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B에 대한 유죄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 B를 징역 2년 6개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4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검사의 피고인 A에 대한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은 피고인 B에 대한 공소사실 중 사전자기록등위작, 위작사전자기록등행사의 점(2023고합31)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는데, 이에 대하여 검사가 항소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위 무죄 부분은 분리 · 확정되어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서 제외되었다.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 B(사실오인, 법리오해 및 양형부당)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2023고합30)의 점에 대하여]<1>
피고인 B는 형인 피고인 A로부터 검사성적서를 받아놓으라는 지시를 받고도 제때검사를 의뢰하지 못하였고 질책을 피하기 위하여 검사성적서 파일을 위조해서 클라우 드에 업로드 해두었을 뿐, 위조 당시 검사성적서 파일들이 주식회사 E(이하 '피해 회사'라 한다)에게 전송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하였으므로, 피고인에게는 피해 회사를 기망한다는 인식이나 의사가 전혀 없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2년 6개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검사
피고인 A에 대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 A는 피고인 B와 친형제 관계로 공동으로 농업회사법인 C 유한회사(이하 'C'이라 한다)를 운영하고 있는 점, 피고인 A는 피고인 B가 위조한 검사성적서를 피해 회사에 전송하였던 점, 피고인 A가 사전자기록등위작 및 위작사전자기록등행사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과 피해 회사에 대한 사기 범행을 하였다는 사실은 양립 가능한 점, 피해 회사 대표인 F과 주로 소통한 것은 피고인 A인 점을 고려하면, 피고인 A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의 점을 유죄로 인정할 수 있음에도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피고인 A를 무죄로 판단한 잘못이 있다.
피고인 B에 대한 양형부당
원심의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피고인 B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의 판단
피고인 B는 원심에서도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원심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 B는 자신이 위조한 검사성적서가 피해 회사 측에 제공되어 피해 회사와의 납품계약에 활용되리라는 점을 적어도 미필적으로나 인식하고도 이를 피해 회사 측에 제공하게 함으로써 C이 검사성적서에 기재된 것과 같이 저당류 점 제품을 납품하는 것처럼 F을 기망하여 피해 회사와 납품계약을 체결하여 그 납품대금을 편취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인정하였다.
기망행위의 성립
피해 회사는 당뇨나 알러지 등 질환이나 채식 등 식단관리로 인하여 식품 선택에 제한을 받는 사람들을 주된 고객으로 하여 '설탕 대신 대체당을 사용하는 저당 식품', '당류 걱정 없는 건강한 맛'을 표방하는 회사이다. 피해 회사의 대표인 F이 최초 C측에 보낸 이메일 역시 'E은 설탕과 당류를 첨가하지 않고 제과 및 제빵류를 생산하여 유통하는 간편식 브랜드이다', '귀사에서 생산 중인 무설탕잼과 견과류 스프레드와 비슷하거나 같은 제품의 생산이 가능한지 문의드린다'는 내용이고, F과 피고인 A가 주고받은 메시지나 이메일을 살펴보더라도 제품이 저당류 기준을 충족하여야 한다는 점은 계약의 가장 중요한 사항이자 당연한 전제였음을 알 수 있다.
F은 C과 정식으로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피고인 A에게 제품의 영양성분표가 필요하다고 여러 차례 요청하였고, 피고인 B가 임의로 검사항목 일부를 수정하여 위조한 'R' 검사성적서 파일을 제공받았다. F은 검사성적서의 내용을 신뢰하여 C과 납품계약을 체결하였고, 그 이후 다른 제품에 대하여도 피고인 B가 임의로 작성하여 위조한 검사성적서를 교부받고 이를 신뢰하여 원심 판시와 같이 계속적으로 납품을 받았다.
피고인 B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제공하는 데이터베이스 계산식을 이용한 방법으로 영양성분을 표기하여 제공할 수 있다는 취지의 주장도 하고 있다.
그러나 F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제공하는 데이터베이스 계산식을 이용한 방법에 관하여 '실제 제품의 영양성분과 맞지도 않고 오차범위가 크다', '실제 성분 분석 결과가 다를 경우 과태료 처분 등 책임져야 할 리스크가 너무 크다', '만일 그와 같은 방식으로 계산한 영양성분을 제공받았다면 절대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것이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실제 F과 피고인 A, H이 주고받은 메시지나 이메일의 내용을 살펴보더라도, F은 '대표님 3가지 품목 영양성분결과 혹시 나왔나요?'라며 영양성분 결과가 언제나오는지를 반복하여 묻고 있고, 피고인 A 역시 '13일 예정이라고 합니다'라고 답하는 등 검사성적서를 전제로 거래가 진행되었음을 알 수 있다. 피고인 B도 피고인 A로부터 검사성적서를 준비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사실 자체를 다투지는 않고 있고, 실제로 F은 피고인 B가 위조한 검사성적서를 순차적으로 제공받았으므로, 피고인 B의 위와 같은 주장은 이 사건 납품 거래의 실체적 사실관계와는 동떨어진 주장에 불과하다.
피해 회사가 제공받는 제품이 저당류 기준을 충족하고 있어야 한다는 점은 F이 이 사건 납품계약에 이르게 된 판단의 기초가 되는 중요사항이다. 피해 회사의 주요 고객층이 당뇨 등으로 저당류 제품을 찾는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어 제품의 맛보다 영양 성분 구성과 그 함량이 중요하고, 피해 회사의 영업 전략 역시 이 부분에 초점이 있으며, 실제 계약 체결 전후에 이루어진 상호 교섭 과정을 살펴보더라도 이와 같은 사항이 거래의 핵심적인 중요 부분에 해당한다는 점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F은 C 측으로부터 제공받은 각 검사성적서가 실제 공인된 기관에 의뢰하여 정식 검사를 거친 것이 아니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제공하는 데이터베이스 계산식을 이용한 것이라는 점을 알았더라면, 절대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진술하고 있다. 피해 회사는 ODM 방식에 따라 C이 생산하는 제품을 납품받기로 하였으므로 제품의 실제 성분 정보 등에 접근하는 것은 한계가 있는 반면, 피해 회사는 건강 등 이유로 저당류 제품을 찾을 수밖에 없는 사람들을 주요 고객으로 하고 있으므로 영양성분의 구성 자체가 중요할 뿐만 아니라, 제품의 성분에 관한 객관적 검증절차를 거치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하다. 즉, 피해 회사의 영업 특성상 납품받고자 하는 제품이 저당류 기준 등 계약에서 예정한 성분 함량 기준을 준수하고 있다는 사실이 공인된 기관의 신빙성 있는 검사 결과에 의하여 뒷받침되어야 하고, F의 진술을 살펴보더라도 바로 이를 위하여 공인된 기관의 검사성적서를 요구한 것임을 알 수 있다.
결국 C 측에서 피해 회사가 교섭 과정에서 명시한 조건이나 의사와 무관하게 임의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제공하는 데이터베이스 계산식을 이용하여 영양성분을 제공할 수는 없고, 공인된 기관의 검사에 따른 검사성적서를 통해 제품의 영양성분을 확인한다는 점 역시 이 사건 납품계약의 중요 부분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나 거래의 상대방 C의 대표이사인 피고인 B는 영양성분표의 근거가 된 사실을 단순히 고 지하지 않은 것에서 나아가 공인된 기관 명의의 검사성적서를 적극적으로 위조하여 제공하기까지 하였다. 사기죄는 타인을 기망하여 그로 인한 하자 있는 의사에 기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득을 취득함으로써 성립되는 범죄로서 그 본질은 기망행위에 의한 재산이나 재산상 이익의 취득에 있다는 점(대법원 2004. 4. 9. 선고 2003도7828 판결 등 참조)을 고려할 때, 피고인 B의 행위는 사기죄의 기망행위로 판단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피고인 B는 실제로 영양성분검사를 의뢰한 사실이 있다는 취지의 주장도 한다.
피고인 B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시료명 'W', 접수연월일 '2020. 6. 30.', '검사완료일2020. 7. 6.'로 된 검사성적서(증 제3호증의 2), 시료명 'R', 접수연월일 '2020. 7. 1.', '검사완료일 2020. 7. 10.'로 된 검사성적서(증 제5호증의1)가 확인되고, 위 각 검사성적서는 G에서 보낸 이메일에 첨부된 파일이라는 점에서 각 검사성적서가 위조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정작 피해 회사가 제공받은 검사성적서는 G가 발급하여 이메일로 전달한 위 각 검사성적서가 아니라, 피고인 B가 그 수치를 임의로 수정한 위조된 검사성적서일 뿐이었다. 피해 회사가 C으로부터 제품을 납품받기로 하는 의사결정의 기초가 된 검사 성적서가 실제 G에서 검사하여 발급한 것이 아닌, 피고인 B가 임의로 작성한 것이었음을 피해 회사 측에서 인지하였다면 C으로부터 제품을 납품받지 않았으리라는 점에 있어서는 아무런 차이가 없으므로, 일부 시료에 대하여 G에 검사를 의뢰한 사실이 있다는 사정은 피고인 B의 기망행위나 편취 범의 판단에 영향을 주기 어렵다.
피고인 B는 피해 회사에게 알룰로스를 사용하여 저당류 잼 제품을 납품할 의사와 능력이 있었다는 취지로도 주장하고 있고, 기록상 피고인들이 피해 회사에 저당류잼을 납품하기 위하여 알률로스를 구입하고, 이를 사용하여 일부 제품을 생산한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피해 회사가 C으로부터 납품받아 보관하고 있던 제품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성분분석이 이루어졌는데, 그 결과 위 제품 전부에서 저당류 기준치인 100g당 5g 이상의 당류가 초과되어 검출되었음은 물론, 알률로스 성분은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 또한 당초 F이 C에 납품을 요구한 제품은 단순히 알률로스를 사용한 제품이 아니라, 100g당 5g 이하의 당류가 포함된 저당류 잼 제품으로, 피고인 B는 공인된 시험기관을 통해 피해 회사에 납품할 제품이 저당류 잼의 기준을 충족하는지 여부를 확인해보지 않고 단지 저당류 잼에 해당하는 것처럼 각 검사성적서를 위조하였을 뿐이다. 사기죄에서 현실적인 손해의 발생은 요건이 아니지만, 위와 같은 피고인 B의 행위로 인하여 피해 회사에 대하여 현실적인 손해도 발생하였다.
피고인 B는 자신이 검사성적서를 위조한 파일을 공유폴더에 업로드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해당 검사성적서 파일이 피해 회사에 제공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하였다는 주장도 한다.
그러나 피고인 A는 최초 피해 회사와의 계약 체결을 위한 교섭 과정에서 피고인 B에게 검사성적서를 준비해놓으라고 하였던 것이므로 검사성적서 파일은 당연히 상대업체에 제공될 것이 예정되어 있었다. 최소한의 거래관념과 경험이 있는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이를 당연히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이었고, C의 대표이사로서 나름대로 거래와 경영 경험이 있는 피고인 B가 이를 알지 못하였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
특히 피고인 B가 파일을 업로드한 공유폴더는 C의 직원이라면 특별한 제한 없이 접근하여 파일을 업로드하거나 다운로드할 수 있고, 통상 검사성적서가 공유폴더에 업 로드되면 이를 요구하는 상대 업체에 제공하는 방식으로 C의 업무가 진행되어 온 것 으로 보인다. 이에 더하여 피고인 B가 위조한 검사성적서를 공유폴더에 올려놓은 것이 일회성으로 그친 것이 아니라 피해 회사에 납품하는 기간 동안 반복되었고, 그와 같은 일련의 과정에서 피고인 B가 피고인 A나 H 등 C의 직원들에게 주의를 주는 등 검사 성적서 파일이 '자신의 의도와 달리' 실제 교부되거나 제공되는 것을 막기 위한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은 점까지 고려하면, 위 공유폴더에 업로드한 검사성적서 파일이 피해 회사에 제공될 것을 예상하지 못하였다는 피고인 B의 주장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편취 범의의 인정
피고인 B는 대표이사로서 C이 당사자로 체결하는 계약의 내용을 확인하고 최종적으로 승인하는 지위에 있을 뿐만 아니라, 생산 및 영양성분분석 등의 업무 담당자로서 제품 생산 전 피해 회사가 요구하는 구체적인 납품 조건을 확인하여만 하는 지위에 있었다. 피고인 B는 C의 직원인 H이 입사한 2019. 9. 이전까지 직접 영양성분정보표(C이 생산하는 잼류의 영양성분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제시하는 기준에 따라 엑셀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계산한 것), 영양성분이 기재된 라벨, 바코드, 품목제조보고서를 작성하고, G 등 공인된 검사기관에 영양성분검사를 의뢰하는 등의 업무를 담당하였고, H이 입사한 이후에는 라벨지의 기재 내역 등을 최종적으로 확인하는 업무를 담당하기도하였다.
C과 피해 회사가 체결한 2020. 7. 8.자 계약에 따르면, 피해 회사와 C은 위 계약 이후 품목, 포장단위, 대금, 결제조건, 기타 계약조건을 합의하고 당해 합의 사항을 구체적으로 정한 후 품목별 계약을 다시 체결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고(제2조 제1항), 제품명, 매입 단가 등 구체적인 내용은 C 측과 피해 회사 측이 주고받은 이메일, 메신저등을 통해 결정하기로 정하고 있으며(제3조), 위 계약은 ODM 방식으로 C이 피해 회사가 판매할 제품의 라벨까지 부착하여 완제품을 납품하여야 한다. 위 계약 체결을 위해 논의하는 과정에서 C 측은 피해 회사에 제공한 영양성분분석표, 라벨 파일 등 엑셀파일을 제공하여 주었고, 그 파일명에는 피해 회사의 사명(E)이 사용되었다. 피고인 B는 당시 위 라벨 등 내역을 최종적으로 확인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으므로, C이 피해 회사에 제품을 납품하리라는 점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다. 피고인 B 스스로도 '구체적인 계약 상황은 알지 못하나, 납품 전에는 위조된 검사성적서를 통해 피해 회사와 계약을 하리라는 것을 알았고, 별다른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피고인 B는 피해 회사에 각 제품을 납품하기 전 F에게 위조된 검사성적서가 제공되어 F이 이를 믿고 착오에 빠져 있음을 알게 되었음에도 약 1년 4개월에 걸친 거래 기간 동안 단한 번도 그 사실을 고지한 적이 없다.
C은 2020. 7. 1. G에 피해 회사에 납품하는 제품인 'I'에 대한 영양분석 검사를 의뢰하였다. 그런데 C은 직접 판매하는 제품은 'P'라는 제품명을 붙여 생산하고, 피해 회사에 납품하는 제품은 'O'라는 제품명을 붙여 납품하였으므로, 적어도 위 검사를 의뢰한 담당자로서는 위 일시에 피해 회사에 제품을 납품하기로 한 사실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피고인 A는 피고인 B에게 검사성적서를 준비할 것을 지시하였고, 당시 H은 위 검사성적서를 피해 회사에 전송하는 역할을 하였을 뿐이며(H은 2022. 7. 22. 경찰 조사 당시 '올해부터는 제가 검사를 의뢰하지만 이전에는 피고인 A, B 중 누가 검사를 했는지 모르겠다'고 진술한 바 있다), 피고인 B 역시 형인 피고인 A에게 질책을 받을까 두려워 검사성적서를 위조하였다는 취지로 공소사실을 다투고 있는 점을 종합하면, 위 검사를 의뢰한 사람은 피고인 B로 볼 수밖에 없다.
F과 피고인 A, H이 주고받은 이메일, 카카오톡 메시지 등에 따르면, F은 C으로부터 제품을 납품받기 전 피고인 A에게 영양정보 검사성적서, 생산일정, 공급가 등을 문의하고, 제공받은 자료로 영양성분 등이 표기된 라벨디자인을 완성한 후 구체적인 발주수량을 결정하여 온 것으로 보이는데, 그 과정에서 피고인 A는 F이 문의한 내역을 담당자와 확인해보겠다고 한 후 F에게 직접 답변을 주거나 피고인 B가 위조한 검사성적서들을 제공해주었다. C의 H과 피해 회사의 F이 주고받은 메일 중에는 'R'의 탄수화물 함량이 '31.4g/100g', 지방 함량이 '0.32g/100g', 포화지방 함량이 '0.01g/100g'임을 전제로 칼로리를 설명하는 부분이 있는데, 이는 G가 정식으로 발급한 검사성적서가 아니라, 피고인 B가 검사 항목을 임의로 수정하여 위조한 검사성적서에 기초한 것이기도 하다.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 B는 라벨 내역 최종 확인, 생산 업무 등의 업무를 담당하였고, 피고인 B는 피고인 A가 F과 계약을 위하여 교섭하는 과정에서 피해 회사에 납품할 제품에 대한 검사성적서 등 자료를 요구하는 것임을 당연히 인식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또한, 피고인 B가 각 검사성적서를 위조한 시점이 C이 피해 회사에 각 제품을 납품하기 불과 약 2~3주 전이라는 점을 고려하여 보면, 피고인 B는 피해 회사에게 제공되리라는 점을 인식하고 G의 검사성적서 형식의 문서를 위조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위와 같은 여러 사정을 종합할 때, 이 사건 납품계약의 중요한 전제가 된 검사 성적서를 위조한 장본인이자, 납품의 주체 C의 대표이사인 피고인 B에게 편취의 범의가 있었다는 점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
당심의 판단
원심이 적절히 설시한 사정들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추가적으로 고려하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 B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따라서 피고인 B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인 B는 피고인 A로부터 잼과 스프레드에 관한 검사성적서를 받아놓으라는 요구를 받고도 제때 검사를 의뢰하지 못하여 질책 받게 될 것을 피하고자 피고인 A에게 보여줄 목적으로 검사성적서 파일을 위조하였을 뿐이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① 피고인 A는 C과 피해 회사 사이의 무설탕 잼 공급에 관한 계약 교섭 중이던 2020. 6. 중순경 피고인 B에게 피해 회사에 공급할 잼 등에 관한 검사성적서를 받아놓으라고 요구하였던 점, ② G는 C의 의뢰에 따라 피해 회사의 상품명인 'I'에 관하여 2020. 7. 13. 검사성적서를 발급한 점, ③ 피고인 B는 2020. 7. 13. G로부터 받은 검사성적서의 내용 중 시료명과 내용을 임의로 변작하고, G에게 검사를 의뢰한 바 없는 'R, S, T'에 대한 검사성적서 파일을 위조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B는 피고인 A에게 보여줄 목적으로만 위와 같이 검사성적서 파일을 위조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피해 회사에 무설탕 잼 등이 공급되기 전까지 검사성적서가 준비되어야 하며, 그 검사성적서가 C과 피해 회사 사이의 계약에 따른 물품공급에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고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 B는 자신이 위조한 검사성적서가 피해 회사에 제공될 것이라는 점을 전혀 예상하지 못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인 B는 수사기관에서 '2020. 10.경 및 2021. 1.경 피해 회사에 공급된 V 및 U과 W의 검사성적서에 기재된 수치가 피해 회사에 제공된다고 생각하였다.'고 진술하였고( 『2023고합30』 증거기록 3권 1,025쪽), 위 검사성적서는 C이 생산하는 점과 같은 시료에 포함된 지방, 당류, 탄수화물 등의 수치를 확인하기 위한 것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설사 피고인 B의 주장과 같이 C이 이 사건 이전까지는 통상 검사성적서의 내용을 엑셀파일로 다시 정리하여 그 내용을 거래업체에 보내는 방식으로 업무를 진행하였고, 거래업체에 검사성적서가 직접 제공된 경우는 이 사건의 경우가 유일하다고 하더라도, 피고인 B는 자신이 위조한 검사성적서 내지 그 내용이 피해 회사에 제공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고, 실제 그와 같이 제공된 검사성적서를 신뢰하여 체결된 납품거래에 대해 피고인 B의 편취 고의를 부정할 수는 없다.
검사의 피고인 A에 대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C은 전남 보성군 D에 본사를 두고 잼 등 가공식품을 생산 및 판매하는 업체이고, 피고인 A와 피고인 B는 형제 관계로 위 회사를 실질적으로 공동 운영하면서, 피고인 A 는 위 회사의 이사로 계약체결, 홍보 등 업무를 담당하고, 피고인은 위 회사의 대표이사로 제품개발, 생산 등의 업무를 담당하였다. 한편 피해 회사는 빵, 잼 등의 저당류 가공식품을 생산 및 판매하는 회사로, F은 피해 회사의 대표이다.
피고인들은 피해 회사에 납품할 잼에 대하여 G에 영양성분을 의뢰한 사실이 없음에도, G 명의의 검사성적서 파일을 임의로 작성하여 이를 F에게 제시하여 마치 잼의 당 성분이 100g당 5g 미만인 저당류 제품을 생산하여 피해 회사에게 공급할 것처럼 계약을 체결하기로 공모하였다.
위와 같은 공모에 따라 피고인 A는 2020. 7. 초순경 불상지에서 F에게 "당 성분이100g당 5g 미만 잼 제품을 만들어서 납품하겠다. 납품할 제품에 대한 영양성분 검사성적서는 분석센터에서 회신이 오는 대로 전송해주겠다."라고 말하고, 피고인B는 2020. 7. 13.경 위 농업회사법인 C 유한회사 사무실에서 컴퓨터를 이용하여 G 명의의 검사성적서 파일을 생성한 후, 피고인 A는 직원 H으로 하여금 2020. 7. 14.경 F에게 위와 같이 임의로 생성한 납품할 제품에 대한 검사성적서를 이메일로 전송하도록 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들은 피해 회사에게 납품할 제품에 대하여 G에 검사를 의뢰한 적이 없어, 피해 회사에게 G 명의의 검사성적서에 기재된 성분 비율과 같은 제품을 납품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들은 위와 같이 F을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 회사에게 2020. 8. 6.경 'I' 점 500병을 납품하기로 하고 1,842,500원을 교부받은 것을 비롯하여그때부터 2021. 12. 1.까지 원심 판결문 별지 범죄일람표1 기재와 같이 총 100회에 걸쳐 합계 954,256,629원을 교부받았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F을 기망하여 피해 회사로부터 재물을 편취하였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 A가 피고인 B와 공모하여 F에게 위조된 검사성적서를 제시하여 마치 저당류 잼을 생산하여 납품할 것처럼 기망하고 피해 회사와 계약을 체결하였다는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를 배제할 정도로 충분히 입증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피고인 A에 대한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피고인 A는 동생인 피고인 B와 사실상 동업으로 C을 운영하고 있긴 하나, 피고인들의 업무는 비교적 명확히 구분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고, 내부적으로도 피고인 A가 피고인 B가 담당하는 업무에 관하여 피고인 B나 실무직원으로부터 보고를 받거나 결재를 하는 절차를 따로 정하고 있지 않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제품의 샘플 제작이나 영양성분분석 등 업무는 피고인 B가 담당하였고, 피고인 A는 이에 구체적으로 관여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 B가 제품 샘플을 제작하여 그에 대한 영양성분분석표, 검사성적표 등을 갖추어 놓으면, 피고인 A는 이를 영업이나 계약체결 과정에서 계약 상대방에게 제공하는 등 활용하였을 뿐이다.
H은 '2019. 9. 이후 C의 공유폴더에 업로드되어 있는 검사성적서, 영양성분 정보등을 피고인 A의 지시나 거래업체의 요청에 따라 제공하였는데, 위 업로드된 자료의 진위 여부를 피고인들에게 확인해본 적은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피고인 A 또한 영업과정에서 거래업체가 검사성적서 등을 요구할 경우 H으로 하여금 이를 보내도록 지시를 하거나 H으로부터 전달받아 직접 카카오톡 등을 통해 전달하였지만, 그 진위 여부를 H이나 피고인 B에게 확인하지는 않았고, 피해 회사가 문제를 제기하기 전까지 검사 성적서가 위조된 것을 알지 못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 B도 '피고인 A에게 검사성적서를 위조한 사실을 말한 적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결국 피고인 A는 위 검사 성적서 관련 사전자기록등위작, 위작사전자기록등행사의 공범으로 기소되지 않았다.
피고인 B는 수사기관에서 'C이 생산하는 잼 제품에 대하여 공식기관에 대략 200회 정도 검사를 의뢰한 적이 있다. 구글 클라우드에 검사성적표가 100~200개가 업로드되어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실제로 피고인들이 C을 운영하는 기간 동안 G에 상당수의 영양성분 검사의뢰를 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 A로서는 C의 공유폴더에 업로드되어있는 다수의 검사성적서 중 위조된 검사성적서가 일부 섞여 있다거나 F에게 제시한 검사성적서가 위조되었다는 점을 쉽게 알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 A가 미필적으로나마 그 가능성을 인식하였을 것으로 볼 만한 사정도 전혀 없다.
이 사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공소사실에 있어 기망행위의 핵심은 피해 회사 측에서 임의로 위조된 G 명의의 검사성적서를 진정한 것으로 신뢰하였다는 점에 있고, 피해 회사의 대표 F의 전체적인 진술 취지 역시 그와 같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 A는 위 검사성적서 관련 사전자기록등위작, 위작사전자기록등행사의 공범으로 기소되지 않았다. 오히려 피고인 B의 사전자기록등위작, 위작사전자기록등행사의 공소장을 살펴보면, 피고인 B가 위작을 정을 알지 못하는 피고인 A, H을 이용하였음을 전제로 그 적용법조에 간접정범에 관한 형법 제34조 제1항을 적시하고 있을 뿐이다. 피고인들이 공모하여 피해 회사를 기망하였다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의 공소사실과, 피고인 A가 이 사건 기망행위의 핵심적 내용을 이루고 있는 검사성적서의 위조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하는 간접정범의 도구로 이용되었다는 점을 전제로 하는 사전자기록등위작, 위작사전자기록등행사의 공소사실의 관계를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근거는 기록상 찾아보기 어렵다.
당심의 판단
원심이 이 부분에 관하여 적절하게 설시한 사정을 관련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검사가 당심에서 추가로 제출한 증거도 없다), 거기에 검사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피고인 A가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하여 유죄로 인정된 피고인 B와 친형제라거나, C의 이사였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인 B와의 공모관계나 편취범의를 인정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인 B에 대한 쌍방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 B는 C의 대표이사로서 피해 회사에게 C이 판매하는 제품이 100g당 당류 5g 미만인 저당류 제품인 것처럼 허위로 기재된 검사성적서를 작성하여, 이를 진정한 것 으로 믿고 납품계약을 체결한 피해 회사로부터 약 9억 5,000만 원의 대금을 편취하였고, 근로자들의 임금과 퇴직금 합계 약 1,620만 원 상당을 제때 지급하지 않았는바, 범행의 경위와 내용에 나타난 죄질이 좋지 않다. 특히 저당류 제품 등을 판매하고 있던 피해 회사는 이 사건 사기 범행으로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어 사업 운영에 큰 어려움을 겪다 결국 폐업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피고인 B는 당심에 이르기까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의 점에 대하여 부인하며 자신의 책임을 모면하려 하였을 뿐 이를 진지하게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
다만, 피고인 B는 이 사건 범행 중 근로기준법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대하여는 모두 인정하였다. 피해 회사 측이 피고인 측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2023. 4.경 피고인 B가 피고인 A, C과 공동하여 피해 회사와 그 대표인 F에게 2억 원을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조정이 이루어졌는데, 피고인 B 등은 피해 회사에게 2025. 7. 1. 1,000만 원, 2025. 8. 18. 2억 1,000만 원 합계 2억 2,000만 원을 지급함으로써 조정에 따른 금원을 모두 지급하였고, 피해 회사의 대표이사였던 F은 2025. 8. 19. 당심에 피고인 B에 대한 처벌불원서를 제출하였다. 피고인 B는 이 사건 이전에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다.
그 밖에 피고인 B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와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기록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보면, 피고인 B에 대한 원심의 형은 그 책임에 비하여 무거워서 부당하다. 피고인 B의 주장은 이유 있고, 검사의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 B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 중 피고인 B에 대한 유죄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하고(검사의 피고인 B에 대한 항소는 이유 없으나, 피고인 B의 항소를 받아들여 원심판결 중 피고인 B에 대한 유죄부분을 파기하는 이상 주문에서 따로 이를 기각하지 않는다), 검사의 피고인 A에 대한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피고인 B에 대한 유죄부분에 관하여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