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 2원심판결 및 제3원심판결의 유죄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년 8월에 처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횡령의 점은 무죄.
제3원심판결의 무죄 부분에 대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
사실오인 -제3원심판결 중 횡령의 점에 대하여- 피고인이 D 주식회사(원래 명칭은 'C 주식회사'이었다가 2012. 3. 27. 이와 같이 명칭변경되었다. 이하 'D'라고만 한다)의 대표이사로서 2012. 9. 5.경 주식회사 U(이하 'U'이라고만 한다)과 사이에 D의 미수금채권(이하 '이 사건 미수금채권'이라 한다)을 U에 양도하였음에도(이하 '이 사건 채권양도'라 한다), 그 후 U측의 동의나 승낙 없이 이 사건 미수금채권을 추심한 후 그와 같이 추심한 금원을 임의로 사용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애당초 피고인과 U측은 'D가 부도났을 때'를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의 효력 발생시기 또는 조건으로 정하였으므로, 피고인이 U의 동의나 승낙 없이 이 사건 미수금채권을 추심해서 그 금원을 임의로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시점이 'D가 부도나기 전 즉,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의 효력이 발생하기 전'이었던 이상 횡령죄는 성립하지 않는다.
양형부당 -원심판결 전부에 대하여- 원심판결들의 각 형(제1원심판결 : 징역 1년 6월, 제2원심판결 :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제3원심판결 : 징역 1년 6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검사
사실오인 -제3원심판결의 무죄부분에 대하여- 피고인은 T에게 D의 재정 상황이 어렵다는 사정은 설명하였으나, 그 취지는 '일시적인 자금 사정 악화에 불과할 뿐 곧 회복될 것'이라는 것이어서, 당시 위 회사의 채무 상태를 객관적으로 고지한 것이라고 할 수 없고, 오히려 곧 회복될 것처럼 T을 기망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의 기망행위 및 편취범의가 인정되는데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위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제3원심판결에 대하여- 제3원심판결의 선고형(징역 1년 6월)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직권판단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피건대, 이 법원은 피고인에 대한 3건의 항소사건을 병합하여 심리하였고, 당심에서 병합 심리된 각 사건의 죄는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이에 대해서는 형법 제38조 제1항에 따라 경합범 가중을 한 형기의 범위 내에서 단일한 선고형으로 처단하여야 할 것이므로, 제1, 2원심판결 및 제3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은 모두 파기를 면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 사유에도 불구하고 이와 배치되지 않는 피고인과 검사의 각 사실오인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대상이 되므로, 이에 관하여는 항을 달리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이 부분 공소사실 원심이 아래 나.항에서 보는 것과 같은 이유를 들어 유죄로 판단한 U 내지 그 실제 소유자 겸 운영자인 T 혹은 그의 아버지인 V에 대한 횡령의 점이 여기에서 문제가 되는 공소사실인데, 이를 그대로 옮기면 아래와 같다.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항소이유와 같은 취지로 주장하면서 이 사건 횡령 범행을 부인하였으나,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사정들을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그대로 유죄로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처분문서의 기재가 갖는 의미 등과 관련하여
통상적으로, 채권양도계약서는 채권양도계약에 관한 처분문서이다. 그리고 이와 같이 계약당사자 사이에 어떠한 계약 내용을 처분문서인 서면으로 작성한 경우에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문언대로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하여야 함은 너무나도 당연하고 기본적인 법리이다(대법원 2016. 12. 15. 선고 2016다238540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이 사건의 경우, 원심이 적절히 지적하고 있는 것처럼「이 사건 채권양도계약서에는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의 효력발생시기를 'D가 부도났을 때'로 유예하는 내용」이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오히려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서에는「채권양도인은 이 사건 미수금채권을 '금일자'로 채권양수인에게 양도한다거나 '지체 없이' 제3채무자에게 채권양도사실을 통지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서 그 문언 자체로만 보자면「채권양도의 효력이 '즉시' 발생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고 해석하는 것이 원칙적인 해석론이라는 원심의 견해도 표면적으로는 전혀 흠잡을 데가 없는 것이기는 하다.
그러나 위와 같은 원론적인 해석론이 변형 없이 그대로 적용되는 것은 당해 법률행위가 통상적인 의미의 법률행위일 경우이다. 즉, 이 사건 채권양도가 통상적으로 이루어지는 채권양도계약으로서의 의미만을 갖고 있는 경우라면야 위와 같이 해석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겠으나, 만약 이 사건 채권양도가 그와 좀 다른 의미를 갖고 있는 경우라거나 처분문서인 서면(즉 채권양도계약서)에 기재된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에는 문언의 내용, 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와 경위, 당사자가 계약으로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과 진정한 의사, 거래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 그리고 사회일반의 상식과 거래의 통념에 따라 계약 내용을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1996. 7. 30. 선고 95다29130 판결 등 참조).
그런데 본건에서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는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서에는 위와 같은 사항이 명시되지 않았음에도 당사자들 즉 채권양도인인 D(피고인)과 양수인인 U(V 내지 T) 사이에서는 그와 같은 유예 혹은 채권양수도의 실질적 의미에 따른 효력의 제한에 관한 합의가 이루어진 상태였다"는 것이다. 요컨대, 피고인은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서 문언만으로는 당시에 당사자들 사이에 이루어진 법률행위(채권양도)의 의미가 모두 밝혀질 수 없는 상태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니, 적어도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서의 문언을 근거로 이 사건 채권양도가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의 채권양도-즉 일정한 조건부 채권양도 내지는 효력발생과 관련하여 특수한 내용을 포함한 형태의 채권양도-와 U측이 주장하는 바의 채권양도-즉 통상의 경우와 동일한 의미의 채권양수도-중에서 어느 것에 해당하는가를 가리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
그리고 이 사건 채권양도의 의미를 원심과 같이 해석하는 경우에는 오히려 처분문서인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서의 문언에 반하는 해석을 하는 것이 되어, '처분문서에 대하여는 원칙적으로 문언대로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하여야 한다'는 원심의 논거에 모순되는 상황이 되어 버린다. 뒤에서 다시 보겠지만,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의 의미에 관한 원심의 해석은, 이 사건에서 피고인과 V은 가장 기본적인 형태의 채권양도 즉 D의 미수금 채권을 하나의 재화(財貨)로 취급하여 일정한 법률행위의 객체로 삼았다는 것이고, 그 일정한 법률행위의 기본적인 속성은 결국은 완전한 권리의 이전(양도) 내지 귀속변경이라는 것이 되어 버리는데, 이러한 해석은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서에서 가장 먼저 등장하는 제2조의 "D(피고인)측은 제1조에 기재된 채무의 변제담보를 위하여 채권을 양도한다"는 본건 채권양도의 목적에 관한 명문의 약정을 무력화시키는 경우에만 가능하다. 즉, 원심의 법리해석·적용은, '처분문서는 문언대로 해석하여야 한다'는 데에서 출발하였지만, 결과적으로는 '처분문서에 등장하는 가장 중요한 약정문언'에 아무런 법률적 효력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되어, 심각한 자가당착적 상황에 직면하여 버렸다.
결국 이러한 문제에 대한 판단은, 원심과 같이 처분문서인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서에 명시되어 있는지 여부를 단적인 기준으로 삼아서는 아니 될 것이고, 이 사건 채권양수도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와 경위, 당사자가 계약으로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과 진정한 의사 등을 기초로 이 사건 채권양수도계약이 피고인 주장의 특수한 조건을 내장(內臟)하고 있는 것이었는지 여부를 검토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지 않을 수 없다. 만약, 위와 같은 정황적 사실관계에 대한 검토 결과,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에 피고인 주장의「조건부 법률행위라는 것과 같은 특유한 의미가 내포되어 있을 가능성」에 관한 법관으로서의 합리적인 의심이 제거되지 않는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에 관한 검사의 입증이 부족하다는 결론에 도달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하에서는 이 사건 기록을 통하여 확인 가능한 여러 사정을 모두 종합하여,「위와 같이 즉시 채권양도의 효력이 발생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도 있는 '처분문서'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거기에 명문화하지 않은 특수한 채권양도의 조건 내지 제약이 존재할 수 있는지 여부」를 따져보기로 한다. 그 과정에서 원심이 설시한 3가지 사정(이 판결이유 제6쪽의 1, 2, 3으로 설시된 것들이 그것이다) 중 위와 같은 이유로 별다른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는 위 1의 점(피고인이 처분문서에 명시되지 않은 사항을 주장한다는 것)을 제외한 나머지 두 가지 사항들에 대하여서도 충분한 반론(反論)적 검토가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채권양도의 목적과 관련한 검토
채권양도는, 여러 가지의 경제적 목적을 위하여, 행하여진다. 채권을 하나의 재화로서 다루어, 매매·증여의 목적으로 하여 양도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다른 채권을 담보할 목적으로 양도(양도담보 또는 매도담보)하거나 또는 추심을 목적으로 양도할 수도 있다.
이 사건 채권양도가 상정가능한 채권양도의 여러 목적 중 '다른 채권을 담보할 목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임은, "본건 채권양도는, 양도인 D가 양수인 U에 부담하고 있는 29억 2,900만원의 채무 중 일부금의 변제를 담보하기 위함이다"라는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서의 문언(제1조 및 제2조)으로부터 명확하다. 간단히 말하여, 이 사건 채권양도는 일종의 양도담보로서의 채권양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목적으로 채권을 양도하여 이른바 채권에 대한 양도담보권이 설정되면, 그 대내적 효력에 의하여 양도담보권자와 설정자는 목적물의 처분 등으로 상대방의 권리를 소멸시켜서는 아니 될 양도담보계약상의 의무를 부담하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의무의 위반이 있는 경우에는 그에 대한 형사상의 책임을 물을 수 있게 될 것임은 위 채권을 하나의 재화로 다루어 처분하는 채권양도의 경우와 다르지 않다고 할 것이다. 즉, 다른 채권의 담보를 위하여 채권을 양도한 양도인이 양도통지를 하기 전에 그 채권에 대한 변제로서 금전을 수령하더라도 이를 양수인에게 전달하지 아니하고 임의 소비하면 횡령죄의 죄책을 지게 되는 것이 원칙이라고 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원칙적인 형태의 채권 양도담보계약에 부가하여, 당사자 사이의 약정으로 당해 채권양도의 목적에 맞추어 그 채권양도의 효력을 일부 제한하여 변형적인 형태의 채권양도담보 약정을 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할 것이다. 즉, 피담보채권(이 사건의 경우 같은 날 공증한 29억 2,900만원의 물품대금·차용금 채무 중 일부가 그것이다)의 변제에 갈음하여 또는 그 변제의 방법으로 채권을 처분(양도)한 경우가 아니라 단순히 그 변제의 담보를 위하여 채권을 양도하는 것이고, 그러한 피담보채권의 변제가 일거에 이루어질 수 없다는 점에 대하여 당사자 사이에 합의가 존재한다면, 일정한 조건이 성취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채권양도가 효력을 발생시키는 것으로 일종의 조건부 양도담보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금(禁)할 이유는 없는 것이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가 바로 이것이다. 즉, 이 사건 채권양도는 위 29억 2,900만원의 약정금 채권 일부의 '변제에 갈음하여' 또는 '변제의 방법으로' 이 사건 채권을 양도하는 것이 아니라「그 담보를 위하여 이 사건 채권을 양도하는 형식을 취하여 일응 채권에 대한 양도담보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양도담보권을 성립시키되, 그 계약의 효력은 'D의 부도(도산)'를 정지조건으로 하였다」는 것이 피고인 주장의 요체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조건부의 채권양도담보계약이 체결된 것이라면, 양도인은 그 조건이 성취될 때까지는 그 채권과 관련하여 아직 채권자의 지위를 계속 보유하는 것이고, 양도인의 '채무자에게 채권양도 통지를 하거나 채무자로부터 채권양도 승낙을 받음으로써 양수인으로 하여금 채무자에 대한 대항요건을 갖출 수 있도록 해 줄 의무' 역시나 이행기가 도래하지 않은 상태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양도인은 비록 양도담보계약 자체는 성립하였지만 아직도 당해 채무자로부터 채권을 추심하여 자신에게 귀속시키기 위하여 그 금전을 수령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할 것이므로, 그 변제받은 금전을 임의로 소비하더라도 횡령죄 등의 죄책을 질 하등의 이유가 없다(결국 이러한 특별한약정이 있는 채권양도와 관련하여서는 원심이 들고 있는 위 법리가 그대로 적용될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 사건으로 돌아와, 위와 같은 특약의 존재에 관한 피고인 주장의 당부를 구체적으로 보기로 한다 1 이러한 논의(검토)의 시작을, 양도대상인 채권의 범위에 관한 점을 살피는 데에서 하기로 하건대, 피고인은 "이 사건 당일 채권양도계약을 체결하면서 V의 강력한 요구로, D가 당시 보유하고 있는 채권 일체를 일응 양도대상으로 삼았다. 당시 피고인과 V은 회사(D)의 경리담당자로부터 채권일체의 목록을 팩스로 전송받아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의 별지로 첨부하였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요컨대, D가 당시 가지고 있던 모든 채권을 U에게 양도하여 버렸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서의 별지(수사기록 제4권 제49쪽)로 첨부된「양도할 채권의 표시」는 아래와 같다. 여기에서 보면, 엑셀(Excel)이라는 프로그램으로 작성된 표 형태의 문서 상단에 타자기를 이용하여 "별첨 양도할(채권의 표시)"라는 제목을 추가하여서 별지 문서를 작성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미 출력(인쇄)된 문서에 추가로 제목 등을 기입하여야 할 경우 수기(手記)를 하거나 이와 같이 타자기를 이용하여 추가 기입하게 된다. 그리고 위 문서의 한켠에는 아래와 같은 팩스전송기록이 인쇄되어 있는데, 이것은 어딘가 다른 곳(즉 D 경리부서)에서 "CL"이라는 팩스번호로 이 문서를 모사전송하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이 사건 양도계약서를 작성하여 인증한 법무법인의 대표전화번호가 위에서 보는 바(수사기록 제4권 제50쪽)와 같이 "CM"이니, 위 "CL"은 그 법무법인 공증실에서 사용하는 팩스번호임을 짐작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또한 이 사건 채권양도의 목적물인 채권에는 금액이 40,966원 혹은 93,720원에 불과한 대금채권도 포함되어 있고, 그 제3채무자의 사업장(소재지)은 충남북은 물론이고, 서울, 대전, 대구, 경기도의 안양시와 화성시, 전북의 전주시와 전남의 장성군 등을 망라하고 있어서 거의 전국적인 분포를 보이고 있다. 그리고 V 역시나 원심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D가 받을 돈이 있다는 내용을 피고인이 알려주었다. 피고인이 그 목록을 증인(V)에게 주어서 그것을 별첨 형식으로 채권양도계약서에 첨부하였다"라고 진술(2016노1092 공판기록 제129쪽)하였다. 이러한 사정을 모두 종합하면, 이 사건 채권양도의 목적물인 채권은 당시 D가 보유하고 있던 외상채권 전부라고 보아야 한다. 이 부분 피고인의 진술은 신뢰하기에 충분한 근거가 있는 것이다. 2 문제는 이렇게 D가 가지고 있는 미수금 채권 전부를 U측에 양도하여 버리면 D는 도산을 피할 수 없다는 데에 있다. 즉, 당시 D는 충분한 시재현금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U에 채무변제를 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아니 좀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당시 D는 임금과 공과금을 체불하기까지 하면서 U 또는 T 등에게서 운영자금을 차용하여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실정이었던바, 위와 같이 미수금 채권 전부를 양도하여 버리고 그에 관한 추심·사용 권한을 박탈당하게 되면, D가 유동성 고갈로 도산 내지 부도에 직면하게 될 것임은 쉽게 추인된다. 피고인이 이러한 상황전개를 의욕하거나 허용하였을 리는 만무하니, 다음과 같은 피고인의 진술은 대체적으로 사실일 것으로 봄이 상당하고, 따라서 이 사건 채권양도는 담보의 목적으로 행하여진 양도담보의 일종으로서 D의 부도 내지 도산을 효력 발생의 정지조건으로 하는 특수한 것이었다고 볼 여지가 다분하다. 3 한편, 이 사건 기록을 통하여 확인되는 제반 사실관계를 종합하여 판단컨대, 이 사건 채권의 양수인인 U 측에서도 이 사건 채권양도를 통하여 즉각적으로 피고인에게서 채권 추심·사용권능을 박탈하려는 의사를 가지고 있지는 않았다고 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이렇게 할 경우 U은 29억 2,900만원 중 4억원이 채 안되는 금원에 대한 변제로 만족하고 나머지 25억원이 넘는 채권의 회수를 사실상 포기하여야 하는 상황이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피고인으로부터 서서히 채권을 회수하여 나가는 방식을 택하는 것이 경영자의 행동방식이자 통상적인 업무처리준칙에 맞는다고 보는 것이 경험칙에 부합한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것보다는 양에 차지는 않더라도 매일 1개의 황금알을 받아내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는 우화의 교훈을 U 측이라고 하여 모를 리 없는 것이다. 원심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한 V은 최종적으로는 위 특약의 존재를 부인하는 취지로 강변하였지만, 처음에는 변호인과 다음과 같이 문답하였던 적이 있다(아래는 2016노1902 공판기록 제132~133쪽의 기재를 그대로 옮긴 것이다). 이 부분에서 V은 비록 엉겁결이기는 해도 처음에는 피고인이 이 사건 채권양도를 해 줄 수 없다고 하였던 사정을 분명히 인정하고 있다. 그 뒤에 이어진 부인취지의 번복 답변은 사실 피고인에 대한 '도의적 비난가능성'을 부각하는 진술일 뿐만 아니라 무언가를 의도하고 하는 증언으로 볼 소지가 높아서 이 부분 횡령죄의 성부를 가리는데 있어서는 증거가치가 박약하다. 위 문답의 전후문맥상 V의 위와 같은 대답은, 질문 내용을 명확하게 이해한 상태에서 나온 것으로 보아야 하는데, 적어도 한번이라도 V이 이러한 점을 시인하였다는 것은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 당시 당사자들 사이에서「일정 상황(즉 피고인 내지 D의 부도)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이 사건 채권양도를 하더라도 피고인이 그 양도하는 미수금채권들에 대한 추심.사용권능을 상실하지 않기로 하는 별도의 특별한 약정」을 한 상태이었을 것임을 보여주는 사정이라고 할 것이다. 4 위와 같은 피고인 주장의 채권양도의 효력발생시점에 관한 특약의 존재는 그것이 없을 경우, 다시 말하여 양도와 동시에 피고인이 추심·사용권능을 상실하는 경우를 상정하면, 위에서 본 것처럼 피고인뿐만 아니라 V 혹은 U측에도 실질적으로는 피해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여기에서 그 반대의 경우 즉 위와 같은 특약이 존재하는데 피고인의 D가 부도를 내는 경우를 상정하여 놓고 이 사건 채권양도의 효력을 검토하여 보아도, 주목할 만한 상황이 전개된다. 즉, 이러한 경우에는 피고인이 즉시 제3채무자들에게 채권양도사실을 통지하기만 하면, U 측은 적어도 일부 미회수된 채권 부분에 있어서는 우선변제를 받는 효과를 얻게 된다. 그리고 이때 부도가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다시 말하여 회사가 정상 운영되어 정상적인 채권회수의 기회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우선변제금액이 감소하는 양상을 보이게 된다. 요컨대, 정상적인 회사의 운영을 통한 변제 기회의 증감과 우선변제가능한 채권액의 규모는 상호간 반비례하는 관계에 있는 것이다. 이는 경제적으로 상당히 훌륭하고 합리적인 행동양식 혹은 선택의 기준이 될 수 있다. 즉,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회사의 부도를 특별한 조건으로 하여 채권양도를 하는 것은 충분히 나름의 경제적인 의미를 가지는 것이다. 이 역시나 피고인의 주장이 사실일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사정이라고 하겠다. 5 물론, 위와 같은 효력발생시점에 관한 특약이 없었다는 U 내지 V의 주장이 사실이고 피고인이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이러한 경우라면, 즉 U측이 이 사건 채권양도 당시를 기준으로 더 이상 피고인의 통상적인 채무상환을 기대할 수 없다고 보아 D의 마지막 자산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 사건 채권을 모두 넘겨받아 일부의 채권이라도 변제받고자 한 것이라면, 위와 같은 특약은 체결될 수 없다. 채권양도와 동시에 채권의 귀속변경이 일어나고 피고인은 그 추심·사용권능을 잃게 된다. 문제는 이러한 경우에는 U이 더 이상 피고인이나 D에 자금지원을 하거나 원자재(철판) 공급을 하여서는 아니 되는 것인데, 실제에 있어서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는 데에 있다. 즉, T의 수사기관 진술(수사기록 제1권 제347, 348쪽, 원심법정에서의 증언 내용 역시나 일부 세부적인 내용을 빼고는 아래 진술과 동일한 취지이다)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 체결 이후인 2012. 9. 19.에 4,545,000원, 2012. 10. 2.에 12,000,000원을 각 빌려주었고, 2012. 9. 말까지는 외상으로 자재를 공급하여 주었다. 현금을 받고서 자재를 내주는 방식으로 거래를 변경한 것은 2012. 10. 이후의 일이다"라는 것이라서, 이 사건 채권양도 당일인 2012. 9. 5.부로 즉각적으로 이 사건 채권을 양도받으려고 한 것이라는 주장과는 배치되는 행동을 하였던 사실을 시인하고 있다.
채권양도 이후 각 당사자의 행동과 관련한 검토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이 체결된 이후 당사자들의 아래와 같은 행동을 보아도, 이 사건 채권양도가 변형된 양도담보의 일종으로 구성되었다는 점을 알 수 있어서, 피고인 주장이 실제의 사실관계에 부합하는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역으로, 이 사건 채권양도가 그러한 특수한 조건이 부가되지 않은, 통상적이고 단순한 채권의 양도에 불과하였다는 U이나 V의 주장·진술과는 모순되는 사정들이다).
기본적으로, 이 사건 채권양도가 V 혹은 T의 주장과 같이 계약의 체결과 동시에 채권의 귀속변경을 유발하는 것이라면, 제3채무자에 대하여 그러한 귀속변경을 주장할 수 있는 조치 즉 대항요건의 구비행위인 양도사실의 통지권한을 양수인이 넘겨받는 것이 자연스럽다. 우리 법률에서 위 대항요건으로서의 양도통지를 양도인이 하도록 규정(민법 제450조 제1항)하고 있기는 하지만, 당사자 사이에서 그 통지를 할 대리권을 양수인에게 수여하는 약정을 함으로써 양도인의 통지절차 이행을 기다릴 것 없이 곧바로 양수인이 채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할 수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특히나 이 사건과 같이 법률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채권양도계약을 체결하고 인증까지 하는 경우에는 거의 대부분의 경우에서 이러한 양도통지의 대리권 수여가 동반되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그런데 이 사건의 경우 공증인가 법무법인에서 사서증서인증을 하는 방법으로 채권양도계약의 체결사실을 명확히 하면서도 그 양도통지에 관한 대리권 수여를 하지 않았다. 양도인에게만 통지권한을 부여하고 있는 민법의 태도에 관하여는 꽤나 오래전부터 비판이 있어왔고, 심지어 일부 법률학자들은 양수인에게도 통지권을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하여 오기도 하였는데, 우리 실무에서는 채권양도와 관련하여 당사자들의 약정으로 통지에 관한 대리권을 수여하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여 왔다. 특히 채권양도 과정에 법률전문가가 개입하는 경우(대표적으로 채권양도계약을 인증하는 경우)에는 거의 예외 없이 그러한 대리권의 수여 등의 업무처리가 동반되는 것이 거래계의 실정이었다. 그리고 이 사건이 바로 이러한 경우이다. 그럼에도 이 사건에서는 위와 같은 대리권 수여가 없었던바, 이러한 사실만으로도 이 사건 채권양도가 V 혹은 U이 주장하는바 통상적인 채권양도와는 다른 내용의 것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양수인인 U측은 채권양도계약이 체결된 2012. 9. 5. 이후 D가 부도를 낸 2012. 10. 25.까지 무려 1개월 20일의 기간 동안 양도받은 채권의 행사로 보일만한 아무런 조치를 취하거나 행동을 한 사실이 없다. 즉, U측은 제3채무자에 대하여 채권의 추심(행사)으로 보일만한 일체의 행동을 한 적이 없음은 물론이고, 양도인인 피고인에게 '제3채무자에 대한 채권양도사실의 통지'를 하였는지 물어 확인하거나 그것을 해 달라고 요청한 사실이 없다. 이사건 채권 양도계약은, 즉각적으로 피고인의 채권 추심·사용 권능을 박탈하고 양수인인 U에 이러한 권능을 부여하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과는 맞지 않는 행동이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관하여, 원심은「U측이 이 사건 미수금채권을 양수한 즉시 제3채무자로부터 그 채권을 추심하려는 조치를 취하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해 회사가 이 사건 미수금채권을 양수받은 목적이나 장기간 거래해 온 피고인의 입장을 고려한 것으로 볼 수 있어 달리 볼 것은 아니다」라고 판시하였으나, 이러한 원심의 설시는 선뜻 수긍하기 어렵다. 즉, 보유한 미수금채권 전부의 양도를 강력하게 요구하여 넘겨받음으로써 20년 넘게 알고 지내온 피고인 내지 D로 하여금 부도의 위험에 직면하게까지 하면서 채권의 일부라도 온전하게 회수하려고 시도한 U측이 갑자기 피고인의 입장을 고려하여 채권추심을 미뤘다는 것이 오히려 납득하기 어려운 행동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나 원심이 말하는 '피고인의 입장을 고려한 U의 배려'라는 것은 결국 "U이 채권양수인으로서 제3채무자에게 채권추심을 하면, 그것만으로도 거래계에서 피고인이나 D의 신용에 문제가 있다는 인식을 줄 수 있으니, 그러한 추심을 자제한 것이다"라는 말이 되는데, 실제 거래계에서는 편의적으로 채권양도 등의 방법을 흔히 사용하고 있으니, 위와 같은 배려를 할 별다른 필요가 있었다고도 볼 수 없으며, V은 "이미 그런 배려를 하거나 할 상황이나 단계를 지난 상태에서 부득이하게 이 사건 미수금채권을 양수받은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니, 위와 같은 배려를 한 것이 사실이라면, 그 자체로 언행에 모순 내지 불일치가 있는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 별지「양도채권일람표」순번 제8항에서 보듯이, D가 2012. 9. 5. 당시 위 CN에 대하여 가지고 있던 5,700,149원의 채권도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의 양도채권 중 하나였는데, 위 CN는 2012. 10. 24. 액면 1,000만원짜리 약속어음과 현금을 합하여 16,204,749원을 피고인에게 변제하였다. 이 부분도 피고인의 이 사건 횡령범행의 일부로 기소되어 원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았는데, 변제액이 양도채권액보다 더 큰 상황이라서 양도된 채권액의 범위에서만횡령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공소제기의 내용이나 원심의 판단에 따르자면, 피고인은 2012. 9. 5. 당시 CN에 대하여 5,700,149원의 물품대금 채권을 가지고 있었고, 이를 U에 양도하여 놓고도 2012. 10. 24.에 현금과 위 약속어음을 수취하여 1,600여만원을 추심하여 사용하였으니 적어도 위 양도된 채권액의 범위에서는 횡령죄를 구성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심의 사실조회결과에 의하면, CN가 당시에 피고인 내지 D에 발행한 액면금 1,000만원 짜리 약속어음(아래가 그 앞뒷면이다)은 피고인의 배서를 거쳐 T에게 교부되었고, 이렇게 약속어음의 최종소지인이 된 T에 의하여 그 지급기일인 2013. 4. 16.에 현금으로 교환되었음이 확인된다. 결국 피고인은 D가 2012. 10. 25. 최종부도처리되자 위 CN에 대한 위 1,000만원의 채권을 T이 행사할 있도록 약속어음을 그대로 배서·교부하여 주었다는 것이 된다. 이러한 일처리는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의 의미를 원심과 같이 해석하여서는 이해될 수 없다. 짐작컨대,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 체결당시까지만 하여도 D의 CN에 대한 채권액이 500여만원에 지나지 않아 이것만 U측에 양도하여 주었는데, 그 이후 거래가 계속되면서 CN에 대한 미수금채권액이 1,600여만원에 이르렀고, 2012. 10. 24.경 600만원 가량의 현금과 1,000만원짜리 약속어음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 사건 채권양도가 그 양도계약일을 기준으로 대상채권에 대한 추심·사용권능을 피고인에게서 박탈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하는 것이었다면, 피고인은 위 약속어음으로 표상되는 추가발생 미수금채권은 그대로 보유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그에 맞추어 행동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 추가발생 미수금의 변제를 위하여 발행받은 약속어음을 U에 넘겨줄 하등의 이유가 없다. 피고인이 위와 같이 할 수 있으려면 "부도가 나지 않는 한 거래처에 대한 미수금 채권은 내(피고인)가 행사하지만, 일단 부도가 나면 일체의 미수금 채권을 U에 넘겨준 것으로 된다"라고 생각하여야만 한다. 따라서 이 역시나 이 사건 채권양도가 위와 같은 일종의 정지조건부로 체결되었음을 보여주는 사정이라고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사건에서 피고인과 V 사이에 작성된 다른 처분문서를 보더라도,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서라는 처분문서의 의미를 그 문언만으로 파악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점을 쉽게 알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여 두고자 한다. 즉,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이 체결될 당시 피고인과 V은 이 사건 채권양도로 담보하고자 하는 피담보채권을 확정하고, 강제집행수락의 의사표시를 하여 즉시 집행가능한 상태가 되도록 29억 2,900만원짜리 지불각서를 작성하여 이에 관한 공정증서를 작성(수사기록 제4권 제39~45쪽)하였다. 이 공정증서에 의하면, 피고인(D)의 U에 대한 당시의 채무 총액은 29억 2,900만원의 거액임에도 지불각서가 작성된 2012. 9. 5. 수요일부터 3일 뒤인 2012. 9. 8. 토요일이 변제기로 정하여졌다. 과연 당사자들 사이의 실질적인 합의도 "3일 뒤인 토요일 은행휴무일에 30억원 가까운 채무를 일거에 현금으로 변제한다"는 것이었겠는지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U측이 집행수락문언이 부기되어 있는 이 공정증서를 토대로 강제집행을 하기 위하여 집행문을 부여받은 것은 D가 최종 부도 처리(D는 2012. 9. 24.자로 1차 부도를 내고, 2012. 10. 21.에 2차 부도를 냈으며, 2012.
서를 작성(수사기록 제4권 제39~45쪽)하였다. 이 공정증서에 의하면, 피고인(D)의 U에 대한 당시의 채무 총액은 29억 2,900만원의 거액임에도 지불각서가 작성된 2012. 9. 5. 수요일부터 3일 뒤인 2012. 9. 8. 토요일이 변제기로 정하여졌다. 과연 당사자들 사이의 실질적인 합의도 "3일 뒤인 토요일 은행휴무일에 30억원 가까운 채무를 일거에 현금으로 변제한다"는 것이었겠는지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U측이 집행수락문언이 부기되어 있는 이 공정증서를 토대로 강제집행을 하기 위하여 집행문을 부여받은 것은 D가 최종 부도 처리(D는 2012. 9. 24.자로 1차 부도를 내고, 2012. 10. 21.에 2차 부도를 냈으며, 2012. 10. 25.자로 최종 부도 처리되었다)된 직후인 2012. 11. 1.인바,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더라도, 관련 당사자들은 처분문서인 위 지불각서나 공정증서,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서의 문언에 맞추어 행동을 한 것이 아니라 피고인이 말하고 있는바의 조건 즉 'D의 부도'라는 사정에 맞추어 행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소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에 제출된 제반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미수금채권이 이 사건 채권양도와 동시에 U에 귀속되었다는 점을 합리적인 의심 없이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오히려 비록 일종의 양도담보로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을 체결하기는 하였지만 그 채권양도계약의 효력은 D의 부도를 정지조건으로 하고 있었으므로 그 부도 이전에 이루어진 이 사건 미수금채권의 추심이나 추심금 사용은 피고인이 가지고 있는 정당한 권리를 행사한 것에 지나지 않음에도 원심이 사실을 오인하여 이를 횡령죄로 의율하였다는 피고인의 이 부분 항소이유는 이유 있다.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이 부분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위 U의 대표자인 T에게서 별지「차용금 목록」기재와 같은 금원을 차용한 것이 위 T을 피해자로 하는 형태의 사기죄를 구성한다는 취지의 것인데, 이를 그대로 옮기면 아래와 같다.
원심의 판단 이와 관련하여, 피고인은 원심에서 T 또는 U으로부터 돈을 빌리면서 D의 자금 사정이 어렵다는 점을 충분히 고지하였으므로, 변제능력에 관하여 T을 기망한 적이 없고 편취범의도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사정들을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살피건대, 1심판결 내용과 제1심에서 적법하게 증거조사를 거친 증거들에 비추어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이 명백하게 잘못되었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있거나, 제1심의 증거조사 결과와 항소심 변론종결시까지 추가로 이루어진 증거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항소심으로서는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제1심 판단이 항소심의 판단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06. 11. 24. 선고 2006도4994 판결). 당심에 이르러 이 부분 편취범의의 존부 등과 관련하여 별다른 추가 증거조사 등이 이루어진 바도 없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면밀히 검토해 보면, 원심이 위와 같은 증거판단과 사실인정을 토대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라고 판단한 조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므로, 원심판결에 검사가 지적한 바와 같이 사실을 오인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 검사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결론 따라서 제3원심판결 중 횡령죄 부분은 파기되어야 할 것인바, 위 죄와 제3원심판결의 피해자 주식회사 P에 대한 사기죄는 형법 제37조 전단의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이 선고되었으므로, 또한 제1, 2원심판결 및 제3원심판결 중 위 사기죄는 형법 제37조 전단의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이 선고되어야 할 것이므로, 결국 제1, 2원심판결과 제3원심판결의 유죄부분은 모두 파기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원심판결들에는 위와 같은 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및 제6항에 따라 제1, 2 원심판결과 제3원심판결의 유죄부분을 모두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앞서 본 바와 같이 직권으로 제1, 2원심판결을 파기하는 이상 이에 대한 피고인의 항소를 주문에서 별도로 기각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제3원심판결의 유죄부분과 관련하여서는 위와 같은 직권 파기 사유가 있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의 항소를 받아들여서 이를 파기하므로, 그에 관한 검사의 항소를 주문에서 별도로 기각하지는 않는다). 한편 제3원심판결의 무죄 부분에 대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