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판결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2015. 11. 5. 선고 2015노280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에 대한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이 근로자 E에게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피고인은 회사 정상화를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하였으나 회사의 경영상의 어려움으로 인하여 임금 및 퇴직금을 체불하게 된 것이고, E이 회사의 회계·경리 업무를 하면서 회사 자금을 횡령하였다는 이유로 피고인이 E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의 결과에 따라 E에게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할 계획이었다. 따라서 피고인에게는 임금 및 퇴직금 체불에 대한 책임이 없거나 고의가 없다. 그럼에도 피고인에 대해 유죄를 선고한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설령 피고인이 유죄라 하더라도, 원심의 형(벌금 2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1)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등 참조).

2)

또한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36조에서 정하는 임금 및 퇴직금 등의 기일 내지급의무 위반죄는 사용자가 그 지급을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으나, 경영부진으로 인한 자금사정 등으로 지급기일 내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사회통념에 비추어 인정되는 경우에만 면책되는 것이고, 단순히 사용자가 경영부진 등으로 자금압박을 받아 이를 지급할 수 없었다는 것만으로는 그 책임을 면할 수 없으며, '임금이나 퇴직금을 기일 안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사용자가 퇴직 근로자 등의 생활안정을 도모하기 위하여 임금이나 퇴직금 등을 조기에 청산하기 위해 최대한 변제노력을 기울이거나 장래의 변제계획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이에 관하여 근로자 측과 성실한 협의를 하는 등 퇴직 근로자 등의 입장에서 상당한 정도 수긍할 만한 수준이라고 객관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조치들이 행하여졌는지 여부도 하나의 구체적인 징표가 될 수 있는 것이다(대법원 2006. 2. 9. 선고 2005도9230 판결 등 참조).

3)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은 E이 회사 자금을 횡령하였다는 이유로 E에게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으면서 E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고 형사 고소를 한 사정은 인정되나, 그러한 분쟁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한 것이 아니고 피고인이 E에 대하여 별도의 손해배상채권을 가지는지에 관한 것일 뿐만 아니라 사용자인 피고인이 근로자인 E에 대하여 가지는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채권은 근로자의 임금채권과 상계할 수 없으므로, 피고인이 주장하는 위와 같은 사유는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할 상당한 이유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또한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이 모든 성의와 노력을 다하여 임금 체불이나 미불을 방지하려는 노력을 하였다는 점을 인정할만한 자료도 없다. 결국 피고인에게 임금 및 퇴직금 체불에 대한 책임이나 고의가 없다고 할 수 없으므로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거기에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비록 이 사건 체불 임금 등의 액수가 적지 않은 점 등 불리한 정상은 있으나, 피고인에게 동종전과가 없고 경미한 벌금형을 초과하는 전과도 없는 점, 피고인이 회사를 인수한 이후 정상적인 운영을 위하여 여러 방면으로 노력하였으나 경영상 어려움으로 결국 회사를 매각한 점, 민사소송 결과에 따라 E에게 변제할 것을 다짐한 점과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이 사건 범행의 동기와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전후의 정황 등 이 사건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형은 지나치게 무거워서 부당하다.

따라서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쓰는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