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19. 12. 3. 원고에게 한 파면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2019. 12. 4.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월 2,082,863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사단법인 C의 D지역협회로서 D 내 경비업 종사자들의 교육 및 업무 지원 등을 목적으로 하는 단체이고, 원고는 2017. 7. 17.부터 피고의 사무직원으로 근무하면서 사무국 총괄 및 교육운영 등 행정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는 2017. 12. 29. 당시 피고의 이사회에 다른 이사의 직무대리로 참석하는 등 실질적으로 임원 역할을 수행하였던 E로부터 강제추행을 당하였는데, 위 E는 2020. 2. 5. 청주지방법원에서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업무상위력등에의한추행)죄로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았고, 위 판결은 2021. 4. 9. 확정되었다[청주지방법원 2019고단1578, 같은 법원 2020노198, 대법원 2021도2382].
위 E는 2019. 4. 27. 피고의 회장으로 취임하였다.
원고는 2019. 10. 31. 청주지방검찰청 검사로부터 '2019. 6. 3.부터 2019. 8. 19.까지 총 3회에 걸쳐 E가 피고의 부회장 F나 면접 지원자들과 나눈 대화를 녹음하였다'는 내용의 통신비밀보호법위반의 피의사실에 관하여 기소유예의 불기소처분을 받았다.
피고는 2019. 11. 18. 원고에게 업무중지를 명하였고, 2019. 12. 3.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에 대하여 ① 통신비밀보호법위반, ② 문서 무단유출, ③ 이중지출로 협회 손실 유반(회계질서 이중지출), ④ 업무방해, ⑤ 근로지 이탈(이하 '이 사건 징계사유'라 한다)을 이유로, 사단법인 C 징계규정 제3조 제1, 2, 4, 5호, 취업규칙 제31조, 제111조 제5호를 근거로 하여 파면의 징계처분(이하 '이 사건 파면처분'이라 한다)을 하였으며, 2019. 12. 5. 원고에게 이를 통보하였다.
한편, 원고와 피고가 2017. 7. 17.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작성된 근로계약서에는 근로계약기간, 근무장소, 업무의 내용, 근로시간, 근무일/휴일, 연차유급휴가, 임금 등의 근로조건에 관하여 명시하고 있으나, 해고에 관련된 조항은 없고, 기타 항목으로 다음과 같이 정하고 있다.
피고의 운영규정 및 사단법인 C(이하 '중앙회'라 한다)의 취업규칙 및 징계규정 중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이 없거나 명백히 다투지 아니하는 사실, 갑 제1 내지 6, 8, 9, 1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3,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파면무효확인 청구에 관한 판단
당사자의 주장
원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파면처분은 직장내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고용상 불이익을 금지하는 중앙회 취업규칙 제106조를 위반하였다. 원고를 강제추행한 범죄사실로 수사와 재판을 받고 있던 E가 F, G, H를 피고 징계위원회의 각 위원장 및 위원들로 임명하였는데, 위 F, G, H는 원고를 성희롱하거나 괴롭힌 자들인바, 피고의 징계위원회 구성에는 중대한 절차적 하자가 존재하여 위법하다. 또한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정당한 징계사유가 없음에도 이 사건 파면처분을 하였다. 설령 징계사유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파면처분을 한 것은 징계에 관한 재량권을 남용한 경우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사건 파면처분은 무효이므로 그 확인을 구한다.
피고의 주장 요지
피고는 상시근로자가 4명 이하이므로 해고의 제한에 관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등이 적용되지 않고, 인사규정 및 취업규칙에 의하더라도 해고의 제한을 받지 않으므로, 언제든지 원고를 해고할 수 있다. 또한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되고, 이 사건 파면처분에는 징계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거나 이를 남용한 위법도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파면처분은 정당하다.
관련법리
근로기준법상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대하여는 사용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근로자를 해고하지 못한다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의 적용이 없고, 이 경우 그 근로계약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것이라면 민법 제660조 제1항을 적용할 수 있게 되어 사용자는 사유를 불문하고 언제든지 근로계약의 해지를 통고할 수 있다. 그러나 민법 제660조 제1항은 당사자의 의사에 의하여 그 적용을 배제할 수 있는 임의규정이므로, 4명 이하 사업장의 사용자가 근로자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해고의 사유를 열거하고 그 소정의 사유에 의하여서만 근로자를 해고할 수 있도록 하는 해고제한의 특약을 두었다면, 근로자에 대한 해고는 민법 제660조 제1항이 아닌 위 해고제한의 특약에 따라야 하고 이러한 제한에 위반한 해고는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8. 3. 14. 선고 2007다1418 판결 참조).
취업규칙이나 상벌규정에서 징계사유를 규정하면서 동일한 사유에 대하여 여러 등급의 징계가 가능한 것으로 규정한 경우에 그중 어떤 징계처분을 선택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속한다. 그러나 이러한 재량은 징계권자의 자의적이고 편의적인 재량이 아니며 징계사유와 징계처분 사이에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균형의 존재가 요구되므로 경미한 징계사유에 대하여 가혹한 제재를 하는 것은 징계권 남용으로서 무효이다(대법원 1991. 12. 13. 선고 90다18999 판결, 대법원 2008. 1. 31. 선고 2005두8269 판결 등 참조).
중앙회 취업규칙 및 징계규정의 적용 여부
피고가 상시근로자 4명 이하의 사업장에 해당한다는 점에 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따라서 피고에게는 근로기준법 제11조 제2항, 같은 법 시행령 제7조 및 별표 1에 따라 원칙적으로 해고와 관련된 규정인 위 법 제23조 제1항이 적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앞서 본 기초사실에 더하여 갑 제2 내지 4호증, 을 제3, 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와 피고 간 근로계약서에는 "이 계약에서 정함이 없는 사항은 중앙회 운영규정 및 지방협회 운영규정에 의함"이라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 피고의 인사규정 제11조는 "징계의 사유, 징계의 종류, 징계의 절차, 징계의 시효 등에 관한 규정은 중앙회 징계규정을 준용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소속 직원의 징계에 관한 사항을 별도로 규정하지 아니한 사실, 중앙회 취업규칙 및 징계규정에는 징계절차 및 징계사유를 제한하고 있는 사실, 피고의 징계위원회 회의자료에는 각 징계사유에 해당규정으로 중앙회 취업규칙 및 징계규정이 기재되어 있는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중앙회 취업규칙 및 징계규정은 성질상 허용되는 범위 내에서 피고의 인사관리 및 징계 업무에도 준용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파면처분의 적법여부는 중앙회의 취업규칙 및 징계규정이 제한하고 있는 징계절차 및 징계사유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이 사건 파면처분에 관한 구체적 판단
이 사건 파면처분이 중앙회 취업규칙 제106조를 위반하였는지 여부
중앙회 취업규칙 제106조는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고용상 불이익한 조치를 금지하고 있으나, 근로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음에도 징계를 할 수 없다는 취지는 아니고,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에게 징계사유가 인정되는 이상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상담 고충의 제기 또는 관계기관에의 진정, 고소 등을 했다는 이유로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고용상 불이익한 조치의 일환으로 이 사건 파면처분을 하였다고 곧바로 인정하기는 어려운바, 이 사건 파면처분이 중앙회 취업규칙 제106조를 위반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파면처분의 절차적 하자의 존부
갑 제11, 12, 1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가 F, G, H로부터 성희롱 및 직장내 괴롬힘을 당하였다는 이유로 상담을 받거나 진정을 제기한 사실은 인정되나,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위 F, G, H가 피고 징계위원회의 위원으로서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거나 징계위원회 구성에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단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징계사유의 존부
통신비밀법위반의 점(징계사유①)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가 2019. 6. 3.부터 2019. 8. 19.까지 총 3회에 걸쳐 E와 피고의 면접 응시자 또는 피고의 부회장인 F 사이의 대화를 녹음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6호증, 을 제1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고, 이는 중앙회 징계규정 제3조 제5호의 '고소, 고발 또는 형사 입건되어 품위를 손상하였을 때'에 해당한다.
문서 무단유출의 점(징계사유②)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가 2019. 4.경 피고의 허가 또는 동의 없이 피고 이사회 회의록을 수사기관에 제출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나, 원고는 당시 강제추행 피해자로서 E의 피고 이사회에서의 발언을 근거로 '업무상 위력'을 증명하기 위하여 해당 형사사건의 증거자료로 이를 제출하였을 뿐 외부에 회의록을 무단으로 유출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는바,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중앙회 징계규정 제3조 제4호의 '업무상 비밀을 누설하였을 때'에 해당한다거나 같은 조 제5호의 '고소·고발 또는 형사입건되어 품위를 손상하였을 때'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이중지출로 인한 협회 손실 유발의 점(징계사유③)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가 2019. 8. 30.경 교육비 반환 비용을 이중지출하였다가 이를 돌려받은 사실, 2019. 9. 20.경 임차료를 이중지출을 하였다가 이를 돌려받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증인 I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나,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원고가 고의로 피고에 손실을 입혔다거나 징계규정 제3조 제2호의 '직무태만으로 업무에 지장을 주었을 때'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업무방해 및 근무지 이탈의 점(징계사유④, ⑤)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가 2019. 9. 2. 피고의 직원인 I을 사무실에서 강제로 나가게 한 사실, 2019. 10. 29. 및 같은 달 11. 12. 근무지를 약 1시간 이탈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증인 I의 증언, 을 제14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나,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원고가 징계규정 제3조 제1호의 '상사의 직무명령을 정당한 이유 없이 준수하지 않았을 때'에 해당한다거나 같은 조 제2호의 '직무태만으로 업무에 지장을 주었을 때', 취업규칙 제111조 제5호의 '정당한 이유 없이 결근, 조퇴, 외출 등을 자주 하였을 때'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징계사유 중 통신비밀보호법위반의 점(징계사유①)에 한하여 징계사유가 있다고 보여진다.
징계양정의 당부 - 징계재량권의 일탈·남용 여부
이 사건 파면처분의 사유가 된 원고의 통신비밀보호법위반의 점(징계사유①)은 정당한 징계사유에 해당하고, 그 내용이 가볍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위 법리에 비추어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1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 즉 ① 원고는 E가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업무상위력등에의한추행)죄로 수사를 받고 재판을 받게 되자 해고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 나머지 면접 상황 등을 녹음하게 된 것으로, 그 경위에 일부 참작할 만한 사정이 존재하는 점, ② 원고가 녹음 내용을 제3자 등 외부에 유출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는 점, ③ 청주지방검찰청은 2019. 10. 31. 원고에게 위와 같은 경위 등을 고려하여 통신비밀보호법위반 혐의에 관하여 기소유예의 불기소처분을 한 점, ④ 피고에 적용되는 중앙회 징계규정은 징계의 종류에 관하여 중징계로 파면, 해임 또는 정직을, 경징계로 감봉 또는 견책을 각 정하고 있는데, 그중 파면은 가장 중한 징계처분인 점, ④ 원고를 강제추행하였던 E는 유죄판결이 확정되었음에도 중앙회 취업규칙 제105조에 의하여 비교적 가벼운 '경고' 처분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파면처분은 원고의 비위사실에 비해 과도하게 가혹한 제재를 가한 것으로, 징계사유와 징계처분 사이에 적정한 균형이 이루어졌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가 2019. 12. 3. 원고에게 한 파면처분은 그 징계양정이 부당히 과중하고, 피고가 이를 다투고 있는 이상 원고로서는 그 무효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도 있다.
임금 청구에 관한 판단
임금지급의무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파면처분은 무효이고, 달리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가 종료되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파면처분 다음날인 2020. 12. 4.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이 사건 파면이 없었더라면 원고가 피고로부터 받을 수 있는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지급의 범위
갑 제7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2019. 1.부터 2019. 12.까지 약 12개월간 피고로부터 월평균 약 2,082,863원{= 24,994,365원(1,966,599원 + 1,868,378원 + 1,822,043원 + 1,836,458원 + 2,008,871원 + 1,937,500원 + 2,877,419원 + 1,900,000원 + 1,900,000원 + 1,912,097원 + 1,925,000원 + 3,040,000원)/12개월, 원 미만 버림}의 임금을 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피고는 이에 관하여 명백히 다투지는 아니한다. 따라서 위 금액을 원고가 해임될 무렵 원고의 월평균 임금액으로 봄이 상당하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파면처분 다음날인 2020. 12. 4.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월 2,082,863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모두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지현(재판장) 성찬용 서보람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