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4개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1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판단누락
피고인은 원심에서 피고인이 근로자들인 피해자들에게 매달 월급에 포함하여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기로 약정하여 그에 따라 매달 분할 지급하였고, 이와 같은 퇴직금 분할 지급약정이 무효인 경우 피해자들에 대하여 퇴직금으로 지급한 금액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이 발생하며, 피고인은 위 부당이득금반환채권과 피해자들의 퇴직금채권을 상계하였는바,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미지급 퇴직금 중 상계된 채권액인 29,902,047원에 해당하는 퇴직금은 근로자들에게 기지급한 것에 해당하여 퇴직금지급의무를 면하였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원심은 위 퇴직금 분할 지급약정이 무효라고 판시한 외에 피고인이 근로자들에 대하여 부당이득반환채권이 발생하였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은 누락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명령 80시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피고인의 판단누락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의 판단
원심은 원심판결문 중 피고인과 그 변호인 주장에 관한 판단 부분에서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을 구체적으로 설시하면서 다음과 같이 판시하였다.
『피고인과 그 변호인은 '피고인이 근로자 D, E, F(이하 '근로자들')와 합의에 따라 퇴직금을 매월 급여에 포함하여 지급하였다. 피고인이 근로자들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한 금원은 부당이득금으로 반환받을 수 있는데, 피고인은 위 부당이득금반환채권 중 일정 범위에 해당하는 채권과 근로자들의 퇴직금 채권과 상계하였다. 따라서 피고인은 미지급 퇴직금 중 29,902,047원에 해당하는 퇴직금은 근로자들에게 지급한 것에 해당하므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면, 그 약정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 소정의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다. 그 결과 그러한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도8248 판결, 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설령 피고인과 근로자들 사이에 피고인 주장과 같은 퇴직금을 월급에 포함하여 지급하기로 하는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이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이 정한 퇴직금 중간정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어 무효이다. 또한 피고인이 그에 따른 월급을 지급하였다고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은 없다. 따라서 피고인과 그 변호인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당심의 판단
원심이 피고인 및 변호인의 부당이득반환 채권에 의한 상계 주장까지 자세하게 설시한 후, 피고인과 근로자들 사이에 퇴직금 분할 지급약정이 무효이고, 피고인이 그에 따른 월급을 지급하였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은 없다고 판단한 것이므로 그 설시에 다소 부족한 부분이 있더라도 상계에 의하여 기지급한 것으로도 볼 수 없다는 판단이 포함되어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더 나아가 사용자가 퇴직금 분할 지급 약정에 따라 사전에 퇴직금 명목으로 근로자에게 금원을 지급한 경우, 위 약정이 강행규정에 위반하여 무효이므로 근로자에 대한 위 금원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이 발생하나, 위와 같은 법리는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취지를 감안할 때,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것인바,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당해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의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종전의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 할 것이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8다9150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보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사정들 즉, ① 근로자들의 각 급료명세서상 퇴직금 명목이 별도로 구별되어 있지 아니하고, ② 피고인이 근로자들에게 매월 임금과 퇴직금 명목상 금원을 구별하지 아니하고 합산하여 지급하였으며, ③ 근로자들이 결근할 경우 ②항의 합산금액에서 수당을 공제하여 지급할 뿐, 퇴직금 명목의 금원이 매월 일정하게 보장되어 지급되었다고 볼 사정도 부족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근로자들에게 임금과 별개로 퇴직금 명목의 특정 액수를 정기적으로 지급하였다고 볼만한 사정이 부족하므로, 피고인의 근로자들에 대한 각 부당이득반환채권이 발생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이 3명의 근로자들에게 퇴직 후부터 현재까지 약 2년여의 기간 동안 퇴직금을 전부 지급하지 못하는 등 불리한 정상이 있다.
그러나 피고인이 원심에서 근로자들에게 각 미지급퇴직금 중 각 절반에 해당하는 금원을 지급하였고, 현재 폐업상태이며, 초범인 점 및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에 나타난 제반 양형조건들을 두루 감안하면 원심의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결론
피고인의 항소는 일부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