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판결

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 2022. 12. 15. 선고 2022가합50143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등

1)

원고는 전국의 6급 이하 공무원들로 구성된 '산업별 노동조합'이다.

2)

피고는 E시 소속 6급 이하 공무원들로 구성된 원고의 강원지역본부(이하 '강원지역본부'라 한다) 산하 지부였다가 2021. 8. 24. 개최된 임시총회(이하 '이 사건 총회'라 한다) 결의를 통해 원고로부터 탈퇴하여 '기업별 노동조합'으로 조직을 변경한 단체<1>이다(이하 조직 변경 이전의 단체를 편의상 'C지부'라 지칭한다).

3)

C지부는 조합원들의 동의하에 매월 급여지급일(20일)에 9급 1만 원, 8급 1만 5천 원, 7급 2만 원, 6급 2만 5천 원의 조합비를 자동이체의 방식으로 징수한 다음, 그 중 일정액을 원고에게 납부하고 나머지는 C지부와 소속 조합원들을 위한 기금으로 적립하는 방식으로 운영되었다.

나.

C지부의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및 이 사건 총회 결의 등

1)

C지부는 2020. 2. 20. 전임 지부장의 임기가 만료되었으나 선거를 통해 새로운 지부장을 선출하지 못하였다. 이에 C지부의 조합원인 F 등은 2020. 2. 20. 원고에게 원고의 규약 제54조에 따라 임시로 지부의 사무를 수행하는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승인을 요청하였고, 원고의 중앙집행위원회는 2020. 3. 25. '지부장 임기 만료에 따른 공백최소화 및 차기 지도부 선출 준비'를 사유로 하여 F을 위원장으로, G를 사무국장으로, H, I, J를 위원으로 하는 C지부의 비상대책위원회(이하 '1차 비상대책위원회'라 한다) 구성을 승인하였다.

2)

F은 1차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 2021. 7. 1. 원고에게 '그간 원고가 추구하는 목표와 방향이 C지부 현장과는 거리가 있다는 문제 제기가 있었고, 2021. 6. 28. 운영위원회 결정으로 원고로부터의 탈퇴를 포함한 운영방향 모색을 위해 조합원들의 의견을 듣고 숙의하는 과정을 거치기로 결의하였다. 이에 C지부 운영방안이 확정될 때까지 C지부의 원고에 대한 부담금 납부를 중지한다'라고 통보하였다.

3)

강원지역본부는 1차 비상대책위원회가 권한을 넘어 원고로부터의 탈퇴를 논의하면서 분담금 납부를 거부하였다는 이유로 2021. 7. 12. 원고에게 K을 위원장으로 하는 새로운 비상대책위원회(이하 '2차 비상대책위원회'라 한다)의 구성 승인을 요청하였고, 원고의 중앙집행위원회는 2021. 7. 14. 1차 비상대책위원회에 대한 승인을 철회하고 2차 비상대책위원회의 구성을 승인하였다.

4)

F은 2021. 8. 2. C지부 조합원 총 735명 중 362명의 동의를 받아 중부지방고용 노동청 원주지청장에게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18조 제3항, 제4항, 같은 법 시행규칙 제9조에 근거하여 '연합단체(상급단체) 탈퇴 및 조직형태 변경'을 안건으로 하는 이 사건 총회 개최를 위한 소집권자 지명을 요구하였다. 그리고 F은 2021. 8. 12. 이 사건 총회를 온라인 투표 방식으로 진행하기 위하여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이용기관을 'C지부 비상대책위원회', 이용기관의 대표자를 'F', 투표기간을 '2021. 8. 24. 09:00부터 18:00까지'로 하여 온라인투표서비스 이용을 신청하고, 같은 날 C지부 비상대책위원회 명의로 E시선거관리위원회와 위 신청 내용에 따라 온라인투표서비스 이용협약(이하 '이 사건 이용협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5)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원주지청장은 2021. 8. 23. C지부는 현재 총회 소집권자가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면서 노동조합법 제18조 제4항에 따라 F을 이 사건 총회의 소집권자로 지명하였고, F은 그 즉시 E시청 전산시스템의 노동조합게시판에 '2021. 8. 24. 09:00부터 18:00 사이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온라인투표시스템을 통해 연합단체(원고 및 D단체) 탈퇴 및 조직형태 변경 안건에 관하여 찬반 투표를 실시한다'는 내용의 공고문을 게시하는 방법으로 이 사건 총회를 소집하였다. 그리고 2021. 8. 24. 온라인투표 방식으로 진행된 이 사건 총회에는 C지부 조합원 총 735명 중 628명(85.44%)이 투표에 참여하였고, 투표참여자의 68.31%인 429명의 찬성으로 연합단체 탈퇴 및 조직형태 변경 안건에 관한 결의(이하 '이 사건 총회 결의'라 한다)가 이루어졌다.

다.

피고의 설립신고 및 창립총회 개최 등

1)

F은 이 사건 총회 결의를 근거로 2021. 8. 25.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원주지청장에게 피고에 관한 설립신고서를 제출하였고,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원주지청장은 2021. 9. 13. 피고의 설립신고 수리처분을 하였다. 또한 F은 2021. 8. 31. C지부 조합원 총 735명 중 405명의 동의를 받아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원주지청장에게 피고의 창립총회 개최를 위한 소집권자 지명을 요구하였고,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원주지청장은 2021. 9. 2. F을 창립총회의 소집권자로 지명하였다.

2)

F은 2021. 9. 8.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온라인투표시스템을 이용하여 피고의 창립총회를 개최하였고, 피고의 조합원 732명 중 461명이 창립총회에 참석하였다. 위 창립총회에서는 피고의 규약을 제정하는 안건 및 F을 피고의 초대 위원장으로 선출하는 안건에 관한 결의가 이루어졌고, F은 위 창립총회를 마무리하면서 '창립총회를 통해 C지부가 피고로 조직형태가 변경되어 피고가 C지부의 재산상 권리·의무를 포괄적으로 승계하게 되었다'는 취지로 발언하였다.

라.

관련 규정 등

이 사건과 관련된 노동조합법 및 원고와 C지부의 내부 규정 등은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내지 13, 22호증, 을 제1, 2, 4 내지 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 주장의 요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총회 결의는 효력이 없다.

가.

단체의 실체에 관한 하자

C지부는 원고에게 소속된 업무집행기관일 뿐 독립한 단체로서의 실체를 갖추지 못하였으므로, 원고로부터 탈퇴하여 기업별 노동조합으로 조직형태를 변경할 수 없다.

나.

소집절차 및 결의방법 등의 하자

1)

원고는 2021. 7. 14. 1차 비상대책위원회 승인을 철회하고 2차 비상대책위원회의 구성을 승인하였으므로 F은 C지부를 대표하여 업무수행을 할 권한이 없다. F이 온라인투표서비스 이용을 신청하고, 이 사건 이용협약을 체결한 행위는 모두 효력이 없으므로, 이 사건 총회의 온라인투표에는 중대한 절차적 하자가 존재한다.

2)

원고가 2차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승인한 때부터 C지부를 대표할 권한은 K에게 있으므로, C지부의 총회 소집권자는 K이다. 따라서 F을 총회 소집권자로 지명한 중 부지방고용노동청 원주지청장의 처분은 효력이 없고, F은 이 사건 총회를 소집할 권한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

3)

노동조합법 제19조(이하 '이 사건 소집규정'이라 한다)는 총회는 개최일 7일 전까지 그 회의에 부의할 사항을 공고하고 규약에 정한 방법에 의하여 소집하여야 한다고 정하면서 노동조합이 동일한 사업장내의 근로자로 구성된 경우 규약으로 공고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고, 이는 강행규정에 해당한다. 이 사건 소집규정 단서의 '동일한 사업장'이라 함은 사업장의 장소적 동일성을 의미하므로, C지부와 같이 조합원의 근무지가 여러 곳에 분산되어 있는 경우에는 규약으로도 공고기간을 단축할 수 없고, 반드시 7일의 공고기간을 준수하여야 하는데, 이 사건 총회는 개최일 하루 전에 공고를 하였으므로 그 소집절차에 강행규정을 위반한 하자가 있다.

나아가 원고의 표준 지부 운영규정(이하 '표준 운영규정'이라 한다) 및 C지부 운영규정에 따르더라도, 임시총회는 7일 전에 공고해야 하고 긴급한 사항이 발생할 경우에만 공고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데, 이 사건 총회 당시 긴급하게 총회를 개최할 사유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총회는 위 각 운영규정을 위반한 하자가 있다.

4)

이 사건 총회 결의는 온라인투표 방식으로 진행되었는데, 이러한 결의방법을 허용할 근거가 없다. 온라인투표 방식이 표결 방법으로 허용된다고 하더라도, 노동조합의 총회는 조합원들이 모이는 회의 자체를 소집하여 안건에 대한 토의가 이루어짐을 전제로 하는 것이므로, 온라인투표로 회의 소집을 갈음할 수는 없다. 결국 이 사건 총회는 소집 자체가 결여된 상태에서 결의가 이루어진 중대한 하자가 있다.

3.

판단

가.

단체의 실체에 관한 하자 주장에 대하여

1)

관련 법리

노동조합법 제16조 제1항 제8호 및 제2항(이하 '이 사건 규정'이라 한다)은 노동조합이 설립되어 존속하고 있는 도중에 재적조합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조합원 2/3 이상의 찬성에 의한 총회의 의결을 거쳐 노동조합의 조직형태를 변경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이 사건 규정은 노동조합의 해산·청산 및 신설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조직 형태의 변경이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노동조합을 둘러싼 종전의 재산상 권리·의무나 단체협약의 효력 등의 법률관계가 새로운 조직형태의 노동조합에 그대로 유지·승계될 수 있도록 한 것으로서, 근로자의 노동조합의 설립 내지 노동조합 조직형태 선택의 자유를 실질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다.

노동조합의 설립 및 조직형태의 변경에 관한 노동조합법의 관련 규정들과 재산상 권리·의무나 단체협약의 효력 등의 법률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조직형태의 변경 제도의 취지와 아울러 개별적 내지 집단적 단결권의 보장 필요성, 산업별 노동조합의 지부·분회·지회 등의 하부조직(이하 '지회 등'이라 한다)의 독립한 단체성 및 독자적인 노동조합으로서의 실질에 관한 사정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규정은 노동조합법에 의하여 설립된 노동조합을 그 대상으로 삼고 있어 노동조합의 단순한 내부적인 조직이나 기구에 대하여는 적용되지 아니하지만, 산업별 노동조합의 지회 등이라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하나의 기업 소속 근로자들을 조직대상으로 하여 구성되어 독자적인 규약과 집행기관을 가지고 독립한 단체로서 활동하면서 해당 조직이나 그 조합원에 고유한 사항에 관하여 독자적인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체결 능력이 있어 기업별 노동조합에 준하는 실질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산업별 연합단체에 속한 기업별 노동조합의 경우와 실질적인 차이가 없으므로, 이 사건 규정에서 정한 결의 요건을 갖춘 소속 조합원의 의사 결정을 통하여 산업별 노동조합에 속한 지회 등의 지위에서 벗어나 독립한 기업별 노동조합으로 전환함으로써 그 조직형태를 변경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산업별 노동조합의 지회 등이 독자적으로 단체교섭을 진행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하지는 못하더라도, 법인 아닌 사단의 실질을 가지고 있어 기업별 노동조합과 유사한 근로자단체로서 독립성이 인정되는 경우에, 그 지회 등은 스스로 고유한 사항에 관하여 산업별 노동조합과 독립하여 의사를 결정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의사 결정 능력을 갖춘 이상, 그 지회 등은 소속 근로자로 구성된 총회에 의한 자주적·민주적인 결의를 거쳐 그 지회 등의 목적 및 조직을 선택하고 변경할 수 있으며, 나아가 단결권의 행사 차원에서 정관이나 규약 개정 등을 통하여 단체의 목적에 근로조건의 유지·개선 기타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추가함으로써 노동조합의 실체를 갖추고 활동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지회 등이 기업별 노동조합과 유사한 독립한 근로자단체로서의 실체를 유지하면서 산업별 노동조합에 소속된 지회 등의 지위에서 이탈하여 기업별 노동조합으로 전환할 필요성이 있다는 측면에서는,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체결 능력을 갖추고 있어 기업별 노동조합에 준하는 실질을 가지고 있는 산업별 노동조합의 지회 등의 경우와 차이가 없다. 이와 같은 법리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기업별 노동조합과 유사한 근로자단체로서 법인 아닌 사단의 실질을 가지고 있는 지회 등의 경우에도 위에서 본 기업별 노동조합에 준하는 실질을 가지고 있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이 사건 규정에서 정한 결의 요건을 갖춘 소속 근로자의 의사 결정을 통하여 종전의 산업별 노동조합의 지회 등이라는 외형에서 벗어나 독립한 기업별 노동조합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16. 2. 19. 선고 2012다9612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을 종합하여 보면, C지부가 독자적인 단체교섭을 진행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등 기업별 노동조합에 준하는 실질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도, 기업별 노동조합과 유사한 근로자단체로서 일정한 자율성과 독립성을 가지고 활동하였던 비법인사단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C지부 차원에서 원고로부터 탈퇴하여 기업별 노동조합으로 조직형태를 변경하기로 결정하는 것이 허용될 수 없다는 취지의 원고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가)

C지부는 E시 소속 6급 이하 공무원들 중 원고에 가입한 조합원들로 구성되어 있고, 그 구성원의 가입·탈퇴 등으로 인한 변동과 관계없이 단체 그 자체가 존속하여 왔다.

나)

C지부는 원고의 의결사항을 합리적·효율적으로 집행하는 것 외에도 C지부 조합원들의 권익보호, 복리후생 증진, 원고 및 그 산하 강원지역본부와 연대·교류 등의 사업 수행과 같은 고유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

다)

C지부는 원고의 표준 운영규정과 다른 독자적이고도 보다 구체적인 지부 운영규정을 두고 있다.

라)

C지부는 지부 총회, 대의원회, 운영위원회, 임원회, 회계감사위원회 등의 의사결정기관을 두고 집행기관으로서 대표자인 지부장을 두는 등의 조직을 갖추고 있다.

마)

C지부는 조합원들로부터 매월 조합비를 징수하여 그 전부를 원고에게 납부한 것이 아니라, 그중 일정액만을 납부하고 나머지는 C지부와 그 소속 조합원들을 위하여 별도로 적립하였다.

나.

소집절차 및 결의방법 등의 하자 주장에 대하여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 을 제2, 10 내지 13, 19, 20호증(가지번호가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그로부터 추론할 수 있는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총회의 소집절차 및 결의방법 등에 이 사건 총회 결의의 효력을 부인할 정도의 하자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1)

F의 총회 소집권한 등에 관한 문제

가)

원고와 F을 중심으로 한 1차 비상대책위원회 사이에 C지부의 운영방향에 관한 갈등이 존재하였던 사실, 이에 따라 원고의 중앙집행위원회는 2021. 7. 14. 1차 비상대책위원회에 대한 승인을 철회하고 2차 비상대책위원회의 구성을 승인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나)

그러나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2021. 7. 14. 이후 C지부의 대표자가 F에서 K으로 변경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C지부는 2020. 2. 20. 전임 지부장의 임기가 만료된 이후 선거를 통한 새로운 지부장을 선출하지 못하고 있었고, 원고 중앙집행위원회의 승인에 의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운영되고 있었다.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부 등의 임원의 전원 사퇴 등의 사유로 해당 지부 등의 대표권을 대행할 사람이 없는 경우에 구성되는 것이고(원고 규약 제54조 제2항), 비상대책위원회는 상당한 기간 내에 새로운 임원을 선출하여 조직을 정상화하는 역할을 하는 기구라는 점(원고 규약 제54조 제3항) 등을 고려하면, 비상대책위원회에게 지부 등의 사무 전반에 있어서 당연히 해당 지부를 대표할 권한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특히 C지부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와는 독립된 비법인사단으로서의 실체를 갖고 있으므로 C지부의 동의가 없는 한 원고가 일방적으로 C지부의 대표기관을 변경할 수는 없다고 보아야 하고, 특히 C지부와 원고의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을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다)

F이 노동조합의 운영방향에 관한 갈등으로 원고의 중앙집행위원회로부터 C지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승인 철회 결정을 받은 상황이라면 이미 C지부와 원고는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상황에 있게 되었다고 볼 수 있고, 그러한 상황에서 원고의 중앙집행위원회가 K을 위원장으로 하는 2차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승인하였다고 하더라도 C지부의 대표기관이 2차 비상대책위원회로 변경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비상대책위원회가 원고로부터 승인을 얻은 임시기구일 뿐 C지부 스스로 조직한 기구는 아니라는 점을 고려하면, F이 C지부 조합원 총 735명 중 362명의 동의를 받아 2021. 8. 2.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원주지청장에게 임시총회 개최를 위한 소집권자 지명을 요구할 당시에는 C지부 자체적으로 총회 또는 대의원회의 소집권자가 없는 경우에 해당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라)

그렇다면 F이 2021. 8. 2. 위와 같이 행정관청인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원주지청장에게 임시총회 개최를 위한 소집권자 지명을 요구한 것은 노동조합법 제18조 제4항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원주지청장이 F을 이 사건 총회의 소집권자로 지명한 것에 어떠한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없고, F은 위 지명에 따라 이 사건 총회의 적법한 소집권자가 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마)

나아가 F이 원고의 1차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승인 철회 이후에 'C지부 비상대책위원회' 명의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온라인투표서비스 이용을 신청하고, E시선거관리위원회와 이 사건 이용협약을 체결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① 이는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원주지청장의 소집권자 지명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 사건 이용협약을 체결하기 위하여 편의상 비상대책위원회 명의를 활용한 것일 뿐, F에게 C 지부의 대표자 자격을 사칭할 의도는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온라인투표서비스 이용신청 과정에서의 사소한 오류가 온라인투표의 효력에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는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이 사건 총회 결의가 무효라고 볼 수 없다.

2)

소집공고기간의 문제

가)

총회의 소집이나 의결절차에 법령이나 조합규약에 위배되는 하자가 있는 경우 그 총회 결의는 원칙적으로는 무효라고 할 것이나, 노동조합의 임시총회에 소집공고 등 절차상 하자가 있다 하더라도 총 유권자 대다수가 참여하였고, 그와 같은 총회의 소집으로 인하여 의사결정과정에 별다른 지장이 발생하지 않았다면 그와 같이 경미한 절차상 하자가 존재한다는 사정만으로 총회 결의를 무효라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1992. 3. 27. 선고 91다29071 판결 취지 참조). 조합원의 대다수가 총회에 참석하였고 또한 조합원들이 그 사안에 대하여 사전에 충분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총회에서 이루어진 의결 과정에서 아무런 이의나 장애를 받지 아니하였음에도 절차상의 하자를 이유로 총회 결의를 무효로 한다면 오히려 노동조합의 정상적인 운영을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법령 또는 규약상의 절차가 부득이하게 지켜지지 않았으나 그 원인이 사안의 성질상 긴급을 요하는 것이고 소집 공고 기간이 규약의 규정보다 단축되었더라도 조합원이 총회에 부의할 안건을 이미 알고 있었으며, 그 안건에 대하여 자신의 의사를 결정할 시간적 여유를 충분히 갖고 있었고 또한 조합원의 대다수가 총회에 참석하여 아무런 장애 없이 의사결정을 하였다면 그와 같은 총회 결의의 효력을 부인한다거나 무효라고 볼 실익이 없다. 결국 이 사건 소집규정을 위반하여 총회가 개최된 경우 그 결의는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무효로 보아야 한다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나)

이 사건 소집규정은 '총회 또는 대의원회는 회의개최일 7일 전까지 그 회의에 부의할 사항을 공고하고 규약에 정한 방법에 의하여 소집하여야 한다. 다만, 노동조합이 동일한 사업장내의 근로자로 구성된 경우에는 그 규약으로 공고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C지부의 운영규정 제11조 제3항은 '임시총회는 7일 전에 공고해야 한다. (단, 긴급을 요하는 사항 발생시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총회는 2021. 8. 23. 소집공고가 이루어지고 그 다음 날인 2021. 8. 24. 09:00부터 18:00까지 온라인투표를 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으므로, 노동조합법과 C지부 운영규정이 정한 총회 소집공고기간에 관한 절차를 준수하지 못하였다고 볼 여지는 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총회 소집 과정에서 소집 공고기간에 관한 절차를 준수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절차상 하자는 이 사건 총회 결의의 효력을 무효로 할 만한 정도의 것은 아니라고 봄이 타당하다.

(1)

앞서 본 것처럼, F은 2021. 7. 1. 원고에게 원고로부터의 탈퇴를 포함한 운영방향 모색을 위해 조합원들의 의견을 듣고 숙의하는 과정을 거치겠다고 하면서 C 지부의 원고에 대한 부담금 납부를 중지한다고 통보하였고, 원고의 중앙집행위원회는 2021. 7. 14. 1차 비상대책위원회에 대한 승인을 철회하고 2차 비상대책위원회의 구성을 승인하였다. 그러자 F은 2021. 7. 말경 피고의 조합원들로부터 이 사건 총회의 소집권자 지명 요구를 위한 동의를 받았고, 2차 비상대책위원회는 이에 맞서 2021. 8. 5. C지부의 조합원들을 상대로 공개토론회를 개최하여 C지부가 원고로부터 탈퇴하는 것에 대한 반대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였으며, 그 이후에도 E시청 전산시스템의 노동조합 게시판에 원고로부터의 탈퇴를 반대하는 취지의 글을 다수 게재하였다. 이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총회의 안건은 적어도 이 사건 총회 개최 1개월 이전부터 C지부의 조합원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었고, 이에 대한 진지하고 적극적인 토론이 충분히 진행되어 왔다고 봄이 타당하다.

(2)

노동조합법 제18조 제4항은 조합원의 1/3 이상이 소집권자의 지명을 요구한 경우 행정관청은 15일 이내에 회의의 소집권자를 지명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F은 2021. 8. 2.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원주지청장에게 이 사건 총회의 소집권자 지명을 요구하였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2021. 8. 17.까지는 소집권자 지명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았다. 이에 따라 F은 2021. 8. 17.로부터 7일 후인 2021. 8. 24.을 이 사건 총회 개최일로 예정하고, 위 일자에 온라인투표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하여 투표기간을 2021. 8. 24. 09:00부터 18:00까지로 지정하여 미리 이 사건 이용협약을 체결하였다. 그리고 당시 C지부 내부에서 원고로부터의 탈퇴 문제가 충분히 공론화되어 있었던 점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총회가 2021. 8. 24.로 예정되어 있고, 온라인투표 방식으로 진행된다는 사정 또한 조합원들에게 널리 공유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3)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원주지청장은 노동조합법에서 정한 기한을 6일이나 지난 2021. 8. 23.에 이르러서야 F을 이 사건 총회의 소집권자로 지명하였다. 원고는 2021. 7. 14. 1차 비상대책위원회에 대한 승인을 철회하고, 2021. 8. 23.경 이 사건 총회를 주도한 F, G에게 '제명'의 징계를 예고하는 등 이 사건 총회의 원활한 개최를 막으려는 시도를 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새로이 총회 일정을 정하기는 매우 곤란하였을 것이므로, 당초 예정된 일정에 맞추어 이 사건 총회를 긴급하게 개최할 필요성이 존재하였다고 볼 수 있다.

(4)

F은 2021. 8. 23. 이 사건 총회의 소집권자로 지명받은 후 즉시 이 사건 총회를 소집하였다. 그러자 2차 비상대책위원회는 이 사건 총회의 소집절차나 결의방법 등에 대하여는 특별히 문제삼지 않은 채 같은 날 E시청 전산시스템의 노동조합게시판에 온라인투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반대표를 행사하여 달라는 글을 게시하였고, 이 사건 총회 당일에도 C지부의 조합원들에게 여러 차례 같은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비추어 보면, 2차 비상대책위원회 또한 이 사건 총회의 안건에 관하여 조합원들 사이에 충분한 논의가 이루어졌다고 보면서, 이 사건 총회에서 조합원들의 의사를 확인하여 원고로부터의 탈퇴 여부를 확정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판단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5)

이 사건 총회에는 C지부 조합원 총 735명 중 628명(85.44%)이 투표에 참여하는 등 조합원 대다수가 참여하였고, 그 의사형성 및 결정 과정에 장애가 존재하였다고 볼 사정을 찾을 수 없다.

3)

결의방법 등의 문제

가)

C지부 운영규정은 제12조 제1항에서 '총회는 지부 조합원 1/3 이상의 출석으로 개의하고 출석 조합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라고 규정하고, 제59조에서 '지부의 해산은 총회에서 조합원의 직접·비밀·무기명투표에 의해 재적조합원 과반수의 투표와 투표조합원 2/3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을 뿐 투표방법에 관한 특별한 규정을 두거나 온라인투표시스템을 이용한 결의방법을 금지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그리고 ① 원고의 선거관리 규정은 제29조에서 ARS투표, 모바일투표, 이메일투표 등을 투표방법으로 규정하고 있는 점, ② 원고, C지부 및 원고 산하의 여러 지부는 과거부터 종종 온라인투표를 이용하여 총회 또는 대의원회 표결을 진행하여 온 점, ③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온라인투표시스템이 직접·비밀·무기명투표 원칙에 반하는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온라인투표가 총회의 표결 방법으로도 허용될 수 없다는 취지의 원고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나)

다만, 총회에서의 표결 방법으로 온라인투표가 허용되는지 여부와 총회 개최 자체를 온라인투표로 갈음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이고, 조합원들의 의사를 올바르게 형성하기 위해서는 가급적 대면 또는 비대면으로라도 개의하여 안건에 대한 토의를 거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① 이 사건 총회가 개최된 시점에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가 시행되면서 50인 이상의 행사가 금지되어 있었으므로, 대면 총회가 개최되더라도 참석할 수 있는 조합원 수는 극히 제한될 수밖에 없었던 점, ② 앞서 본 것처럼 이 사건 총회는 '연합단체(원고 및 D단체) 탈퇴 및 조직형태 변경'이라는 하나의 안건만을 대상으로 개최되었고, 위 안건에 대하여는 이미 1달 이상 여러 경로로 충분한 찬반논의가 이루어져 그 내용이 조합원들에게 널리 알려진 상태였기 때문에 안건에 대한 추가 토의의 필요성은 적었던 점, ③ 2차 비상대책위원회 또한 개의를 요구하지 않은 채 온라인투표에서 반대표를 행사하여 달라고 독려한 점, ④ 이 사건 총회의 안건은 찬성과 반대 내지 기권 등 택일적 선택을 하여야 하는 사안으로 보이고, 토의를 통한 원안의 수정결의가 가능한 사안으로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총회가 별도의 개의 없이 안건에 대한 온라인투표만으로 진행되었다고 하여 이 사건 총회 결의에 그 효력을 무효로 할 만한 정도의 하자가 존재한다고 볼 수는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수영 정지원 황정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