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1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 상당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B에 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대한 공소를 기각한다.
사건정보
청주지방법원 영동지원
판결
사건
2021고정19
판결선고
2022. 1. 13.
범죄사실
피고인은 충북 옥천군 C에서 상시 15명 내지 20명의 근로자를 고용하여 주식회사 D(이하 ‘이 사건 학원’이라 한다)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사람이다.
청산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9. 5. 16.경부터 2020. 4. 22.경까지 이 사건 학원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한 근로자 E에 대한 2019. 6. 임금 448,808원, 2019. 7. 임금 870,487원, 2019. 8. 임금 1,045,837원, 2019. 9. 임금 256,762원, 2019. 11. 임금 68,887원, 2019. 12. 임금 724,358원, 2020. 1. 임금 594,848원, 2020. 2. 임금 951,338원, 2020. 3. 임금 949,186원, 2020. 4. 임금 605,595원 합계 6,516,106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근로조건 명시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 근로자에게 임금, 소정근로시간, 휴일, 연차 유급휴가 등의 근로조건을 명시하여야 하고, 임금의 구성항목·계산방법·지급방법, 소정근로시간, 휴일 및 연차 유급휴가가 명시된 서면을 근로자에게 교부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9. 5. 16.경 근로자 E과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휴일과 연차 유급휴가가 명시된 서면을 작성 및 교부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증인 E의 법정진술
증인 F의 일부 법정진술
B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프리랜서계약서, 셔틀 배차 현황, 차량운행일지, 수사자료 입수보고(피의자) - G 광고, 고소인의 셔틀 배차 현황, 보수지급내역
수사보고(사건 담당 근로감독관, 진정인 상세 근무시간 내역서 제출) - 상세 근무시간 내역서, 가산수당 현황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구 근로기준법(2020. 5. 26. 법률 제1732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9조 제1항, 제36조 본문(금품 청산의무 불이행의 점, 벌금형 선택), 구 근로기준법(2021. 1. 5.법률 제1786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14조 제1호, 제17조(근로조건 명시의무 불이행의 점)
경합범 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형이 더 무거운 금품 청산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죄에 정한 형에 위 두 죄의 다액을 합산한 범위 내에서 경합범 가중)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E이 근로기준법의 적용대상인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학원과 E 사이에 체결된 계약의 형식에도 불구하고 그 실질은 E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이 사건 학원에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계약관계라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E은 근로기준법의 적용대상인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피고인에게 E에 대한 금품 청산의무 불이행 및 근로조건 명시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각 근로기준법위반죄가 성립한다고 할 것이다.
이 사건 학원과 E 사이에서는 2019. 5. 20.자로 프리랜서계약서가 작성되었다. 그러나 이는 피고인이 요구한 형식대로 작성된 것이지 피고인과 E이 서로 대등한 지위에서 협의하여 작성된 것이 아니다. 만일 E이 이 사건 학원과 대등한 지위에서 위탁계약을 체결한 것이었다면 E은 계약 체결 당시 피고인과 수강생 통원차량 운행횟수, 보수 등에 대하여 구체적인 협의를 하였을 것이나, 피고인은 E과 이에 대한 구체적인 협의를 한 바가 없다.
이 사건 학원은 E에게 다음 날 통원차량에 탑승할 수강생의 이름, 연락처, 수업시작시각, 탑승할 장소가 기재된 셔틀 배차 현황표를 전달함으로써 통원차량 운행을 지시하고 E로 하여금 매일 운행일지를 작성하여 제출하도록 하였는데, 이는 이 사건 학원이 E이 수행할 업무 내용을 정하고 E의 업무수행에 관하여 상당한 지휘·감독을 한 것이라고 보기에 충분하다. 특히 이 사건 학원은 마지막 수업이 끝난 후에는 E만 통원 차량을 운행하도록 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데다가, E로 하여금 마지막 시간대 수업인 16:10 시작하는 수업을 위해 탑승시켜야 할 수강생이 없는 경우에도 빈 차로 통원차량을 운행하여 18:00까지 이 사건 학원에 들어간 후 셔틀 배차 현황표를 받아서 퇴근하도록 하기도 하였다.
E이 근무방식에 대하여 이 사건 학원의 엄격한 제한을 받았다고 보기 어렵더라도 이는 근무장소가 주로 이 사건 학원의 외부일 수밖에 없는 통원차량 운행업무의 특성에 기인하는 것에 불과하다. 또한 이 사건 학원의 수강생이 적은 시기인 이른바 비수기에는 성수기 때보다 늦게 통원차량 운행이 시작되거나 일찍 통원차량 운행이 종료되었을 수도 있으나, 이는 이 사건 학원의 내부적이고 일시적인 사정에 불과하다.
E이 이 사건 학원과의 계약관계가 유지되는 동안 다른 곳에서 급여나 사업소득을 얻었다고 볼 사정이 없다. 또한 E은 첫 수업 시작시각인 07:50과 마지막 수업 종료시각인 18:10에 맞추어 통원차량을 운행하면서 대전-충북 옥천 구간을 많게는 하루 12회 오갔기 때문에 통원차량 운행업무에 지장을 초래하지 아니하면서 자유롭게 개인적인 업무를 처리할 시간적 여유가 있었던 것도 아니라고 보인다.
이 사건 학원은 E에게 통원차량 운행횟수나 거리, 시간 등 운행실적에 따라 수수료나 수당을 지급하지 아니하고 매달 20일 고정급으로 180만 원(사업소득세 원천징수 전 금액이다)의 보수만을 지급하였다. 그 금액도 피고인이 제시한 것이지 E이 피고인과 서로 대등한 지위에서 협의하여 정한 것이 아니고, 이는 이 사건 학원이 명시적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들 대부분에게 지급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최저임금에 근접한 매달 180만 원가량의 임금과도 별다른 금액 차이가 없다.
E은 이 사건 학원이 소유한 차량을 사용하여 통원차량 운행업무를 수행하였다. 엔진오일 교환 등 통원차량의 관리도 E이 아닌 이 사건 학원에서 하였다. 한편, E은 평일 마지막 수업이 끝나고 충북 옥천에서 대전으로 통원차량을 운행한 후 차량을 이 사건 학원에 반납하지 아니한 채 자신의 집으로 운전하여 퇴근하였고 토요일에도 차량을 반납하지 아니하였는데, 이는 첫 수업 시작시각인 07:50에 맞추어 이른 아침부터 통원차량을 운행하여야 할 필요에 의하여 이 사건 학원에서도 요구하였던 바이다. 이 사건 학원이 E이 학원차량을 개인 용도로 사용하는 것을 허락하였다고 보이지 않고, E이 차량을 개인 용도로 사용하였다고 볼 사정도 없다.
피고인은 E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일시적으로 차량이 없으나 1~2개월 후에는 자신의 차량이 생긴다면서 그 기간 이 사건 학원이 소유한 차량을 대여받아 수강생을 운송할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하여 계약을 체결하였다고 주장하나, 이에 들어맞는 F의 사실확인서는 믿을 수 없다. E에게 계약 체결 당시 여객 유상운송이 가능한 차량을 취득할 의사가 있었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피고인이 E과 임대료 등 차량 임대차계약의 조건에 관하여 협의를 한 바가 없고, 차량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하거나 프리랜서계약서에 차량 임대차에 관한 내용을 포함하지 아니한 점에 비추어 보더라도 E이 이 사건 학원으로부터 차량을 임차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E이 통원차량을 운행하게 된 대전 동구 및 대덕구 지역은 E이 근무하기 전에는 이 사건 학원의 관리부장인 F 등이 이 사건 학원이 소유한 차량을 사용하여 통원차량을 운행하기도 하였던 곳이다. 또한 이 사건 학원은 2019. 5. 2.부터 2019. 8. 23.까지 검정원으로 근무한 B으로 하여금 검정업무가 없는 때에 통원차량을 운행하게 하는 등 지입 운전기사가 아닌 명시적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게도 통원차량 운행업무를 수행하게 하기도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E은 이 사건 학원의 취업규칙을 적용받지 못하였고, 이 사건 학원으로부터 받은 보수와 관련하여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으며, 다른 사회보장제도에서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사정들은 사용자인 피고인과 이 사건 학원이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서 임의로 정할 수 있는 것에 불과하므로, 이를 들어 E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을 부정할 것은 아니다.
양형의 이유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이 사건 학원과 E 사이에 체결된 계약의 실질이 근로계약 관계임에도 프리랜서계약이라는 형식을 이유로 근로조건 명시의무 및 임금 청산의무를 불이행한 것으로 그 죄질이 나쁘다. 피고인이 E에게 미지급한 임금 액수도 작지 않다.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을 부인하며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다만, 피고인은 동종 범행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다.
이와 함께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 동기와 경위, 범행 후의 정황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공소기각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이 사건 학원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2019. 5. 2.경부터 2019. 8. 23.경까지 이 사건 학원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한 근로자 B에 대한 2019. 7. 임금 163,625원, 2019. 8. 임금 386,188원 합계 549,813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및 결론
이는 구 근로기준법(2020. 5. 26. 법률 제1732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09조 제1항, 제36조 본문에 해당하는 죄로서 구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2항에 따라 피해자의 명시적인 의사와 다르게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사건이다.
그런데 이 사건 공소가 제기된 후 2021. 12. 2. 이 법원에 피해자 B이 작성한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아니한다는 내용의 고소취하 및 처벌불원서가 제출되었다.
따라서 피해자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는 의사표시를 철회하였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6호를 적용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 중 B에 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대한 공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원운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