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판결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2018. 8. 21. 선고 2017가합30913 판결

주문

1.

원고의 피고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강원도지역버스노동조합 강원흥업지부에 대한 소를 모두 각하한다.

2.

예비적 피고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강원도지역버스노동조합은 원고에게 별지 목록 기재 각 장부 및 서류를 위 예비적 피고의 본점 또는 그 장부 및 서류의 보관장소에서 영업시간 내에 한하여 열람하게 하라.

3.

원고의 예비적 피고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강원도지역버스노동조합에 대한 각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4.

소송비용 중 원고와 피고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강원도지역버스노동조합 강원흥업지부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가 부담하고, 원고와 예비적 피고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강원도지역버스노동조합 사이에 생긴 부분의 50%는 원고가, 나머지는 위 예비적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예비적 피고 조합 소속의 조합원이다.

나.

강원흥업 주식회사에 종사하는 과장급 이하의 근로자 중 가입한 사람들로 구성된 노동조합이었던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강원지부 강원흥업노동조합(이하 '강원흥업노동조합'이라 한다)'의 소속 노동조합원들은 2016. 4. 21. 강원흥업노동조합을 해산하고 예비적 피고 조합에 가입할 것을 결의하였고, 이에 예비적 피고 조합은 위 조합원들로 구성된 피고 지부를 산하기구로 두었다.

다.

원고는 2017. 3. 20. 이 법원 2017카합2007호로 피고 지부에게 별지 목록 기재 각 장부 및 서류(이하 '이 사건 각 장부 및 서류'라 한다)의 열람 및 등사를 구하는 가처분을 신청하였다(이하 '이 사건 가처분'이라 한다).

라.

원고와 피고 지부는 2017. 6. 9. 위 각 장부 및 서류의 열람은 허용하되 등사는 허용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서를 작성하였고, 이에 원고는 2017. 9. 21. 이 사건 가처분신청을 취하하였다.

마.

이 사건 각 장부 및 서류의 열람에 관한 규정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 을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피고 지부의 본안전항변에 대한 판단

가.

본안전항변의 요지

피고 지부는 예비적 피고 조합의 산하기구로서 독자적인 사회적 조직체로서의 실체를 갖추지 못하여 당사자능력이 없으므로, 원고의 피고 지부에 대한 소는 부적법하다.

나.

판단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 즉, ① 노동조합법 제16조 제1항, 제2항에 의하여 그 사회적 실체를 유지하면서 상위 연합단체를 변경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음에도 강원흥업노동조합 소속 조합원들은 위 조합의 연합단체를 예비적 피고 조합으로 변경하기 위하여 해산결의를 하였던 점, ② 강원흥업노동조합 소속 조합원들은 2016. 4. 21. 위 조합을 해산하는 결의를 하였을 뿐, 위 조합과 동일한 사회적 실체를 가지는 피고 지부를 설립하기로 결의하였다고 인정할 어떠한 객관적인 자료도 없는 점, ③ 예비적 피고 조합 규약(을 제2호증, 이하 '조합규약'이라 한다)에 의하면, 조합원이 예비적 피고 조합 및 지부의 조합원으로서의 자격을 취득하기 위하여서는 예비적 피고 조합에 가입원서를 제출하여야 하고(조합규약 제9조 제1항), 지부의 운영과 관리 등에 관한 사항은 위 규약에 의하여야 하며, 독자적으로 이에 관한 규정 및 규칙을 제정, 개정할 수 없고(조합규약 제54조), 지부장이 선출되지 않거나 유고, 궐석으로 지부의 정상적인 관리, 운영이 현저히 곤란한 경우 예비적 피고 조합은 조합원의 결의 없이 지부장 직무대리를 임명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는바(조합규약 제56조), 위 규약의 내용을 종합하면, 피고 지부의 조직, 활동에 있어서 예비적 피고 조합으로부터 독자적인 규약이나 의결기관이 없다고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보면, 피고 지부는 독자적인 사회적 조직체로서의 실체를 갖추지 못하였다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의 피고 지부에 대한 소는 당사자능력이 없는 자를 상대로 한 소로서 부적법하다.

3.

원고의 예비적 피고 조합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 주장의 요지

노동조합은 노동조합법 제14조 제1항에 기하여 조합원명부, 규약, 회의록, 재정에 관한 장부와 서류를 그 주된 사무소에 비치하여야 하고, 동법 제25조 제2항에 기하여 회계감사결과를 공개할 수 있으며, 동법 제26조에 기하여 그 소속 조합원의 요구가 있는 경우 회계연도마다 결산결과와 운영상황을 열람하게 할 수 있다.

따라서 원고는 노동조합법 제14조 제1항, 제25조 제2항, 제26조에 기하여 이 사건 각 장부 및 서류를 열람할 권리를 가지고, 이 사건 각 장부 및 서류의 양, 인간 기억의 한계 등을 고려하면, 원고는 이 사건 각 장부 및 서류의 실효적인 열람 보장을 위하여 이 사건 각 장부 및 서류의 메모를 작성할 권리도 가진다.

결국 예비적 피고 조합은 원고에게 이 사건 각 장부 및 서류를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예비적 피고 조합의 본점 또는 그 장부 및 서류의 보관장소에서 영업시간 내에 한하여 열람 및 메모하도록 하여야 한다.

나.

판단

1)

열람허가청구에 대한 판단

가)

노동조합법 제14조 제1항은 조합원 명부(제1호), 규약(제2호), 회의록(제4호),재정에 관한 장부와 서류(제5호)를 노동조합의 주된 사무소에 비치하고 이를 3년간 보존하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비록 위 규정이 '비치', '보존'만을 규정하고 '열람'에 대해서는 명시적인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나, 노동조합법 제14조 제1항에서 비치하도록 정한 각 서류의 종류, 장소를 종합하면, 위 조항은 위 각 정보를 조합원들에게 공개함으로써 노동조합 운영의 민주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고 봄이 상당하고, 따라서 노동조합의 조합원으로서는 노동조합법 제14조 제1항에 기하여 비치된 위 각 서류를 열람할 권리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특히 노동조합법 제14조 제1항 제5호의 재정에 관한 장부와 서류의 경우, ① 그 규정의 취지가 노동조합의 자주적이면서도 민주적인 조직의 유지와 활동을 위해서 노동조합 재정의 민주성과 투명성을 확보한다는 데에 있는 점, ② 특히 위 규정이 장부와 서류를 작성하여 주된 사무소에 비치하도록 규정한 것은, 조합원들이 노동조합의 재정 상황과 운영에 관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게 함으로써 노동조합이 자율적으로 내부 문제를 시정할 수 있게 하여 단결자치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고자 한 취지로 보이는 점, ③ 노동조합은 그 운영과 활동을 위하여 재정적 기반이 필요한데, 이를 주로 정기적으로 조합원들로부터 납부 받는 조합비에 의존하고 있으므로, 조합비의 운영을 조합원에게 공개하는 것은 조합민주주의의 원칙에 부합한다고 보이는 점, ④ 노동조합법 제26조는 '운영상황의 공개'라는 표제로 '노동조합의 대표자는 회계연도마다 결산결과와 운영상황을 공표하여야 하며 조합원의 요구가 있을 때에는 이를 열람하게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는바, '공표(公表)'란 것은 '여러 사람에게 널리 드러내어 알림'의 의미여서 열람을 당연한 전제로 하는 것이므로, '조합원의 요구가 있을 때에는 이를 열람하게 하여야 한다'에서 열람대상은 공표물뿐 아니라 공표물의 결산결과와 운영상황에 관련하여 피고가 비치, 보관 중인 자료까지 포함한다고 봄이 상당한 점, ⑤ 노동조합법이 재정에 관한 장부와 서류를 노동조합의 주된 사무소에 비치하고 3년간 보존하게 한 것은 노동조합이 위 장부와 서류를 회계연도 이후 즉시 폐기함으로써 조합원의 위 열람권이 침해됨을 방지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고 보이는 점, ⑥ 노동조합이 자신의 재정집행을 조합원에 대해서 기밀로 두어야 할 합리적인 이유를 찾아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 합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노동조합의 조합원은 노동조합이 노동조합법 제14조, 같은 법 시행규칙 제8조에 따라 비치, 보존하고 있는 재정에 관한 장부와 서류를 열람할 권리가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더군다나 이 사건의 경우 원고가 이 사건 가처분을 신청하자 피고 지부는 원고와 이 사건 각 장부 및 서류의 열람을 허가하기로 합의하여 이 사건 가처분신청이 취하되도록 한 적도 있다.

따라서 원고는 노동조합법 제14조 제1항, 제25조 제2항, 제26조에 기하여 이 사건 각 장부 및 서류를 열람할 권리를 가진다.

나)

또한 앞서 살폈듯이 피고 지부는 예비적 피고 조합의 산하기구로 독자적인 사회적 실체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 지부의 자료인 이 사건 각 장부 및 서류는 예비적 피고 조합이 보유하고 있다고 보아야 하고, 예비적 피고 조합이 노동조합법상 비치, 공개하여야 할 자료에는 피고 지부의 자료인 이 사건 각 장부 및 서류가 포함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즉, 원고에게 이 사건 각 장부 및 서류의 열람을 허용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하는 자는 예비적 피고 조합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다)

따라서 예비적 피고 조합은 노동조합법 제14조 제1항, 제25조 제2항, 제26조에 기하여 원고에게 이 사건 각 장부 및 서류의 열람을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위 예비적 피고의 본점 또는 그 장부 및 서류의 보관장소에서 영업시간 내에 한하여 허가하여야 한다.

2)

메모허가청구에 대한 판단

살피건대, ① '메모'의 사전적 의미는 '다른 사람에게 전하거나 자신의 기억을 돕기 위하여 짤막하게 글로 남기는 행위'인데, '짤막하게'라는 표현의 불명확성을 고려하면, '메모할 권리'는 상대방 당사자의 예측가능성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보이는 점, ② 노동조합법에서는 조합원에게 조합원 명부, 규약, 회의록, 노동조합의 재 정에 관한 장부와 서류를 열람할 권리를 정하고 있다고는 볼 수 있지만, 이를 넘어서 위 각 서류의 내용을 외부로 반출할 권리까지 보장된다고 볼만한 규정이 없는 점, ③ 위 각 서류가 외부로 반출될 경우, 조합원이 아닌 사람에게 위 각 서류가 유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데, 그런 경우 노동조합의 자주적인 운영이나 전체이익이 저해될 우려가 있는 점, ④ 통상적인 인간의 필기 속도가 등사보다 훨씬 느린 사실을 고려하면, 위 각 서류에 관한 메모를 하는 데에 오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됨으로써 노동조합의 업무수행에 차질이 생길 개연성이 농후한 점, ⑤ 위 각 서류에 관한 메모의 필요성이 있다면 조합원들은 그에 관한 규정을 조합규약에 둠으로써 그와 같은 권리를 인정받을 수 있는 점, ⑥ 메모란 등사와 달리 메모하는 사람의 주관에 따른 원본의 축약과 편집이 불가피하므로 원본 내용을 왜곡하는 결과로 나타날 수 있는바, 메모가 조합원의 자료 열람을 실효적으로 보장하는 방법이 된다고 단정할 수 없고, 오히려 그로 인한 정보의 왜곡으로 불필요한 분쟁만 발생하게 할 가능성이 인정되는 점, ⑦ 메모의 허가가 없다고 하더라도 조합원으로서는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다른 법적인 조치를 강구할 수 있을 것으로도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더라도, 노동조합의 조합원에게는 노동조합법 제14조 제1항 각호 서류의 열람을 넘어서 메모를 할 수 있는 권리가 인정된다고 볼 수 없다.

그리고 이 사건의 경우 피고 지부 규약이나 조합규약에 이 사건 각 장부 및 서류의 메모에 관하여 어떠한 사항도 정해지지 않았는바, 원고의 이 사건 각 장부 및 서류에 관한 메모허가청구권은 인정될 수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각 장부 및 서류에 관한 메모허가청구권이 있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각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 지부에 대한 소는 모두 부적법하여 각하하고, 원고의 예비적 피고 조합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각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정곤(재판장) 이하림 윤영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