 간에 임금·근로시간·복지·해고 기타 대우 등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로 인하여 발생한 분쟁상태를 말한다."라고 정하며, 같은 조 제6호는 "쟁의행위라 함은 파업·태업·직장폐쇄 기타 노동관계 당사자가 그 주장을 관철할 목적으로 행하는 행위와 이에 대항하는 행위로서 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을 저해하는 행위를 말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노동조합법 제4조는 "형법 제20조의 규정은 노동조합이 단체교섭·쟁의행위 기타의 행위로서 제1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한 정당한 행위에 대하여 적용된다. 다만 어떠한 경우에도 폭력이나 파괴행위는 정당한 행위로 해석되어서는 아니된다."라고 정하고 있다.
형법 제20조에서 정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는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그 배후에 놓여 있는 사회윤리 내지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행위를 말한다. 어떠한 행위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정당한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 것인지는 구체적인 사정 아래에서 합목적적·합리적으로 고찰하여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하며, 이와 같은 정당행위를 인정하려면, 첫째 그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둘째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셋째 보호이익과 침해이익과의 법익균형성, 넷째 긴급성, 다섯째 그 행위 외에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 등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대법원 2000. 4. 25. 선고 98도2389 판결, 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11도6287 판결 등 참조).
그리고 노동조합의 활동이 정당하다고 하기 위해서는 행위의 성질상 노동조합의 활동으로 볼 수 있거나 노동조합의 묵시적인 수권 혹은 승인을 받았다고 볼 수 있는 것으로서 근로조건의 유지 개선과 근로자의 경제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하기 위하여 필요하고 근로자들의 단결 강화에 도움이 되는 행위이어야 하며,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 별도의 허용규정이 있거나 관행, 사용자의 승낙이 있는 경우 외에는 취업시간 외에 행하여져야 하고, 사업장 내의 조합 활동은 사용자의 시설관리권에 바탕을 둔 합리적인 규율이나 제약에 따라야 하며 폭력과 파괴행위 등의 방법에 의하지 않는 것이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2. 4. 10. 선고 91도3044 판결 등 참조).
한편 쟁의행위는 근로자가 소극적으로 노무제공을 거부하거나 정지하는 행위만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그 주장을 관철하기 위하여 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을 저해하는 행위까지 포함하는 것이므로, 쟁의행위의 본질상 사용자의 정상업무가 저해되는 경우가 있음은 부득이한 것으로서 사용자는 이를 수인할 의무가 있고, 다만 이러한 근로자의 쟁의행위가 정당성의 한계를 벗어날 때만 근로자는 업무방해죄 등 형사상 책임을 진다고 할 것이다. 그 정당성의 요건은 쟁의행위가 단체교섭과 관련하여 근로조건의 유지, 개선 등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어서 그 목적이 정당하여야 하고, 쟁의행위의 시기와 절차가 법령의 규정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여야 하며, 또 쟁의행위의 방법과 태양이 폭력 또는 파괴행위를 수반하거나 기타 고도의 반사회성을 띤 행위가 아닌 정당한 범위 내의 것이어야 한다(대법원 1992. 12. 8. 선고 92도1645 판결 등 참조).
또한, 직장 또는 사업장시설의 점거는 적극적인 쟁의행위의 한 형태로서 그 점거의 범위가 직장 또는 사업장시설 중 일부분이고 사용자 측의 출입이나 관리지배를 배제하지 않는 병존적인 점거에 지나지 않을 때는 정당한 쟁의행위로 볼 수 있다(대법원 2007. 12. 28. 선고 2007도5204 판결 등 참조).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정하다는 확신을 하게 할 수 있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며, 이와 같은 증명이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유죄로 판단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1. 8. 21. 선고 2001도2823 판결, 대법원 2006. 3. 9. 선고 2005도8675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대한 판단
다음과 같은 점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들이 G노조 영동지회의 상급단체 간부로서 근로자들에게 장래에 예정된 파업 일정을 알리거나 이들을 격려하기 위하여 이 사건 공장에 들어간 행위는 그 행위의 동기나 목적, 수단이나 방법, 보호이익과 침해이익, 경위 등에 비추어 형법 제20조에서 정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없다고 봄이 옳다.
이 사건 공장 출입 허용 여부
검사는 피고인들이 피해자 회사의 승낙 없이 이 사건 공장에 출입할 수 없다는 주장에 대한 직접적인 근거로 피해자 회사와 H 노조가 맺은 2012년도 단체협약을 들고 있고, 위 단체협약 제118조가 '출입 자유'라는 표제 아래 "피해자 회사는 H 노조의 적법한 쟁의행위 중 조합원에 대한 출입을 제한하지 않는다. 단 조합원이라 함은 피해자 회사 사원을 말한다."라고 정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2012년도 단체협약의 효력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사정이 확인된다.
G노조는 피해자 회사 및 H 노조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 2013가합367호로 노동조합 설립 무효확인의 소를 제기하였다. 그 청구 내용은 "주위적으로, H 노조의 설립이 무효임을 확인한다. 예비적으로, G노조가 피해자 회사에 대하여 2012년 임금·단체협약에 관한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에 있음을 확인한다."라는 것이다.
위 법원은 2016. 4. 14. "H 노조의 설립이 무효임을 확인한다. G노조의 피해자 회사에 대한 청구를 기각한다."라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그 근거는 "H 노조는 설립 자체가 피해자 회사가 계획하여 그 주도 아래 이루어졌고 설립 이후 조합원 확보나 조직의 홍보, 안정화 등 운영이 모두 피해자 회사의 계획에 따라 수동적으로 이루어졌다고 볼 수밖에 없어, 그 설립 및 운영에 있어 사용자인 피해자 회사에 대한 관계에서 자주성 및 독립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H 노조는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그 설립은 무효이다."라는 것이다.
위 판결에 대하여 H 노조가 서울고등법원 2016나6950호로 항소하여, 현재 항소심 계속 중이다.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H 노조는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그 설립이 무효라고 볼 수 있고, 이에 따라 G노조만이 피해자 회사의 노동조합으로서 노동조합법에 따른 단체교섭 및 체결 등의 권한을 가진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H 노조와 피해자 회사가 맺은 2012년도 단체협약 또한, 당사자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무효라고 볼 수밖에 없다.
결국 2012년도 단체협약을 내세워 피고인들이 피해자 회사의 직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적법한 쟁의행위 중이더라도 이 사건 공장에 출입하는 것이 제한된다고 보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오히려 G노조 영동지회와 피해자 회사가 맺은 2010년도 단체협약에 따르면, 제114조가 '출입 자유'라는 표제 아래 "피해자 회사는 G노조 영동지회의 쟁의행위 중 조합원과 상급단체의 간부에 대한 자유를 제한하지 않는다."라고 정하고, 제118조 제1항이 "협약의 유효기간은 2년으로 한다. 단, 임금에 관한 사항은 1년으로 한다."라고 정하며, 제119조가 "피해자 회사는 유효기간 만료 시까지 갱신 요구가 없을 시는 기존의 단체협약을 자동 갱신한 것으로 하고, 갱신체결을 위한 교섭이 진행 중일 때는 본 협약의 효력은 유지되며 새로운 단체협약이 체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 단, 유효기간 만료를 이유로 어느 일방이 기존의 단체협약 해지를 요구할 수 없다."라고 정하고 있다.
그런데 G노조 영동지회는 2012. 3. 26. 조합원들의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시행하고, 그 이후부터 현재까지 2011년도 임금 교섭 결렬에 따른 쟁의행위를 해왔다.
G노조 영동지회의 쟁의행위와 관련하여, 피해자 회사는 G노조 영동지회 및 그 집행부 구성원들을 상대로 청주지방법원 영동지원 2013카합63호로 업무방해금지를 구하는 가처분을 신청하였다. 위 사건에서 피해자 회사는 "G노조 영동지회가 쟁의행위를 하려면 적법한 조정신청 등 조정절차를 거쳐야 하는데도 이를 준수하지 않았으므로, 그 쟁의행위가 절차적 정당성이 없어 위법하다."라는 취지로 주장하였다. 그러나 위 법원은 2014. 4. 11. 피해자 회사의 신청을 모두 기각하는 결정을 내렸고, 그 무렵 위 결정이 확정되었다.
그 밖에 G노조 영동지회의 쟁의행위가 그 시기와 절차에서 관련 법령의 규정을 위반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은 발견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G노조 영동지회로서는 이 사건 당시 적법한 쟁의행위를 하고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한편 단체교섭의 대상이 되는 단체교섭사항에 해당하는지는 헌법 제33조 제1항과 노동조합법 제29조에서 근로자에게 단체교섭권을 보장한 취지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므로 일반적으로 구성원인 근로자의 노동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 또는 당해 단체적 노사관계의 운영에 관한 사항으로 사용자가 처분할 수 있는 사항은 단체교섭의 대상인 단체교섭사항에 해당하고, 이는 크게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사항'과 '근로조건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집단적 노동관계에 대한 사항'으로 나눌 수 있으며, 전자에는 임금, 근로시간, 복지후생, 안전과 보건, 재해보상·부조, 해고·전직·징계 등 인사의 기준이나 절차 등이 포함되고, 후자에는 노동조합의 활동, 단체교섭의 절차와 방식 등이 포함된다.
이 사건에서 2010년도 단체협약 중 '근로조건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집단적 노동관계에 대한 사항'만큼은 위 협약 제119조에 따라 거듭 갱신되었고, 이 사건 각 발생일까지 그 효력이 유지되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위와 같은 점을 종합해 보면, G노조 영동지회가 쟁의행위 중이었던 이 사건 당시 피해자 회사로서는 2010년도 단체협약 제114조에 따라 상급단체 간부에 해당하는 피고인들이 피해자 회사에 출입하는 자유를 제한할 수 없었다고 볼 수 있을 뿐이다.
정당행위 성립 여부
G노조는 산업별 단위 노동조합이고 G노조 영동지회는 그 하부기관에 해당하므로, 단체교섭·쟁의행위 등에 관한 권한은 노동조합법상 원칙적으로 G노조 영동지회가 아닌 G노조가 가진다. 그러므로 노동쟁의가 발생한 해당 사업장에 속한 G노조 영동지회를 구성원으로 하는 산업별 단위 노동조합, 즉 G노조에 소속된 간부인 피고인들이 단체교섭·쟁의행위 기타의 행위로서 노동조합법 제1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한 정당한 행위에 대해서는 형법 제20조가 적용된다고 보아야 한다.
이 부분 공소사실에 의하더라도 피고인들이 이 사건 공장에 들어온 목적은 근로자들에게 장래에 예정된 파업 일정을 알리거나 이들을 격려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이는 그 자체로 노동조합법 제1조가 예정한 "근로조건의 유지·개선과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한다는 목적에 부합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피고인들이 이 사건 공장에 들어온 행위는 근로조건의 유지 개선과 근로자의 경제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하기 위하여 필요하고 근로자들의 단결 강화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그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앞서 1)항에서 판단한 것처럼 피해자 회사는 G노조 영동지회가 쟁의행위 중이었던 이 사건 당시 2010년도 단체협약 제114조에 따라 상급단체 간부에 해당하는 피고인들이 피해자 회사에 출입하는 자유를 제한할 수 없었다. 따라서 피고인들이 이 사건 공장에 들어온 행위는 G노조 영동지회와 피해자 회사와의 단체협약에 별도의 허용규정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인들은 이 사건 공장에 들어가 공장 내부를 돌아다니며 근로자들에게 유인물이나 과자를 나누어 주면서 인사나 악수를 하였다. 이 사건 공장을 돌아다니는 데 소요된 시간도 20분에서 30분 정도에 그쳤다. 피해자 회사 측은 당시 피고인들에게 더는 순회를 중단하고 퇴거할 것을 요구하였으나 피고인들은 이에 응하지 않았고, 이로 말미암아 상호 간에 다툼이 일어났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피고인들이 피해자 회사 측을 상대로 심한 폭행 등 강제적인 물리력을 행사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직장 또는 사업장시설 점거의 경우에도 그 점거의 범위가 직장 또는 사업장시설 중 일부분이고 사용자 측의 출입이나 관리지배를 배제하지 않는 병존적인 점거에 지나지 않을 때는 정당한 쟁의행위에 해당한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 피고인들은 이 사건 공장을 짧은 시간 동안 돌아다녔을 뿐 그 시설을 점거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피해자 회사 측의 출입이나 관리지배를 배제하지도 않았다.
그 밖에 피고인들이 이 사건 당시 피해자 회사 측의 출입이나 관리지배를 전면적으로 배제할 목적으로 이 사건 공장 안으로 들어왔다거나, 진입 이후 폭력적이거나 파괴적인 방법을 사용하는 등 피해자 회사의 시설관리권의 본질적인 부분을 침해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은 찾아볼 수 없다.
결론
결국 피고인들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로 되지 않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따라 피고인들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본문에 따라 그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한다.
판사 이해빈
별지
각주1) 이 부분 공소사실 중 "주조1공장에서 피해자가 현장순회를 제지하는 것을 보고 손으로 피해자의 몸을 밀어 폭행하였다."라는 부분은, 해당 동영상 CD(증거목록 순번 5)에 담긴 파일(파일명: 15.02.10. D의 I부장 폭행.avi)의 영상 등을 고려하면 그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보호이익과 침해이익과의 법익균형성, 그 행위 외에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 아래 '무죄 부분'에서 판단한 현장순회의 정당성 등 형법 제20조가 정한 정당행위의 모든 요건을 충족하여 범죄로 되지 않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본다(별도로 이유 무죄의 판단을 하지는 않는다).
각주2) 이는 앞서 본 파일의 영상을 컴퓨터 화면에 띄운 다음 프린트 스크린 기능을 이용하여 해당 부분을 그대로 캡처한 것이다. 이하 영상도 같은 방식이다.
각주3) 한편 피고인 D과 그 변호인은 2017. 1. 12. 제3회 공판기일에서 판시 2016고단149 사건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종전의 부인 의견을 번의하여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진술하였다. 그런데 피고인 D의 변호인은 변론종결 후인 2017. 4. 11. 제출된 변론요지서에서 "피해자 K의 상해는 자연적으로 치유될 수 있는 정도이고 특별한 보행불능 등 기능장애가 생기지는 않았으므로 형법상 상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라고 하여 상해의 공소사실을 다시 부인하는 취지를 기재하였다. 그러나 관련 증거에 비추어, 피해자 K은 피고인 D의 폭행으로 신체의 완전성이 훼손되거나 생리적 기능에 장애를 입었다고 봄이 옳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